문송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문과 졸업생의 대학원 HCI 연구실 입학과 스타트업 PM이 되기까지의 여정

하미연 지음

바우미스 2023년 12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 책은 제목에 썼듯이 문송한 전공을 가진 누군가가 어쩌다 IT 스타트업에서 PM이 되었는가를 다루는 책입니다. 대학원 경험은 교두보의 역할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저라는 사람이 이렇게 살아왔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름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자부(?) 하고 있는데, 어딘가에는 저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외에도 스타트업이라는 게 이렇게 일합니다,라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주제로 논문을 쓰며 배웠던 점들을 담았습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라는 유명하고 화려한 기술 뒤에 어떤 숨겨진 면모가 있는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IT 스타트업에서 자리 잡고 얻은 경험도 나열되어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곳이 정말 어떻게 일하는지, 경험자의 시선으로 엿보실 수 있습니다.

목차

[머리말]
- 이 책을 집어올린 당신에게
- 각 장은 이런 분께 추천드립니다.

[첫 번째 직업 : 대학원생]
1. 대학원으로 전공 피봇팅하기
1.1. 어이쿠 전공 선택이 미끄러졌네
1.2. 일단 뭐라도 일해보고 뭐라도 배워보자
1.3. 모르겠으면 일단 물어보자
1.4. 퀘스트 보상으로 [진로 키워드](을)를 획득했습니다.

2. 어떤 전공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2.1. HCI, UX, 그리고 UI
2.2. 2년간 달려온 연구의 여정
2.3. 우리 AI가 틀릴 수도 있지!
2.3.1. 지능만이 지능을 만들 수 있다.
2.3.2. 사용자만큼 정확한 라벨러도 없다.
2.3.3. 현실에는 아이언맨이 없을 줄 알았는데
2.4.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
2.4.1. 암호화폐의 원래 취지는 무엇이었을까
2.4.2. 결국 중요한 것은 끝내주는 제품(Killing Product)

3. 연구 논문에서 살아남기
3.1. 당신의 세일즈 능력을 보여주세요.
3.2. 독창성은 응용력에서 태어난다.
3.2.1. 모래 사장에서 바늘, 아니 키워드 찾기
3.2.2. 인공지능과 ‘왜(Why)’의 관계
3.3. 개발자일 필요는 없지만 개발할 줄 알 필요는 있다.

[두 번째 직업 : 스타트업 직장인]
1. 첫 회사
1.1. 첫 취업 뽀개기
1.2. 취업은 증명이라기보다는 만남이다
1.3. 챗봇과의 고군분투
1.3.1. 너 뭐 할 줄 알아?
1.3.2. 챗봇이어야 하는 이유

2. 첫 이직
2.1. 목적형 조직과 기능형 조직
2.2. PM의 일상 엿보기
2.3. 컨텍스트 스위칭이 일상인 직업
2.4. 질문할 줄 아는 힘

3. 스타트업 문화 사전
3.1. 스텔라, 이슈 있어요?
3.2. 차장이랑 부장 중에 어느 쪽이 높나요?
3.3. 일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 법
3.4. 회고합시다.
3.5. 과로와 성장 그 사이 어딘가
3.5.1. 유체 이탈하여 자신을 바라보기
3.5.2. 자기 계발과 번아웃, 그리고 평균의 관계
3.5.3.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퇴근 시간?

[세 번째 직업 : 프리랜서?]

[참고 문헌]

책 속으로

[2.3.3. 현실에는 아이언맨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인공지능이 얽힌 서비스는 다루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 연구자여도, 서비스 기획자여도, PM이어도 마찬가지다. 직장 동료와 인공지능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항상 이런 결론에 도달하곤 했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예상과 실제 기술 간의 격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주는 특유의 기술적 이미지 때문인지, 혹은 인공지능을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팅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인공지능 서비스에 관여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사용자는 자비스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에는 아이언맨이 없다.

[2.4.2. 결국 중요한 것은 끝내주는 제품(Killing Product)]
이러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존재한다. 코인 이코노미의 황금빛 전망은 코인을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가 성립된 이후만을 다루고 있다. 생태계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아무도 알지 못하고 찾지 않는 첫 시작(Cold Start)이 있기 마련이다. 아직 코인 이코노미가 성립한 대표적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첫 시작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1.3.1. 너 뭐 할 줄 알아?]
사용자 온보딩의 가장 주요한 과정은 이 제품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를 알리는 과정이다. 챗봇이라면 어떤 주제까지 답할 수 있는지를 알리는 과정일 것이다. 여기서 챗봇 설계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챗봇은 수동적이다. 먼저 말을 걸 줄 모르는 수줍은 존재다. 더구나 말을 풍성하게 하지도 못한다. 대화형 레이아웃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어서다.

[2.3. 컨텍스트 스위칭이 일상인 직업]
PM은 다양한 분야 사이에서 끊임없이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 Switching)을 해내야 한다. 내 자리에서 뒤돌면 디자인을 맡은 분이 계셨고, 옆자리에는 테스터, 좀 더 옆자리에는 개발자분들이 앉아있었다. 의자를 휘릭 돌려서 모니터를 같이 보며 디자이너와 함께 UI를 한참 검토한다. 놓친 엣지 케이스는 없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또 의자를 휘릭 돌려서 개발자를 찾아가 진행 상황을 물어본다. 긍정적인 상황이라면 별말 없을 것이고, 개발하는데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다. 의자를 끌어다 앉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이번에 포기할지, 이번에 챙겨갈지를 선택한다. 그리고 의자를 또 휘릭 돌린다. 이번엔 테스터를 찾아간다. 포기했다면 상황 공유를 해야 한다. 챙기기로 했다면 마찬가지로 상황 공유를 해야 하고, 테스트도 부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리에 돌아와 다음 진행할 프로젝트(신기능 출시 일수도, 기존 기능의 개선일 수도 있다.)의 PRD를 쓴다. 이 한 바퀴를 한 달에 몇 번이고 돌아야 한다. 이전 한 바퀴에서 포기한 것은 다음 한 바퀴에 쌓인다.

[3.5. 과로와 성장 그 사이 어딘가]

좁디좁은 인맥 탓에 IT 업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을 아주 가끔 만난다. 이만큼 나이 먹고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나누는 대화도 대충 비슷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며 너희 업계, 우리 업계 소식을 주고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묘사한다. 이곳은 세상 열정적인 사람들을 다 모아놓은 곳이라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하는 SNS가 링크드인이니, 세상 열정적인 사람 중에서도 더욱더 세상 열정적인 노력을 자랑하는 곳이 링크드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상태가 딱히 건강하지 않을 때는 링크드인은 피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을 너무 많이 하면 우울해지기 쉽다는 논리와 비슷한 맥락이다.
처음엔 신기했고, 이제는 궁금하다. 어쩌다 이곳은 이렇게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일까. 일 많이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러고도 남은 시간을 쪼개어 자기 계발하는 것은 더 당연하다. 전 세계 통틀어 한국인은 열심히 살기로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상위권에 오를 분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

작가정보

저자(글) 하미연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기술경영협동과정에서 HCI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누적 투자액 100억 규모의 스타트업 2곳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했다. 경력 휴식기를 가지며 책을 출간했고, CLASS101에 PM과 UX 연구자를 위한 Notion 강의를 런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