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회의록
2024년 02월 02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0.28MB)
- ISBN 9791186515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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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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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 취지
제1석, 반포의 효反哺之孝 : 까마귀
제2석, 호가호위狐假虎威 : 여우
제3석, 정와어해井蛙語海 : 개구리
제4석, 구밀복검口蜜腹劒 : 벌
제5석, 무장공자無腸公子 : 게
제6석, 영영지극營營之極 : 파리
제7석,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 호랑이
제8석, 쌍거쌍래雙去雙來 : 원앙
폐회
"지금 세상은 인문이 결딴나서 도덕도 없어지고, 의리도 없어지고, 염치도 없어지고, 절개도 없어져서, 사람마다 더럽고 흐린 풍랑에 빠지고 헤어나올 줄 몰라서 온 세상이 다 악한 고로, 그름·옳음을 분별치 못하여 악독하기로 유명한 도척(盜甁)이 같은 도적놈은 청천백일에 사마(士馬)를 달려 왕궁 극도에 횡행하되 사람이 보고 이상히 여기지 아니하고, 안자(顔子)같이 착한 사람이 누항(陋巷)에 있어서 한 도시락밥을 먹고 한 표주박물을 마시며 간난을 견디지 못하되 한 사람도 불쌍히 여기지 아니하니, 슬프다!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거꾸로 되고 충신과 역적이 바뀌었도다."
"천지간에 더럽고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사람이오. 우리 여우는 그렇지 않소. 저들끼리 간사한 사람을 보면 여우라 하니, 그러한 사람을 여우라 할진댄 지금 세상 사람 중에 여우 아닌 사람이 몇몇이나 있겠소? 또 저희들은 서로 여우 같다 하여도 가만히 듣고 있으되, 만일 우리더러 사람 같다 하면 우리는 그 이름이 더러워서 아니 받겠소. 내 소견 같으면 이후로는 사람을 사람이라 하지 말고 여우라 하고, 우리 여우를 사람이라 하는 것이 옳은 줄로 아나이다."
"우리 개구리를 가리켜 말하기를, 우물 안 개구리와 바다 이야기 할 수 없다 하니, 항상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는 우물이 좁은 줄만 알고 바다에는 가보지 못하여 바다가 큰지 작은지, 넓은지 좁은지, 긴지 짧은지, 깊은지 얕은지 알지 못하나 못 본 것을 아는 체는 아니하거늘, 사람들은 좁은 소견을 가지고 외국 형편도 모르고 천하 대세도 살피지 못하고 공연히 떠들며, 무엇을 아는 체하고 나라는 다 망하여 가건마는 썩은 생각으로 갑갑한 말만 하는도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제 나라 안에 있어서 제 나랏일도 다 알지 못하면서 보도 듣도 못한 다른 나라 일을 다 아노라고 추척대니 가증하고 우습도다."
"여러 짐승의 연설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세상에 불쌍한 것이 사람이로다. 내가 어찌하여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런 욕을 보는고! 사람은 만물 중에 귀하기로 제일이요, 신령하기도 제일이요, 재주도 제일이요, 지혜도 제일이라 하여 동물 중에 제일 좋다 하더니, 오늘날로 보면 제일로 악하고 제일 흉괴하고 제일 음란하고 제일 간사하고 제일 더럽고 제일 어리석은 것은 사람이로다."
청소년이 읽어야 할 대한민국 대표 문학.
"천지간에 더럽고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사람이오. 우리 여우는 그렇지 않소. 저들끼리 간사한 사람을 보면 여우라 하니, 그러한 사람을 여우라 할진댄 지금 세상 사람 중에 여우 아닌 사람이 몇몇이나 있겠소?"
동물의 눈에 비친 사람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약한 이에겐 한없이 포악하고 강한 이 앞에선 비굴한 존재. 이기적이고 욕망에 충실한데다 비겁하기까지 한 인간을 <금수회의록>에서는 동물의 입을 통해 낱낱이 까발린다. 회의에 참석한 동물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느낀 인간을 비판한다. 서사의 구조 자체는 느슨한 편이지만 신랄한 풍자와 우화적인 기법을 통하여 읽는 재미를 주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안국선
1878.12.05~1926.07.08
1878년 경기도 안성 출생. 1895년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學)을 다녔다. 졸업 후 와세다대학의 전신인 도쿄전문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박영효의 국왕 폐위 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미결수로 복역했다. 190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진도에 유배되었다가, 1907년 3월 풀려났다.
1907년 박영효 귀국환영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1월 제실재산정리국 사무관에 임명되었다. 또 국채보상기성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1908년에는 그의 대표작인 『금수회의록』을 발표하고 대학학회 찬성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같은해 7월 탁지부 서기관이 되고 1909년 11월 이재국 국고과장이 되는 등 대한제국 재정부서의 요직을 거쳤다. 1911년에는 청도군수에 임명되어 2년간 근무했다. 이후 애국계몽 의지와 작가로서의 현실비판 의식은 사라지고 완전한 친일파로 전락했다. 1912년 한국병합기념장을 받았으며,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 개최에 맞춰 단편소설집 『공진회』를 발표했다.
3·1운동 직후인 1919년 12월, 조선경제회 상무이사가 되었다. 1920년 1월에는 민원식·고희준 등이 참석한 내선인 간담회에 참여했다. 1918년 8월에는 송병준을 비롯한 친일 대지주들이 일제와 협력하기 위해 소작인들의 이익옹호를 명분으로 내걸고 설립한 조선소작인상조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1924년에는 독립사상 배척과 일선융화를 목적으로 결성된 동민회(同民會) 활동에 참여했다. 1926년 7월 8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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