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2023년 12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2월 25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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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752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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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1부 내가 사랑하는 나의 시
화장(火葬)
덕혜 옹주를 만나다
섬진강 안단테
하동(河東)의 하루
노을도 사람을 그리워한다
내 사랑 완도
무주 구천동 설야(雪夜)
2부 봄보다 먼저 오시는 당신
천수만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한 기도
꽃비가 내리는 날
어쩌다 봄꽃
시심(詩心)은
봄볕
봄 마중
봄은 왜
꽃비를 맞으며
봄밤에 내리는 비
봄바람
꽃잎 떨어지는
거리의 꽃
3부 완도 이야기
비 내리는 완도항
완도항은 잠들지 않는다
집
청산도에 노을이 지는 이유
어떤 동네 이야기
완도는 어머니다
완도지교(莞島之交)
남도 밥상
어느 가을날
들꽃
4부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기차 여행
잃어버린 것에 대한 소고(小考)
시월애(詩越愛) 카페
사랑은 일기(日记)처럼
너에게로 가는 길
어떤 판결문
희망과 실제
포기할 수 없는 인생
비가 오는 아침
비 내리는 길
오래된 육교
뚜벅이의 하루
강둑길
아시아나 항공
아무 말
그래도 웃어요
삶이란
사진
바다 굴집
열대야
5부 떠날 때는 언제나 가을이었다
바람의 그림자
둘이 함께 빛나는 날에
단풍
화인(花人)
서호의 가을
가을은 저 혼자 아프다
가을
가을비
노란 약속
남당항
신세만 지고 갑니다
눈배웅
여름과 가을 사이
6부 문득 돌어보면 시가 있었다
예당호
그 아픈 시간은 타지도 않았다
낯선 거리에 홀로 선 겨울이다
내 삶의 별책 부록을 찾은 날
흑석동에 가면
해바라기 카페
창
우리콩 감자탕에는 시(詩)가 들어 있다
우리 모두 동문이라는 꽃이다
외로워서 사람은 죽는다
시는 아직 오지 않았다
매직펜
만두는 정(情)이다
동문이라는 인연
꿈손
구멍가게
고철
발문
삶의 경계에는 울음이 있었다
이 세상 첫날은
그냥 스스로 울더니
마지막 순간엔 정작 말이 없고
얼른 나오시라는
울부짖음 뒤로한 채
마른 불꽃 한 사람의 일생을
작은 단지 하나로 바꿔 놓았네
(중략)
돌아오는 길
하늘도 경계를 넘을 때
붉게 울었다
_「화장(火葬)」 중에서
마음속에 뿌리면
무엇이든 그리움으로 자란다
(중략)
떨어진 꽃잎은
빗물 따라 흘러가 버렸다
어쩌다 봄꽃이 되어
잠시 잠깐 웃다
잊혀져 가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이유 없이 핀 꽃은 없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꽃이다
_「어쩌다 봄꽃」 중에서
어느 밤
목적지도 없이 기차를 탔다
옆자리엔 이미
누군가 앉아 있었고
다들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치 내가 태어나던 날처럼
(중략)
기차는 어디까지 가려고
저토록 달리는 것일까
스치는 풍경을 보여 주려는 것일까
삶도 죽기 위해 사는 건
아닐 텐데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아직 몰라 헤매고 있는 사이
인적 끊어진 간이역 벤치 위로
눈물 어린 밤하늘이
조용히 내려앉고 있었다
_「기차 여행」 중에서
“담백한 언어로 보편적 감성을 노래한 시인 김리한,
따듯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과 생과 사를 노래하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이같이 밝힌다. “이젠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시가 되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을 들판을 거닐다 호숫가 키 작은 꽃들을 보여 주고 싶다.”고. 이 시는 시인이 붙들어 놓은 시간과 장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게 보여 주고픈 따뜻하고 정감 있는 것들에, 자신의 심적 공간을 더해 시적 공간을 넓혀 보여 주고 있다.
김리한 시인은 ‘기억의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들로 가득하다. 먼저, 시인은 어둠이 걷히면 새벽이 오듯이 시간 위에 시간이 겹쳐 가뭇하지만 끝내 잊히지 않는 마지막 어머니의 무게를 기억하고 있다. “작은 단지 하나로 바뀐” 어머니를 안고 “붉게 울”던 시인을 본다. 정(情)이 많고 가슴이 뜨거운 김리한의 또 다른 형태의 사모곡이다. 그런가 하면, “가져오신 보따리에서 자꾸자꾸 / 할머니 투박한 손맛들이 쏟아져 나온다 // 머시든지 잘 무거야제” 이웃해 사는 할머니에게서 어머님을 읽는다. “꽃이 피어나던 어느 봄날 / 너도 피었고 우린 함께 / 피었던”, 이제는 “가을 들길에 꽃이 될 / 나의 친구”에게 바치는 그리움의 시 또한 시인의 기억을 묻고 있다.
그의 시에는 자연도 많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날 때 몸뚱어리부터 / 봄볕까지 어느 것 하나 / 신세 지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봄볕, 벌레, 꽃잎, 노을과 그리움이라는 흉터 등 상징적이고 연약한 것들에게까지 시인은 “신세만 지고” 있다. 신세만 지고 있는 시인의 마음이 선해 아름답고, 염치가 있어 더욱 좋다. 결이 고운 시인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시집에는 사물과 인간을 대하는 따스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을도, 꽃도, 바람도, 섬도 시인의 시선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며 약동하는 존재가 된다. 인생의 의미에 천착하면서 삶의 의미를 규명하려 하는 시인의 여운과 함축미를 지닌 이 작품을 통해 소박한 삶이 주는 감동을 느껴 보길 바란다. 이 시집을 통해 자연과 생명을 느끼고 한층 더 성숙해진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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