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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마흔이 된 딸에게

한성희 지음
메이븐

2024년 01월 24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1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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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7.68MB)
ISBN 9791190538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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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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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간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돌봐 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한 딸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2013년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를 펴내 2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미국 유학을 떠나 거기에서 직장을 구하고 남자 친구를 만나 결혼한 딸은 여전히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서로 떨어져 산 지도 벌써 15년, 작년에 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에 간 저자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눈엔 늘 어리게만 보였던 딸이 벌써 마흔 살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마흔 살에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초조함에 휩싸인다. 어영부영하다가는 인생이 허무하게 지나가 버릴 것 같아 불안해하는 것이다. 게다가 세상은 지금껏 그 나이 먹도록 해 놓은 게 뭐가 있느냐고 다그친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 마흔 살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는커녕 자괴감에 빠져든다. 그래서일까. 딸이 당연히 알아서 잘 살고 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고민이 많은데 괜히 부모에게 걱정 끼치기 싫어 혼자만 끙끙 앓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 것이다. 그래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틈틈이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딸이 마흔 살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 그에 대해 엄마로서, 정신분석가로서 해 줄 이야기들이 있고, 너무 늦기 전에 그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딸아, 네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바로 너 자신이다.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기를….”
prologue 10년 만에 다시 너에게 편지를 쓰며

chapter 1. 43년간 환자들을 돌보며 깨달은 것들
“왜 나만 희생해야 돼?” 하는 억울함이 든다면
마흔, 왜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흔들리는 걸까?
‘너무 늦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예순이 되어 가장 후회하는 것
마흔에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벌어지는 일
“인생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 그럼 불행해져.”
과거를 탓하는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흔을 앞두고 갑자기 떠난 이유

chapter 2. 딸아, 네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너 자신이다
수많은 좌절을 겪으며 내가 배운 한 가지
40대에는 일하는 것보다 잘 쉬는 것이 먼저다
네가 자꾸만 화가 나는 진짜 이유
‘지나친 사랑이 아이를 망친다’는 오해에 대하여
마흔 살이 되면 스스로에게 꼭 물어야 할 질문
딸아, 너는 너를 위해 뭘 해 주니?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는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미안해하지 말 것

chapter 3. 마흔, 놓치기 쉬운 그러나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
아무 문제 없다던 그녀는 왜 울음을 멈추지 못했을까?
내가 너에게 걱정 다이어리를 권하는 까닭
나이 들수록 편안하고 부드러운 사람들의 비밀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 : 콤플렉스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뼈아픈 실수
그럼에도 누군가가 미워서 견딜 수 없다면
부모의 인생을 이해하게 될 때 진짜 어른이 된다

chapter 4.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이 듦 | 믿을 수 없겠지만, 나는 지금 내 나이가 참 좋다
인생 | 걱정이 많을수록 꼭 익혀 두어야 할 삶의 기술
배움 |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다
결혼 | 결혼 10년 차인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당부
우정 | 마흔이 넘으면 친구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자녀 교육 |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부부 관계 | 마흔 살 남자에게 아내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

chapter 5.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기를
마흔에 시작한 일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
누가 뭐래도 재미있게 사는 게 최고다
딸아, 너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니?
사람을 얻는 가장 현명한 방법
어쩌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힘을 빼세요. 힘을”
오십이 되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할 3가지
마지막으로 너에게 해 주고 싶은 말

그녀의 목표는 절대 자기 엄마 같은 엄마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자신은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해 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정작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지나치게 걱정하고 통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꾸 아이를 학원에 들이밀고, 아이의 산만한 태도를 꾸짖게 되더란다. 치를 떨 만큼 싫어했던 엄마의 행동을 자신이 그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이에게 정말로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가 말했다. “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어요. 꼭 뭐가 될 필요 없어. 아무것도 안 돼도 돼. 너는 그냥 그 자체로 사랑스러워.” 그러고는 오랜 시간을 울었다. 그녀는 알았다. 그게 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자, 자기가 살아가는 내내 듣고 싶었던 말이라는 것을. 딸아, 나는 네게 이런 말을 충분히 해 주었을까? 그녀의 말을 들으며 참 많은 후회를 했다. 너를 더 지지해 줬어야 했는데,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라고 말해 줬어야 했는데…. 나 역시 너를 세상의 잣대로 바라보며 알게 모르게 마음에 짐을 지우진 않았을까 해서 가슴이 아팠단다.
- 프롤로그 중에서

나도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담력은 온갖 책임과 의무에 휩쓸려 살았던 3, 40대 시절이 있었기에 길러진 것이 아닐까.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 사고가 터졌던 그 시절, 그래서 인생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동시에 존재했고, 너무 힘들었지만 또한 너무도 행복했던 그 시절, 그때야말로 삶의 스펙트럼이 폭발적으로 확대되어 인생이 가장 풍성했던 시절임을 이제야 알겠다. 그러니 딸아, 힘들어도 네가 지금 그런 시절을 지나고 있음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또 하나, 그 시절도 언젠가 지나간다. 네 인생의 배에 올라타 이것저것 요구하던 그들도 조금만 있으면 배에서 내려 각자 자기 길을 걸어간다는 뜻이다. 그러니 모든 역할을 잘해 내고 싶은 마음에 너무 애쓰지 말고 ‘나니까 이 정도라도 하는 거다’라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버텨 주기를. 그리고 내가 장담하건대, 책임과 의무는 결코 너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오히려 너를 더 크고 강하게 만들어 주지. 너는 현재 너를 잃어버린 것 같겠지만 더 크고 강한 사람이 되어 가는 중이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네 배의 당당한 선장이 되렴. 넓은 가슴으로 기꺼이 다른 사람도 품을 줄 아는 어른이 되렴.
- ‘“왜 나만 희생해야 돼?” 하는 억울함이 든다면’ 중에서

안정적인 삶도, 꿈을 이루는 삶도 중요하다. 하지만 애쓰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아이스크림콘 같은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평온함을 준다. 비록 불안하고 가진 게 없고 대단한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살아 있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당당히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는 사실. 그것이야말로 불안과 혼돈 속에서 우리의 삶을 지켜 주는 마지노선이 아닐는지.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마흔 살의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도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즐거움들을 놓치지 않은 덕분인 것 같다. 퇴근하고 나면 네가 재잘대며 들려주는 이야기들, 동료들과 점심 먹고 난 후 나누는 수다, 짬을 내 산책할 때 나를 향해 내리쬐던 태양… 바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자잘한 순간들. 만약 내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처럼 숨어 있는 행복을 속속들이 찾아내 남김없이 누리고 싶구나.
- ‘마흔, 왜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흔들리는 걸까?’ 중에서

딸아,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성공과 행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겉으로 멋져 보이는 타인의 성공이 꼭 너에게 적합한 성공은 아니다. 마흔에 이르면 각자 살아온 삶의 결이 다른 만큼 성공과 행복에 대한 기준도 각양각색이다. 그러니 네가 느끼는 행복이 맞는지 틀리는지 더 이상 의심하지 마라. 남들이 너를 뜯어말려도 강하게 마음이 끌리고 포기가 안 되면 한번 가 봐도 괜찮다. 나이가 몇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 처음엔 의아한 선택처럼 보여도, 그런 선택이 쌓이고 쌓여 너만의 스토리가 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사람은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용기를 내서 너만의 선택을 쌓아 나갔으면 좋겠다. 자꾸만 주위 사람들이 너를 말리면 이렇게 생각하렴. 남들의 성공과 행복은 그들의 것일 뿐이라고, 나는 그냥 나의 성공과 행복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너무 늦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서

반복되는 바쁜 일상에 지치면 이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아, 인생이 이런 거구나. 앞으로도 이렇게 살겠구나.’ 뭐든 새로운 것이 없다. 이미 다 해 봤거나, 했던 것의 변주 정도일 뿐이다. 무엇을 먹어도 비슷한 맛이고, 누구를 만나도 비슷한 얘기다. 그러다 보면 매사 심드렁해진다. 기계적으로 움직인다. 지루하다는 말만 입안에서 맴돌고, 옛날에 재미있었던 때만 기억난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과 습관, 삶의 굴레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지루함은 결코 나이 탓이 아니다. 다 해 봐서 뭘 해도 재미없는 게 아니다. 새로울 게 없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아무것도 새롭지 않은 것이고, 현재의 삶을 과거의 방식대로 살려고 하기에 지루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 문제일 뿐이다. 딸아, 사람들이 예순이 되어 가장 후회하는 것이 뭔지 아니? 좀 더 도전적으로 살지 못한 것이다. 마흔에 스스로 너무 나이 들었다고 단정하고, 누가 시킨 것처럼 책임과 의무만 가득한 삶을 산 것이다. 자유로운 시기는 끝났다고 여기고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산 것이다. 그러다 예순이 되어 보니, 마흔 살이 얼마나 젊은 나이인지를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예순이 되어 가장 후회하는 것’ 중에서

형부는 사고 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이 찾아왔을까, 아직 애들도 어린데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야말로 자신을 불행에 빠뜨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건강하고 부유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당연하다는 기대. 그 기대 때문에 현실이 남루하고 부족한 것이 되고 만 것이다. 형부는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이셨다. “인생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마. 그럼 지금이 불행해져.” 어쩌면 우리는 인생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살면 살수록 알게 되는 게 있다. 세상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고, 삶도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생이 멋지고 화려해야 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허접하고 아무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 “인생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 그럼 불행해져.” 중에서

마흔을 앞두고 내 일상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병원에서 일도 잘하고, 아이도 훌쩍 커서 손이 덜 가기 시작했고, 부부 사이도 좋았다. 여러 면에서 나의 생활은 안정됐고, 삶은 이대로 큰 굴곡 없이 흘러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 마음은 편안하지 않았다. 물이 웅덩이에 고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었고, 마치 내 마음이 나보고 흘러가라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현실은 엄마와 아내의 책무에 속박되어 한 치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다. 당시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은 불확실성의 위험 속에 나를 던지는 일이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나를 말리던 온갖 이유가 무색할 정도로 삶은 놀라운 복원력과 포용력으로 나와 내 주변을 감싸 주었다. 덕분에 1년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새로운 균형을 찾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조금은 넓어졌다. 어쩌면 우리가 선택을 앞두고 걱정하는 많은 일들이 대부분 과대평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두려움은 실체가 아니라 사실은 나의 불안이 만들어 낸 허상이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흔을 앞두고 갑자기 떠난 이유’ 중에서

엄마의 시간은 보통 집에서 공공재처럼 쓰인다. 엄마가 쉰다고 하면 아이들은 엄마랑 놀 궁리부터 한다. 아이를 돌봐 주는 부모님도 그날 하루는 쉬고 싶어 하고, 남편도 평일에만 할 수 있는 집안일을 부탁하려 든다. 어느 순간 엄마의 시간은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게 당연한 원칙이 돼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네 시간은 오직 너의 것이다. 그리고 네 것을 네 것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가족들은, 동료들은 그게 네 것인 줄 모르게 된다. 네 시간이 자기들 것인 양 함부로 사용하려고 한다. 악의를 품어서가 아니다. 그게 당연한 줄 아는 것이다. 그러니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더라도 네 시간을 네가 하고 싶은 일에 사용하렴. 특히 혼자만의 시간은 양보해선 안 된다. 혼자 있으면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만 네가 원하는 일도 사랑도 잘할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미안해하지 말 것’ 중에서

아이 걱정은 좀 접어 두고,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고, 지금은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다. ‘완벽한 부모’라는 허상에 억눌리기보다 그냥 나다운 엄마면 족하다고 마음먹었으면 좋겠다. 요즘 부모들치고 아이를 아끼지 않는 부모가 없고, 육아 지식에 문외한인 경우도 드물다. 그러니 그만하면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격려하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아이는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와 시간을 보내기보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때가 되면 아이와 함께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된다.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을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각자 자신의 엄마 노릇에 당당해지자. 죄책감의 굴레에서 벗어나 부모인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자. 세상에 ‘좋은 엄마’란 없다. 모든 부모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대로 훌륭하다.
-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중에서

미움은 뜨거운 감정이자 에너지가 많이 드는 노동이다. 누군가를 미워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상대를 증오하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저주를 퍼붓는 데에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진되는지. 그러고 나면 자기 삶을 살아갈 힘이 남지 않는다. 미움은 상대와 나를 모두 불태운다. 안타깝게도 상대방만 불타 버리는 증오란 없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상대방에게 신경을 끄는 게 최고의 복수라고 믿어야 한다.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말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당신이 만일 누군가를 증오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 속에 있는 당신의 일부를 증오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부가 아닌 것들은 절대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상대방이 큰 잘못을 저질러서 그를 미워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안의 처리하지 못한 감정과 욕구를 그의 탓으로 돌려 미워하는 경우가 더욱 흔하다. 자기 안의 공격성이 터져 나올 것 같아 불안한 사람은 상대방이 조금만 언성을 높여도 공격적이라며 비난한다. 연약함에 대한 불안이 큰 사람은 상대방이 연약한 모습을 보이면 “약해 빠졌다”라며 화를 낸다. 그들은 상대방을 향해 화를 터뜨리지만, 실은 자기 안의 억압된 욕구를 상대를 통해 처벌하고 있다. 그러므로 과도하게 반응하여 반복적으로 갈등을 촉발하는 작은 불씨, 그 정체를 바로 알아야 상대의 말을 덜 왜곡할 수 있다. 최소한 내가 색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관계는 달라질 수 있다. 내가 그를 미워하는 이유가 전적으로 그의 탓은 아니라는 것만 알아도 함부로 화를 내고 미워하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누군가가 미워서 견딜 수 없다면’ 중에서

마흔 살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해 보기에 좋은 나이다. 반면 현실은 당장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한정된 에너지를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가치의 경중을 따져 중요한 일을 우선 처리할 수 있도록 삶의 순서도를 재작성해야 한다. 이른바 ‘인생 가지치기’다. 마흔을 앞두고 나도 인생을 가지치기해 보았다. 우선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과 ‘내가 아니어도 잘 굴러가는 일’을 구분해 보았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내가 아니어도 잘 굴러가는 일’이 훨씬 많아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어떤 일이든 잘 거절하지 못하고 도맡는 이유는 ‘내가 아니면 안 되는데’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내가 아니어도 일은 잘 굴러간다. 내가 빠져도 모임은 잘 유지되고, 내가 퇴사해도 회사에는 큰 문제가 없다. 결국 누가 해도 상관없는 수백 가지 일들이 소중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점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과한 걱정은 내려놓고 내가 아니어도 잘 굴러가는 일들부터 정리하고, 그 시간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쓰자. 그래도 세상은 문제없이 잘 돌아가니까.
- ‘마흔에 시작한 일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까닭’ 중에서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간은 모두 자기만의 한계와 단점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누구에게라도 100퍼센트 완벽하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 완벽한 존재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기에 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 경험상 좋은 점이 60퍼센트만 넘어도 그 사람은 충분히 존경할 만하다. 그리고 누구든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더 크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존경의 대상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처럼 믿고 따를 만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좋다. 존경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닮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또 세상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뜻이므로. 그러니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고, 결함만큼 통찰도 깊은 사람이라면 그를 마음으로부터 지켜 주면 어떨까. 나쁜 점을 크게 보아 소중한 인연을 망치지 말고, 좋은 점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결점이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간관계 또한 약하고 깨지기 쉽다. 일로 만난 사이는 더욱 그렇다. 그런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것은 기준을 조금 낮추고, 한쪽 눈을 감고 믿어 주는 태도라고 나는 믿는다.
-‘사람을 얻는 가장 현명한 방법’ 중에서

마흔, 왜 우리의 삶은 여전히 흔들리는 걸까?

어른이 되는 과정은 사회에서 자기 자리 하나를 마련해 가는 과정이다. 직업인으로서 기능을 익히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재능을 발견하고 일에 몰두하고 인정받으며 신나게 앞으로 달려 나간다. 그런데 30대가 끝나 갈 즈음에 이르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면서 열정 또한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문제는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경력이 쌓이는 만큼 회사에서 기대하는 성과가 높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아부어도 부족하다. 더군다나 조직의 허리가 되어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들볶이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내해야 한다. 집에서는 아직 어린아이들이 엄마만 찾고, 쌓인 집안일과 각종 집안 대소사를 처리하다 보면 쉴 시간은 단 10분도 내기 힘들다. 그렇게 살다 보면 박탈감이 들게 마련이다. 내 인생인데 도대체 나는 어디에 있나 싶은 것이다. 게다가 오늘 열심히 한 그 일을 내일도 똑같이 열심히 해야 하고, 오늘 했던 전쟁 같은 육아를 내일 똑같이 반복해야 한다. 그쯤 되면 삶 전체가 벗어날 수 없는 덫처럼 느껴지게 마련이다. 쳇바퀴 같은 하루하루의 삶에 지친 사람들은 묻는다. “인생, 정말 이게 다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 온 걸까?” 그래서 정신분석가 칼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마흔의 흔들림 앞에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얘기한다. 왜냐하면 마흔에 접어들며 경험하는 혼란은 전환의 시기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이자 새로운 삶의 단계로 나아가라는 내면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즉 이때의 혼란은 삶을 재정비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누구나 거치는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저자 또한 서른일곱 살에 ‘중년의 위기’를 겪으며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중요치 않은 일들은 과감하게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마흔을 앞두고 인생을 한 번 가지치기할 수 있었고, 그것은 이후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딸아, 마흔의 흔들림 앞에서 너무 겁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야말로 세상의 기준에 맞춰 오느라,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느라 억눌러 온 너의 욕구들을 돌아볼 때다. 남들이 뭐라든 네가 하고 싶고, 되고 싶었던 너의 모습들을 찾아보렴. 그러면 네게 가장 소중한 것들은 무엇인지, 네가 원하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처럼 생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되면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오든 너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걸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설령 네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살아오는 내내 듣고 싶었던,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던
삶과 일, 인간관계에 대한 38가지 인생 카운슬링

요즘 마흔 살은 평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입시 경쟁, 입사 경쟁, 승진 경쟁, 육아 경쟁… 삶을 경쟁하듯 살아온 그들에게 세상은 말했다. 입시만 끝나면, 입사만 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일 거라고. 하지만 행복한 시절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물가는 치솟고, 여생은 늘어나는 등 환경은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조금 따라붙었다 싶으면 조롱하듯 저 멀리 달아나 버리는 성공과 행복. 게다가 소셜 미디어가 지배하는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이룬 사람들투성이다. 그러다 보니 평범한 보통의 삶은 부족한 것이 되고 말았다. 세상은 자꾸 묻는다. 지금껏 그 나이 먹도록 해 놓은 게 뭐냐고. 대기업에 근무하고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뉴노멀’이 되어 버린 요즘,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 마흔 살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기는커녕 자괴감에 깊이 빠져든다. 오늘날 마흔 살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스스로에게 제일 야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껏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너무 고단하게 살아온 그들은 마흔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단 한 번도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그것이 부모 세대로서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이라고 고백하며 딸에게 말한다.
“앞으로도 세상은 너에게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왜 이것밖에 못 하느냐고 다그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네 인생을 대신 살아 주지는 않는 법이다. 네 인생의 주인은 너다. 네 느낌을 믿고 네 생각을 신뢰하고, 원하는 일을 하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면 성공한 인생이다. 그러니 모든 걸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돌이켜 보면 네가 무엇을 잘해서 뿌듯하기는 했어도, 그게 너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니었다. 너는 그저 존재만으로도 내게 빛이었다. 네가 그것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은 나의 불찰이지, 너의 부족이 아니다. 그러니 세상의 말에 주눅 들지 말기를. 설령 네가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해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오십이 되기 전에 정리해 두어야 할 것들은 따로 있다”
- 놓치기 쉬운, 그러나 지금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을 좋아해야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느낌과 생각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일을 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타인과 세상을 탓하는 일이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삶이 평화로워진다. 하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40대는 바빠도 너무 바쁘다. 그래서일까. 40대는 보통 노부모와 아이들을 챙기고, 주위 사람들을 챙기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은 뒤로 미루기 일쑤다.
하지만 저자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착한 자녀, 번듯한 직장인, 남편과 아내 노릇, 사위와 며느리 노릇, 부모 노릇을 하느라 꾹꾹 눌러 온 마음속의 욕구들이 마흔을 기점으로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동안 배우고 적응해야 하는 것은 ‘페르소나(persona)’, 즉 가면의 삶이다. 사회에서 용인하는 적합한 행동이자, 타인에게 인정받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기 위해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역할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전반부인 대략 마흔 살까지 페르소나의 삶을 사는 데 전력을 다한다. 그처럼 세상에 적응하느라 묻어 둔 재능, 잠재력, 에너지, 살지 못한 삶은 ‘그림자’가 된다. 한마디로 철드느라 참고 억눌러 온 모든 것이 그림자 안에 있다.
융에 의하면, 그림자는 한동안 잘 감춰져 있다가 마흔을 기점으로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에너지의 불균형 때문이다. 마흔이 되면 페르소나의 삶을 이끌던 에너지는 거의 바닥이 나는 반면, 억눌러 놓았던 그림자의 에너지는 손쓸 수 없을 만큼 거대해진다. 그래서 마음속 욕구들을 무조건 억누르기만 하다가는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폭발해 정말로 삶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마음속의 억압된 욕망이나 꿈에도 조금씩 눈길을 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진짜 원하는 건 억압된 욕구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자신을 돌보는 일을 더 이상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
“딸아, 요즘 너는 너를 위해 뭘 해 주니? 혹시 너 자신은 뒷전으로 미뤄 둔 채 주위 사람들을 챙기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는 않니? 부디 그러지 말기를. 그러는 게 네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 같아도 절대로 그렇지 않다.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오직 너의 행복을 바란다. 그러니 그 어떤 경우라도 너 자신을 가장 먼저 챙겼으면 좋겠다. 남들 챙기느라 너의 행복을 뒤로 미루거나 함부로 희생하지 말라는 얘기다.”


“딸아, 남들이 뭐라든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기를”
- 나이 50에 개원하고, 나이 60에 유학을 떠나며 깨달은 것들
후회 없는 인생을 꿈꾸는 딸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전문의가 되어 첫 직장인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들어갔을 때 저자의 나이는 고작 스물일곱이었다. 저자는 20년 넘게 그곳에서 일하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런데 오십이 다 되어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환자를 좀 더 심도 있게 치료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국립정신병원에는 입원 환자뿐 아니라 외래 환자 등 무수한 환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환자 한 명, 한 명을 정신분석적으로 깊이 있게 치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뒤늦게 개원을 준비했다. 그때 나이가 50이었다. 사람들은 말렸다. 개원을 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고, 나이 들어 개원하면 고생한다고. 하지만 저자는 미련 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병원을 차렸다. 개원의 생활은 사람들의 말처럼 쉽지 않았지만 10년간 열심히 환자를 돌보고 학술 활동을 이어 갔으며 첫 책도 출간했다.
그런데 또다시 새로운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나이 60에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것이다. 지금까지 해 온 정신분석 공부를 더 깊게 해 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학비도 만만치 않은 데다가 보통 10년은 걸리는 과정이었기에 이번에도 주변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제 은퇴할 나이인데 무슨 시작이냐고, 환갑의 나이에 다시 학생이 되는 게 맞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런 우려들을 뒤로한 채 병원을 접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2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나머지 수련 기간을 완주한 끝에 미국정신분석가 및 국제정신분석가 자격을 취득했다. 그처럼 저자가 의사로 걸어온 길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개원을 택한 시기도 그랬고, 유학을 떠난 시기도 그랬다. 하지만 저자는 한 번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 적이 없다. 자신의 소망에 따라 뚜벅뚜벅 삶을 살아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람들은 자기만의 독자적인 선택을 내리며 살아간다.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다가도 아이를 돌보는 일에 보람을 느껴 삶의 틀을 돌봄 중심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조직에서 끝까지 올라가 보기로 마음먹은 뒤 집안일과 육아의 많은 부분을 외주화하고 남은 에너지를 회사에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없다. 각자가 느끼는 성공과 행복이 다를 뿐이다. 오히려 문제는 자기에게 무엇이 성공이고 행복인지 정의하지 못할 때 생긴다. 그러면 이 사람의 행복, 저 사람의 성공에 휘둘리게 된다. 그렇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한없이 다른 사람이 부러워진다. 자꾸만 내 삶이 불만족스럽고 부족해 보여 섣부른 선택을 한 뒤 후회를 하기도 한다.
“딸아,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성공과 행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겉으로 멋져 보이는 타인의 성공이 꼭 너에게 적합한 성공은 아니다. 그러니 네가 느끼는 행복이 맞는지 틀리는지 더 이상 의심하지 마라. 남들이 너를 뜯어말려도 강하게 마음이 끌리고 포기가 안 되면 한번 가 봐도 괜찮다. 나이가 몇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랴. 나는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사람은 자기만의 스토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용기를 내어 너만의 선택을 쌓아 갔으면 좋겠다. 자꾸만 주위 사람들이 너를 말리면 이렇게 생각하렴. 남들의 성공과 행복은 그들의 것일 뿐이라고, 나는 그냥 나의 성공과 행복을 향해 나아갈 거라고.”

작가정보

저자(글) 한성희

이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 정신분석가이자 소아정신과 의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으며, 20년 넘게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환자들을 치료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방문교수와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고려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했으며, 뉴욕정신분석연구소에서 수련을 받은 끝에 미국정신분석가 및 국제정신분석가 자격을 취득했다. 지은 책으로는 20만 독자의 공감을 얻은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가 있다.
43년간 환자들을 치료해 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한 딸아이의 엄마다. 한 살 아기부터 85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면 누구든 만나려고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평생에 걸쳐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지켜보고 치유해 왔다.
하지만 딸에게만큼은 평범하고 서툰 엄마였다. 그래서 딸이 기대와는 다른 길로 가려고 하면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진심으로 말리기도 하면서 속을 끓인 날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공부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고 남자 친구를 만나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깨달았다. 딸이 더 이상 품 안의 자식이 아님을, 이제는 독립할 만큼 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오랫동안 진료실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에겐 해 주었지만, 정작 딸에게는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을. 그래서 책을 쓰기 시작했고 그 원고들을 묶어 펴낸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는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제 딸과 떨어져 산 지도 15년. 그런데 작년에 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에 갔을 때 깜짝 놀랐다. 자신의 눈엔 늘 어리게만 보였던 딸이 벌써 마흔 살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마흔 살에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초조함에 휩싸인다. 어영부영하다가는 인생이 허무하게 지나가 버릴 것만 같아 불안해하는 것이다. 게다가 세상은 지금껏 그 나이 먹도록 해 놓은 게 뭐가 있느냐고 다그친다. 그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 마흔 살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기는커녕 자괴감에 빠져든다. 그래서일까. 딸이 당연히 알아서 잘 살고 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걱정이 되었다. 고민이 많은데 괜히 부모에게 걱정 끼치기 싫어 혼자만 끙끙 앓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 것이다.
그래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틈틈이 딸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딸이 마흔 살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면 그에 대해 엄마로서, 정신분석가로서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고, 너무 늦기 전에 그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 또한 마흔 무렵 ‘중년의 위기’를 겪으며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중요치 않은 일들은 과감히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마흔을 앞두고 인생을 한 번 가지치기할 수 있었고, 그것은 이후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그래서 그녀는 마흔의 흔들림 앞에서 너무 겁먹지 말라고, 마흔은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라고 전한다. 이제야말로 세상이 부여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느라 억눌러 온 욕구들을 돌아보고, 진짜로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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