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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

진짜 사랑을 잊은 한국 사회, 더 나은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2023년 12월 31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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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0.54MB)
ISBN 979119184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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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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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사랑을 다투듯 과시하는 심리는 무엇인가?
주류 심리학은 왜 문제의 진짜 원인을 은폐하는가?
진짜 사랑은 왜 필연적으로 사회개혁을 향하는가?

각자도생 사회가 부추기는 불안과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진짜 사랑을 되찾기 위한 날카로운 진단과 제안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연달아 일어나며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게다가 이런 범죄에 호응하듯 인터넷에 무차별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공포는 더욱 커졌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낙오되었다는 박탈감, 그로 인한 타인을 향한 적대감이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함을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이처럼 한쪽에선 박탈감과 소외감이 위태롭게 분출되는 반면에, SNS와 대중 매체에선 그린 듯 완벽한 행복과 사랑의 모습을 경쟁하듯 전시하고 있다. 현대 한국 사회가 진정한 사랑이 아닌 ‘가짜 사랑’에 빠져 있는 심각한 괴리 현상이라 할 만하다. 가짜 사랑이란 필요에 따라 상대를 이용하는 도구적 사랑이며 필연적으로 심리적 고통과 인간 소외를 초래한다. 가짜 사랑이 만연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불행해지는데, 이 불행함을 감추거나 해소하는 수단으로 행복을 과시하는 것이다.
《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의 저자 김태형은 이와 같은 가짜 사랑의 유형과 그 폐해를 낱낱이 분석하며 진정한 사랑을 방해하는 근본적 원인을 현재 한국 사회의 살풍경한 얼굴에서 찾는다. 사랑은 보통 사적인 감정으로 여겨지며,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 역시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곤 한다. 실제로 주류 심리학에서는 사랑의 실패를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나 정신 병리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이는 사회라는 근본적 원인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기주의를 조장하는 사회에서 상대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능력을 함양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자본주의적 생존 경쟁이 극에 달해, 사람들은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워질 거라는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짜 사랑의 진짜 이유는 이러한 불안이 초래하는 이기주의와 공동체 붕괴다. 저자가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사회문제 해결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와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에서 개인의 심리 문제와 한국 사회의 인과관계를 밝히고 주류 심리학의 한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싸우는 심리학자’로 활동해온 김태형은, 이번 책에서는 ‘사랑’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1부 ‘진짜 사랑을 잊어버린 한국 사회’에서는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가짜 사랑의 면면을 살펴보며 그 폐해를 제시한다. 2부 ‘주류 심리학은 왜 문제의 원인을 은폐하는가’에선 본격적으로 가짜 사랑의 유형과 원인을 분석하며, 주류 심리학이 왜 사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진짜 원인을 숨기는지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3부 ‘진짜 사랑은 왜 사회개혁을 향하는가’에서는 진짜 사랑의 의의를 해설하고 진정한 사랑이 왜 사회개혁의 원동력이 되는지를 살펴본다.
들어가며 5

1부 진짜 사랑을 잊어버린 한국 사회

1장. 왜 모두 사랑에 실패하고 있는가?
“다 죽어버리면 좋겠어요!” 16 / 각자도생의 시대, ‘죽음의 키스’ 22
2장. 사랑이라 불리는 거짓말
‘다 너를 위해서’라는 부모의 거짓말 30 / ‘너무나 사랑해서’라는 연인의 거짓말 39 / ‘믿습니다!’라는 맹신자의 거짓말 51

2부 주류 심리학은 왜 문제의
원인을 은폐하는가

3장. 가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만남이 갈수록 황폐해지는 이유 58 / 인간관계가 거래관계가 될 때 67 / 파편화된 사회의 이기적 사랑법 77 / 아동기에서 졸업하지 못한 어른들 83
4장. 사람들은 왜 가짜 사랑에 속는가?
주류 심리학이 숨기는 진짜 문제 92 / 정신건강은 사회의 규칙에 좌우된다 104 / 병든 사회는 사랑하는 능력을 훼손한다 120
5장. 진짜를 가장한 가짜 분별하기
희생은 사랑의 증거가 아니다 124 / 구원자적 사랑의 이기적인 동기 133 / 불같은 사랑만이 낭만적일까 137 / 진정한 사랑은 사람을 살게 한다 145

3부 진짜 사랑은 왜
사회개혁을 향하는가

6장.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에는 사랑이 있다 154 / 사랑이란 귀중히 여기며 아끼는 마음 161 / 평등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기초 170 / 사랑은 성장의 원동력이다 182 /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자연스러운 욕망 188
7장.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참다운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란 196 / 사랑을 위해 필요한 개인적 노력 214
8장. 진짜 사랑 권하는 사회
사회가 바뀌어야 사랑도 달라진다 232 / 모두가 조건 없이 존중받을 수 있다면 238
참고문헌 246
미주 247

사람들이 사랑에서 계속 실패하는 원인, 가짜 사랑을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과연 개인에게 있을까? 나는 사랑이 불가능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병적인 사회라고 믿는다. 물론 사랑에 대한 무지나 오해, 정신건강 악화도 그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병든 사회가 초래하거나 강요한 것이므로 근본적인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 6쪽~7쪽 (들어가며_진정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하여)

내가 만났던 한 젊은이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악해요. 다 죽어버려야 해요. 특히 한국 놈들이 제일 문제에요.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에게 ‘신림동 칼부림’ 살인에 대한 의견을 묻자 주저 없이 범인의 마음에 공감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한국판 총기 난사 사건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 한국판 총기 난사 사건은 한국 사회가 사랑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 21쪽 (1장_왜 모두 사랑에 실패하고 있는가?)

최근 많은 심리학자가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부모를 탓한다. 그러나 부모를 불안하게 만든 원인이 병든 사회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부모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고, 자식들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는 당사자는 부모이다. 그러나 부모 역시 병든 사회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부모를 탓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37쪽 (2장_사랑이라 불리는 거짓말)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한국은 생존 불안의 거대한 무게에 짓눌려버린 개인이 자기 밥그릇을 확보하기 위해, 극소수 부유층이 던져주는 빵조각을 차지하려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끔찍한 개인이기주의 사회로 전락했다. 홀로 고립되어 생존 불안을 겪는 사람은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 급급하기에 공동체에는 거의 관심을 돌리지 못한다. 그의 관심은 온통 제 밥그릇에만 쏠리고 그 결과 개인이기주의자로 전락한다. 이기주의자가 진짜 사랑, 건강한 사랑을 하기란 불가능하다.
- 78쪽~79쪽 (3장_가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가 더 잘났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자존감은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증거로 간주된다. 즉 높은 자존감이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났다거나, 내가 남들보다 더 높은 서열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하나의 징표로 간주되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자존감 하락을 몹시 두려워하는 까닭은 낮은 자존감을 곧 낮은 서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 108쪽 (4장_사람들은 왜 가짜 사랑에 속는가?)

사람은 죽더라도 그가 사랑했던 것들은 여전히 세상에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 공적인 목표가 있는 사람은 동반 자살 따위는 하지 않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동반 자살을 한 이유는 두 사람에게 공적인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적인 목표가 없는 사람은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므로 그는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만일 그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가짜 사랑이다.
- 148쪽 (5장_진짜를 가장한 가짜 분별하기)

사랑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주어 인간을 힘없고 나약한 개인에서 벗어나 위대한 존재로 성장하도록 해준다. 인간이 서로를 더 사랑할수록,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을 바꾸는 인간의 힘과 능력도 성장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역사의 진보에서 사랑이 차지하는 역할이다.
- 185쪽~186쪽 (6장_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연애기술을 습득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건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본성적인 생활방식이다. 사랑의 능력이란 다른 능력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그 어떤 특수한 능력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져야만 하는 사회적 존재의 생활능력과 활동능력, 혹은 그런 능력에 포함되는 일부분이다.
- 218쪽 (7장_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고립적 생존 불안을 완화하거나 없애려면 기본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기본사회란 국가가 국민의 생존을 책임지며 보장하는 사회이다. 기본소득, 기본직업, 기본대출, 기본주택 등은 물론이고 무상교육, 무상의료, 필요하다면 무상주택 제도 등을 통해 국민의 생존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기초적인 생존 불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 235쪽~236쪽 (8장_진짜 사랑 권하는 사회)

왜 모두 사랑에 실패하고 있는가?
SNS와 대중 매체가 허황한 사랑의 이미지를 전시하는 사이,
우리는 평등하고 진실한 관계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화로운 프러포즈를 자랑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기사가 두루 공유되며 주목받았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완벽한 사랑의 이미지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채 생활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자신보다 더 부유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인 사이가 불안정할 때 더욱 열심히 관계를 과시하는 SNS 게시글을 올린다는 한 연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 이런 전시 행위는 그 사람의 삶이 실제로 행복한지와는 별 관계가 없다. 오히려 행복마저 경제적 성공의 척도로 보는 한국 사회에서 패배자로 비치지 않기 위해 보여주기에 집착하는 것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위가 다시 타인의 열등감을 자극해 사회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런 게시글이나 이미지가 현실을 오해하게 만들어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는 데 있다. 만일 절대다수가 솔직하게 사랑의 어려움이나 실패를 토로하거나 불행을 하소연한다면 사람들은 나 혼자만 사랑의 실패와 불행으로 고통받는 게 아니라는 걸, 따라서 이는 모두의 문제라는 걸 깨닫고 ‘모두가 사랑에 실패하고 있다면 그것은 개인이 아닌 잘못된 사회 때문이 아닐까?’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사회, 서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랑의 어려움이나 불행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두려워한다. - 24쪽~25쪽 (1장_왜 모두 사랑에 실패하고 있는가?)

오늘날 한국 사회는 진짜 사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로 가득하다. 사람은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받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나아가 공동체의 지지를 받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다. 그러나 현대 한국의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체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여 도구화한다. 이러한 체제를 내면화한 사람들은 자연히 인간관계에서도 이해득실을 따져 가며 손해 보는 사랑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인간 소외와 개인화를 초래한다. 거기다 경쟁에서 패배해 돈을 벌지 못하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거라는 생존 불안,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경제적으로 빈곤하면 사회에서 멸시받을 거라는 존중 불안은 모든 타인을 잠재적 경쟁자로 여기게 만들어 주변 사람을 향한 적개심을 부추겨 공동체를 파괴했다. 사회가 낳은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이라는 이 두 원인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악화하여 사랑에 실패하도록 만드는 주범이다.

사람들은 왜 가짜 사랑에 속는가?
주류 심리학이 숨기는 심리 문제를 톺아보며
진짜를 가장한 가짜 분별하기

사람들의 정신건강 악화로 인한 사회문제가 이처럼 만연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류 심리학은 현대 사회의 온갖 심리적 병리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람이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지속해서 실패한다면, 그 사람의 고유한 성격적 결함이나 어린 시절의 심리적 외상으로 인한 정신 병리가 그 주요한 원인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측면을 무시한 겉핥기식 접근이다. 인간은 탄생과 동시에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세상과 발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어울리기를 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사람의 심리상태는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이며, 오히려 사회야말로 사람의 정신건강을 좌우하는 주요한 원인에 가깝다. 그러나 이는 곧 개인의 행복을 위해선 사회체제를 바꾸어야만 한다는 논지로 이어지기에 체제 순응적 학문인 주류 심리학은 이 사실을 은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사랑과 행복의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괴로워한다.

왜 사람들은 가짜 사랑을 할까? 미국의 주류 심리학은 대체로 사랑을 방해하는 주요한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에 부모한테 사랑을 못 받아 마음의 상처나 정신장애가 생기는데, 그것 때문에 건강한 사랑을 못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집단적, 사회적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양육이나 개인 심리에서 찾는 것은 비과학적 견해이다. 나아가 그것은 진정한 원인을 은폐하고 호도하여 사람들이 사회개혁으로 나아가는 일을 방해하는 반개혁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 92쪽 (4장_사람들은 왜 가짜 사랑에 속는가?)

물론 이런 문제가 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연관이 없는 건 아니다. 사랑에 성공하기 위해 개인 차원에서 기울여야 할 노력도 분명 있다. 예를 들어, 심리치료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에 숨어 있는 불건전한 욕망을 파악하고, 그 욕망이 현재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 사랑에서의 실패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한테 공부만을 강요하면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부모들의 불안, 데이트폭력 같은 유해한 관계를 반복하면서 사랑에 매달리는 연인들의 착각, 헌신과 희생조차 구별하지 못하면서 등가교환에만 집착하는 현대 사회의 앙상한 인간관계를 개인 차원에서 온전히 극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본적 원인인 사회를 외면한 채 심리상담이나 자기계발에만 열을 올리는 행위는 미봉책일 뿐이다.
사실 많은 학자가 이미 사회와 사랑의 연관성에 주목한 바 있으며, 그 대표적 인물이 에리히 프롬이다. 에리히 프롬은 고전이 된 저서《사랑의 기술》을 통해 진정 사랑할 만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사회에서 사랑하는 능력을 함양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 역시 이상적인 교제 상대의 기준 등에 사회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지적하며 사랑에 관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심리학을 비판했다.

사회-일반적으로 게임의 규칙은 그 사회를 지배하는 독점자본가 같은 지배층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정한다-가 정하는 부의 분배방식이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 게임의 규칙 등은 인간심리와 정신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는 권력과 부를 매우 불평등하게 분배함으로써 1대 99의 양극화 사회를 초래했고, 사람들에게 승자독식의 원리에 기초한 경쟁이라는 게임 규칙을 강요하여 인간관계를 파괴했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인간적이고 건전한 요구나 욕망을 실현할 수 없기에 전반적인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된다. - 105쪽 (4장_사람들은 왜 가짜 사랑에 속는가?)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당연해지면서, 경쟁하는 삶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한 현대에 이러한 사회심리학적 시선은 더욱 절실하다. 이 책의 저자 김태형은 이 같은 맥락에서, 오늘날 한국인 사이에 널리 퍼진 심리적 고통의 진짜 원인이 사회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다. 저자는 ‘자존감’과 ‘행복’처럼 한국인이 집착하는 심리 요소의 허상을 밝히면서, 피상적인 만족에 몰두하기보다는 그 집착의 근원인 사회를 개혁하여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리도록 힘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핵개인화의 시대’를 논하며 인간관계가 어느 때보다 파편화된 지금, 가짜 사랑을 비판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더욱 힘을 얻는 이유다.

진짜 사랑에는 사람을 살게 하고,
사회와 역사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짜 사랑을 하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선행되어야 할 점은 인간의 본성을 깨닫는 것이다. 어떠한 생명체를 사랑한다는 건 그 생명체의 본질을 사랑한다는 의미이므로, 악화한 인간관계를 재정비하고 진짜 사랑을 되찾으려면 먼저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 이 인간 본성의 핵심은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결합하여 공동체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다. 소통과 융합의 욕구는 사람에게 너무나 중요해서, 타인과 단절된 고독한 상태에 놓이면 다른 모든 조건이 양호하다 해도 고통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바로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가 사랑을 회복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인간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존중받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주변인과 다투기보단 연대하기를 택한다. 이런 경향은 곧 모두가 함께 잘사는 사회를 향한 열망으로 연결되어 사회와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본성은 사랑으로 타인과 하나가 되고, 세상의 주인으로서 자유롭게 자주적으로 살아가며, 세상에 기여하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본성을 귀중히 여기고 그것을 사랑한다는 의미는 이웃을 사랑하면서 이웃들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고, 불의에 맞서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싸우며,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도록 다른 사람을 지지하고 격려해준다는 뜻이다. 동시에 누군가가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가면 비판도 하고 이끌어주기도 하는 것이다.
- 177쪽~178쪽 (6장_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진짜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먼저 불건전한 욕망을 직시하고 그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나아가 사랑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밀당 같은 연애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 사이의 만남과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나쁜 관계는 단호하게 끊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에리히 프롬이 말했듯이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조차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랑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앞서 언급했던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을 없애는 게 급선무다. 두 가지 불안이 개인에게 주는 공포는 너무나 극심해서, 현재처럼 사회가 이를 강제하는 이상 사람들이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본성을 제대로 발휘하기란 불가능하다. 저자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기본사회’를 제시한다. 자본주의가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 오늘날일수록,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조건들-소득, 직업, 주택 등-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기본사회가 실현되면 최소한 사람들은 경쟁에서 낙오될 시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거라는 생존 불안에서는 해방될 수 있다. 이는 존중 불안 해소와도 이어지는데, 모두에게 기본적인 생계가 보장되는 사회에선 경제적 우위로 인한 권력을 사용해 타인의 존엄을 짓밟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불안이 사라지고 남을 깔보는 데서 얻는 병적인 쾌감 역시 얻기 힘들어지면, 사람들은 서서히 진정한 협력과 유대가 주는 행복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국가가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면 사람들은 삶을 각자도생 방식으로 개척하기보다, 타인과 사랑하고 협력하면서 해결해나가는 공동체적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방식이 훨씬 더 낫다는 점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고립된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만 하는 삶은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한다는 절박감을 강요하고, 이웃과 공동체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자기 자신만 쳐다보도록 시야를 좁혀 필연적으로 개인 이기주의를 강제한다. - 236쪽 (8장_진짜 사랑 권하는 사회)

앞에서 살펴보았듯 오늘날 한국에서 일어나는 가짜 사랑의 근본적 원인은 사회이기에, 진짜 사랑을 되찾기 위한 해결책은 필연적으로 사회개혁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가 모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사회’ 구축은 비현실적인 이상론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발휘하며 살기 위한 필요조건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기주의를 강제하는 사회의 압력을 깨닫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연대해 세상을 바꾸어 나가도록 힘써야만 한다. 개인으로 고립되어 사랑의 실패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메시지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주류 심리학에 대한 실망과 회의로 학계를 떠나 사회운동에 몰두하다 다시 심리학자의 길로 돌아왔다. 주류 심리학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한국 사회를 향한 꾸준하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싸우는 심리학자’라고 불린다.
기존 심리학의 긍정적인 면을 계승하는 한편 오류와 한계를 과감히 비판하고 ‘올바른 심리학’을 정립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활발한 연구, 집필, 교육, 강의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저서로는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한국인의 마음속엔 우리가 있다》, 《싸우는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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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가짜 사랑 권하는 사회
    진짜 사랑을 잊은 한국 사회, 더 나은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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