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맛 나는 세계사
2024년 01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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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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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친구, 애인, 아니면 가족? 사실 주변 사람의 얼굴보다 먼저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한잔의 술일 것이다. 혼자 마시는 술은 하루의 고단함을 조용히 풀어내도록 돕고, 함께 마시는 술은 깊이 담아 두었던 고민을 털어놓고 한줌의 위안을 얻게 만든다. 그래서 술집이 많은 밤거리에는 늘 사람이 많다.
19세기의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신이 만든 물과 인간이 만든 술을 같은 가치로 셈해 술을 찬양한 것이다. 지금보다 약 2세기 전에도 인류 의 술사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고대 이집트에서는 어느 건설 현장에서든 식사를 제공하듯 맥주를 지급했다. 일꾼들의 사기를 증진하고 탈진 증상을 막기 위해서였는데, 덕분에 이집트는 성인의 키만큼 크고 무거운 돌덩이로 거대한 피라미드를 지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인류는 고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술을 들이켰고, 술에 기대어 거칠고 험난한 인생을 이겨 왔다.
술을 단순히 일상에 쌓인 독을 풀어 주는 해독제로만 마신 것은 아니다. 지금의 미국은 고작 럼주 하나로 드넓은 북미 대륙을 순식간에 점령했으며, 영국과 프랑스가 영원한 앙숙 관계가 되도록 만든 백년전쟁은 사실 포도주 생산지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벌인 다툼이었다. 술 덕분에 전쟁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전쟁과 종교 덕분에 부흥한 술도 있다. 이처럼 술과 세계사는 서로 얽히고설킨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 온 역사와는 사뭇 다른 내용일 것이다. 《술맛 나는 세계사》는 성경에 포도주와 관련한 단어가 441번이나 등장하는 이유,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국경을 완성한 술의 정체, 이순신 장군이 전쟁에서 연전연승을 거둔 데 소주가 한몫 했다는 사실 등등 술과 관련한 흥미롭고 유익한 역사 이야기가 가득하다.
재미를 쫓다 보면 정보도 함께 따라온다. 책의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몰랐던 역사 지식을 채우고 세계사의 뼈대를 세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익힌 역사 지식을 주변 사람과의 술자리에서 함께 풀어내어 지친 하루를 전보다 더 유쾌하게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
1장 신을 홀린 매혹적인 술의 탄생│종교와 신화
지금의 인류는 맥주 덕분에 살아남았다?│맥주
성경에 포도주가 441번이나 등장하는 이유│포도주
천재가 되려면 ‘이 술’을 마셔라?│크바스
침으로 만든 술을 신에게 바친 나라│치차
고대부터 신과 영웅을 달랜 ‘황금 술’│벌꿀술
왜 프랑스에서는 술을 마실 때 얼굴을 가릴까?│아르마냑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술 이야기 1
2장 한 방울의 술이 바꾼 힘과 권력의 지도│전쟁과 교역
대만인의 불안과 공포를 달랜 유일한 안식처│금문고량주
술 하나로 전쟁의 결과를 뒤엎는 방법│마오타이
지금의 미국을 탄생시킨 술의 정체│럼주
혁명과 복수 사이에서 성장한 이 술│바카디 151
제1차 세계 대전, 시바스 리갈에 날개를 달다│시바스 리갈
공자 때문에 탄생한 술이 있다?│공부가주
포르투갈은 어떻게 영국과 친해진 걸까?│포트와인
독일이 ‘침략’해서 탄생한 중국의 맥주│칭따오 맥주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술 이야기 2
3장 삶을 위로하기 위해 생긴 술│문화와 사회
한반도의 피땀눈물을 함께하다│막걸리
톨스토이의 대작은 이 술 한잔에서 시작했다│아이락
위스키를 ‘생명의 물’이라고 말하는 이유│위스키
전 세계가 열광했던 ‘마약’ 포도주│마리아니 와인
무협 소설이 사랑한 죽엽청│죽엽청
이순신이 위장약으로 먹었던 ‘이것’의 정체는?│소주
왜 ‘와인의 왕’은 헝가리에서 만들어질까?│토카이 와인
만병통치약이 되길 원했던 죽음의 술│압생트
아는 만큼 더 맛있는 술 이야기 3
나오며 오직 즐거운 마음으로 술을 마실 그날을 위하여
중세 시대에는 기독교 수도원에서 맥주의 생산과 판매가 이루어졌다. 당시 전쟁에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기술 연구를 할 수 있던 곳은 수도원뿐이었다. 수도사들은 맥주, 포도주, 치즈 같은 음식들을 만들어 민간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도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는 벨기에의 레페나 독일의 파울라너와 같은 맥주도 중세 시대의 수도원에서 탄생한 맥주이다.
〈지금의 인류는 맥주 덕분에 살아남았다?〉에서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프랑스의 왕족과 귀족들은 아르마냑을 마셔 보고 그 맛에 깊이 빠졌고, 앞다투어 주문하였다. 이렇게 수요가 늘어나자 18세기 말엽에는 원료가 되는 포도를 재배하는 아르마냑 지역이 다른 술을 만들지 않고 오직 아르마냑 제조에만 열을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이제까지 아르마냑의 주요 소비 계층이었던 프랑스의 왕족과 귀족 대부분은 혁명의 거친 바람에 휩쓸려 목숨을 잃거나 외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그럼에도 아르마냑의 소비는 줄어들지 않았는데, 왕족과 귀족을 대신하여 프랑스의 새로운 지배 계층이 된 부르주아들이 왕족과 귀족을 흉내 내어 아르마냑을 사들이고 맛보는 일에 열중했기 때문이었다.
〈왜 프랑스에서는 술을 마실 때 얼굴을 가릴까?〉에서
유럽의 대외 진출과 함께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던 럼주는 타지의 주민에게 큰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북미 대륙의 원주민(인디언)들이 유럽인에게 럼주를 받아서 마시다가 그만 파멸하고 말았던 것이다.
유럽인을 만나기 전까지 인디언은 야생 벌꿀이나 옥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도수가 낮은 술만 마셨다. 럼주처럼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만들려면 별도의 증류 기술이 필요하다. 당시 인디언은 그런 기술을 알지 못했기에 유럽인을 만나기 전까지 도수가 높은 술을 마셔 보지 못했다.
북미 대륙으로 이주한 유럽인은 인디언과 모피로 무역을 했다. 인디언이 만든 모피를 사는 대가로 자신들이 마시던 증류주를 주었는데, 인디언 사회에는 아직 화폐 개념이 없어서 돈을 줘도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럼주를 받은 인디언은 그 맛에 바로 빠져들었다.
〈지금의 미국을 탄생시킨 술의 정체〉에서
성종 임금 시절의 재상인 홍윤성은 자주 이질(설사병)을 앓았는데, 그 약으로 소주를 마셨다고 전해진다. 당시 성종 임금이 곡식을 아끼기 위해 술을 마시지 말라는 금주령을 내렸던 무렵이라 그가 소주를 마신 일이 조정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성종은 홍윤성이 약으로 쓰기 위해 소주를 마셨기 때문에 죄를 묻지 않았고, 오히려 그에게 소주 마시는 것을 허락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시기에 조선 수군을 이끌고 일본을 물리쳤던 이순신은 전란 중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항상 위장병 증세에 시달렸다고 한다.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이 이 위장병을 소주를 마셔 해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순신이 위장약으로 먹었던 ‘이것’의 정체는?〉에서
이순신의 위장병을 달랜 술부터 톨스토이의 대작을 탄생시킨 술까지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22가지 술 이야기
청소년 추천 도서로 항상 언급되는 이순신 장군의 일기 《난중일기》를 보면 유독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오늘도 소주를 마셨다’라는 문장이다. 1592년 처음 출전한 옥포 해전에서부터 격전 중 사망한 1598년 노량 해전까지, 이순신 장군은 보통 10일에 한 번씩은 꼭 술을 찾아 마셨다.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과 외부의 압박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그는 전장에서 긴장을 늦추려는 방편으로 술을 가까이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위장병을 자주 앓았는데, 위장병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 약 대신 소주를 마셨다. 위장병에 소주를 마셨다니, 무척 놀랍지 않은가? 그러나 조선 시대에 마셨던 술은 오늘날 우리가 마시는 희석식 소주와는 다른 증류주로, 《동의보감》에서도 소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할 만큼 조상들은 소주를 이롭게 여기고 가까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대를 지나도 바래지 않는 스테디셀러 소설을 탄생시킨 술도 있다. 바로 마유(말의 젖)로 만든 몽골 술 ‘아이락’이다. 우울증을 앓으며 고생하던 톨스토이는 어느 날 의사에게 아이락을 이용한 치료 요법을 권유받는다. 그는 본격적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아이락 클리닉 센터가 있는 시골의 한 농장에서 머물며 러시아 농촌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이후 톨스토이는 그곳에 별장까지 구입하여 자주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고, 새로운 풍경과 꾸준히 마신 아이락에 마음을 위로받은 톨스토이는 대작 《전쟁과 평화》를 성공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안나 카레리나》라는 또 하나의 걸작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가 이제까지 그 어떤 역사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우면서도 유익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술에 얽힌 다양한 역사를 소개한다. 탄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모든 인류가 기쁨과 즐거움을 더 강렬하게 느끼게 해 주는 증폭제로, 또 지치고 힘든 날에 고통을 덜어 줄 해독제로도 사용했던 술. 이 새로운 렌즈를 통해 분야를 넘나들며 전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으로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때로는 욕망을 자극하고, 때로는 고통을 달래고, 때로는 용기를 준
세상을 홀린 술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 책 안에는 세상을 홀린 다양한 술의 역사가 가득 담겨 있다.
1장은 인류가 언제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때 마신 술이 종교, 신화와 얽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상세히 알려 준다. 마블 영화 〈토르〉속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뿌리가 된 《성경》등 종교, 신화와 관련하여 우리가 평소에 듣고 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2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욕심에 수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벌인 전쟁과 단 1원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교역 문제에서 단숨에 판도를 뒤바꿨던 술의 역사를 소개한다. 술 하나 때문에 한 민족이 망하기도 하고 술로 마음을 치유 받아 적을 몰아내기도 하는 것을 보면, 현대에도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3장에서는 지친 삶을 술로 이기려 애썼던 우리 조상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부터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미술 작품을 탄생시킨 술까지, 술이 오늘날 문화와 사회를 바꾸어 놓은 사례들을 담았다. 오늘날의 세계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어떻게든 잘살아보고자 고군분투한 인류의 모습은 우리 삶에 위안이 된다.
이처럼 하나의 술에는 인류의 수만 가지 생각, 감정, 습관, 문화 등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술을 그저 흥을 돋우거나 정신을 취하게 만들기 위해 마시는 음료가 아닌 역사의 매개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이 안내하는 흐름에 따라 역사 속 술의 흔적을 따라 읽다 보면 술맛이 풀풀 나는 역사의 재미에 흠뻑 빠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을 쯤에는 사는 데 꼭 필요한 상식과 교양이 한층 더 넓어지고, 인생에 ‘역사’라는 소중한 나침반 하나를 얻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한국사부터 세계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사 스토리텔러. 어릴 때부터 역사와 인문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어른이 되어서는 이를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기보다는 이면에 숨겨진 역사의 본모습과 이것이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파헤치고자 노력한다. 새롭고도 정확한 역사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여러 책과 논문을 찾아 읽으며 고군분투했고, 이를 더 많은 이와 나누고자 본격적으로 역사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문명의 발전과 전쟁사를 살펴보면 인류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몇 가지 사물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술은 인류와 역사를 잇는 가장 중요한 다리 중 하나였다. 전쟁의 촉발제가 되기도 하고, 한 국가를 위기에서 건지기도 하며 역사적 사건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기에 술의 역사를 알면 알수록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술맛 나는 세계사》는 이처럼 인류사의 거대한 줄기를 함께한 22가지 술과 그 술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평소 역사가 어렵고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졌더라도, 술과 함께 방대한 시공간을 넘나들다 보면 어느새 역사적 사건에 푹 빠진 채 책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주요 저서로는 《50가지 기름 이야기》, 《신의 전쟁》, 《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 《전쟁이 발명한 과학기술의 역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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