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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지금 이 순간

이태형 지음
교유서가

2024년 01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2월 2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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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84MB)
ISBN 979119371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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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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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은 작중인물들이 직면한 숨막힐 듯한 ‘무거운 공기’를 탁월하게 그려내는 데 더 집중한다.
이태형은 그와 같은 치밀한 자연주의적 묘사에서 자신의 문학적 ‘출구’를 발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_고영직(문학평론가)

탈정(脫井)의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이태형의 두번째 소설집

소설가 이태형의 두번째 작품집이 나왔다. 아홉 편을 묶은 이번 작품집은 2017년 발표한 『그랑기뇰』 이후 6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 작품집이다. 인물들은 악몽과 환각을 맞닥뜨린다. 그 환각 속에는 그들의 공포와 두려움, 트라우마의 실체가 담고 있다. 환각에 발목을 잡힌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그들은, 살아야겠기에 회피로, 살 수 없기에 죽음으로 그들의 세상을 ‘리셋’하기를 갈망한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저 아버지의 삶이 그러했듯이, 아들 세대인 작중인물들이 세상이라는 ‘막장’에서 지금 사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고 평한다.(「해설」) 사라지지 않는 두려움과 치료되지 못한 트라우마에 잠식당한 그들의 영혼은 세상을 ‘리셋’할 수 있을까. 소설가는 단지 “응원”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당신은 현실에서 크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문학이 예술인지 아닌지를 차치하고 봐도. 응원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당신처럼 응원이나 위로보다 인간성의 치부를 우회하여 비난하는 글을 쓰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_「질병보고 2-코로나 레거시」에서
승마교본
안녕, 지금 이 순간
그림 속의 화재
단지, 그는 피곤했을 뿐이에요
스위치백
검은 얼음 속에서
숨, 기다리는 죽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질병보고 2-코로나 레거시

해설 |무저갱의 악몽, 탈정脫井 의 상상력_고영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단지 털의 색, 얼굴 모양, 사료를 먹을 때의 습관. 그런 사소한 것들로 생기는 것이 호감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과 사람, 생명체와 생명체의 관계가 그런 얄팍한 호감들이 겹겹이 쌓이며 만들어지는 것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_「승마교본」에서

내가 여기에 있다, 라는 것만 확실하게 알려주면 당신을 밟거나 차지 않을 거예요. 그 이야기는 당신을 일부러 공격할 리는 없다는 거죠. 그리고 일어나는 사고 대부분은 사람과 말 쌍방 실수입니다. 말에게 복수나 증오라는 감정은 없어요.
_「승마교본」에서

다리가 역관절로 태어난 녀석은 사람을 태우기는커녕 정상적으로 자라지도 못할 게 분명했다. 사람들은 고기를 보며 세 살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 했다. 사장은 고기를 비육마처럼 살을 찌워 잡아먹으려고 생각했겠지만, 고기는 좀체 살을 찌우지도 못했다.
_「안녕, 지금이순간」에서

장사 말 대부분이 등이나 복대가 닿는 배에 가죽이 벗겨진 상처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었다. 억지로 하루종일 여러 사람들을 태워야만 하는 장사 말들을 보면 가끔은 일종의 포주가 된 것만 같았다. 단 한 명의 교감할 대상을 얻을 기회를 갖지 못한 말들을 볼 때면 언제나 안타까움이 늘어갔다.
_「안녕, 지금이순간」에서

준희는 마지막에 생각했다. 나는 여기에 왜 있을까. 세계는 조금 변했을까. 그런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_「그림 속의 화재」에서

일반 손님들이 줄어들수록 순례자들이 내는 금액이 점점 높아졌고 5천 원짜리 커피를 팔면서 몇십만 원 더 크게는 몇백만 원의 금액을 현금으로 내는 사람들도 생겼다. 어쩌면 가장 큰 문제는 그 상황을 나 자신이 점점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왜 그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_「단지, 그는 피곤했을 뿐이에요」에서

왜 나에게 이런. 유리를 닦고 싶었다. 지금 당장 차를 멈추고. 걸레로 닦고 싶었다. 그 얼굴이 나를 마주보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벌레의 얼굴. 빌어먹을 당신의 얼굴. 그런데 잠시만 과연 나를 괴롭히는 게 벌레들인가?
_「단지, 그는 피곤했을 뿐이에요」에서

눈이 아주 많이 내린 어느 날, 아니 사실 아주 맑은 초여름일 수도 있어. 기억은 믿을 수 없으니. 흉터가 눈썹 위였는지, 입술 아래였는지 항상 헷갈리는 것과 비슷해. 오히려 거짓말은 기억해야 하니 오류가 없지.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아버지는 광산에 출근한 뒤 돌아오지 않았어.
_「스위치백」에서

회색 고양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어쩌면 내 나약함의 인정이었다. 동반자가 필요했다. 사실 난 당신들을 존경한다. 타인과 같이 살아갈 생각을 하다니. 서비스업에 1년만 종사해보면 알게 된다.
_「스위치백」에서

마치 죽음의 손길에서 벗어난 것처럼 악몽이 사라졌다는 확신이 들었다. 2호선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일거리를 거절했던 곳들에 다시 연락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물론 나를 다시 받아줄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렸을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집에 돌아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_「스위치백」에서

그곳에 어머니는 없었다. 쪼그려앉아 도로에 손을 댄다. 검은 도로는 하얗게 얼어 있었다. 가드레일 너머 그리운 사람이 보이는 것은 유혹일까 경고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차와 함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상상을 한다. 아무리 떨어져도 바닥에 닿을 수 없다면, 그것을 비행이라고 불러도 될까.
_「검은 얼음 속에서」

그녀와 거무내미를 따라 걷는다. 그녀의 어머니는 다른 모든 어머니들처럼 남편 앞으로 생명보험을 들었다. 그리고 매일 밤 갱도가 무너지길 빌었다. 갱도가 무너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우리의 어머니를 응원했다. 타인의 불행보다 중요한 것은 당연히 자신의 행복일 것이다.
_「검은 얼음 속에서」에서

무너진 흙더미 아래 사람의 손이 빠져나와 있는 걸 발견했다. 잘못 본 것인가 눈을 비볐지만,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불과 조금 전만 해도 살아 있었을 것 같은 손이었다. 그는 그 손이 너무나 반가웠다.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여기에 같이 있어도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만 같아 그 손을 꼭 붙잡으며 갱도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_「숨, 기다리는 죽음」에서

하지만 떠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갈수록 남자는 확실히 알았다. 자신은 소모품이었다. 남자에게 남은 것은 필터에 검게 낀 죽음의 찌꺼기뿐이었다. 남자는 그들의 삶이 죽을 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라 애써 폄훼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절망들도 찌꺼기가 되어 남았을 때는 더이상 사소하지 않게 변한다. 그것이 결국 오랫동안 남을 공감이라는 것일지 모르겠다.
_「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에서

당신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 상황이 몇 달이 될지 혹은 몇 년이 될지 지금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살아오면서 당신이 겪은 어떤 상황과도 다를 것이며 가이드라인도 정답도 없다는 것입니다.
_「질병보고 2-코로나 레거시」에서

번아웃의 사회, 리셋을 갈망하는 사람들

작가의 첫번째 작품집 『그랑기뇰』은 “극단적이며 폭력적인 전개를 통해 독자들에게 불쾌함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썼다고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이 무자비한 폭력성과 이에 따른 환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작품집 인물들 역시 전작에 이어 악몽과 환각을 마주한다.

「그림 속의 화재」에 등장하는 준희는 지방 소도시 화재조사관이다. 7급 간부직으로 들어온 주임은 준희보다 열 살 정도 어리다. 준희에게 밀리고 싶지 않은 주임은 공개적으로 준희에게 면박을 준다. 준희는 1주일째 수면장애로 고생하고 있다. 주임은 골칫거리인 관내 허위 민원을 준희에게 떠넘기고 반복되는 민원인의 전화에 준희는 신고지이기도 한 불타는 오두막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단지, 그는 피곤했을 뿐이에요」에서 작은 카페를 하는 ‘나’의 앞에 미술 중개업 시절 만났던 조각가 우즈가 우연히 카페에 들른다. 우즈가 커피 찌꺼기를 받아가 만들어 보내준 부정형의 조형물은 지역의 명물이 되고 “평생 적자만 보고 살아왔던 삶이 갑자기” 바뀌어 “살면서 처음으로 안도감을 얻”는다. 어느 날 조각가는 조형물을 다시 가져가겠다고 했지만 “나의 성공”을 빼앗기는 것이라 생각한 ‘나’는 조형물을 돌려주지 않는다. 우연히 우즈를 소개해주었던 오너의 사망 뉴스 화면에서 책상에 있는 부정형의 조형물을 발견하는데 그 조형물 안에 들어 있는 틀니가 “내가 너를 찾아가겠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은 ‘나’는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숨, 기다리는 죽음」에서 과거 무너진 갱도에서 유일하게 구출된 노인은 “항상 뒤를 돌아봤다. 항상 죽은 동료들의 눈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동료들은 죽음이 옮을까 걱정했는지 그와 작업하기를 꺼려했고 그의 가족들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다. 딸은 산재로 죽고, 죽은 딸을 찾아 아내는 집을 나갔다. “3년만 일하면 귀향해서 자신의 가게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시작한 탄광일에 남은 것은 진폐증에 걸려 망가진 육신과 그를 쫓아다니는 노란 눈동자뿐이다.

「스위치백」에 등장하는 화자는 서비스업에서 프리랜서로 1년간 일을 하는 동안 타인과의 관계에 지쳐 있다. 언제부턴가 가위에 눌린 듯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깊고 검은 허공이 이어”지는 그림자에 시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별것 아닌 모든 것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일상은 망가져갔다. 일거리는 점점 줄어들었고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제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한두 달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불안정했던 삶은 더욱 흔들린다.

「검은 얼음 속에서」에 등장하는 ‘나’는 진폐증으로 입원 중인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받고 고향을 찾는다. 그의 어린 시절의 기억이란 “눈이 내리면 소통이 단절되는 검은 얼음이 지배했던 잿빛 비석처럼 늘어선 사택촌”,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이후 이어진 아버지의 폭력이다. 눈이 오던 날 운전하던 어머니의 차가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그때부터 ‘나’는 “추운 겨울, 차에 갇혀 떨고 있는 어머니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마을의 어머니들은 아버지 앞으로 생명보험을 들고 갱도가 무너지길 기도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곳을 떠나고 싶었던 어머니들. 그리고 자신이었다.

“진폐증이라더라. 나는 그 자리에 멈춘다. 손에 들고 있던 스패너를 떨어뜨린다. 눈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차가운 스패너에 들러붙은 눈은 더욱 딱딱한 얼음으로 굳는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멋대로 돌이 되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제멋대로인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 멋대로 자기만 편하자고 돌이 되려는 아버지를 인정할 수 없다. 아니다. 이것은 존재했던 기억이 아니다. 어디서부터인가 변했다.”
_「검은 얼음 속에서」에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작품 속 ‘나’의 환각은 누나이다. 어릴 적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누나의 그림을 부엌칼로 찢고 누나의 오른손을 붕대로 묶어버렸다. ‘나’의 환각 속 누나는 붕대로 묶인 오른손에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인 ‘나’에게 “난, 널 낳은 것을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은 적이 없다”라는 말은 그 속내를 따져볼 필요도 없을 만큼 너무나 솔직하다. “위선적이며 냉소적이지 않으려 노력했던 나날들, 비참한 기억들 그리고 서운했던 감정들. 그는 길을 잃은 지 너무나 오래되었다.” 어제보다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한때는, 행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노력했던 적도 있지만 그 노력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을 때 자신은 “껍데기만 남았”음을 발견한다.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능하다면 죽음이 자신을 갈라놓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인물들이 꾸는 악몽과 환각은 그들에게는 또 하나의 시간이다. 그들에게 이 사회는 폭발하고 금이 가고 분열되어 있다. 환각에 발목 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은 ‘리셋’을 갈망하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거나(「그림 속의 화재」 「검은 얼음 속에서」), 죽음으로 그 시간을 멈춘다(「숨, 기다리는 죽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단 한 인물만이 조난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와 타인의 손의 온기를 느꼈을 때 겨울을 끝내고 봄을 맞이한다(「스위치백」).


일상의 틈새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에 입히는 ‘탈정’(脫井)의 상상력

마지막 작품인 「질병보고 2-코로나 레거시」는 코로나 시절에 대한 1년간의 기록이다. 소설가인 ‘나’가 주사위 게임을 통해 얻은 건강, 힘, 크기, 민첩, 지능, 정신력, 재산 등의 능력치가 팬데믹 1년을 겪으며 변화하는 과정을 월간 보고서 양식으로 그리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살아오면서 당신이 겪은 어떤 상황과도 다를 것이며 가이드라인도 정답도 없”는 1년 동안 ‘나’의 모든 능력치는 떨어진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조언은 죽음으로 예술을 완성하거나 오래 살아남아 언급되는 것입니다.
점차 졸피뎀이 잘 듣지 않습니다. 불면증이 다시 찾아옵니다. 정신력이 5 하락하여 15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 힘들어집니다. 지능이 10 하락합니다. 지능이 70이 되었습니다.
_「질병보고 2-코로나 레거시」에서

얼마전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일상의 틈새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을 상상과 허구로 재조립하다보면 일부의 작품은 환상소설로 자리잡기도 하고, 또 일부는 극단적 리얼리즘의 한 방식인 자연주의 소설의 방식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첫번째 작품 「승마교본」과 표제작 「안녕, 지금이순간」은 후자의 과정에서 창작된 작품일 듯하다. 「승마교본」은 제목 그대로 승마를 배우는 방법이다. “나”는 승마 개인교습을 하고 있다. 작품은 소개로 찾아온 수강생에게 한 달간 승마를 교육하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나’는 수강생에게 말의 주인이 되기보다는 풍경이 되어 친구가 될 것을 권한다. 「안녕, 지금이순간」은 관광승마장에서 사람을 태우는 말들의 이야기다. 「승마교본」의 말들에게 인간은 친구이지만 「안녕, 지금이순간」의 말들에게 그들은 주인이다. 말등에 오르면 채찍부터 드는 사람을 태우다 다리가 부러진 ‘지금이순간’, 다리가 역관절로 태어나 제 이름보다는 ‘고기’로 불리는 말, 사산한 새끼조차 뼈가 굳기 전에 약으로 쓰기 위해 웃돈을 주고 사가는 사람들. ‘나’는 “단 한 명의 교감할 대상을 얻을 기회를 갖지 못한 말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며 “억지로 하루종일 여러 사람들을 태워야만 하는 장사 말들을 보면 가끔은 일종의 포주가 된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용도에 맞추어 쓰임을 당하는 말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안타까움이 작품 곳곳에 배어 있다. 두 작품에 대해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작가의 이전 글쓰기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기존의 위악(僞惡)적 글쓰기와 자기혐오의 감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창작의 경향으로 자연주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한다.

그는 철학자 들뢰즈식으로 말하자면, 지금껏 경험한 소우주를 깨고 자발적으로 새로운 ‘배치’(agencement)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물이나 현상 또는 환경과 시스템의 배치를 바꿈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그는 ‘탈정’(脫井)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폐허를 담담히 응시하기 위하여. 인간뿐만 아니라 비인간 존재를 온전히 응시하려는 이태형의 새로운 글쓰기를 예감해도 되는 것일까.
_「해설」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태형

2012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소설집 『그랑기뇰』, 산문집 『혼자여서, 혼자여도 괜찮아』(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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