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2024년 01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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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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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필사로 만난다
그러나 누구도 내 존재는 파괴할 수 없다
나는 자족하고 타협하며 수백 번 가지가 잘려나가더라도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낸다
그 모든 아픔에도 이 미친 세상을 여전히 사랑하기에
_헤르만 헤세
어딘가에 | 흐드러진 꽃들 | 혼자서 | 행복 | 안개 속에서 | 여행의 노래 | 시든 잎 | 떠밀려 가는 나뭇잎 | 흰 구름 | 꽃가지 | 가을의 나무 | 위안 | 이별 | 책 | 겨울날 | 금언 | 젊음의 초상에게 | 4월의 저녁 | 뜰 안의 바이올린 | 달아나는 청춘 | 괴로움을 안고 | 생의 계단 | 둘 다 같다 | 잃어버린 소리 | 충고
2부 시집을 손에 든 친구에게
봄 | 참 아름다운 것 | 방랑자 숙소 | 나는 별이다 | 힘든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 들판 위로 | 화가의 기쁨 | 구름 | 마을의 저녁 | 아름다운 시간 | 가을비 | 산속의 하루 | 늙어간다는 것 | 방랑을 하며 | 회복 | 재의 수요일 아침 | 정처 없이 걷기 | 여름 산책 | 전쟁 4년째에 | 자작나무 | 예술가 | 가을 소풍 | 시집을 손에 든 친구에게 | 신년 메모를 앨범에 끼우며 | 저녁 파티 | 가지 잘린 떡갈나무
3부 그는 어둑한 곳을 걸었다
새집으로 이사하며 | 목표를 향하여 | 밤 | 우리는 살아간다 | 연주회 | 늦은 시험 | 9월 | 일찍 찾아온 가을 | 기도 | 그는 어둑한 곳을 걸었다 | 나이 드는 것 | 편지 | 밤에 | 11월 | 잠자리에 들며 | 쓸쓸한 밤 | 시들어 가는 장미 | 때때로 | 새로운 경험 | 아프리카 맞은편에서 | 방랑자의 노래 | 10월 | 꿈
4부 저녁 무렵의 집들
봄이 하는 말 | 죽음이라는 형제 | 8월 말 | 북쪽에서 | 회상 | 아름다운 오늘 | 여름밤 | 플루트 연주 | 운명의 날들 | 저녁 무렵의 집들 | 슈바르츠발트 | 저녁이면 | 바람 세찬 6월 어느 날 | 4부 저녁 무렵의 집들 | 이별을 하며 | 친구의 부고를 듣고 | 밤비 | 봄 | 4월의 밤에 쓰다 | 우리의 꿈의 세계 | 휘파람 | 불꽃 | 잘 있거라, 세상아 | 매일 저녁 | 쉼 없이 | 당신을 사랑하기에 | 밤의 느낌
헤세의 시 100편을 읽을 수 있다니! 나는 열정에 휩싸여 가슴을 두근대며 100편의 시를 단숨에 다 읽었다. 헤세의 시들이 청춘과 행복의 덧없음, 계절의 순환이 우리 감각에 일으키는 작은 파문, 아름다움과 멜랑콜리에 반응하는 마음의 결을 하나로 아우른다는 점을 새롭게 발견한다. 헤세의 시들은 이성과 감성의 균형, 자연과 인생에 대한 관조, 자연스러운 운율, 언어의 조탁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고향, 정원, 집, 나무를 노래하는 헤세의 시들은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고, 사물과 조응하는 천진한 소년의 정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_〈추천의 말〉 중에서
이상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 모든 덤불과 돌은 고독하고 / 나무들도 서로를 보지 못한다 / 모두가 혼자다 // 내 삶이 아직 환하였을 때는 / 세상이 친구로 가득했지만 / 이제 안개가 내리니 / 그 누구도 보이지 않는다 // 사람을 모든 이로부터 슬며시 갈라놓는/ 저 어둠을 깨닫지 못한다면 / 정녕 지혜롭다 할 수 없으리 // 이상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 인생은 고독한 것 /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 모두가 혼자다 _〈안개 속에서〉
태양아, 내 가슴을 환히 비추어다오 / 바람아, 내 걱정과 근심을 날려다오 / 이 땅에서 멀리 떠나는 것보다 / 더 깊은 희열을 나는 알지 못하네 / 평원을 향해 나아가노라면 / 태양은 내 살갗을 그을게 하고 / 바다는 서늘하게 식혀주리라 / 지상의 생명을 느끼기 위해 / 모든 감각을 한껏 열리라 / 그렇게 모든 새날은 내게 / 새로운 친구와 형제들을 보내주리라 / 내가 모든 힘을 온전히 찬미하고 / 모든 별의 손님이자 친구가 될 수 있을 때까지 _〈여행의 노래〉
모든 꽃은 열매가 되고 /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한다 / 이 세상에서 영원한 건 / 변화와 무상뿐! // 가장 아름다운 여름조차 / 언젠가는 가을이 되고 시들어 간다 / 잎사귀야, 바람이 너를 낚아채 가려 하거든 / 꾹 참고 가만히 있으렴 // 네 유희를 계속하며 저항하지 마라 / 가만히 그저 내버려두어라 / 바람이 너를 떨어뜨려 집으로 / 실어가게 하려무나 _〈시든 잎〉
깊은 밤에 더욱 빛나는 헤세의 시 100편 수록
삶의 길이 혼탁할 때 사람들이 이정표처럼 찾는 선각자들이 있다.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 한국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헤르만 헤세의 글 또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삶의 지표가 되어주었고, 깊은 깨달음과 위로, 안식으로 안내했다. 정해진 목적지도, 반듯하게 뻗은 길도 없는 곳들을 떠돌면서 헤세 또한 무수히 많은 번민과 방황을 했으리라. 그러나 죽는 날까지 실존적 고민을 결코 멈추지 않은 헤세는, 바람 한가운데서 얼어붙은 보리수나무의 딱딱한 줄기를 베고 누워서도 부드러운 꿈을 꾸었다고 말하고, 수백 번 가지가 잘려나가도 참을성 있게 새잎을 내는 떡갈나무처럼 ‘이 미친 세상’을 누구보다 사랑했다고 고백한다. 헤르만 헤세만큼 삶을 치열하게 살고 사랑한 사람이 또 있을까? 헤르만 헤세처럼 신의 섭리에 순종하면서도 진리에 대한 탐구적 자세를 견지한 사람이 또 있을까? 〈쓰는 기쁨〉 시리즈의 첫 번째 시인으로 헤르만 헤세를 선택한 건 그의 존재적 고민이 지금의 독자들에게도 삶에 대한 묵직한 울림과 나아갈 힘이 되어주리라 확신해서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에는 열두 살에 벌써 “시인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되고 싶지 않다.”라고 포부 있게 말했던 헤세의 시 100편을 엄선하여 수록했다.
“살아라, 자라라, 피어나라 / 희망하라, 사랑하라 / 기뻐하라, 새싹을 틔워라 / 너 자신을 내어주어라 / 그리고 삶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 책을 추천하며 장석주 시인은 〈봄이 하는 말〉의 이 시구를 인용하며 말한다. “실패와 좌절로 우울이 깊어질 때마다 저녁의 문설주에 근심 많은 이마를 대고 이 시를 읊조리면 위안과 힘을 얻으리라.” 세상이 아무리 삭막해도 불안에 떨지 말아야 할 이유, 우리의 존재를 의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숭고한 의무 때문이 아닐까? 살아라, 자라라, 피어나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깊은 밤 더욱 빛나는 헤르만 헤세의 시를 필사하며 순간을 귀하게 다시 보듬어 보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삶의 충일감과 쓰는 기쁨이 더해진 헤르만 헤세 필사 시집
“그대가 오랜 시간 찾아다니던 지혜가 / 지금 모든 페이지에서 반짝이고 있으니 / 이제 그 지혜는 그대의 것이 되리라”(본문 중에서)
헤세의 시 필사집에서 독자들은 오랜 시간 찾아다니던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든 꿈이든, 희망이든 절망이든, 우리 삶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이 시편마다 담겨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반짝이는 그 순간을 붙잡는 건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소란하고 번잡하던 마음을 다독이며 헤세의 생각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 외면했던 내면의 소리가 다시 들리고 보다 솔직하고 충실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추천한 장석주 시인의 글과 헤세 시집을 엮고 옮긴 유영미 번역가의 글을 통해 필사의 기쁨을 거듭 강조하는 바다.
“헤세의 시에서 받은 공감과 위로를 되새기며 필사하는 것은 멋진 경험일 테다. 시를 손글씨로 꾹꾹 눌러 써나갈 때 우리는 오롯하게 삶의 충일감에 도달하고, 분명 시가 주는 위안과 공감 속에서 삶의 충일감과 기쁨이 커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다.”(장석주)
“고요히 테이블에 앉아 헤세의 시를 필사한다는 건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행위가 아닐까 싶지만, 시대를 거슬러 느림과 주의 깊음, 마음 챙김으로 나아가는 행위일 것이라 믿는다. 헤세의 시에 몸을 푹 담그고 헤세의 마음과 공명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위로받고, 헤세처럼, 또 헤세의 시를 좋아했던 많은 독자들처럼 다시 기운을 내서 일상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소중한 것들은 늘 우리 곁에 있는데, 그것들을 발견하는 눈이 없기에 우리 마음이 그렇게 소란하고 삭막해지는지도 모르겠다. 외적인 가치들을 잠시 뒤로하고, 내면에 말을 거는 헤세를 만나보길 바란다.
작가정보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는 목사였고, 어머니 역시 독실한 신학자 가문 출신이라 기독교적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속박이 심한 기숙사 생활을 못 견디고 뛰쳐나와 방황을 거듭했다. 이 시기에 “시인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되고 싶지 않다.”라고 결심하였으며, 공장 견습공, 서점 직원 등을 전전하면서 본격적으로 문학에 심취하였고, 여가 시간에 시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특히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해 1899년 22세 때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자비 출간했다. 1904년 첫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출간하여 문학적 지위를 얻었다. 그해에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했으며, 스위스 접경 지역의 가이엔호펜이라는 작은 마을에 정착해서 시, 단편소설, 산문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다. 그러나 안락한 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집을 떠나 인도와 스리랑카, 유럽 등지로 방황을 거듭했다. 인도 여행을 통해서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작품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스의 광적인 폭정에 저항하고 독일 국민에게 평화를 호소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 《수레바퀴 밑에서》 《게르트루트》 《크눌프》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이 있다. 194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감정사용설명서》《가문비나무의 노래》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예민함이라는 무기》 《부분과 전체》 《혼자가 좋다》 《불행 피하기 기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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