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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배리 로페즈 지음 | 이승민 옮김
북하우스

2024년 01월 17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1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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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3.83MB)
ISBN 979116405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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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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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장소, 인간과 풍경에 대한 탁월한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 등의 찬사를 받은 배리 로페즈의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로페즈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편집했던 문학적 유산으로,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22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출간되기 전부터 영어권의 여러 문학잡지에서 기대작으로 손꼽혔으며,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 1위에 올랐고, 그해 〈뉴욕 타임스〉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책에는 여행 중 마주한 다양한 풍광에 대한 경이로운 기록을 비롯해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담담한 회고록, 부서져가는 세상에 보내는 간곡한 전언 등 에세이라는 장르로 아우를 수 있는 스물여섯 편의 글이 유려하게 편집되어 실렸다. 여기에 더해진 리베카 솔닛의 「서문」은 로페즈가 얼마나 섬세하고 묵묵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며 깊고 지혜로운 글을 써나갔는지 전해준다. 솔닛의 안내를 받아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들을 읽어나가는 사이, 우리는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여 더 넓고 그윽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서문
성배를 찾는 여정 (리베카 솔닛)

하늘
캘리포니아를 그리며 | 거룩하신 어머니 | 무섭도록 풍부한 물 | 하늘 한 조각

대화
육천 가지 가르침 | 지리적 친밀감 | 위기의 시대가 닥친 지금, 우리는 | 월리스 스테그너를 추모하며 | 서부에서 | 진정한 자연주의자 | 샤먼의 정경 | 초대 | 후기

문턱
경계에서 | 힘의 열네 가지 양상 | 공포시대의 사랑 | 남반구 항해 | 냉철하게 바라본 우리 연약한 행성 | 로케이션 | 두 번 다시는! | 마음가짐: 문턱


가까운 숲 | 강의 가르침 | 강 | 거주한다는 것 | 퇴화에 대하여

감사의 말

나에게는 무한히 용서하고 무한히 위로하는 빛이라는 중심축이 있었다. (…) 주위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적시는 빛이 내 존재를 지탱했다. 그 빛, 그리고 나를 하늘로, 나 자신의 바깥으로 끄집어내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던 새들이 내 삶에 희망이라 부를 만한 것을 가져다주었다. (32쪽)

마치 총에 맞은 것처럼 일부러 날기를 포기하고 곤두박질치던 비둘기들, 그러다 지면까지 불과 몇십 센티미터를 남겨두고 그 하강에서 벗어나 다시 날개에 힘을 주고 너른 하늘로 솟구치던 나의 비둘기들. (32쪽)

아침이면 우리 지붕마루에 나란히 앉아 공기가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던 새들을 보며 나는 이해했다. 이들은 빛이 있어 행복하구나. 새들에게는 날개 밑으로 보이는 땅바닥이 밤새 달라졌다고 낙심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을 것 같았다. 무엇을 마주치든 그것이 그들의 비행에서 활기와 아름다움을 앗아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76쪽)

이 시대는 절망에 믿음을 걸라고 우리를 강하게 유혹한다. 나는 이곳에서 그 강력한 유혹을 물리칠 근거를 발견한다. (88쪽)

사람들은 피해자들이 가장 욕망하는 응징의 방식이 돈과 정의이며 거기에도 순번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내 짐작을 말하자면,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믿어주기를 바란다. 존엄의 감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토대를 원한다. 자기 존중의 회복이 돈보다 중요하다. 복수보다 중요하다. (107쪽)

모든 장소는 유일무이하며 다른 어디에서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놓치는 순간 사라져버린다. (122쪽)

다양성은 생명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다양성을 말소하는 것은 탄소를 제거해놓고 생명이 지속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124쪽)

하늘을 날 때마다 다양하게 생동하는 이 행성의 표면과 밀접한 시각적 접촉을 유지하던 덩컨에게서 나는 생텍쥐페리와 앤 모로 린드버그와 그 밖의 글쟁이 조종사들이 말했던 이른바 ‘비행의 낭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웠다. 그들이 갈망한 것은 땅으로부터의 자유라기보다 거리의 폭압에서 해방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지상의 장소들과 전혀 다른 종류의 친밀감을 나누었다. 이미 익숙한 장소만이 아니라 난생처음 보는 장소와 나눈 이런 친밀감이야말로 그들이 탐험에서 얻어낸 진정 새로운 발견이었다. (129쪽)

한때 인간은 우리가 사는 장소의 심원을 드나들며 친밀감을 나눴을 것이고, 누구나 그 친밀한 관계에서 곧바로 생성된 본질적인 행복감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135쪽)

내 기억으로는 집 밖에서 주의를 기울인 날 중 어느 하루도 내가 모르는 무엇, 새로운 무엇이 내 앞에 번쩍 나타나지 않은 적이 없다. (136쪽)

이 무덤덤하고 한갓진 장소에 있는 것이 행복하다. 이 장소와 대화하면서 나는 다시금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간다. 이 장소가 가진 본성은 내가 온전히 알아내기에 너무나 복잡해서, 나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미스터리에 허우적댄다. 이 장소와의 친밀감, 통합과 수용이 주는 위로를 원한다면, 내가 가야 할 길은 오직 참여-참여함으로써 그것으로부터 배우는 것-뿐이다. (137쪽)

동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어떻게 우리와 그들의 관계를 형성하는가. (…) 내게는 현대 북미 선주민 예술이 예술가들에게 촉구하는 외침이 들린다. 비인간계를 더 깊이 탐구하라, 동물과 인간의 경계를 작업하라, 지금 이 샤먼의 정경에 어느 쪽 윤리를 적용할 것인지 담론화하라라는 외침이다. (190쪽)

여행에 어떤 해석을 달 수 있다면, 작가가 된 이후 내 성인기의 여행은 대개 일상을 뒤로하고 문명사회의 보수적인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었다. 매번 멀리 세계의 끄트머리에 다다를 의도는 아니었는데, 결국 그렇게 될 때가 많았다. 오스트레일리아 노던준주의 타나미사막이나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의 나미브사막, 캐나다 북극권의 엘즈미어섬 북부에 서 있을 때, 나는 인간 문화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안도감이 가장 고양되고 타인을 향한 공감이 가장 깊어지는 걸 느낀다. (216~217쪽)

그날 걷기의 목표는-내가 속한 문화에서는 황무지라 여길 땅의 촉각, 후각, 시각, 청각적 세부 사항과-친밀해지는 것이었다. 나는 이 단순한 지각 기술로 낯선 풍경과의 대화를 시작한 지 오래다. 당신은 누구인가, 라고 나는 묻는다. 당신 이름을 무어라 부를까? 내가 앉아도 될까? 이제 그만 가야 할까? 낯선 것에 다가가는 이 방식의 유용함을 나는 수십 년간 꾸준히 확인해왔다. 서로 신뢰를 쌓고 취약한 나를 장소에 열어놓고, 그러고서 상호 간의 교류를, 어쩌면 친밀감까지도 희망해보는 것이다. (245쪽)

권력을 쥐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멸종과 인종 청소와 해수면 상승의 시대에 순응하기보다 윌슨의 생명 사랑을 일상의 대화로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254쪽)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알고 사랑하는 것, 타인에게도 똑같이 촉구하는 것. (255쪽)

여행은 매일매일 우리에게 이제껏 보지 못한 무언가를 소개한다. (276쪽)

남극-아무도 소유하지 않은 대지, 오스트레일리아보다 더 큰 대륙, 이 행성의 더딘 생물학보다 물리학과 화학 법칙의 설명이 더 많이 적용되는 땅. (281쪽)

태양 아래 산란하는 빛의 양 가장자리로 하늘이 쑥 깊어지고 나팔꽃 주둥이처럼 둘레가 활짝 벌어져 있었다. 티끌 한 점 없이 청결한 공기를 투과해 그곳을 노려보고 있으니, 그 너머에 놓인 것이 더 많은 눈이나 혹은 더 먼 우주의 경계가 아니라 공간조차 없는, 철저히 텅 빈 공허가 아닐까 싶어졌다. 하늘과 설원이 맞닿은 선, 빛에 눌려 흔들리는 가느다란 은빛 줄, 그것의 생생함에서 창조의 가장자리가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치 순수한 빛과 지형이 빚어낸 우연으로 신성(神性)의 한 측면과-눈부신 하나의 표정, 흘긋 일별하는 시선과-눈이 마주치기라도 한 것 같았다. (285쪽)

연이 곤두박질치다가 솟구칠 때, 공기의 흐름을 아슬아슬하게 타다가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머리를 틀 때, 나는 바람의 몸부림을, 그 우아한 도약을 느낄 수 있었다. 바람은 이곳에 사는 유일한 동물이다. (301쪽)

텐트로 돌아오는 길에 바람을 안고 우리가 파놓은 눈구덩이 쪽을 흘긋 바라본다. 우리의 욕망은 지극히 단순했다. 어떤 의미로 그것은 예술이 내세우는 목표와 겹쳐졌다. 유의미한 것-이 경우 화학-을 명확히 보이게 만들기, 우리가 아는 것을 이해될 수 있게 만들기. (303쪽)

알래스카를 여행할 때 나는 한 장소와 다른 장소가 어떻게 다른가를 자주 생각한다. (308쪽)

나의 내면에 들어가 남들 모르게 나의 공포와 대면하고 말할 수 있다. “그래, 나도 안다. 그래도 부탁이니 함께 가자. 네가 도망치고 싶은 그것보다 더 큰 것을 지금부터 보게 될 테니
까.” 마음가짐을 제대로 세우고 행동하는 것은 공포를 수용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이것은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 (341쪽)

오후 태양을 받은 강의 수면이 빙글빙글 회전하는 금속판처럼 반짝일 때, 나는 그 눈부심에 두 눈을 감고 생각한다. 언젠가 나도 저 한복판으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으리라. (367쪽)

인간과 대지를 연결하는 작가 배리 로페즈
고독을 걷어내는 다정한 교감에 대해 쓰다

배리 로페즈는 수많은 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작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를테면 자연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배리 로페즈의 책을 발견했던 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배리 로페즈는 저 멀리서 타오르며 나를 인도하는 북극성처럼 내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로페즈가 남긴 마지막 책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의 출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영어권 독자들은 보여준 관심 역시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배리 로페즈에게 이토록 큰 사랑과 존경을 보이는 것은 인간과 자연과 장소를 대하는 그의 특별한 태도 때문이다. 로페즈는 인간과 대지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을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고, ‘산만한’ 현대 사회에서는 드물게도 자연 현상에 온전히 그리고 느리게 주의를 기울였던,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주의자였다.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끝없이 고민했다는 점도 그를 독보적인 인물로 끌어올린다. 그는 남극의 빙하와 북극의 산기슭을 오가고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과 중국의 산봉우리를 걸으면서, 작가들이 자연 세계의 무엇을 묘사하고 전해야 하는지, 지구에 가해진 파괴를 돌이키기 위해 작가들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리베카 솔닛은 자연과 글을 대하는 로페즈의 이런 태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는 마치 신에게 다가가는 사제처럼 사라져가는 진귀하고 머나먼 현상과 접촉하고 그것을 나누고자 노력했으며, 이 현상들과 나눈 교감을 작가로서 우리를 위한 교감이자 우리와 나누는 교감으로 옮기고자 했다. 그의 글 안에서 고독은 연결로 바뀌고 깨져나간 조각은 다시 하나로 붙는다.” 솔닛의 문장은 로페즈가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부단히 의식하며 글을 써나갔음을, 독자들로 하여금 연결의 의식을 일깨워 각자의 고독을 걷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음을 환기한다. 그의 문장들이 멋 부리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런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와 연대에 대한 신념에서 배어나온 것이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부터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연 산문까지
일평생 배리 로페즈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특징이 집약되어 있는 글들

자연 세계의 독보적인 관찰자였던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들, 즉 자연을 대하는 행동과 자연에 대한 묘사는 한없이 깊숙하다. 가령 「지리적 친밀감」이나 「서부에서」, 「경계에서」, 「남반구 항해」, 「냉철하게 바라본 우리 연약한 행성」 등의 글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그는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떠나서 발로 땅을 딛고 심해에 몸을 담그고 눈구덩이를 파며 장소에 머무른다. 장소에 쌓인 자연의 시간을 탐구하고, 그 장소에 생명을 부여하는 동물과 식물의 움직임에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장소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경험을 경청한다. 머무른 시간 동안 보고 듣고 느끼고 질문하고 배우고 의심한 것을 글로 적는다. 그렇게 나온 글들은 젠체하는 거리감이나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장소에 온전히 포개어져 장소와 대상의 시선으로 독자인 우리를 바라본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자연 작가로서의 배리 로페즈를 충분히 만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의 내밀한 상처를 고백한 회고록의 성격을 띠고 있는 글들도 마주하게 된다. 배리 로페즈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 정확하게는 어린 시절에 50대 성인 남성에게 당했던 성적 학대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성적 학대를 겪은 사람과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연대하기 위해서, 마음을 터놓기 위해서였다.” 이 책에 실린 「하늘 한 조각」에서처럼 그는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글로 쓰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사유해야 할 문제로 바꾸어내고, 우리를 타인의 악몽을 이해하는 길로 안내한다. 하지만 회고록 성격의 글에서도 자연의 역할은 휘발되지 않는다. 「무섭도록 풍부한 물」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는 안식처도 없고 기댈 곳도 없는 절망적인 처지였을 때 자연 세계만이 자신의 안식처이자 기댈 곳이 되어주었다고 밝히며, 빛과 공간과 물의 세계를 하나하나 온몸 가득히 담는다.

“이것은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 풍경, 장소, 사람에 대한 사랑의 서사

이 책에서 로페즈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감동적이고 때때로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 육지 동물과 해양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의 후기, 남극을 비롯해 지구상의 여러 특별한 장소를 찾아갔던 여행에 대한 추억, 광활하고 극적인 풍경 속에서 자신을 돌이켜보았던 명상의 시간 등 개인적이면서도 정치적인 기억들을 눈부신 문장들로 풀어놓는 한편, 자연을 바라보는 눈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몸소 가르쳐준 선주민 원로들과 과학자들, 작가들에 대해 회고한다. 나아가 저자는 불타는 듯한 솔직한 문장들로 살아 있는 모두가 저마다 얼마나 큰 상처를 겪었는지, 그런 모두의 삶이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공감 어린 목소리로 써내려간다.
80여개의 나라를 돌아다니며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도 잊지 않는다. 「위기의 시대가 닥친 지금, 우리는」이나 「서부에서」 등의 글에서는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라고 분명하게 질문하며, “진보의 결실”이라고 말해지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단호하게 진단한다. 그러나 그는 이 우려스러운 사태를 비평가의 어조로 날카롭게 고발하지도, 가차 없이 비판하지도, 섣부르게 평가하지도 않는다. 그는 주의 깊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우리의 고통은 우리가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조곤조곤 말한다. “권력을 쥐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멸종과 인종 청소와 해수면 상승의 시대에 순응하기보다 윌슨의 생명 사랑을 일상의 대화로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절망 속에서 죽기보다 앞에 놓인 가능성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의 글들은 인간과 지구가 생존하기 위해 당장 고민과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다.

*
회고록이자 탐험에 대한 보고서이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세계를 조금은 다른 방식, 사랑과 연대의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준다. 경쟁과 파괴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세계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자연과 아직 남아 있는 사랑을 가슴 깊이 의식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배리 로페즈라는 이름과 그가 남긴 메시지를 절감하며 기억하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Barry Lopez (1945~2020)
1945년 미국 뉴욕주 포트체스터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샌퍼낸도밸리와 뉴욕시 맨해튼에서 성장했다. 1966년 노터데임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1968년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부터 땅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정체성 등의 문제를 다룬 픽션 및 논픽션 작품들을 발표하는 한편, 다른 작가들이나 사진작가, 화가, 음악가, 극작가, 환경 운동가, 과학자 등과의 공동 작업을 왕성하게 모색했다. 1970년 매킨지강과 숲의 풍광에 반해 오리건주 핀록 지역에 정착했다.
1978년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한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로 미국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1986년에는 역시 오랜 현장 조사를 거쳐 쓴 『북극을 꿈꾸다』로 미국도서상을 수상했다.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80여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스무 권이 넘는 책을 펴낸 그는 2020년 75세의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배리 로페즈의 원고와 메모, 현장 기록 등은 텍사스 공과대학교에 보관되어 있다. 저서로 이 책 이외에 『북극을 꿈꾸다』 『호라이즌』 『늑대와 인간에 대하여』 『황야 건너기』 『북아메리카의 재발견』 『강의 기록』 『사막의 기록』 『저항』 『울버린의 교훈』 『현장 기록』 『까마귀와 족제비』 『변명』 『이번 생에 대하여』 등이 있다.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배리 로페즈 사후에 출간된 그의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으로, 그가 다녀왔던 장소들과 스스로 실천해온 사랑의 정신을 담담하고 아름답게 보여준다. 더불어 로페즈 자신이 ‘공포시대’라고 부르는 우리 시대에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명료한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화와 문학 학제 간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줌파 라히리의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게일 콜드웰의 『먼길로 돌아갈까』,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전 3권), 샘 밀스의 『돌보는 사람들』, 거트루드 지킬의 『지킬의 정원』, 버지니아 울프의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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