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차이는 돌도 경전이다
2018년 03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17년 10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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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3081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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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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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제1부</b>
돌탑 1 / 돌탑 2 / 마애불 앞에서 / 간고등어 / 적송 / 사막을 생각함 / 반반 / 탑리오층석탑 1 / 탑리오층석탑 2 / 겨울 논에 대하여 / 등 / 바람개비 / 낙동강 / 그곳에서는 / 노루귀와 감나무 / 길이 되는 사람 / 돌
<b>제2부</b>
길을 물으니 / 길 / 바위 1 / 바위 2 / 바위 3 / 강물 사랑 / 가실성당 / 수평선 / 산이 전하는 말 / 눈 / 꽃이어서 / 나무들 / 들꽃 1 / 들꽃 2 / 들꽃 3 / 반짝이는 별 / 연꽃 / 상생 / 노후(老後)
<b>제3부</b>
눈사람 / 삶이 있는 풍경 1 / 삶이 있는 풍경 2 / 만년설 / 석축 / 류(流) / 들꽃 / 남산제비꽃 / 메아리 / 눈사태 / 믿음에 대하여 / 화단에 피는 꽃 / 마네킹 / 최고봉 / 명당(明堂) / 벽공 / 기울기 / 약국 가는 길
<b>제4부</b>
새해에는 / 농게 / 기차를 타면 / 사는 일 / 처럼 / 인어 / 구름이 되어 / 두려운 인생 / 끼어들기 / 강물 / 꿈 / 대나무 곁으로 / 수목(樹木) 혹은 수목(修木) / 가고 싶은 길 / 오늘도 내일도 / 귀거래 / 나팔꽃 / 숲을 보면
작품 해설:낮춤과 구도(求道)의 길 - 고명철
김윤현의 시를 음미하고 있으면, 좋은 시가 절로 품고 있는 어떤 구도(求道)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모습은 결코 작위성을 보이지 않는다. 도(道)에 결핍되거나 결여된 것을 애써 드러냄으로써 그것을 반드시 추구해야 한다거나 꽉 채워야 한다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또한 시쳇말로 도가연(道家然) 척하지도 않는다. 김윤현의 시에서 만날 수 있는 구도는 대상이 품고 있는 자연스러움 자체로부터 생성되는 것이지 자연스러움을 일부러 비틀거나 낯설게 하는 어떤 왜상(歪像)으로부터 촉발된 심상과 거리를 둔다.
숱한 타자들의 이해관계로 이뤄진 우리의 일상이 아무리 복잡하고 위태롭다 하더라도 일상의 구조 자체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일상을 가까스로 지탱시키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우리의 일상을 숲에 비유한다. 갑작스런 천재지변이나 인위적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숲은 겉으로 볼 때 말 그대로 멀쩡히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인이 비판하고 있듯, 숲 속의 생태와 환경이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듯, “우리나라 정치집단”도 생태와 환경이 파괴된 숲 속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질타한다. 여기에는 숲 속 생태의 자연스러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바, 인간 사회의 정치집단 내에서 공생 및 상생하는 정치와 거리가 먼 자기의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관철시키려는 정치의 파행에 대한 시인의 준열한 비판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김윤현 시인이 추구하는 구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가 가고 싶고 추구하고 싶은, 구도의 길로서 시인의 삶은 어떤 것일까. 그는 어떤 거대하거나 빼어난 삶의 길을 욕망하지 않는다. 그가 정작 바라는 삶은 “상식의 모범이 된 삶”(「석축」)으로, 바위의 속성을 지닌 “어디에 자리한대도 변함없는 표정”(「바위 3」)을 지닌 채 “여러 길을 품고 있는 사람 만나서//해가 떠서 달이 이슥토록 걷고 싶”(「길이 되는 사람」)은 삶이다. 물론, 이 길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김윤현 시인의 이러한 구도의 길은 중단되지 않은 채 묵묵히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서 지속되리라.
―고명철(광운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작가정보
작가의 말
달리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시절
나는 홍시를 무척 좋아했다
홍시를 먹을 때는
맨손으로 몇 번이나 스윽 문지르다가
붉은색이 더 드러나면
잠시 쳐다보다가
침을 꼴깍 삼킨 후에야 먹었다
내 시가 홍시만이나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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