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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일기

조선의 미래를 고민한 실천적 지성의 기록
클래식 아고라 4
이이 지음 | 유성선 , 유정은 옮김
아르테(arte)

2024년 01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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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71173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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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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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의 새로운 고전 시리즈, 〈클래식 아고라〉의 네 번째 편인 『경연일기』는 조선의 천재 유학자이자 경세가였던 율곡 이이의 저작으로, 1565년(명종 20년)부터 1581년(선조 14년)까지의 경연 내용을 담고 있다. 경연은 국왕이 학문을 닦기 위해 신하 중에 학식과 덕망이 높은 이를 불러서 경전이나 역사서 등을 강론하던 일을 의미한다. 강론이 끝난 뒤에는 국왕과 신하가 함께 고금의 도의를 논하고, 정치와 국정 현안 등을 토론하기도 했다.

율곡은 흔히 이기일원론을 정립한 유학의 거두로 알려져 있지만,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에 기반해 개혁을 주장한 정치가로도 크게 활약했다. 『경연일기』는 율곡이 중앙에서 관직을 지내던 당시에 남긴 것으로, 국정 전 분야의 구체적 개혁안이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백성들에게 큰 부담이었던 공납 문제는 이이가 제안한 수미법으로 개선되었고, 수미법은 후에 큰 변화 없이 대동법으로 정착되었다.

율곡이 경연에 참석하던 시기는 조선의 크나큰 폐단이었던 붕당 정치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율곡은 붕당 간 대립 해소에 힘썼을 뿐 아니라 정쟁에만 치중하는 붕당을 가리지 않고 비판했다. ‘편들기’를 기대한 이들에게 미움이나 비난을 받음에도 ‘모난 돌’이 되기를 꺼리지 않았다.

그는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였지만 불교, 도가 등을 폭넓게 수용했을 뿐 아니라, 실리를 추구하는 실학 정신을 보여주었다. 대학자임에도 대동사회를 건설하고 왕도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현실에 발 디딘 개혁안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당파 싸움에 몸담지 않고 백성과 나라만을 고민한 그의 개혁 정신이 『경연일기』에 잘 담겨 있다.
서문

경연일기
1565년(을축) 명종 20년
1566년(병인) 명종 21년
1567년(정묘) 명종 22년, 선조 즉위년
1568년(무진) 선조 1년
1569년(기사) 선조 2년
1570년(경오) 선조 3년
1571년(신미) 선조 4년
1572년(임신) 선조 5년
1573년(계유) 선조 6년
1574년(갑술) 선조 7년
1575년(을해) 선조 8년
1576년(병자) 선조 9년
1577년(정축) 선조 10년
1578년(무인) 선조 11년
1579년(기묘) 선조 12년
1580년(경진) 선조 13년
1581년(신사) 선조 14년

해설
성리학과 실학의 절묘한 조화
하나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
사회 개혁의 대하드라마, 경연일기
과거와의 대화, 오늘의 거울

율곡 이이의 생애(연보)와 관직
미주

『경연일기』는 율곡의 나이 30세 때인 1565년(명종 20년) 7월에 시작하여 46세 때인 1581년(선조 14년) 11월에 끝나는 약 17년간의 방대한 기록이다. 당시 조정에서 일어난 왕과 여러 대신들의 정사 집행 내용과 함께 인물에 대한 평론, 그리고 율곡의 생각도 사론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경세서이면서 수양서이기도 하다. 또 율곡 자신이 ‘금상실록’이라고 명명한 데서 엿볼 수 있듯이 스스로 사관의 위치에서 당시의 역사를 공정하게 이실직서 以實直書 하여 直書, 直筆의 전통을 세우고자 한 노력의 산물이다.
_서문, 8쪽

삼가 살피건대,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 곧 총명하고 사리에 밝은 것이다. 요순도 이를 어렵게 여겼으니, 어찌 사실이 아니겠는가. (…) 그러나 이준경은 영의정 자리에 있으면서 임금을 도학으로 인도하지도 못했고, 인재들을 널리 불러들이지 못했다. (…) 기대승은 재주는 뛰어났지만 기질이 거칠어서 학문이 정밀하지 못하고 자신만 잘난 체하며 다른 선비들을 가볍게 여겼다. 또한 자기와 의견이 다르면 그 사람을 미워하고 자기와 의견이 같은 사람만 좋아하였다. 만약 그가 임금의 신임을 얻는다면 그의 비뚤어지고 고집스러운 병폐로 나랏일을 그르치고 말 것이다. 이황 같은 현명함을 가지고서도 그 추천하는 인물이 이와 같으니,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 어찌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_1569년(기사) 선조 2년, 77쪽
1570년 5월

영의정 이준경 등이 백인걸의 상소를 의논하여 아뢰기를 “상소 중에 학문에 힘쓰고 현명한 사람을 조정에 불러 일을 맡겨야 하는 것은 오직 전하의 밝은 지혜로 살펴서 돈독히 실행하기에 달렸습니다. 기타 폐단의 정치에 대해서 상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모두 관리들의 책무이니, 전하께 번거로이 여쭐 것이 없습니다. 그 대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을사년[1545]과 기유년[1549] 선비들의 억울한 누명을 벗게 하고 그들[김굉필·정여창·조광조·이언적]을 성균관 문묘에 배향시키려는 것뿐입니다. 을사년의 일은 사실 의논할 여지가 많으니 지금 경솔히 의논할 것이 아닙니다. 기유년의 옥사는 가장 원통하고 불행한 일입니다. 그들을 문묘에 배향시키려는 백인걸의 뜻은 조광조만을 가리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성리학은 사실 김굉필로부터 시작된 것이니, 그들을 문묘에 배향시키는 것은 진실로 부끄러움이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전하의 말씀 중에 ‘을사년과 기유년의 일은 지금 논할 것이 아니고, 종묘에 배향하는 일은 경솔히 다룰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으니 신 등이 감히 입을 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안이 이와 같으므로 감히 전후 사정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임금이 알았다고 답하였다.
_1570년(경오) 선조 3년, 113~114쪽

사간원 대사간으로 이이를 불렀으나, 이이는 병을 이유로 사직하여 나오지 않고 상소를 올려 동서붕당의 문제를 논하였다. 그는 동인이 서인을 공격하는 것이 너무 심하여 억지로 시비를 정하려는 것을 보고서 동서붕당을 타파하고 사림들을 화합하고 한 마음으로 나랏일에 힘쓰게 하도록 청하였는데, 그 말이 몹시 격렬하고 간절하였다. 그러나 임금은 이이의 상소가 적당하지 않다고 하며 이이의 관직을 다시 거두니, 양사와 홍문관에서 앞다투어 임금의 하교를 논박하였다.
_1579년(기묘) 선조 12년, 405~406쪽

율곡은 투철한 우환 의식을 갖고 16세기 조선을 걱정한 실천적 지성이었다. 유학은 본래 나라와 백성에 대한 우환 의식을 근본으로 한다. 율곡은 16세기의 조선을 경장기更張期로 규정하였다. (…) 경장기는 내부적 모순과 부패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개혁의 시기를 말한다. 그런데 율곡은 당시 조선의 상황을 경장기로 진단하고 개혁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이러한 율곡의 우환 의식은 105편에 달하는 상소와 차자로 임금에게 올려졌다. 그는 당시 세도가의 처벌을 기탄없이 주장했고, 오직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해야 함을 주장했으며, 동서 분당의 조짐이 보이자 이를 조화하고 화합시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율곡의 상소문은 임금에게 의례로 올리는 안부 인사 수준의 글이 아니라 시국을 명쾌하게 진단하는 글이었고, 임금의 시시비비를 진언하는 비판과 충고의 글이었다. 또한 비판만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나라가 부강하고 민생이 안정하는가 하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현실 인식과 정책 대안은 책상에서 앉아서 이룬 것이 아니라 몸소 청주 목사로, 황해도 관찰사로 지내면서 얻는 경험의 소산이었다.
_해설, 547~548쪽

『경연일기』는 당시 중쇠기로 판단한 조선을 성리학의 가치 위에서 도덕적 이상사회로 만들기 위한 율곡의 구체적 개혁안들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정치·경제·사회·교육·국방 등 전 분야에 대해 시폐·적폐 청산을 위한 개혁안을 제안하였다. 정치 분야의 개혁책은 폐법을 개혁하기 위하여 모든 백성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언로를 활짝 개방할 것, 공평한 법 적용과 공정한 상벌의 방법으로써 공직기강을 확립할 것, 인사제도를 합리화할 것, 감사와 수령이 내실 있는 지방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할 것, 불필요한 관청과 관원의 수는 줄일 것, 적폐 청산 전담 기구인 경제사를 한시적으로 설치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경제 분야의 개혁책은 백성들의 부담을 가중하는 공납제를 개선할 것, 진상 품목을 일일이 조사하여 꼭 필요한 남겨두고 나머지는 없앰으로써 진상품을 축소할 것, 백성들이 예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항산 유지 정책을 실시할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_해설, 556쪽

작가정보

저자(글) 이이

李珥, 1536~1584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우재愚齋, 시호는 문성文成.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이자 경세가.
13세 때인 1548년(명종 3)에 진사 초시에 합격한 이래, 9번의 과거에서 모두 장원을 하여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 불렸다. 퇴계 이황의 주리主理 철학과 화담 서경덕의 기氣 철학을 종합하는 위치에서 이기理氣가 조화된 이기지묘理氣之妙의 철학을 이상으로 삼았다. 16세기 후반을 개혁의 시기로 규정하고, 시대정신에 투철하고 나라와 백성에 대한 우환의식을 가지고 개혁에 앞장섰던 실천적인 유학자였다. 성리학과 실학의 가교적 위치에 있었으며, 이후 기호학파의 다양한 전개에 영향을 미쳤다. 저서로 『경연일기』, 『성학집요』, 『격몽요결』 등이 있다.

번역·해설
강원대학교 철학과 교수. 강원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철학과에서 「율곡 심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율곡 전공자로 관련 저서 및 사상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 중이며, 한국철학 일반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주요 연구 실적으로는 저서 『동·서 철학 상담』(공저, 2020), 『철학의 여러 문제와 철학실천』(공저, 2020), 『류성룡과 징비록』(2015) 등이 있고, 번역서로 『율곡의 『순언』: 유학자의 노자 『도덕경』 이해』(2015)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기자실기’의 기자동래설 분석과 철학 실천 연구」(2023), 「화서학파 한·중 지역 독립운동의 사상적 가치 및 전망」(2020), 「용득의의 사상을 통한 아카이브 구축과 전망」(2019) 등이 있다.

번역·해설
강원대학교 철학실천연구소 연구교수. 강원대학교 철학과에서 「신사임당 예술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철학과 여성 철학, 그중에서도 조선시대 여성들의 삶과 그 시기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주요 연구 실적으로는 저서 『사임당 평전』(2016), 논문으로는 「율곡의 ‘선비행장’에 나타난 신사임당 연구」(2019), 「신사임당 ‘초충도’의 소재에 나타난 상징성 연구」(2021), 「이매창의 회화 연구」(2021), 「임윤지당의 『윤지당유고』에 나타난 안회 연구」(2022), 「『윤지당유고』의 傳에 구현된 여성관 연구」(2022), 「율곡의 「경포대부」에 숨겨진 신사임당의 사상 연구」(202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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