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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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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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사상과 철학이 집약된 경이로운 걸작
영화 「리빙: 어떤 인생」의 원작,
구로사와 아키라의 「이키루」에 영감을 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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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작가 연보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작품
“톨스토이의 작품 중 가장 예술적이고 완벽하며 정교하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톨스토이는 가장 위대한 작가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으면 그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토마스 만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비하면 지금껏 내가 써 온 작품은 전부 헛된 일이었다.” -기 드 모파상
“톨스토이의 소설 중에서 단연코 가장 훌륭하다. 자신감 넘치고 생생하며,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가디언》
“죽음이 이보다 더 명료하게 표현된 예는 찾아볼 수 없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과 죽음 그리고 믿음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가장 완벽한 작품이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모든 것이 한결같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죽음 같다. 산을 오른다고 상상하지만 사실은 꾸준히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산을 오르는 만큼 삶은 내 밑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본문에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이자 전 세계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심오한 영향을 끼쳐 온 작가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거대한 영지를 소유한 지주, 빈농을 구제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내놓은 자선가, 환락에 취한 탕자, 심오한 진리를 탐구한 구도자 등 서로 상반되는, 심지어 모순되는 여러 면면을 지닌 톨스토이의 삶은 그 누구보다 다사다난했고, 또 그만큼 충만했다. 이토록 굴곡진 그의 인생에서도 특히 결정적 사건이 있었으니, 이른바 1869년 아르자마스 여관에서 맞닥뜨린 임사 체험이다. 일찍이 그는 이전부터 형제와 친지의 연이은 사망(맏형의 죽음 탓에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크림 전쟁 당시에 목격한 숱한 죽음으로 인해 ‘생사(生死)’의 문제에 골몰해 있었다. 그러던 중 진정한 의미의 죽음, 즉 ‘나 자신의 죽음’을 경험한 톨스토이는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삶과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이 시기를 전후해 완전히 변모한다.
톨스토이는 1878년 걸작 『안나 카레니나』를 발표한 뒤 무려 십 년 가까이 문학적 침묵에 돌입하고, 1882년 참회록 『고백』을 통해 회심을 선언하며 ‘죽음에 의해서도 파괴되지 않는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 본격적으로 진리를 궁구하기에 이른다. 마침 툴라 지방 재판소의 배심원을 맡고 있던 톨스토이는 어느 검사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접하게 되고, 이 사건에 착안해 비로소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해 내는데, 바로 그의 사상적 결실과 인생관이 집약되어 있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역사상 수많은 작품들이 죽음을 주제로 다뤄 왔지만, 『이반 일리치의 죽음』만큼 ‘죽어 감’이라는 과정 자체를 핍진하게 그려 낸 예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임종 순간에 밀려드는 허무의 어둠과 단말마 이후의 찬란한 평온, 망자를 에워싼 산 자들의 안일한 무관심을 이다지도 진실하게 포착해 낸 소설은 지극히 드물다. 어쩌면 그런 까닭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매 순간 새롭게 읽히고 또 다른 경이를 가져다주며, 늘 시대에 걸맞은 모습으로 끊임없이 재탄생하는지도 모른다.
‘혹시 내가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제대로 했는데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단 말인가?’ -본문에서
‘죽음이라니. 그렇다, 죽음. 저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고, 가엾어하지도 않는다. 그저 즐길 따름이다. 저들도 아무려나 마찬가지야, 어차피 다들 죽을 테니까. 바보같이. 나는 좀 일찍, 저들은 좀 있다가 떠날 뿐이다. 저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본문에서
법원 사무실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동료 이반 일리치의 부고를 전해 듣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신에게 일어날 변화, 즉 승진과 인사이동 따위를 헤아려 본다. 더불어 문상하는 수고로움과 유족들에게 건넬 위로의 말을 고민하며 내심 성가셔 한다. 이토록 특별할 것 없이 세상을 떠난 이반 일리치는 과연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가? 그렇다, 이반 일리치의 인생은 그의 죽음만큼이나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했다. 남부럽지 않게 성공하고 번듯한 가정을 이룬 이반 일리치는 단지 어느 운수 나쁜 날 옆구리를 다쳤고 그 뒤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을 따름이다. 그는 점차 죽음이 임박해 오고 있음을 자각하면서 과연 좋은 삶을 살아왔는지, 정녕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며 의혹과 절망에 사로잡힌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러시아 문학을 연구하며 중요한 작품들을 우리말로 소개해 온 소설가이자 번역가 김연경의 유려한 문장으로 새로 옮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만년에 다다른 레프 톨스토이가 간절하고 투철한 구도를 통해 마침내 깨달은 생사의 의미를 정교하고 도저한 글쓰기로 종합해 낸 작품이다. 한평생 진리를 갈구하며 변화무쌍한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톨스토이가 인생의 궁극적 목적과 죽음의 가치를 밝혀내고자 집필한 이 작품은 이른바 인류의 근원적 질문, 즉 ‘좋은 삶은 무엇이고 또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톨스토이의 가장 완벽한 작품이자 ‘작은 걸작’이라 평가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우리들 곁에 여전히 삶의 등대로 자리해 있다.
작가정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1828년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1844년 카잔 대학교에 입학하지만 대학 교육에 실망하여 1847년 고향으로 돌아온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노력하지만 끝내 실패하고, 그 뒤로 3년 동안 방탕한 생활을 한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캅카스 지역에서 군 복무를 한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작품을 연재하며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다. 톨스토이는 창작 활동을 이어 가는 한편, 농업 혁신에 관심을 기울이며 농민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자 학교를 세운다.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하고, 1862년 결혼한 뒤 문학에 전념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연이어 발표하며 작가로서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이 시기에 삶을 회의하며 정신적 위기에 시달린다. 그리하여 1880년 무렵, 그는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며 사유 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교의 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사상을 체계화해 낸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농사를 짓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을 구제하는 활동에도 매진한다. 1899년 톨스토이는 자신의 사상과 종교관을 집대성한 대표작 『부활』을 완성하지만, 1901년 해당 작품을 통해 러시아 정교회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당한다. 재산 소유를 거부하고 저작권을 포기하는 문제로 아내와 불화를 겪던 그는 급기야 집을 나오고, 결국 1910년 11월 폐렴을 앓다가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영면한다.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졸업,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4년 모스크바 국립사범대학교에서 도스토옙스키의 『분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과 소설 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1996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한 이래 소설집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소설』, 『파우스트 박사의 오류』, 장편 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 『다시, 스침들』, 『우주보다 낯설고 먼』 등을 발표했다. 또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 『지하로부터의 수기』,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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