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드로잉이 아니래요
2023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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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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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학 미술평론가
내가 이상홍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2018년 우민미술관의 카페에 마련된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라라랜드를위한나라는없다』에서다. 당시 그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하나는 피규어 장난감과 각종 오브제 그리고 회화와 드로잉을 접목한 독특한 일명 ‘조형드로잉’이고, 다른 하나는 몽블랑 만년필로 그린 일명 ‘몽블랑드로잉’이다.
2019년 초 태국 매라윙 갤러리(MAE RA WING gallery)에서 한국 & 태국 작가 그룹전 『시간의 질서(The Order of Time)』이 개최한다. 그 그룹전에 이상홍은 초대받는다. 당시 그는 ‘몽블랑드로잉’ 뿐만 아니라 ‘조형드로잉’도 선보였다. 나는 그 그룹전에 평론가로 초대받아 이상홍 작가와 한 달간 룸메이트로 지낸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그와 적잖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한 걸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나는 2019년 가을 오픈 스페이스 블록스에서 이상홍의 개인전 『홍살롱 in 블록스』를 기획한다. 당시 그는 ‘몽블랑드로잉’ 뿐만 아니라 ‘조형드로잉’도 선보였다. 머시라? ‘몽블랑드로잉’과 ‘조형드로잉’이 무엇이냐고요? 여기서 말하는 ‘몽블랑드로잉’은 문자 그대로 몽블랑 만년필로 그린 드로잉을 말한다. 그리고 그는 ‘조형드로잉’에 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나는 ‘조형드로잉’이라는, 무규칙 이종격투기 같은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질적인 것들의 접목에서 쉽게 발생하곤 하는 ‘소통의 확장 가능성’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이상홍이 말하는 ‘드로잉’은 주로 연필이나 목탄 혹은 철필 등으로 음영이나 채색을 가하기도 하지만 주로 선(線)으로 그리는 기존 ‘드로잉(drawing)’ 개념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오늘날 드로잉은 창작의 예비적 단계의 부산물을 넘어 독립된 회화의 한 분야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상홍의 ‘드로잉’은 마치 ‘무규칙 이종격투기’처럼 기존 드로잉 뿐만 아니라 기존 회화에 각종 오브제도 접목한다.
뭬야? 이상홍의 ‘조형드로잉’은 ‘이종격투기(異種格鬪技)’라기보다 차라리 ‘종합격투기(綜合格鬪技)’에 가깝다고요? ‘이종격투기는 태권도 VS 무에타이 혹은 주짓수 VS 유도 등 서로 다른 종류의 무술 간 대결이라면, 종합격투기는 선수가 다양한 격투기 기술들을 이용하여 대결하는 것이다. 이상홍의 ‘조형드로잉’이 다양한 미술 장르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도로잉을 만든 것이란 점에서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보유하고 있는 이상홍의 작품 자료는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작업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2006년 ‘조형드로잉’과 ‘몽블랑드로잉’을 동시에 작업한다. 따라서 나는 이곳에서 이상홍의 작품세계를 두 파트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제작한 그의 ‘조형드로잉’이고, 다른 하나는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작업한 ‘몽블랑드로잉’이다.
이상홍의 ‘몽블랑드로잉’은 지나가면서 중얼거렸듯이 몽블랑 만년필로 그린 드로잉을 뜻한다. 만약 우리가 그의 ‘몽블랑드로잉’ 세계로 한 걸음 들어가고자 한다면, 그의 몽블랑 만년필에 관한 이야기를 지나칠 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나는 ‘몽블랑드로잉’ 파트에 이상홍의 작가노트 <몽블랑 만년필 이야기>를 제공해 놓았다.
이상홍의 ‘몽블랑드로잉’뿐만 아니라 그의 ‘조형드로잉’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다름 아닌 ‘별’과 ‘별놈’이다. 도대체 그에게 ‘별’은 무슨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이 궁금증은 ‘조형드로잉’ 파트에 인용한 이상홍의 ‘별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작가노트 <별 세우기>를 읽으면 풀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홍은 ‘조형드로잉’과 ‘몽블랑드로잉’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일까? 그는 ‘조형드로잉’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는 몽블랑 만년필로 17년간 꾸준히 작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의 작품세계로 한 걸음 들어가고자 한다.
prologue
이상홍의 ‘조형드로잉’과 ‘몽블랑드로잉’_류병학 미술평론가
Drawing Project 2006-2023
별 세우기_이상홍
이상홍의 ‘조형드로잉’_류병학 미술평론가
Mont Blanc fountain pen Drawing 2006-2023
몽블랑만년필 이야기_이상홍
이상홍의 ‘몽블랑드로잉’_류병학 미술평론가
epilogue
이상홍의 ‘이건 드로잉이 아니래요’_류병학 미술평론가
profile
Credit
작가정보
저자(글) 이상홍
작가 이상홍은 201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조형드로잉’이라는 무규칙 이종격투기 같은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질적인 것들의 접목에서 쉽게 발생하곤 하는 ‘소통의 화장 가능성’에 관심이 있다.
그는 한예종 예술사를 졸업하고 전문사를 입학 전해인 2007년 갤러리 킹의 기획공모에 당선되어 첫 개인전 『참 잘 했어요(Fantastic Job!)』를 개최한다. 그는 이후 신미술관,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비욘드아트스튜디오, 갤러리 175, 오픈스페이스 블록스, 아트스페이스 빈공간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는 2007년 서울드로잉클럽 결성 후 현재까지 기획, 전시, 출판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08년 현대갤러리 윈도우의 『맏이로태어나서할일무척이나도많다만』을 시작으로 일명 ‘드로잉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2011년 2인 극단 ‘두비춤’ 창단에 참여해 그해 나무와 물 소극장에서 작품 <청혼>과 스페이스111에서 작품 <숲속으로>에 연극배우로 참여한다. 그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극단 ‘두비춤’의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2년부터 특정 소규모를 위한 문화공간 <홍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 장르 간 경계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면 활동하고자 연극과 음악 등의 장르에 지속적으로 ‘조형드로잉’을 들이대며 보기 드문 방식으로 소통을 꾀하고 있다.
그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 웹진 『연극인』에 <이상홍의 연극 그리기>를 연재하였고,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대학로 <연건당> 윈도우프로젝트 전시기획을 하였다. 그는 오카다 도시키의 『우리에게 허락된 특별한 시간의 끝』(알마출판사. 2016)과 『비교적 낙관적인 케이스』(알마출판사. 2017)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2018년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선정되어 일명 ‘제주도시대’를 시작한다. 그는 서귀포시 <재미진 학교>와 <누구나 센터>에서 그림 모임을 진행하고, 제주시 원도심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을 만들고 <이 작가와 끼니> 그리고 <그때 그냥 제주> 드로잉 작업 중이다.
이상홍의 작품은 우민미술관과 개인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다.
저자(글) 류병학
저자 류병학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예술대학(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Stuttgart)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art critic) 및 독립큐레이터(Independent curator)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큐레이터 류병학의 대표적 기획전시는 다음과 같다. 1994년 폴란드에서 기획한 <피스모 이 오브라스(pismo i obras)>, 1997년 독일 구체예술을 위한 파운데이션(Stiftung fur Konkrete Kunst, Reutlingen)의 윤형근(YUN Hyong-keun) 개인전, 1998년 금호미술관(Kumho Museum)의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The frame is better than the picture)>, 2000년 서울시 주최의 미디어시티_서울(mediacity_seoul)의 ‘서브웨이 프로젝트(Subway project)’, 2006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Busan Biennale Sea Art Festiva), 2010년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cheon International Digital Art Festival)의 ‘모바일 아트(Mobile art)’,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EXPO 2012 YEOSU KOREA) SK 파빌리온(Pavilion)의 아트디렉터를 맡아 국내외 대형전시들을 기획했다.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1994년 <이우환의 입장들들(Positions of Lee Ufan)>(씨네월드), 1998년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금호미술관), 2001년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Our Distorted Her)>(아침미디어), 2002년 <이것이 한국화다(This is the Korean painting)>(아트북스) 등 50여권의 단행본이 있다.
연출가 류병학은 2001년 입체영화(three-dimensional film) <도자기전쟁(War of Ceramics)>의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 2012년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공연한 총체극 <더 라스트월 비긴스(The Last Wall Begins)>의 연출도 맡았다.
류병학의 대표적인 수상은 1990년 독일 금속노조상(IG Metall Prize), 2008년 노무현 대통령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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