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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니가 있다

불교문예시인선 58
유병란 지음
불교문예출판부

2024년 01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1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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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5.21MB)
ISBN 9791192139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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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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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만난 일상의 사소한 느낌도 시인의 “감각적 경험”으로 재구성될 때 번져가는 한줄기 “물결”이 된다. 유병란 시인은 세상을 구성하는 작은 것들을 통해,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의 “소중한 존재들”을 감각하게 해준다. 내 안에서 시들어버린 바람의 무늬와 표정을 알 수 없는 혀의 말들, 모서리가 떨어져 형체를 잃은 기억 마저 시인의 섬세한 “인식의 렌즈” 안에 들어와 있다. 시인의 시선은 마지막 열차가 떠나고 해고당한 노동자가 방황했을 철길에 앉아 볕을 쬐는 풀꽃에 닿는다. 척박한 마음 밭에 심은 모종 하나, 거친 비바람이 지나는 동안 그러려니에 묻혀 모종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만한 일상의 비애를 끌어내어 소멸되어 가는 “존재에 대한 상실감”을 사유하게 한다.
시인의 말

1부

빈틈
이별이 책갈피에서 걸어 나왔다
번아웃 증후군
알밥 먹으러 갈까요
그 공원에 꼬리 달린 남자가 살고 있다
출구는 없다
건넜거나 건너지 못한
양피파즈
갑골문 발굴지
빨강 내복의 반복
나도 노약자
절룩이는 꽃집
목련꽃을 나는 걸었네
피아노 독주
금요일의 터미널


2부

자라를 찾아서
내 몸은 오래된 악기
발자국이 발자국을 따라 묵언수행
옥수역을 지나 회기역에 도착하는 동안
고요도 마당을 한 바퀴 돈다
그러려니가 있다
열두 장의 시간을 걸며
불두화 보살
그녀의 사월
언니의 바다
미술관 입구
끝방
날파리 증후군
뒷방 노인
목소리


3부

가을, 능내역에서
산사에서
저물녘 바다 찻집에서
풍장風葬
닮아간다는 것
오후 두시
빈집, 물 위를 건너갈 때
가면은 힘이 세다
환승 바이러스
흉터
난독증을 앓는 계절
꽃살무늬 창살을 열며 보았지
눈 뜨고 자는 물고기
기억의 갈피마다 봄은 얼마나 짧고 깊었을까
기역자 부처


4부

융프라우 산악열차
벚꽃엔딩
감나무 변천사

입주 동기
매미
조기 퇴직자
밤의 무게
낮병동
달이 품은 종려의 이마는 높이를 가진 통증 같다
포대화상
주름치마 속
곱사등이 그 사내
1cm의 거리
마이너스 통장

■ 작품론 | 빈틈의 정신과 여유의 시학 |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출구는 없다


횟집 수족관은 죽음으로 환승하는 간이역

심해에서 끌려나온 지느러미들
납작하게 바닥으로 몸을 숨기지만
숨을 곳이 없다

바다와 허공 중간 어디쯤
출구는 없다

지느러미 몸짓은 가늠할 수 없는 공포
가끔 유리벽에 혈흔이 비치기도 하지만
아직은 고요한 물결

숨소리를 숨긴다
마지막 손님이 돌아갈 때까지

수족관 맞은편 효사랑 요양병원
유리 외벽을 타고 오르는 햇살 지느러미들
바닥도 허공도 출구가 없다

오래 전 유리벽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속을 알 수 없는 수족관
저 건물 어디쯤 빠져나올 수 없는 심해가 있다



환승 바이러스


견고했던 울타리가 맥없이 무너졌다

유통기한이 끝났다며 환승을 통보받던 날
남아있는 내일을 닫고 그대는 문밖으로 밀려났다

가파른 절벽을 질주하며 사냥하는
눈표범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여백 없이 단단했던 지난 생

이제는 다 해져버린 발자국들만 무늬로 남아
쓸쓸해진 저녁을 흔들어 놓는다

순간처럼 잘려나간 청춘의 한낮들이
허공을 창백하게 떠다니고
어제보다 일찍 찾아온 계절이 곡선으로 번져간다

메일함에 폐지처럼 쌓인 청춘들
그 이름들이 먼지에 덮여 있다

빛을 잃은 어제가 슬며시 문밖으로 사라진다



번아웃 증후군


먼 곳을 돌아온 발에서 검은 뿔이 돋는다

뛰는 심장을 깊은 숲속 구상나무에 걸어 놓고

제 몸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통나무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듣는다

한동안 상실된 것에서 마른 풀들이 부서져 날릴 것이다

볕 좋은 날 창문을 열고 떠다니는 말의 먼지를 털어낸다

빈틈을 비집고 독풀처럼 자라난 가식과 날선 이야기

텅 빈 계절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내 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바람의 무늬와

표정을 알 수 없는 혀의 말들

조금씩 바닥으로 몸을 낮추고 부풀어 기포가 생긴 입술을

죽은 나무가 모인 북쪽으로 돌려놓는다

가끔 혀의 말에 숨이 차오를 때면 머뭇거리지 않고 너를 잘라낼 것이다



그러려니가 있다


먼저 간 친구 안부가 궁금한 날
깊은 우물에 얼굴을 비춰보는 것을 그러려니라 부를까
부서질 듯 말라버린 기억을 꺼내 찬찬히 들여다보면
모서리가 떨어져 형체를 잃은 기억, 그러려니가 있다

지워진 글씨들이 문장을 밟고 있다
침침해진 눈동자가 생략을 반복해도 이제는 그러려니
모난 마음도 풍화되었는지 그러려니

아주 오래전 척박한 마음 밭에 심은 모종 하나, 그러려니
자갈과 잔돌을 골라내고 마련한 그러려니라는 땅은
오래도록 비바람과 거친 파도가 지나는 동안
모종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바람도 잦아들고 파도도 잔잔한 볕 좋은 가을날
스스로 가지를 뻗어 몸을 불리며
열매까지 매달고 있는 그러려니를 보았다
밀려가고 밀려오는 시간들이 음표처럼 떠다니고
한 박자 늦거나 빠르거나 그대로 고요한 몸
어느새 귀가 순해져 있었다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껍질 사이로
제 몸처럼 들어앉은 햇살 그림자
짧은 한낮이 천천히 서쪽으로 기울어간다

작가정보

저자(글) 유병란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2014년 《불교문예》 등단.
시집 『엄마를 태우다』.
불교문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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