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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산만한 사람들을 위한 집중력 연습

필 부아시에르 지음 | 안진이 옮김
부키

2024년 0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2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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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69MB)
ISBN 9791193528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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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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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집중력이 흩어지는 순간들을 종종 경험한다. 그리고 그런 경험이 누적되다 보면, 혹시 내가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실제 ADHD 진단을 받은 성인들이 최근 5년간 5배나 증가할 정도로 집중력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기사도 있다.
혁신과 창의력의 상징이라 할만한 실리콘밸리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실리콘밸리 최고 ADHD 임상 전문가인 저자는 그 똑똑하다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며 자신의 진료실을 찾는 일을 수도 없이 겪었다. 이 책은 그들을 상담 치료하며 집중력 향상에 실제 효과 있었던 방법을 40가지 연습법으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획한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뇌의 실행 기능, 즉 ‘정신적 코어 기술’이 중요하다. 어떤 기술이 본인에게 더 필요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저자는 ‘주의 집중, 정리와 계획, 정신적 유연성, 감정 조절, 충동 억제’라는 다섯 가지 영역에 관한 인지 유형 진단표를 제공하고, 약점은 향상시키고 강점은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단련법을 알려 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산만한 사람들이 계획한 대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 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줄 책이라 할 수 있다.
추천의 말
시작하며_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기술

1장 나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뇌의 코어 기술 | 5가지 인지 유형 진단 | 뇌의 연결을 바꿀 수 있다? | 인생은 마라톤

2장 주의력·집중력 향상 기술
기억력과 주의력은 불가분의 관계 | 일 처리에 꼭 필요한 작업기억 | 기억을 오래가게 하려면 |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시’와 ‘집중’ |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 | 주의 집중을 유지하려면 | 장기간 집중이 필요할 때

3장 정리·계획 수립 기술
정리 부재, 계획 부재가 불러온 악순환 | 문제 덩어리 ‘더미’의 늪 | 미루지 말고 뛰어들어라 |
소방관 모드 끄고 응급실 의사 모드 켜기 | 다시 시간을 훔쳐 오자 | 기록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
증상을 설명할 땐 구체적이고 짧게

4장 정신적 유연성 키우기 기술
인지적 유연성의 정의 | 유연한 문제 해결 | 내가 그 사람이었다면 | 플랜 B 장착하기 |
생각에 관한 생각 | 기어 변환 능력 키우기

5장 감정 조절 기술
감정이라는 가속 페달 | 감정에 이름 붙이기 | 정신과 몸의 연결 | 회복 탄력성 키우기 | 부정적인 감정 관리하기 |
더 나은 관계를 위한 한 걸음 | 과부하 관리하기

6장 충동 억제 기술
작은 충동이 맵다 | 하지 말아야 할 일들 | 생각에 관한 더 깊은 생각 | 만족을 지연시키면 더 큰 만족이 온다

7장 나답게 내 삶의 궤도 그리기
원하는 삶으로 경로 변경하기 | 정기적인 정비와 점검 | 모멘텀 유지하기

참고 자료 | 참고 문헌

시작하며
삶은 원래 복잡하고, 인간은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복잡한 인지 능력들을 가진 존재로 진화했다. 아기 때부터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과 사건들을 관찰하며 가장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방법을 익혔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요청에 간단한 언어 또는 행동으로 대답할 줄 안다. 그리고 계획 세우기, 임무 완수하기, 목표 설정하기, 감정 조절하기와 같은 행위들을 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복잡한 상황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우리의 뇌는 이른바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발달시켰다. ‘정신적 코어 기술(core mental skills)’이라고도 불리는 이 실행 기능은 인지적 기능 중에 가장 늦게 발달하는 기능으로서 20대가 되어서야 완성되며, 성인기의 삶을 순조롭게 살기 위한 열쇠와도 같다.(11~12쪽)

1장 나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다행히도 나중에 가면 전전두피질이 발달하는데, 완전히 발달하려면 평균 25세 정도는 되어야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결정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청소년들의 뇌를 보면 감정 중추는 꽃을 활짝 피웠지만, 제동 장치와 논리 중추는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20대 중반에 이르면 대부분은 온전한 전전두피질을 갖게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전전두피질의 고차원적인 기능들을 똑같이 잘 사용하는 건 아니다. (중략) 실행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달한 성인들도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 하물며 실행 기능에 혼란이 생기는 성인 ADHD라면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실행 기능이 원활하게 수행되기 위해서는 뇌 안에 있는 도파민(dopam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과 같은 특정한 신경 전달 물질들을 다량으로 활용해야 한다.(22~23쪽)

2장 주의력ㆍ집중력 향상 기술
흥미롭게도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 즉 ADHD라는 진단명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특히 성인들에게 그렇다. 이들은 사실 ‘주의력 결핍’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주의력이 지나치게 왕성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주의를 어디에, 얼마나 오래 집중시킬지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주의가 완전히 흐트러진 상태 또는 한 가지 일에 아주 깊이 몰입한 상태에 익숙한 사람들인 것이다. 불행히도 과도하게 깊은 몰입은 예측하기가 어려우며, 당장 집중해야 하는 일에 몰입하게 된다는 법도 없다. 또한 이들의 대다수는 과다행동(hyperactivity)을 경험하지 않는다. 대체로 과다행동은 성인기에 이르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주의를 원하는 곳에 집중하기 어려운 특성은 어떤 상황에서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 예컨대 참신한 아이디어를 곧잘 떠올리는 경우다.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줄곧 일한 사람으로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능력으로 큰 부자가 된 ADHD 성인들이 많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러니까 분명 좋은 점도 있는 것이다. 이들이 겪는 문제들은 대부분 집중을 시작하고 자신의 아이디어가 구현될 때까지 장시간 그 집중을 유지해야 할 때 발생한다.(65~66쪽)

첫 아이가 태어난 후에 아내는 생애 최초로 마라톤 출전을 결심했다. 나는 결승선에서 아내를 기다렸다.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울거나 덜덜 떠는 사람들도 있었고 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때 아내가 미소 띤 얼굴로,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결승선에 들어왔다. 나는 아내에게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리고도 기분 좋게 결승선까지 올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따뜻한 날씨에 42.195킬로미터를 몇 시간 동안 달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는 그냥 한 번에 1킬로미터씩 가는 데만 집중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모든 1킬로미터 구간을 작은 경주처럼 여겼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천재적인 발상이었다.(72쪽)

3장 정리ㆍ계획 수립 기술
당신도 지금까지 살면서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해서 어떤 과제를 계속 미뤘던 적이 있을 것이다. 어느새 진행 상황을 보고 하라는 이메일과 독촉 전화가 밀려들기 시작하고 두려움이 엄습한다. 그렇다 보니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단 오히려 회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큰 두려움과 불안,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마감 기한이 지나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 이제는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어떤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당신은 과제를 피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만 것이다. 결국 일을 최대한 빨리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는 상사의 최후통첩을 듣고야 당신은 다른 모든 것은 무시하고 그 일에 몰두한다. 당연히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서 의식적으로 행동할 시간이 없다. 과제를 끝낼 무렵에는 다른 일들이 잔뜩 쌓여 있을 테고, 이 악순환은 되풀이된다. 상황은 더 나빠지고 당신은 초조해하면서 자책하기에 이른다.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성과도 곤두박질친다. 악몽이 따로 없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이 모든 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85~86쪽)

나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알아본 적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매일의 할 일 목록을 중요한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은 일을 끝까지 해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 목록을 사용한다. 과제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잊지 말라. “기록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과제를 기록해야 할 것으로 취급하면 당신은 기록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귀중한 정신적 자원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우유를 사는 일부터 경비 지출 보고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모든 것을 목록에 넣어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록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109쪽)

4장 정신적 유연성 키우기 기술
당신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기가 특별히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뇌의 ‘교통경찰’이 졸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신호등이 고장 났을 때 교차로 한가운데 서서 교통 정리를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교통경찰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여러 방향에서 오는 차들은 서로 충돌할 것이다. 뇌의 교통경찰은 우리의 자각으로 들어오는 정보(광경, 소리)와 내면에서 생겨나는 정보(생각, 감정)와 밖으로 표출되는 정보(반응, 행동, 반짝하는 아이디어) 사이에서 교통 정리를 담당한다. 안타깝게도 이 졸린 교통경찰은 일이 너무 힘들어지거나 따분해지면 더욱 졸려 한다. (중략) 만약 졸린 교통경찰이 정신을 차린다면, 그는 잠시 멈추고 전체 그림을 바라볼 것이다. 그런 멈춤은 당신에게도 선택지를 준다. 배우자의 자리에 서 보고, 창의적인 해법을 생각해 내거나, 곧바로 말다툼에 뛰어들기보다는 적절한 질문을 던져 화해의 문을 열지도 모른다.(128쪽)

5장 감정 조절 기술
당신은 지금껏 감정이 불쑥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며 살아왔을 것이고, 어느새 감정이 성공을 방해하고 있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또 지각하거나, 약속을 잊어버리거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실수를 하고 나서 부정적 감정과 부정적 자기 대화가 폭포처럼 쏟아지는 경험을 해 봤을지도 모른다.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감정들에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당신의 경험을 생각해 보라. 내가 내담자들에게 가장 많이 경험하는 감정을 나열해 보라고 하면, 그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제대로 해내는 일이 없어요.” “제가 지각을 자주 하니까 회사 사람들 모두 제가 직장생활을 대충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말들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생각들이지 진짜 감정이 아니다. 감정은 대개 한두 단어로 표현된다. 이제부터 당신이 많이 경험하는 감정을 다시 찾아보자. 이번에는 ‘슬프다, 행복하다, 화가 난다, 신이 난다, 자랑스럽다, 걱정된다’와 같은 짤막한 감정 단어를 사용해 보라. 아래에 제시된 보편적인 기분과 감정 목록을 참고하라.(156~157쪽)

6장 충동 억제 기술
반응이 강하다는 것은 반응을 잘 한다는 것과 다르다. 충동형 반응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반대로 시간을 가지고 선택지들을 조정하는 조정형 반응을 하면 문제는 작아지고 결과는 개선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충동적 반응을 피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조정형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무조건 처음에는 잠시 멈추고, 다음으로 심호흡을 하고, 생각을 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행동을 해야 한다. 양쪽의 차이는 뚜렷하다. 충동형 사례에서는 일이 빠르게 전개되고 결과는 매우 나쁘다. 조정형 사례에서는 일이 천천히 전개되고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다.(198쪽)

7장 나답게 내 삶의 궤도 그리기
내담자와 마지막 상담을 하는 자리에서 나는 “사람은 자동차나 기계와 비슷하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 준다. 사람도 계속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정비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을 획득할 때 습관이 잘 들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담자에게 처음 몇 주가 지나면 효과가 약해질 거라고 미리 알려 준다. 이것 역시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미리 정해 놓은 일과나 훈련 계획에서 벗어날 때 당신 자신에게 “이럴 줄 알았어! 나는 뭘 꾸준히 하질 못해. 내가 그렇지 뭐”라고 말하는 대신, 관찰자의 시점에서 그 일을 묘사해 보기를 권한다. “아, 이런, 내가 일과대로 못 했네. 필 선생님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건 정상이라고 말씀하셨지. 다시 리듬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일이 갑자기 닥치지 않기를 원한다면 정기적으로 자기 점검을 하라. 일주일에 한 번, 무엇이 잘 되고 있고 잘 되고 있지 않은지를 평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라. 한두 번 빼먹거나 후퇴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그걸 알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219~220쪽)

당신의 집중력은 ‘연습’으로 단련될 수 있다!

몇 시인지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을 봤다가 문득 확인해야 할 업무가 떠올라 회사 메일에 들어간다. 그때 친구에게서 문자가 오고, 답장하고 있는데 누군가 좋아요를 눌렀다는 SNS 알림이 뜬다. 확인만 하려다가 피드에 올라온 게시물들을 전부 구경하고, 우연히 뜬 웃긴 동영상을 1분 정도 보다가 갑자기 생각난다. ‘아 맞다, 지금 몇 시지?’
자각할 겨를도 없이 집중력이 흩어지는 순간들을 자주 경험하다 보면, 혹시 내가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가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한 국내 기사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은 성인들이 최근 5년간 5배나 증가할 정도로 집중력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10년 넘게 실리콘밸리에서 성인 ADHD 상담 치료를 해 온 필 부아시에르는 혁신과 창의력의 상징인 이곳에서도 집중력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닫는다. 꼭 ADHD로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어떤 스트레스 상황에서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야 하는 그들에게 집중력 문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내담자들을 상대로 숱하게 진행된 상담 치료 경험을 토대로, 집중력 향상에 실제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40가지 연습으로 정리했다.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단순히 투 두 리스트를 꼼꼼하게 적고 계획을 철저히 세우라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효과 좋은, 그야말로 ‘고급 실행 기술’을 알려 준다.(이재은 추천사)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해서 모두 같은 증상을 겪는 건 아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자주 시선을 빼앗긴다거나, 주변 정리 정돈이 안 된다거나,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하나로 연결 짓지 못한다거나, 유독 감정 조절이 안 된다거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중 하나 혹은 몇 개 이상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우리 뇌의 실행 기능인 ‘정신적 코어 기술’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주의력ㆍ집중력, 정리ㆍ계획 수립, 정신적 유연성, 감정 조절, 충동 억제’라는 이 다섯 가지 기술 중에서 자신이 약한 부분과 강한 부분을 알면, 연습을 통해 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한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
ADHD로 진단받았거나, ADHD인 건 아닐까 혼자 고민해 봤거나, 혹은 그저 산만해서 겪는 크고 작은 불편함 때문에 좀 더 계획적으로 살고 싶은 사람 모두가 이 책에서 자신에게 맞는 집중력 향상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기술들이 몸에 익으려면 운동처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습을 반복해서 좋은 습관을 들인다면, 산만한 삶의 악순환을 끊고 집중하는 삶이라는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ADHD는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먼저 한 가지 분명히 하자. 저자는 ADHD가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러니 집중력 저하는 당연히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너무) 산만해서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라는 호소일 뿐이다.
예컨대 ADHD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고 성취감이나 보람을 느끼는 데 필요한 도파민, 주변과 머릿속 소음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노르에피네프린이 생산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지능이 낮은 건 아니다. 단지, 해당 증상이 없는 사람들과 뇌가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어떤 일들을 하기가 더 어려울 뿐이다. 들어 문제를 해결할 때 다양한 상황을 검토해 보는 유연한 사고가 부족해 과거 실패했던 경험에 붙들려 있는 경우가 그렇다.
물론 그들이 더 잘하는 것도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 능력이 뛰어나서 주변으로부터 창의적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저자를 찾아오는 내담자 중에는 소위 ‘실리콘밸리 거물’들도 있었다.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가 그들의 장점인 아이디어 창출 능력을 활용해 유연한 사고를 유도하여 다양한 해결 방법을 찾아 나가게끔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데일 아처 박사는 말했다. “당신이 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당신의 가장 큰 강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방법만 알면 증상을 관리하며 잘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너무 산만한 탓에 작은 일 하나 끝내기 어렵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기고 인간관계는 망가지고 육아는 더 어려워진다. 살아가다 보면 진짜 눈물 나게 힘들 때가 있다. 저자는 누구나 잘하는 것이 있고 못하는 것이 있듯이 각자가 가진 코어 기술들의 강점과 약점은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어떤 부분이 강하고 어떤 부분이 약한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부족한 부분의 기술을 발전시켜 보완할 수 있고, 심지어 부족한 부분은 그대로 둔 채 장점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소방관 모드를 끄고, 응급실 의사 모드를 켜라

늘 일정에 쫓기면서 급한 불을 끄고 있는가? 그때그때 눈앞에 닥친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다 보면 마감 기한을 놓치거나 여러 가지 일이 섞여 뒤죽박죽되기 십상이다. 이젠 소방관 모드를 끄고, 응급실 의사 모드를 켤 때다. 응급실이나 분쟁 지역 병원에서, 가장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결정해야 할 때 ‘트리아지(triag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위기에 처하기 전에 나만의 트리아지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놓는다면 꽤 성공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간단하지만 중요한 법칙이 있다. “기록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원하는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사람들의 습관을 알아보았다. 그들 역시 매일의 할 일 목록을 기록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목록은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내고, 생산성을 높이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삶의 ‘안전망’ 역할을 해 준다. 중요한 일이 누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매일 목록을 확인하면서 해야 할 일들을 자각하면 수행할 확률 또한 높아진다. 어떤 것을 기록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데 시간을 쏟지 말고, 전부 기록하는 것이 좋다.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우선 하루 단위, 세 가지 범주 목표 설정부터 시작해 보자. 매일 밤, 다음 날에 해야 할 것들을 ‘반드시 해야 함’ ‘해야 함’ ‘하면 좋음’ 이렇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누고, 각 범주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만약 똑같이 시급한 과제가 두 가지 있다면, 덜 내키는 과제 먼저 수행하는 것이 좋다. 그 과제를 해냈다는 성취감에서 다음 과제를 수행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만족을 지연시키면 더 큰 만족이 온다

1960년대 스탠퍼드 대학에서 ‘마시멜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4~5세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면서 지금 먹어도 되지만 먹지 않고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한 뒤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실험에 참여했던 아이들을 40년 동안 추적한 결과,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렸던 아이들이 학교와 직장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뒀고, 부부 관계가 더 좋았고, 건강 상태도 더 좋았다. 만족을 지연할 줄 알았던 아이가 시간이 흐른 뒤에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연구는 ‘만족 지연’에 관한 중요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싶지만, 만족 지연은 정신적 코어 기술들을 동시에 사용해야 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나중에 보상받기 위해서는 당장의 감정을 관리하고, 기억을 정확히 회수하고, 충동성을 억제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정신적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만족 지연을 자주 수행할수록 여러 코어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는 능력도 향상된다. 게다가 성공 경험이 반복되면 자연스레 자신감도 높아진다. 일상생활에서도 만족 지연을 연습할 수 있다. 멈추고(Stop), 생각하고(Think), 관찰하고(Observe), 계획하기(Plan)의 약자를 딴 ‘STOP 방법’을 통해서 가능하다. 다음 사례를 보자.

늦게 출근한 케년은 모두가 직원 식당에서 열리는 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상사가 식당 문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케년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돌아 주차장을 향해 걸어간다. 그 순간, STOP 방법을 활용해 보자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는 발걸음을 멈춘다. 벤치에 앉아 마음을 추스르고 심호흡을 한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기분을 생각해 본다. 지금 자리를 뜨면 무단 결근으로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 그는 주변 환경과 전체적인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그러다 직원 식당 문에 붙어 있는 일정표에 눈길이 간다. 5분 후면 휴식 시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마침내 그는 계획을 수립한다. 휴식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어색하지 않게 입장하고, 자리를 배정받고 나서 늦게 도착한 일에 대해 사과하기로 한다.(본문 203쪽)

케년은 STOP 방법을 사용해 결근이라는 부정적인 결과 대신 일자리 유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당장의 만족을 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잠시 멈춰서 심호흡하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면 시간이 생기는 만큼 더 넓은 선택지들을 검토할 수 있게 되고,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단기가 모이면 장기가 된다

따뜻한 날씨에 42.195킬로미터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울거나, 덜덜 떨거나, 토하기도 했다.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닌 와중에, 저자는 아내가 미소 띤 얼굴로 땀도 많이 흘리지 않고 여유롭게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비법을 물어보니, 아내는 “그냥 한 번에 1킬로미터씩 가는 데만 집중했다”고 대답했다. 모든 1킬로미터 구간을 하나의 작은 경주처럼 여겼던 것이다.
이 천재적인 발상은 긴 집중력이 요구되는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 유독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시간을 끌면서 미루기 쉽고, 의욕을 잃기도 쉽다. 이때 프로젝트를 작게 쪼개면 부담도 덜하고 수행도 용이하다. 예를 들어 집 셀프 인테리어를 위해 페인트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먼저 프로젝트를 세 개의 큰 층으로 나눈 뒤, 다시 하위 덩어리로 나누는 것이다. 층1은 목표하는 마감일을, 층2는 큰 덩어리들과 각 덩어리를 완성해야 하는 날짜들을, 층3은 다 합쳐놓으면 큰 덩어리가 되는 하위 과제들을 적는 식이다.
마라톤은 ‘장기전’이라는 점에서 다른 종목과 다르다. 마라톤 훈련할 때 빠른 날과 느린 날, 부상을 당해서 회복이 필요한 날이 있듯이 집중력 연습 과정에도 오르내림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하나 분명한 것은, 날마다 조금씩 연습하면 실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확신한다. 지금으로부터 1년 후에 돌아보면, 과거 힘들어했던 문제들 대부분이 작아져 있을 거라고. 이 책과 함께라면, 산만한 사람들도 잠재력을 끌어내 궤도 이탈 없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작가정보

임상 심리 치료사로서 지난 10년 동안 혁신과 창의력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에서 성인 ADHD를 치료해 왔다. 임상 훈련 외에도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과 하버드 대학에서 ADHD 진단 및 치료 고급 과정을 이수했다. 스탠퍼드 대학 출신 의사 두 명과 함께 실리콘밸리 제일의 성인 ADHD 클리닉을 설립했으며, 성인 ADHD를 위한 온라인 지원 센터인 ‘비욘드 포커스드(Beyond Focused)’를 만들었다. PBS, ABC 뉴스, 〈굿모닝 아메리카〉등 주요 언론 매체에 임상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2007년부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50 이후,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습관》 《컬러의 힘》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주의력 연습》 《마음 가면》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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