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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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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0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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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7.56MB)
ISBN 9791160407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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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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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023년 연속 퓰리처상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된 클로이 쿠퍼 존스의 첫 책 《이지 뷰티》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선천성 장애 ‘천골무형성증’을 지니고 태어난 여성이자, 철학자, 한 아이의 엄마인 클로이 쿠퍼 존스는 책에서 장애로 인해 수없이 겪어야 했던 차별과 편견에 대한 치열하고도 다층적인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 룰루 밀러, 《그 해, 여름 손님》의 저자 안드레 애치먼의 극찬을 받으며, 2022년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선정 최고의 책에 오를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지 뷰티》가 장애·소수자 문제를 다룬 여타의 책과 다른 점은 자기 존재에 확신을 가지고 세상에 문제제기하며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던 그에게 ‘천골’이 누락된 자신의 몸은 처음부터 ‘불완전한 몸’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부정당하고 상처받으며 자신이 ‘장애인’임을 깨닫자 클로이는 본능적으로 이를 외면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누락된’ 부분을 학문적·정서적인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철학자의 말들 속에 숨어 지내는 방법으로 자신을 지키며 살아간다. 책에는 그런 자기방어적인 태도로 ‘구경꾼’처럼 관조하며 살아왔던 그의 삶의 과정이 담담히 그려져 있다. 그러나 어릴 적 자신을 거부했던 공간을 비롯해 여러 곳을 여행하는 동안 저자는 ‘장애’ ‘모성’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만의 새로운 답을 찾아나간다. 여행지에서의 사유에 녹아 있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아이리스 머독 등 철학자들의 말을 빌린 저자의 아름답고 은유적인 문장들을 마주하다 보면 깊은 문학적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책의 추천사를 쓴 김원영 변호사가 “이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문학적 체험이면서 여행이었고, 매우 신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한 까닭이다.
저자는 ‘장애여성’이 아닌 여성으로서, 외적이든 내적이든 아름다움에 관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해방을 느낀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을 키워드로 저자가 여행했던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 프놈펜의 킬링필드를 따라다가 보면 저자의 심리적 변화와 함께 타자와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광경을 내밀하게 목도할 수 있다.
추천의 말
프롤로그-중립의 방

1부 아름다움에 관하여

베르니니의 조각
마당의 개
날아라 상념이여, 황금 날개를 달고
달에서 사람들 주위를 돌다
야자수의 재발견
구경꾼의 나약함

2부 모든 것이 변화하는 순간

피터 딘클리지 파티
정지된 것들
경계선 위에서
마이애미의 해변
비틀린 타원들
브루클린의 술집

감사의 글

브루클린의 어느 술집. 친구인 두 남자가 내 삶이 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내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은 제이, 오른쪽은 콜린이다. 나와 동일한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윤리철학 교수가 된 콜린은 내 몸과 같은 몸이 존재하지 않을 더 나은 사회를 옹호한다. 두 사람은 나를 사이에 두고 이 견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이건 흔한 일이다. 주장의 내용도,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 내가 잊히는 것도 그렇다._8쪽

사람들은 나에게 간섭하려는 게 아니라고 쉽게 말한다. 그들은 진짜로 나를 돕고 싶은 거라고 끝까지 주장한다. 낯선 사람들이 나에게 “무슨 무슨 오일을 써봐라” “무슨 무슨 연고를 발라봐라” “허브, 가루, 알약, 요가 동작, 명상법, 에너지를 붙잡아주는 사람, 에너지를 변화시키는 사람, 나의 모든 에너지를 재배치해서 딱 맞게 정리해줄 사람이 있다”고 알려준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당신 몸에 손을 올려볼게요. 저는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고, 신의 사랑이 당신의 몸을 치유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내가 가장 치유받고 싶은 부분은 몸이 아닌데도.._31쪽

사람들은 대부분 나의 키에 먼저 주목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나의 걸음걸이를 주목하고, 나의 몸이 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과 두 발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나머지 신체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차린다. 의학 용어로 나의 장애는 ‘천골무형성증Sacral Agenesis’이라고 한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나에게는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뼈인 천골이 없었다. ‘agenesis(무형성)’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떤 것이 생성되지 않았거나 생성에 실패했다는 뜻이다. 나에게 없는 천골, 나의 누락된 요소._39~40쪽

사람들은 나를 불편해했고, 때로는 잔인하게 굴었지만, 대개의 경우 그저 나를 끼워주기가 어려우니 나를 가장자리 남겨두는 게 편하다고 느꼈다. 내 몸은 항상 눈에 보였지만, 내가나의 ‘자아’라고 불렀던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불가피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나 자신을 배제했다. 더 현실적인 삶, 사방에서 반짝이는 삶, 밝고 충만하고 접근 불가능한 삶의 흐름에서 밀려나기 전에 나만의 고독한 장소로 대피했다._138쪽

사랑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개념이었다. 나는 10대 여학생이었고, 사랑을 원했고 섹스를 원했지만, 대개 나는 사랑과 섹스에 부적합한 사람으로 취급됐다. 내 또래의 다른 아이들은 이성의 매력에 점수를 매기면서 이야기하곤 했다. 누군가가 섹시하다거나, 섹시하지 않다거나, 조금 섹시하다거나, 전에는 섹시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섹시하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나는 장애가 있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마치 동물이나 어린아이처럼 아예 그 점수표에 없는 존재였다._186쪽

하나가 된 목소리들이 무대 너머로 작살을 던졌다. 그 작살이 나를 꿰뚫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그날 하루의 단조로움을 나에게서 베어갔다. 하나의 소리, 하나의 음. 순수하고, 따로 떨어진 소리. 그 깨끗한 소리, 그 목소리들이 모두 함께 노래하고 있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나는 진흙탕 같은 일상과 나의 물질성과 혼란스러운 지각과, 나를 괴롭히는 요구들을 초월했다. 그 소리는 나에게, 사람들에게서 분리된 상태의 굉장한 기쁨을 상기시켰다._141쪽

성인이 된 뒤 내가 만났던 남자들은, 나에게 성적 매력이 있다고 느꼈을 때 종종 그걸 충격이라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묘사했다. 나에게 말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실제로’와 ‘정말’이었다. “너는 실제로 매력적이야.” 어떤 낯선 남자가 길거리에서 나를 멈춰 세우고 했던 말이다. “나는 당신이… 여기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실제로 예뻐 보여요.” 그는 내 키를 재며 말했다. 어떤 남자는 나와 섹스를 한번 하고 나서 “와, 당신이 정말 여자인 것처럼 느껴지네요”라고 말했다._189쪽

사람들은 내가 들어갈 수 없는 장소들을 만들어서 내가 얼마나 많이 망각되고 ‘실생활’로부터 얼마나 많이 배제당하는지를 나에게 가르쳐준다. 나는 시선을 많이 받았지만 관찰당하지는 않았다. 나는 세상 안에 있는 동시에 세상 위에 있었고, 안전한 구석에서 내 자의식이 형성되는 것을 거리를 두고 관찰했다. 배제를 당할 때는 나도 수치심을 느꼈다. 나 혼자만 특이한 형벌을 받고 있는데,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런 형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기분이랄까._254쪽

나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바다를 바라봤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내가 이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며 나 자신을 거의 설득했던 온갖 방법이 생각났다. 그동안 나는 여러 겹의 우월의식, 이론, 핑계를 사용해서 자존심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그 안에만 안전하게 머물렀다. 구경꾼이었던 나 자신의 나약함이 부끄러웠다. 열린 공간에 나가 앉아, 냉혹한 사실들과 복잡성과 긴장된 감정들을 직면하지 않으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내가 잃어버린 게 또 뭐가 있을까?_266쪽

산부인과 의사는 임신 후기에 이르러 내 엉덩이가 분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의 잘못 배열된 절구관절이 떨어져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것이고, 내 척추에 영구적 손상이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내 아이가 영구적 손상을 입고 불완전하게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의사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도덕적으로 맞는지 고민해보셨나요?”_291~292쪽

그 자폐 여자아이와 쌍둥이 영재 여자아이는 수업 시간에 짝이 되는 법이 없었다. 우리를 가르친 교사들의 눈에는 내가 그 여자아이의 진정한 쌍둥이였다. 우리는 둘 다 불행한 특징을 가진 존재로 보였다. 우리가 동류의식을 발견할 수 있었던 지점에서 우리는 공통적인 거부만을 발견했다. 우리는 한 덩어리로 취급되고, 동시에 자격을 박탈당했다. 어릴 때 나는 ‘장애’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도 않았다. ‘장애’라는 꼬리표는 나라는 개인의 정체성을 축소하기만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다._305쪽

투올슬렝에서는 캄보디아인 수천 명의 이야기들보다 캄보디아 영해로 표류해왔다가 체포되어 S-21에서 살해당한 미국의 잘생긴 백인 선원 이야기에 더 많은 공간이 할애되어 강조되고 있었다. 캄보디아인들의 이야기는 모두 하나로 묶여 제시됐는데, 그들의 수많은 얼굴들은 내 기억 속에서 아주 흐릿해져서 얼굴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나는 그 박물관에 갔을 때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도 못했다. 모든 게 백인들의 시선에 맞춰지는 것에 너무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내가 친구라고 부르고 싶었던 체트라조차도 나와 같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서구식 행동을 모방하는 법을 알았다._352쪽

그리고 나는 바로 그 순간,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했다. 진짜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현장의 경이로움을 직접 느끼고 있었다. 나는 군중의 좋은 기분에, 외부를 향한 즐거움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에 휩쓸렸다. 그 여성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자유로웠다. 나는 그저 군중 속의 점 하나가 되어, 집단적으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경험에 푹 빠졌다. 우리는 함께하고 있었다. 근육은 따뜻해지고, 이완되고, 시야가 또렷해졌다. 정신이 몽롱하고 행복감에 젖었다._413쪽

★ 2022, 2023 퓰리처상 최종후보작
★ 김원영 변호사·룰루 밀러·안드레 애치먼 추천
★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오프라 데일리》 선정 최고의 책

브루클린의 술집과 로마의 미술관,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
그리고 프놈펜의 킬링필드까지
배제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사유의 여정

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시간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장소’이다. 작가는 자신의 집이 있는 브루클린의 어느 술집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을 지나 선댄스 영화제와 테니스 경기장으로, 그리고 캄보디아의 프놈펜을 거쳐 가족들과의 마이애미 해변 여행지로 이동하며 장애여성이자 엄마로서의 삶과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드러낸다.

브루클린의 어느 술집
왼쪽의 제이와 오른쪽의 콜린. 친구인 두 남자가 저자의 삶이 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그중 콜린은 ‘천골무형성증’인 저자의 몸과 같은 불완전한 몸이 존재하지 않을 더 나은 사회를 옹호한다. ‘삶에 깊숙이 관여하지 말 것. 거리를 두고 고통도 추함도 욕망도 아름다움도 그저 관조할 것.’ 저자는 언제나 그랬듯 자신의 ‘중립의 방’으로 숨어들어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수를 센다.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
저자는 베르니니의 조각상을 감상하는 낯선 남자 조엘의 아름다운 외모를 의식하며 혼자 낯선 여행지에서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한다. 자와 설계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듯 완벽한 비율을 가진 그는 천골 뼈가 없어 균형도 대칭도 맞지 않고 통증으로 삐거덕거리는 저자와 완전히 상반된 존재다. 어쩌다 그는 조엘과 보르게세 미술관의 ‘엄격한 비례’와 ‘객관적인 아름다움’에 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나누게 되고 그러다 그의 무례하고 시혜적인 발언에 상처를 입는다. 그와 헤어진 뒤에도 보르게세 공원을 돌며 미술관 건물과 옛 그리스신화를 조각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완벽한 비례와 대칭을 미학으로 생각하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자신의 ‘부조화적이고 불협화한 몸’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밀라노의 비욘세 콘서트장
저자는 버나드 보즌켓의 말처럼 ‘쉬운 아름다움’이란 눈에 잘 띄고 편안하다고 생각해왔다. 단순한 곡조, 장미, 젊은이의 얼굴, 전성기를 맞이한 사람의 육체. 이 모든 것은 단조롭고 직설적인 기쁨을 준다. 반대로 ‘어려운 아름다움’이란 시간과 인내와 더 많은 집중을 요구하며, 우리가 받은 교육, 우리의 안목, 인내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저자에게 모욕을 줬던 학생 샤론이 사과하며 그에게 “교수님도 비욘세 콘서트장에서 ‘비욘세 경험’을 꼭 해보시라”고 말한다. 저자는 정말로 비욘세 밀라노 콘서트를 관람하게 되고, 거기서 많은 사람과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우월함’이라는 집을 짓고 거기서만 안전하게 머물렀던 자기 자신의 갇힌 삶에 충격을 받는다. 책의 제목 《이지 뷰티》는 이 날의 깨달음을 담아낸 것이다.


프놈펜의 킬링필드
저자는 자아를 찾는 마지막 여정으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찾는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다크 투어리즘’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철학자로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연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또한 툭툭 운전기사 체트라와의 만남을 통해 은연중에 미국인들과 행동이 다른 캄보디아 사람들을 ‘수준 낮다’고 여겼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는 항상 자신을 ‘피해자’라고 생각해왔지만 처음으로 자신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어쩌면 이미 그런 적이 있었을 것임을 아프게 깨닫는다.


“내가 장애를 연구하지 않으면 나쁜 장애인이 되지.
반대로 장애를 연구하면 약삭빠르다는 소리를 들어”

장애인은 한없이 선하고 가여운 존재로만 머물러야 하는가

고소득의 안정적인 직장, 철학과 교수로서의 지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주요 매체에 글을 기고하면서도 그는 항상 ‘장애인’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거나 장애인이기에 ‘비장애인을 대체할 값싼 인력’으로 대우받아야 했다. 이러한 시선으로 인해 때론 저자 자신도 자기 능력이나 존재 가치를 의심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평상시에는 장애인에게 온정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그들이 자신의 밥그릇을 위협할 때 그 즉시 소외시키고 배제함으로써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저자가 사는 브루클린뿐 아니라 한국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허락하는 바운더리 안에서 ‘한없이 선하고 가여운 존재’로만 머물러야만 한다. 전장연 시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말할 것도 없고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복지혜택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그 증거이다.
저자는 때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역으로 이용해 자신의 비뚤어지고 모난 성격을 위트 있게 드러낸다. 어릴 적에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신’ 혜택을 악용해 친구들에게 물건을 팔아먹기도 했으며, 비욘세 콘서트나 유명 영화배우 피터 딘클리지의 생일 파티에 가서는 자신의 ‘가여운 몸’으로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자극해 특혜를 받기도 한다. 저자는 이렇듯 본인의 경험을 고백하며 ‘장애인이라면 모두 선하거나 어리숙하다’는 편견을 스스로 뒤집는다.


“내가 임신했을 때 주치의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게 도덕적으로 맞는지 고민해보셨나요?””

장애여성이 임신하는 것은 죄악인가

그는 태어날 때부터 생존 문제를 비롯해 모든 걸 부정당하며 살아야 했지만 그중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 들어왔던(그래서 임신 5개월까지도 전혀 임신을 의심치 못했던) 임신의 경험을 통해 장애여성의 모성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저자의 임신을 두고 담당의와 주변의 많은 이가 도덕성까지 운운하며 ‘이 임신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의 몸은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되는’ 몸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지금은 아들 울프강이 없는 삶을 결코 상상할 수 없지만, 처음 임신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출산한 뒤 따뜻하고 무게감 있는 아이를 안았을 때 마냥 기쁘기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낯설고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한다. 여성에게, 나아가 장애여성에게 모성이라는 굴레가 얼마나 무겁게 작용하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엄마’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면서도 남편에게 어린 아들의 양육을 맡기며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는 데 더 몰두한다. 장애여성이라면 ‘모성’에 더 얽매일 것이라는 사람들의 편견을 또 한 번 뒤집는다.


“신성하고 객관적인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거부했던 게
그런 아름다움에서 내가 배제됐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가장 ‘불협화한’ 몸을 지닌 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날카롭고 우아한 심판

저자는 자신의 원초적인 욕망에 관해서도 서슴없이 드러내는데, ‘장애인’이라고 하면 어수룩하고 어린아이처럼 생각하며, 장애인이 느끼는 감정이나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마저도 묵살해버리는 것들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가볍고 부정적으로만 여겼던 ‘피상적이고 쉬운 아름다움’이 사실은 자신이 가질 수 없어 외면해왔던 것이었으며, 그간 자신은 ‘신성함이라는 이름의 배제’를 통해 오만함 속에서 살아왔고, ‘쉬운 아름다움’과 ‘어려운 아름다움’ 두 가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이지 뷰티’가 결코 내면적이고 복합적인 아름다움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지 않음을 강조하는 또 한 번의 전복이다.
한국에서도 한때 ‘탈코르셋’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여성에게 꾸밈노동을 강요하는 한국사회에 ‘꾸미지 않음’으로서 반기를 들고 저항한 운동이었으나 이로 인해 탈코르셋을 강요하는 시선도 나타났다. 화장을 하거나 치마를 입는 경우, 혹은 조금이라도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우 그런 이에게 ‘배신자’의 시선을 보내며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탈코르셋은 여성의 자유로움과 주체성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지, 저자의 말처럼 ‘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가 정한 외적 아름다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사람으로서 저자는 “어떤 이론에서 내가 배제된다고 그 이론이 옳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볍게 여기고 외면하려 했던 자기 자신을 무의식을 끝내 마주하고 진정한 자유로움과 해방을 느끼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생각 거리를 던진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변호사 김원영의 추천
“원하는 것을 챙기면 미련 없이” 자리를 뜰 것. 삶에 깊숙이 관여하지 말 것. 거리를 두고 고통도 추함도 욕망도 아름다움도 그저 관조할 것. 타인에게 쉽게 배제되고, 함부로 정체성을 규정당해본 사람이라면 이 전략이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어디 그게 쉬울까. 특히 우리가 삶을 사랑한다면. 장애여성이자 철학자, 한 아이의 엄마인 클로이는 아름다움도 삶도 고통도 철학적으로 관조하던 인물이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여행과 만남들을 통과하며 삶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고,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고정되었던 시선을 들어 올려 세상을 향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문학적 체험이면서 여행이었고, 매우 신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경험이었다. 삶을 사랑함에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 바깥에서 관찰자로만 남기를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 룰루 밀러의 추천
“클로이 쿠퍼 존스는 훌륭한 안내인이며, 굉장히 예리하고 인간적이다. 이 책은 아름다움의 세계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 자신이 가진 욕구의 뿌리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구조와 그런 사람들을 추앙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존스가 던지는 질문들은 오랫동안 당신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원작 《그해, 여름 손님》 저자 안드레 애치먼의 추천
“《이지 뷰티》는 대담하고 진솔하며, 탁월하게 잘 쓴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가장 약하고 어두운 곳을 서슴없이 탐색하며 품위와 유머, 그리고 보기 드문 인류애를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 추천
“화려하고 생생하게 살아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시선을 거부하며 탁월한 자아의 빛 속에 서 있다.”

《워싱턴 포스트》 추천
“저자는 살지도, 걷지도, 아이를 갖지도 못할 것이라는 의사들의 비참한 예측에도 그러한 일들과 그 이상을 해냈다. 이 책에서 그는 문화가 개인의 가치를 결정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신화와 그 신화에 대한 의도하지 않은 공모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추천
“저자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재치와 지성으로 사회의 미의 규칙에 도전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의 복잡한 요소를 탁월하게 보여준다.”

《더 코첼라 리뷰》 추천
“화려하고 간결하며 때로는 매우 재미있다. 육아, 장애, 그리고 그 뒤에 해야할 일에 대한 흥미진진한 책이다.”

작가정보

철학 교수이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선천성 희귀질환인 천골무형성증을 지니고 태어났다. 첫 번째 단독 저서 《이지 뷰티》로 2022, 2023년 연속 퓰리처상 회고록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GQ》 《더 버지The Verge》 《북포럼Bookforum》 《뉴욕 매거진》 《더 빌리버The Believer》 등의 매체에 글을 실었다. ‘미국 최고의 여행 작가’와 ‘미국 최고의 스포츠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살고 있다.

2007년부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타임 푸어》 《마음 가면》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컬러의 힘》 《주의력 연습》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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