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세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박순이 , 양태우 지음

꽃피는 나무 2023년 12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외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옛날이야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장녀로 태어나셨고 자라시면서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으셨습니다. 전란의 시대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강한 의지로 여러 역경을 극복하고 부산 사범학교를 졸업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제가 미국의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공부하지 않으면 지식이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사람은 무식해진다. 그리고 성찰하지 않으면 파렴치해진다. 어른이 되려면 계속 공부하고 성찰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학 생활 동안, 그리고 지금도 이 말은 제 좌우명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주변에 조언 같은 걸 해줄 어른을 만날 기회가 드물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타지에 혼자 살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교수님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또래 학생들이었고 어쩌다 만나는 어른이라 해도 꼭 모두가 젊은 청년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만남에 몇 마디 나눈다고 존경심이 생기거나 하는 일이 잘 없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해 틈틈이 챙겨 봤는데 가정이나 이웃에서 연장자가 주인공에게 삶의 지혜나 조언을 주는 장면이 나오면 어딘가 부럽기도 하고 동경했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후 외할머니께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여쭸습니다. 여러분께 저의 존경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목차

1. 어린 시절 편
2. 부모님 편
3. 결혼 편
4. 가족 편
5. 할머니의 기록
6. 끝맺음

책 속으로

“할머니는 항상 공부하라고 말씀하신다. 군 복무 시절 휴가 때 한번 오라고 하셔서 혼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사람이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 하셨다. 성찰하지 않으면 파렴치해진다고. 공부를 멈추면 지식이 거기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점점 무식해지기 때문에 어른이 되려면 계속 성찰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하셨었다.”

“아버지는 남녀 차별이 심해가 나한테는 무관심하셨어. 내가 학교 갈 때는 어머님하고 그 난리를 쳐도 아무런 관심도 없으시더니 아들은 입학한다고 손을 잡고 학교에 오신 게 아직도 원망스럽다. 아버님이 식구들 생계를 위해 고생하시고 힘드셨던 거는 참 감사하게 생각하지만서도 서운한 건 서운한 거라.”

“남편이 방 넓은 여관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나 몰래 효성장을 매매계약해버려서 싸움을 했다. 계약을 취소하려니 계약금을 배로 물어줘야 될 판이었다. 얼마나 속이 상하는지 하루 저녁 지하 보일러실에 둘이 가서 너 죽고 나 죽자고 싸움을 벌였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순이

저자(글) 양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