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짜장면

유중하 지음
섬앤섬

2023년 12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2월 19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pdf (44.68MB)
ISBN 9791193566121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PDF 필기 Android 가능 (iOS예정)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7,000원

쿠폰적용가 15,30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한중일 삼국을 잇는 문화의 연결고리, 면발의 재발견!

삼국을 대표하는 짜장면, 라멘, 우육면의 뿌리는 라미엔 골 복산 랍면이다.
국수 가락처럼 이어지는 일상 속의 동아시아 문화사 여행으로 떠나보자!
프롤로그 짜장면 썰을 길잡이 삼아ㆍ5

1장. 짜장면이 라면이라면 라면은 짬뽕이다

새삼스러운 라면ㆍ17
라면이짬 뽕이라고라ㆍㆍ27
칸스이, 감수ㆍ水의 정체ㆍ38
나노 굵기의 짜장면ㆍ47

2장. 세기말 동아시아의 판도

공화춘 상호에 얹힌 화교 네트워크 점묘화點描畵ㆍ57
연태의 개항과 음식업의 전성기ㆍ69
새로운 인삼 루트와 네트워크ㆍ78
꿩 대신 닭, 인삼 대신 해삼ㆍ87

3장. 파, 너는 대관절 뭐냐

산동의 파 사랑, 장구대총ㆍ99
짜장면의 비밀을 풀 또 다른 관문, 춘장의 정체ㆍ109
파의 비밀1_대파 길이가 자그마치 2미터ㆍ117
파의 비밀2_양파와 대파ㆍ126

4장. 짜장면의 친척들

다스 베이더의 퀴즈ㆍ137
북경오리구이와 짜장미엔 그리고 지엔삥煎餠은 친척ㆍ144
꺼우치엔, 한국식 짜장면과 베이징짜장미엔의 분쟁을 풀 비밀의
단어ㆍ153
꺼우치엔의 비슷한 말, 전분ㆍ161
울면의 본명은 무엇인가ㆍ171

5장. 북경을 점령한 복산요리

노자호老字號 풍택원의 총소해삼蔥燒海蔘ㆍ189
혜풍당과 서태후ㆍ198

6장. 불놀이의 인문학 혹은 문명론

주방의 필살기 과와 작자 다루기ㆍ211
요리사 시험의 필수코스 ‘꽁빠오지띵宮爆鷄丁’ㆍ219
노채魯菜와 폭暴ㆍ227
노신과 모택동이 의기투합한 글자, 暴폭ㆍ238
노신과 짜장면ㆍ248
동흥루의 두 손님, 노신과 양실추ㆍ257

7장. 문화의 섬이자 가교인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1 부루라이또 요코하마ㆍ269
차이나타운2 나가사키 차이나타운ㆍ278
차이나타운3 고베의 화상대회와 ‘성냥공장 아가씨’ㆍ287

에필로그 한중일 국수전쟁을 꿈꾸며
몽상1 채계와 ‘국가대표 한식’ 짜장면ㆍ297
몽상2 한중일 삼국의 국수전쟁ㆍ305

우리가 먹는 짜장면에 들어가는 장을 가리켜 흔히 춘장이라고 부른다. 춘장이라… 이 춘장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우선 장이 뭐냐를 짚는 것으로 순서를 잡아보자. 이 물음에 대해서는 일찍이 조선 시대 농사요결서인 《증보산림경제》가 진즉에 대답을 마련하고 있다.

장醬은 장將이요 모든 맛의 으뜸이다. 인가의 장맛이 좋지 않으면 비록 좋은 채소나 맛있는 고기가 있어도 좋은 요리가 될 수 없다. 촌야의 사람이 고기를 쉽게 얻지 못해도 여러 가지 좋은 장이 있으면 반찬에 아무런 걱정이 없다. 가장은 모름지기 침장에 뜻을 두고 오래 묵혀 좋은 장을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글자로 장은 장, 곧 두 글자로 하면 장수다. 장醬의 밑에 붙어 있는 유酉는 발효식이라는 뜻이므로 그런 발효식에 포함되는 술[酒]보다 계급이 높은 걸까. 간장, 고추장, 된장 따위의 장류가 모두 장수들이고 그들이 거느리는 것이 병졸이라면 그 병졸들에 포함된 것이 고기나 야채나 생선들인가ㆍ 음식 맛이 좋으려면 뭐니 뭐니 해도 장맛이 좋아야 한다는 주문을 되새기고 나서 다시 이어지는 것은 역시 춘장은 어떤 장인가이다.
한국의 간장, 고추장, 된장은 모두 곡장에 포함된다. 곡물로 빚어 만든 장, 다시 말해 콩으로 띄운 메주로 간장과 된장을 담그고, 고추장에 섞는 찹쌀가루도 곡물의 한 종류이므로 곡장류에 포함된다. 새우젓, 조개젓 등은 바다에서 나는 어류를 삭혀 만든 어장魚醬이다. 여기에 이금기 소스로 알려진 건 굴을 간장에 끓여 만들었으니 그것도 어장에 속한다. 이밖에 쇠고기를 간장에 넣고 끓여 졸이는 장조림은 육장肉醬이다.
춘장은 중국의 장 가운데 곡장에 해당한다. 중국의 화북 지방의 곡장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색깔로 구분하여 흑장과 황장으로 나누는데 흑장이 바로 우리가 중국음식점에서 양파를 찍어 먹는 그 춘장이다. 흑장黑醬은 문자 그대로 검은 색깔의 장이고 황장은 색깔이 누렇다는 의미에서 황장이지만, 흑장보다 약간 갈색을 띠고 있어서 짙은 갈색에 가깝다. 모두 장독의 뚜껑을 열고 햇볕을 오래 쬔 까닭이다.
흑장은 티엔장甛醬 혹은 미엔장面醬이라고도 하는데 모두 밀가루로 찐 빵을 주원료로 발효시킨 장이다. 황장은 밀가루 성분 이외에 콩을 메주로 쑨 것을 섞어 넣는다. 티엔장이 밀가루 성분이 많아서 좀 더 단 맛이 강하며 황장은 콩 성분으로 말미암아 고소한 맛이 진하다. 짜장면의 소스를 만드는 장, 베이징 카오야의 밀쌈에 싸서 먹는 오리고기와 대파와 오이를 찍는 장, 혹은 전병에 바르는 장, 만두를 먹을 때 대파를 찍어먹는 장 그리고 우리가 짜장면의 소스를 만들 때 양파와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내는 장도 모두 이 미엔장이나 황장이다. 우리의 된장과 진배없는 장인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복잡한 이름들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정리를 하자.
이 춘장의 정식 이름은 총장蔥醬에서 말미암는다. 여기에서 총蔥이란 파다. 파를 찍어먹는 장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이대파와 춘장의 콤비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그 결합의 성분이 대파 대신 양파로 바뀐 것은, 대파보다는 양파가 훨씬 보관과 저장이 편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짜장면의 제일 맏형 격인 만두와 미엔장과 대파의 콤비에서 대파 대신 양파로 바뀐 것이다.
총이 춘으로 와전된 데는 중국어 모음의 발음구조로부터 다시 말미암는다. 이를테면 모택동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마오쩌뚱이라고 발음하지만, 아무 물건이나 닥치는 대로 싸잡아 가리키는 명사인 동서東西라는 말은 똥시라고 발음한다. 같은 동을 경우에 따라 뚱이라고도 하고 똥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우리말의 ‘ㅜ’와 ‘ㅗ’처럼 모음의 음양 구별이 뚜렷하지 않고 서로 넘나든다. 듣기에 따라서 그리고 입으로 발음하기에 따라서 딱히 ‘ㅜ’도 아니고 딱 부러지게 ‘ㅗ’도 아니지만 실은 ‘ㅜ’이기도 하고 ‘ㅗ’이기도 한, 미묘한 발음체계 혹은 구강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총장은 충장에 가깝게 들릴 수도 있다. 그 충의 ‘ㅇ’은 바로 뒤에 따라오는 ‘ㅈ’과 서로 부드럽게 잘 어우러지기 위해 ‘ㄴ’으로 바뀌고 말이다. 이를 테면 우리나라 발음의 자음끼리 결합하는 과정에서 서로 걸리적거리는 발음을 부드럽게 하려고 자음접변하는 것과 통한다고 보면 어떨까.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제법 여러 개의 이름들이 헷갈리므로 정리를 하자

다시 말해 우리가 춘장이라고 일컫는 장은 재료는 곡장으로 면장, 첨장, 첨면장 등의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색깔로 나타낼 때는 흑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장은 별명인 셈이다. 그 총장이 한국으로 건너와 와전되어 춘장으로 되었으니 와명訛名(와전된 이름)이다. 춘장에 감추어진 이런 이름들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작지만 큰 차이이다.
여러 개의 이름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견문을 넓혔으나 여기에 그치지 말고 한자 풀이로 썰의 진도를 좀 더 나가보자. 중국의 노자호老字號(노포의 중국말이라고 생각하면 됨)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자금성 밖 전문前門 앞에 자리한 500년 연조의 육필거六必居 매장에 들어간다고 치자. 장을 담은 용기에 첨장이라 적혀 있다. 이 첨甛이라는 글자가 뜯어보면 제법 재미있다. 甛 = 舌혀 설 + 甘달 감으로 부품을 뜯어 풀면 혀가 달다는 뜻.
이 첨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영화가 있으니 장만옥과 여명이 출연한 《첨밀밀甛蜜蜜》. 밀蜜에 들어 있는 벌레 충ㆍ은 벌이다. 곧 벌에서 따는 꿀이다. 영화에서는 장만옥이 섹시한 입술로 오물거리며 무언가를 먹는데 이 장면과 함께 장만옥이 여명과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눈에 들어와야 한다. 왜냐, 그 키스의 맛은 필시 혀가 달 것이므로. 흔히 달콤한 첫 키스의 추억이라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거기에 교태가 넘쳐흐르는 등려군의 노래가 반주로 깔린다. ‘티엔미미’로 시작하는 그 티엔이 바로 혀가 달다는 뜻. 교태 만점의 음색인 등려군의 이 노래는 온통 붉은 색 노래만 부르던 대륙 중국을 뒤흔든 바 있다.
그런데 이 혀가 달다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였으니, 내 연배쯤 되는 세대들, 곧 단 음식이라고는 별로 먹을 기회가 없던 세대에게 부동의 국민 외식 메뉴 1위로 짜장면을 올려놓은 비결이기 때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이라는 곡장은 단맛, 곧 혀에 전해지는 달콤함을 맛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짜장면을 처음 먹고 그에 빠진 비결이 바로 이 달달한 맛에 있다고 추정해도 그리 큰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이 짜장면이 최근 일 년 중 특정한 어느 날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먹는 음식이 되고 말았으니 이른바 블랙데이라는 날이 그날이다. 화이트데이에 초콜릿인지 사탕인지를 받지 못한 축에 속하는 이들이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되고 만 것이다. 그건 물론 흑장, 곧 색이 검다고 해서 오도된 노릇이다.
하지만 짜장면의 고향인 산동에 가면 그 검은 색은 완전히 다른 색이 된다. 산동을 무대로 하는 소설 《수호지》의 등장인물 송강 그리고 송강과 더불어 매력만점의 캐릭터인 이규, 이들 둘의 별호에 붙은 공통점이 바로 흑인 것. 호보의呼保義(의리를 부르짖고 보
위하는)라는 호를 가진 송강은 흑송강이요, 쌍판부 도끼를 마구 휘두르는 이규는 흑선풍이다.
중요한 것은 이 흑이 바로 계열 다시 말해 문화 코드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흑자 계열의 인간에는 장비로부터 판관 포청천과 공자의 호위 무사 자로가 포함된다. 반면 흰색 인물도 있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간웅 조조. 흑백의 캐릭터 차이는 강직剛直과 간사奸邪. 다시 말해 심지가 굳고 성미가 곧은, 체질적으로 남에게 아첨 떨지 못하는 캐릭터이다. 흑은 직과 통한다.
이런 직이라는 글자를 자신의 필명으로 삼은 이는 광인일기의 작가 노신. 직의 뒤에 입이라는 글자를 붙인 필명도 있다. 직입直入이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그 앞에 두 글자가 생략되어 있는 단어이다. 생략된 두 글자가 뭐겠는가. 다름 아닌 단도單刀다. 노신에게 묻는다 치자. 당신은 누구요ㆍ 노신이 ‘나는 직입이다 어쩔래ㆍ’ 라고 대답했다고 하자. 직입ㆍ 하고 되물은 다음, 아아, 단도네. 선생은 어째서 단도라는 거요ㆍ 그건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살벌한 이야기는 뒤로 미루기로 하자는 말이다.
요컨대 짜장면이 검다고 해서, 흑장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블랙데이니 뭐니 하는 초콜릿 장사치가 만든 장삿속에 넘어가면 빙충이가 된다는 말이다. 평소에 많이 먹자, 짜짱면을. 곧고 굳은 심지, 영혼의 칼슘이 풍부한 음식이니 말이다

“한중일 삼국을 잇는 문화의 연결고리 면발의 재발견!”

삼국을 대표하는 짜장면, 라멘, 우육면의 뿌리는 라미엔 곧 복산 랍면拉麵이다
국수 가락처럼 이어지는 일상 속의 동아시아 문화사 여행

짜장면이 왜 라면拉麵인가ㆍ 궁금하다면 먼저 짜장면이라는 단어부터 풀어보아야 한다. 짜장면은 본디 중국 북경과 산동 지역의 향토음식으로 한자로는 炸醬麵작장면(짜장미앤)이라 표기하는데, 여기서 작炸은 센 불에 폭약이 터지듯 볶아내는 중화요리의 화후 기법 중 하나를 뜻하고 장醬은 달큰한 첨장甛醬을 말한다. 그러니 면(국수) 위에 볶은(炸) 장(甛醬)을 얹고 제철 채소와 함께 비벼먹는 음식이 곧 짜장미엔이다. 이때 장에 비벼먹는 국수[麵條]는 칼로 썰어서 만드는 절면이나 메밀면처럼 눌러 뽑아내는 압출면이 아니라 손으로 반죽을 치대고 쳐서 길게 잡아 늘여(拉, ㆍ)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신면ㆍ麵 또는 랍면拉麵이라고 한다. 이 랍면의 중국어 발음이 라미앤lㆍmiㆍn이고 이를 외래어로 그대로 차용한 일본어로는 라-멘ラㆍメン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짜장면의 면(국수)도 그러니 그 정체가 실은 라미엔이되, 종래의 우리식 한자 발음대로 읽는다면, 랍면이라 해야 옳지 않겠나 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한국의 라면은 발음과 표기상 일종의 하이브리드(혼종), 다시 말해 중국어와 일본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짬뽕’이란 것이다.

짜장면을 구성하는 식재료들이 아무렇게나 합쳐져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이른바 궁합, 혹은 오미의 조화에 기초하여 디자인된 것을 알고 먹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오이는 쓰고 파는 매우며, 밀가루와 춘장은 달고 짜다. 따라서 신맛이 빠져 있다. 이들 다섯 가지 맛의 어우러짐을 조화라 부른다. 서로 상반상생하면서 이루어진다. 이걸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에 적용하면 전쟁의 반대말, 곧 평화가 된다. 짜장면은 평화의 기호가 되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우리의 통일을 일컬어 ‘김치식 통일’이어야 하리라고 설파한 한 시인의 말을 떠올리면서 ‘짜장면식 평화’로 해도 말이 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이다.
“짜장면이나 라면을 오래 먹으면 인이 박인다. 그 안쓰러운 것들을 한동안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공연히 먹고 싶어진다. 인은 혓바닥이 아니라 정서 위에 찍힌 문양과도 같다.” ─김훈(소설가)

짜장면이 새삼스럽게 다가온 것은 하루 소비량이 물경 700만 그릇에 이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였다. 그런데 이 짜장면이라는 국민메뉴를 중국집 식탁에 올려놓고 시식하던 어느 날, 자리를 함께 한 일행 가운데 하나는 짬뽕을, 다른 하나는 우동을 나머지 하나는 울면을 시키는 것이 아닌가. 짜장면, 짬뽕, 우동, 울면이라…. 거기에 다꾸앙(혹자는 단무지라고 불러야 한다고 윽박지르기도 하지만)이라면…. 한중일이 그야말로 ‘짬뽕’이 되어 식탁에 올려져 있는 게 아닌가. 이들 메뉴들의 국적과 정체성이야말로 동아시아 판도를 구성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짜장면으로 말할라치면 이 메뉴가 중국에서 건너온 박래舶來(배를 타고 건너온) 음식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다시피 하지만, 우동이라는 메뉴는 약간은 기괴하다면 기괴하다. 무슨 말인가. 우선 분식센터에서 먹는 우동과 중국집 우동은 달라도 한참 다르니 말이다. 중국집 냉면과 한국 냉면이 천양지판이듯이.
우동이라는 메뉴의 일본어 이름 うどん은, 일본의 1세대 중국문학자인 아오키 마사루靑木正兒 교수가 밝힌 바 있듯이, 그 원어가 중국어 온돈ㆍㆍ인데 이것이 일본으로 이주하면서 일본어로 우동うどん으로 표기되었다. 그런데 이 이름이 다시 중국으로 재이주하면서 오동면烏冬面(대륙), 혹은 오룡면烏龍面(대만)으로 둔갑한 것이다. 이런 식의 정체성 굴절과 왜곡을 가리켜 이른바 유식한 서양말로 하이브리드(혼종)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짬뽕도 그런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소맥이니 막소니 하여 닥치는 대로 섞어 마시는 게 시정의 술꾼들 관행이 되다시피 하였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술을 이렇게 섞어 마시는 것을 ‘짬뽕’이라고 일컬으며 그닥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튿날 골이 팬다느니 뒷골이 쑤신다느니 하며 내키지 않아 한 걸로 기억한다. 이런 사정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짬뽕이라는 단어를 일본어 위키피디아에서 뒤지면 나가사키 짬뽕의 설명 이외에 별도로 칵테일, 다시 말해 술에 음료를 섞는 주종을 일컬어 짬뽕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메뉴의 개발자인 진평순이라는 화교의 출신지인 중국의 푸지엔(복건)에서는 ‘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중국어 ‘츠판’을 그곳 사투리로 ‘셋뽕’이라 발음하는데 이것이 와전되었다는 설도 있는 데다가, 이 메뉴가 푸지엔福建 건너 타이완으로 다시 재이주하면 强棒面챵방미엔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다는 사실이 더해진다. 그야말로 혼돈이고 짬뽕이다. 이런 이주와 재이주를 가지고 말장난을 하자면 무궁무진이라고 하기는 뭣해도 허다하다는 언사는 너끈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내가 짜장면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짬뽕 같은 이들 메뉴에도 동아시아의 현재 실상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으니 오해와 몰이해, 왜곡과 와전 등이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이다.
젊은 시절 명색이 석사논문이랍시고 쓴 것이 중국 좌익 문인단체인 좌익작가연맹의 문예대중화론이었다. 그런데 문예대중화론이라는 논쟁이 중국에서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벌어진 논쟁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대강 아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시동이 걸려 한국으로 건너왔다가 마지막으로 이 논쟁을 받아준 곳이 중국 문단이었는데, 결과는 천양지판으로 끝났다는 것이 내 소견이다. 한일 양국의 문단에서는 지식분자들의 말잔치로 시들어 버리고 말았으나, 중국의 경우는 제일 막차를 타고 논쟁이 벌어졌음에도 문예대중화논쟁으로부터 대중어논쟁으로 비화되어 모택동의 〈문예강화〉와 ‘군중노선’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결말을 보고 만 것이다.
짜장면 이야기를 하면서 웬 동아시아론에 대중화론 타령이냐 할지 모르겠다. 짜장면을 알고 먹자면 짬뽕과 우동 거기에 울면을 모르고 먹을 수 없고, 이들 메뉴를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식탁의 판도가 동아시아로 넓어질 수밖에 없으며, 동아시아론이 지식분자의 담론 테이블에 얹힌 담론, 곧 담론을 위한 ’고담준론‘에서 벗어나자면, 그리하여 이 동아시아론이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내다보는 지경에 이르러 유라시아 담론과 더불어 다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본다면, 짜장면을 위시한 울면, 우동, 짬뽕 등등의 메뉴로부터 확장해서 비빔밥을 거쳐 볶음밥을 먹으면서 그 메뉴들로 동아시아라는 식탁 위에 새로운 상을 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하루 소비량 700만 그릇의 짜장면, 일본에서 우동과 소바를 젖히고 국수류의 지존 자리를 차지한 라멘(난킹소바→중화라멘), 더 나아가 중국 내 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지구 위 맥도날드와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프랜차이즈 점포 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는 중국의 란주 라미엔은 그만큼 대중적이고 일상적이며 근친지간의 메뉴들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늘 먹는 이들 국수류야말로 일상 속 동아시아론의 검토대상일 수 있겠다.
작금의 상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독도니 조어도니 하는 문제로 들어갔다가는 본전도 못 건지고 피차 자존심만 상하기 십상이다. 당장 끝판이 나서 해결이 될 성 싶지 않은 시빗거리는 훗날의 과제로 남겨두고 해결 가능한 다른 문제로부터 시작하자는 것, 공통점을 구하고 차이점은 놔둔다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이라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이번에 새삼 다시금 보게 된 것이 음식의 힘이다. 남북이 오랜 만에 판문점에서 만나 극적인 해후를 하는 장면에서 위력을 발휘한 음식이 냉면 아닌가. 이 냉면이라는 국수는 실향민의 음식이었으나 이제는 남한 사람 치고 누구나 즐겨먹지 않는 이가 없는 음식이다. 또한 평양냉면을 먹을 줄 아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 이 면을 가위로 잘라 먹는 일은 일종의 금기에 속한다는 점이다. 남북이 분단된 것만 해도 억울한데 분단을 이어주는 선을 먹기도 전에 가위로 싹둑 자른다는 것이 애시당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실향민 노인들의 설명이 살갑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이런 면발(국수)은 분단된 우리네 냉면만이 아니라, 대륙과 대만 양안 사이에도 있으니 앞에 든 우육면牛肉面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개석을 따라 대륙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외성인 가운데 화북 출신들이 포함되었으리라고 보면, 남미북면의 그 북면이 그들의 주식인지라 밀것을 잊지 못했음은 불문가지일 터이고, 그리하여 우육면이라는 음식이 대만에서 터를 잡지 았았겠는가.
뿐만 아니라, 제법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대만의 전 국민당 주석 롄짠連戰과 대륙의 시진핑이 만났을 때도 이들이 선택한 메뉴는 국수, 곧 그 이름과 한자 표기도 해괴한 ‘ㆍㆍ멘biang biang noodles’이라는 국수였다. 이 ‘ㆍㆍ멘’은 롄짠과 시진핑의 고향인 산서山西 일대 국수의 한 종류이다. 대륙과 대만을 잇는 몫을 면발(국수)에 맡긴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 고향의 향鄕이라는 글자를 새삼 들여다보자. ㆍ요+ 白백+ 匕비 + ㆍ부로 이루어진 이 글자를 파자해보자는 이야기다. 요ㆍ는 눈에 보일락 말락 가느다란, 다시 말해 아지랑이처럼 눈에 어른거리는 그런 형용이겠고, 비匕는 숟가락이며, 그 숟가락 위에 얹힌 흰 백白은 백반의 그 흰 쌀밥이며, 언덕 부ㆍ는 고향에 자리 잡은 언덕이다. 이를 합치면 언덕 아래 자리 잡은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지어준 흰 쌀밥을 의미한다. 고향은 곧 음식인 것이다. 양안의 만남이나 남북의 만남 자리에 음식이 기획된 것은 그러니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판문점에서 남북의 두 정상이 평양에서 공수해온 옥류관 냉면을 함께 나누어 먹은 다음 날 대한민국 전역의 냉면집이 불티가 난 것도 그만큼 음식이 담고 있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하겠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를 전후해 한반도에 전래해온 짜장면의 면발(국수 가락)이야말로, 그리고 이 짜장면을 한국식으로 디자인하여 개발한(전문용어로는 쟝지우講究라는 말을 쓴다)화교야말로 중국과 한반도를 잇는 가교이다. 이들이야말로 ─짜장면에 그치지 않고 우동과 짬뽕 등 여타 국수류의 긴 면발과 더불어─ 국가와 민족을 초월하여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는 다리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할 만하지 않을까. 지난 책에서 언급한 ‘썰’에 이어 이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짜장면 ‘서썰’을 대신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유중하

연세대 중문과 교수. 1989년 이후 조직으로서의 문학‘운동’을 뒤로 하고 작품을 읽겠다고 작정하면서 노신을 읽기 시작했으나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김수영을 읽게 되었고 이후 이들의 두 문학세계가 거울 노릇을 한다는 나름의 결론에 이르렀다. 학술논문이랍시고 이와 관련된 팍팍한 글을 몇 편 긁적여 보았으나 요령부득으로 그쳤으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언젠가는 이들 두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거울비추어보기를 할 요량으로 있다.
그러던 중 10여 년 전부터 우연히 중국 산둥 출입이 잦아지면서 산둥과 화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화교가 한국에 들여온 짜장면이라는 음식에 새삼 접속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노신도 소설 《분월》에서 짜장면을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짜장면 혹은 중국음식에 제법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환희작약 중이다. 만주에 건너간 산둥 사람들을 그린 중국 드라마 〈촹관둥〉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를 주제로 〈음식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라는 논문을 쓴 데 더하여 최근에 다시 〈한?중 짜장면 비교 고찰〉이라는 엉거주춤한 논문을 쓴 걸로 보아, 향후 짜장면으로 계속 길을 낼 작정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짜장면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짜장면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짜장면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