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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공부

조윤제 지음
청림출판

2023년 12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2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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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3.37MB)
ISBN 9788935214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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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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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위대한 문장을 통해 이끌어낸, 2,500년 동안 이어져온 ‘사람 공부’의 지혜.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로 동양고전 읽기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저자 조윤제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 맺음의 도道를 전한다.
공자의 핵심 철학인 충忠, 서恕, 성誠을 바탕으로 61개의 꼭지를 통해 ‘나를 다스리고’, ‘타인을 사랑하며’, ‘날마다 성장하는’ 지혜를 선사한다. ‘인간 공자’가 황제, 제자, 농사꾼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은 지혜와 그에 대한 여러 해석을 전하는 이 책은 공자처럼 매일 성찰하며 배우는 삶이야말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첩경임을 이야기한다.
시작하는 글: 어떻게 사람답게 살 것인가

1부 忠충: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다

忠肝義膽충간의담: 진실한 사람은 의롭게 살 준비가 되어 있다
격이 있는 사람은 일상의 배움을 즐거워한다
재주로는 꾸준히 쌓은 실력을 넘어설 수 없다
배움이란 장애물을 즐거이 깨뜨리는 일이다
마흔은 흔들리지 않는 어른의 시간이다
뜻하지 않는 고난이 더 나은 나를 만든다
옛것은 창의적인 배움을 얻는 기회다
나를 바로세우는 것이 공정의 첫 걸음이다
일상의 만족은 겸손한 배움에서 나온다
배움이 없는 생각은 잡념과 과장을 낳는다
사람됨을 포기하면 어떤 배움도 쓸모가 없다
요란한 겉치레로 굽은 길을 펴지 못한다
잘 가꾼 내면과 외면은 서로를 반듯하게 한다

忠厚之風충후지풍: 중심이 있는 사람은 인정을 베풀 줄 안다
진심을 전하기 위한 말솜씨에는 힘이 있다
효는 대단한 예의가 아니라 평상시의 정성이다
생각으로 폭을 넓히고 공부로 깊이를 더한다
무지를 인정하는 데서 진정한 배움이 시작된다
삶에서 통달하면 출세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목공이 나무를 다듬듯 한다
사람을 섬기는 군주는 마땅히 충성을 받는다
좋고 싫음에 앞서 옳고 그름이 세워져야 한다
자리보다 거기에 어울리는 사람의 자질이 중요하다
최고의 실력은 꾸준한 배움의 실천에서 온다
진정한 스승은 제자에게 기꺼이 어깨를 빌려준다

2부 恕서: 모든 인간관계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恕己恕人서기서인: 자신을 바르게 대하는 마음으로 남을 대하라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사제는 뜻을 같이 한다
사랑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내 안의 편견을 깨는 것이 사람을 인정하는 자세다
탁월한 재능이 없어도 완성된 사람이 될 수 있다
어른의 평범함에는 비범한 면모가 숨어 있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지혜다
선택이 요구될수록 신중을 기하는 것이 용기다
재판은 다른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중해야 한다
사람을 정확히 보는 눈으로 온 세상을 얻는다
주변의 사물도 배움을 얻는 통로가 된다
검소함은 재산이 아니라 마음을 쌓는 것이다
가까운 인재를 알아보면 멀리서도 인재가 찾아온다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은 군자가 아니다

恕而行之서이행지: 동정하는 마음에 그치지 말고 사랑을 실천하라
어려운 것을 먼저 하면 격은 저절로 따라온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신념은 올곧음이 아니라 바른길을 위한 선택이다
여러 사람의 힘은 같음이 아닌 어울림에서 온다
무도한 권력자 앞에서는 자신을 지켜야 한다
좋은 충고는 말이 아닌 마음으로 상대를 감복시킨다
사람에 따라 다른 가르침을 주는 것이 사람 공부다
사람 공부는 상대에 대한 급변하는 마음을 붙잡는다

3부 誠성: 꾸준한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正心誠意정심성의: 마음을 가다듬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허식도 없다
태도가 바르지 않으면 이 모든 공부가 소용없다
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고난의 시기를 함께하는 마음이 우정이다
세상을 품는 마음이 일상의 작은 근심을 이긴다
중용이란 최적의 것을 찾아 수양하는 과정이다
근심의 원인은 상황이 아닌 나에게 있다
자기 이름에 걸맞음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
작은 이익을 탐하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

至誠感天지성감천: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일이 풀린다
부의 가치는 나를 얼마나 갈고닦느냐에 달려 있다
군자는 무슨 일이든 해낼 준비가 되어 있다
나의 미래는 오늘의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나에 집중하면 신의 경지에 이른다
음악은 조화로운 삶을 완성하는 도구다
백날의 수고 후 하루의 즐거움을 얻는다
교육은 출세가 아닌 사람을 목적으로 삼는다
습관은 천성 때문에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꾼다
무엇보다 자신을 속이지 않도록 조심하라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수레바퀴를 헐겁게 깎으면 헐렁해지고, 빠듯하게 깎으면 들어가지 않습니다. 헐겁지도 빡빡하지도 않게 적절하게 깎는 것은 손에서 터득하여 마음에서 반응하는 것이어서 입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속에 수법이 들어 있습니다.”
(…) 고전을 읽으며 그 깊은 뜻을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마음을 감동시키는 좋은 말씀이다”에 그치면 그 고전은 옛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목수 윤편이 말했던 것처럼 자기의 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전에는 마음의 평안, 삶의 지혜, 대인관계, 삶의 태도와 같이 내 일에 적용하고 탁월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실용적인 지혜가 담겨 있다. 고전이란 오늘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최고의 자기계발서이다. 고전을 고리타분하다고 멀리한다면 탁월한 삶, 성공하는 삶, 무엇보다도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회를 놓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_〈옛것은 창의적인 배움을 얻는 기회다〉 중에서

敏而好學 不恥下問
민이호학 불치하문
예법의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공자가 태묘에서 일마다 묻고 난 후에 행동하자, 사람들은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다녔다. 요즘도 많이 보이는 모습일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한다. 사회적 명망이 있거나 유명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작 정확한 사실이나 그 연유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가십을 전하는 목적이 자극과 흥미이므로 사실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 소문은 공자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공자는 여러 변명을 하지 않고 한 마디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것이 바로 예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지 않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_〈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목공이 나무를 다듬듯 한다〉 중에서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이인위미 택불처인 언득지
“좋은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마치 난초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오래 지나면 그 향기에 동화된다. 나쁜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 마치 어물전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지나면 그 악취를 맡을 수 없게 되니 이 역시 동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군자는 그 거처할 곳을 신중히 정해야 한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어울리는 사람은 배움의 자세가 갖춰진 것이다. 일상에서 항상 좋은 점을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삼기에 이들은 날마다 성장한다. 하지만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좋아해 사귀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교만한 마음도 있다. 따라서 이들은 성장하기 어렵다. 눈앞의 작은 기준에 자신을 견주며 일희일비하는 사람은 성장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더 높은 경지를 원한다면 곁에 있는 사람, 눈앞의 일이 아니라 더 넓은 곳에서 꿈을 펼쳐야 한다.
_〈자기보다 나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지혜다〉 중에서

樊遲問知 子曰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問仁 曰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번지문지 자왈 무민지의 경귀신이원지 가위지의
문인 왈 인자선난이후획 가위인의
어떤 일을 하든지 수고와 노고를 먼저 행한 후에야 소득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 세상의 이치일 뿐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인한 사람은 아니다. 단지 열심히 생업에 임하는 사람일 뿐이다. 인이란 그런 단순한 경지가 아니라 먼저 사랑과 배려를 베푸는 것이다. 이는 자기를 희생해야 하기에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그다음에 즐거움과 행복을 취하는 것이 바로 인한 사람이 할 일이다. 실제로 즐거움과 행복은 열심히 추구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사랑과 배려를 베푸는 사람이라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보상이다.
지혜란 사람을 알고, 사람의 도리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인이란 서로 사랑하라는, 하늘이 보편적으로 부여한 소명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이를 삶의 목적으로 삼고, 일상의 생활에서도 그러한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사람. 진정한 지혜와 사랑의 사람이다. 당연히 그의 삶은 행복하다.
_〈어려운 것을 먼저 하면 격은 저절로 따라온다〉 중에서

子曰 苗而不秀者 有矣夫 秀而不實者 有矣夫
자왈 묘이불수자 유의부 수이부실자 유의부
뛰어난 실력과 자질을 갖추어도 세상에 뜻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안연이 그랬다. 화려한 꽃을 피우는 단계에까지 도달했으나, 그 뜻을 펼치지 못하고 단명하고 말았다. 공자가 한탄하며 안타까워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수많은 제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제자, 존경과 존중으로 스승과 대등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제자는 학문과 수양의 거의 정점에 이르렀으나 세상에서 뜻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늘이 준 수명壽命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어떤 상황에서든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은 평범한 사람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지위에 올랐다면, 화려한 인생의 꽃을 피운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주위의 추앙과 그로 인해 스스로 높아지려는 교만이 삶의 소중한 결실을 맺지 못하게 한다. 삶의 열매란 그 열매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공자는 그런 사람을 두고 성인聖人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크고 대단한 일을 해서가 아니다. 내가 가진 작은 힘을 나눠주고 사는 사람, 그는 성인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_〈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중에서

君子不器
군자불기
‘군자불기’의 사상은 오늘날 우리의 교육에서 가장 필요로 한다. 부와 권력만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해 그것에 필요한 능력만 주입하는 교육에 다양성이란 없다. 경험을 쌓는 시간도 여유도 없고, 그것마저도 입시에 필요한 점수를 따는 도구로 전락했다. 심지어 부모가 자녀의 경험을 대신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고, 소위 사회지도층마저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악영향은 ‘그릇’의 용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찻잔에 물을 담아보면 그 물의 형태는 모두 동일하다. 그릇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물은 있을 수 없다. 공자는 바로 이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우리 삶은 운명적으로 새로운 상황과 마주쳐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만약 그릇과 같이 자신의 틀만을 고집한다면 깨질 수도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생존하고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능력과 다양성이 필요하다.
_〈군자는 무슨 일이든 해낼 준비가 되어 있다〉 중에서

혼란스러운 춘추전국의 시대,
사랑하는 제자 안연을 잃고 공자는 이렇게 자문했다
“어떻게 사람답게 살 것인가?”

수천 년을 관통하는 인간관계론의 창시자
공자에게서 배우는 가장 위대한 지혜, ‘사람 공부’

사람보다 중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논어》가 전하는 ‘사람다움’의 가르침
정보가 급속도로 전파되고, 온라인으로 빠르게 연결되며,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최첨단의 시대. 이토록 생활의 모든 면에서 편리함과 효율성이 추구되던 시절은 없었다. 그러나 오로지 물질과 이익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세상에서 사람에 대한 예의는 갈수록 실종되고 있다. 곳곳에 들려오는 전쟁의 소식이나 사회적 양극화, 약자에 대한 차별의 시선 등은 사람다운 삶의 길이 여전히 요원한 과제임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2,500여 년 전 ‘춘추전국’의 시대를 살던 공자 역시 비슷한 고민을 했다. 나라와 나라 사이, 왕과 신하 사이, 백성과 백성 사이에 끊임없는 다툼과 분쟁이 일어나고 사람 간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공자는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자신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한 제자들을 모아 ‘사람다움’에 대한 가르침을 전했다. 그리고 그가 사람들과 만나며 남긴 대화는 《논어》라는 위대한 고전으로 남아 지금까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사람과 세상을 꿰는 원리는 오직 하나에 있다”
나를 다스림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사람 공부’의 지혜
각자도생의 시대가 지속되면서 오로지 ‘출세’와 ‘이익’만을 위한 인간관계를 쌓는 것이 자기계발의 구호가 되었다. 이른바 ‘고전’으로 통하는 서양의 숱한 인간관계론 역시 사람을 자원으로 보고 나의 것으로 통제하기 위한 처세술로 소비되곤 한다. 나와 성향이 맞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용되는 MBTI나 SNS 등의 도구는 온라인 세계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세계관을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이같이 나와 세상(타인)을 완전히 분리하여 후자를 통제하려는 사고방식과 달리, 공자는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고사를 통해 ‘사람과 세상을 꿰는 원리는 오직 하나에 있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이는 사람(나)과 세상(타인)을 이해하는 지혜가 따로 있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나를 돌아보고 바로세우는 것(충忠)’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마주하는 법(서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성誠은 이러한 ‘충’과 ‘서’의 가르침을 매개하고 이어주는 실천이자 삶의 방식이다. 끊임없는 성찰과 수련을 통해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사람됨의 완성’을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사람 공부》는 충忠, 서恕, 성誠이라는 공자의 핵심 철학을 바탕으로 2,500년 동안 이어져온 인간관계의 정수를 《논어》의 위대한 문장을 통해 끌어낸다.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로 동양고전 읽기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저자 조윤제가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도구적 인간관계’를 넘어 인간사의 지혜로 통용될 수 있는 관계 맺음의 도道를 전한다. 나를 돌아보고 타인을 헤아리는 ‘사람 공부’를 통해 다른 어떤 명예로운 것보다 소중한 ‘사람’을 판별하고, ‘사람’을 얻고, ‘사람’이 되는 지혜를 선사한다.



“진실한 사람은 의롭게 살 준비가 되어 있다”
충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우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며 상황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어른의 지혜’를 갈구하기 마련이다. 공자는 우리가 마흔에는 얕은 술수에 현혹되지 않고, 오십에는 하늘의 뜻을 알아 어떤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경지는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의지대로 사람을 부릴 수 있다는 태도에서 벗어나, 겸손한 배움의 자세로 일상의 모든 문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어른의 격이 시작된다.
충간의담忠肝義膽에서는 어른이 지닐 수 있는 배움의 자세란 무엇인지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공자가 자신의 조카였던 공멸보다 제자 자천을 높이 샀던 일화를 소개하며, ‘금수저’임에도 자신의 환경을 탓하던 공멸과 달리 ‘흙수저’ 자천은 바쁜 와중에도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며 군자의 도를 실천했음을 이야기한다. 충후지풍忠厚之風에서는 어른다운 삶을 위한 기준을 어떻게 세워나갈지에 대해 말한다. 이를테면 사람에 대한 감정의 기준은 오직 ‘옳고 그름’에 있어야 함을 말하며, 단지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선한 사람’을 좋아하고 ‘악한 사람’을 미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바르게 대하는 마음으로 남을 대하라”
서恕: 모든 인간관계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세상은 ‘나’라는 자아를 넘어선 수많은 타인들과의 ‘만남’으로 구성된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스승, 선배, 후배, 직장 상사, 사장, 고객 등 인생에서 거쳐 가는 사회적 위치 속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얼굴을 한 타인들을 대한다. 그들과 관계를 맺는 일은 단순히 ‘나의 이익’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우주들과 맞부딪히고 깨지면서 다시 세워지는 과정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더없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서기서인恕己恕人에서는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 어떻게 사람을 얻는 일과 연결되는지 소개한다. 유능한 인물을 발탁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자산의 일화를 소개하며, 그도 오래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나 어떻게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일러준다. 서이행지恕而行之에서는 더 나은 관계를 쌓기 위한 실천의 덕목에 대해 알려준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른 가르침을 준 공자의 사례를 들며,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완하거나 고칠 수 있는 능력이 나를 알고 사람을 대하는 지혜임을 밝힌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일이 풀린다”
성誠: 꾸준한 사람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하게 수양을 거듭한들, 이 모든 노력이 소용없다 싶을 정도로 우리는 삶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한다. 공자 역시 사랑하는 제자 안연을 잃고는 ‘하늘마저 나를 버렸다’며 끝도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인류의 스승이기 이전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었던 공자는 그러나 ‘사람됨’의 도리를 배우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아끼는 마음을 지녔던 공자는 성誠의 자세로 자신의 생에서도 못 다 이룰 열매를 맺고자 제자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정심성의正心誠意는 사람 공부를 지속하기 위한 마음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자의 계승자인 증자는 죽기 전에 군자의 세 가지 도로 몸, 얼굴, 말의 태도에 대해 강조했다. 다른 어떤 이상적인 가치보다 평상시의 생활 습관이 바로서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성감천至誠感天은 일상의 태도가 켜켜이 쌓일 때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음 이후나 사후세계를 논하기보다 현실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 공자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의 작은 정성으로 내일의 나를 만들어갈 것을 권고한다.

“나는 인생에서 거쳐 간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삼았다”


‘수정 가능한 인간’ 공자에게서 배우는 사람의 조건
그동안 수없이 언급되고 또 해석되어왔음에도 저자가 《논어》를 다시 꺼내든 이유는, 인류사의 ‘위대한 스승’으로만 치부되며 이상적으로만 묘사되던 공자의 ‘인간적’ 면모를 그의 제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정직하게 드러내고자 함이다. 공자같이 위대한 인간도 실수를 하고, 때로는 제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얻었다.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수정 가능한 인간’이 되어야 우리는 사람 공부에 도달할 수 있고, 공자와 같은 ‘위대한 인간’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인간 공자가 황제, 제자, 농사꾼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은 지혜와 그에 대한 여러 해석을 전하는 이 책은 공자처럼 매일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의 첩경임을 이야기한다. 공자의 핵심 사상 ‘인仁’은 사람人 둘二 이상이 함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실천 가능한 철학이다. 경제위기의 시대, 사람으로 인해 불안하고 사람 때문에 고민인 이들에게 이 책은 삭막하고 어렵기만 한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한 비책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윤제

고전연구가.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마케팅실, 삼성영상사업단 ㈜스타맥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출판계로 입문해 오랫동안 책을 만들었으며 지금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탐서가로 수많은 책을 열정적으로 읽어왔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논어》, 《맹자》, 《사기》 등 동양고전 백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됐다.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를 마친 후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인간관계’를 파고들고자 오랫동안 읽고 연구해왔던 《논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논어》가 수천 년간 사랑을 받은 것은 단순한 처세나 지침으로 한정될 수 없는,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임을 다시금 알 수 있었다. 공부는 기술이나 수단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것임을 일깨워준 공자의 뜻을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 맞게 전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 《다산의 마지막 공부》와 《다산의 마지막 습관》, 《다산의 마지막 질문》을 비롯해 《말공부》, 《천년의 내공》, 《다산, 어른의 하루》, 《하루 한 장 고전 수업》, 《고전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우아한 승부사》, 《이천 년의 공부》, 《논어 천재가 된 홍팀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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