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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괜찮아

김완식 지음
훈훈

2023년 11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1월 1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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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48MB)
ISBN 979119838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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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가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로 떠난
어느 50대 가장의 풀코스 마라톤 도전기
프롤로그

part 1_ 멈춰서다

1_ 회사를 그만두다
2_ 집콕 아빠
3_ 아내의 국가자격증 공부
4_ 여보, 우리 아파트 팔까?
5_ 아빠, 저 고등학교 안 다닐래요
6_ 우울한 설연휴

퇴사의 변(辯)

part 2_ 시작하다

7_ 달리기를 시작하다
8_ 자고 나면 발목이 아픈 이유
9_ 마라톤은 피크닉처럼
10_ 매일 5km씩 달리다
11_ 내가 나도 모르고 살았구나

part 3_ 달리다

12_ 하프코스 등록
13_ 불쌍한 발톱
14_ 죽을 것 같았던 하프코스
15_ 이사
16_ 아들의 자퇴
17_ 내 나이가 어때서
18_ 4개의 지하철역을 달리다

part 4_ 출발선에 서다

19_ 풀코스 대회 등록
20_ 새벽 2시 30분, 달리기를 멈추다
21_ 좌절,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22_ 출발선에 서다

달리고 싶은 중년들을 위한 여섯 가지 팁

part 5_ 소리쳐 울다

23_ 태화강변에서 소리쳐 울다
24_ 풀코스에서 만난 어르신
25_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하는 이유
26_ 아빠는 괜찮아

에필로그

#1

이직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사장님의 깊은 한숨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침묵의 시간이 무겁고 느리게 흘러갔다. 15년 동안, 사장님과는 애증의 관계였다. 무서우리만치 엄한 질책도 많이 받았고 배려도 많이 받았다. 사장님께서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셨다. 아내와 아이들의 안부도 물으시며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 사장님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퇴사.

노트북과 서류, 파일서버를 정리하고 책상도 깨끗하게 치웠다. 하지만 마음은 정리가 잘 안되는 것 같았다. 회사 곳곳에 스며있는 흔적을 뒤로하고 문을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 홀가분해질 것 같았던 마음이 또 다른 무게를 느끼고 있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21p 중.


#2

어느 날 식탁에서 막내에게 물었다. 아빠가 회사에 다니지 않고 집에 있으니 마음이 어떠냐고. 별 대수롭지 않게 물었는데 의외의 대답에 놀랐다.

“걱정돼서 죽을 거 같아요.”

막내는 울먹였다.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막내는 돈에 대해 예민한 아이다. 물건을 살 때 제일 싼 것을 고른다. 비싸면 마음에만 간직한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 가끔 아내에게 말한 아파트 대출금 얘기를 들은 것일까? 무직 아빠의 삶을 당사자인 나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빠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만 같았다. 마치 자신을 위해 가족을 외면한 소설 〈달과 6펜스〉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말하지 않는다고 괜찮은 것이 아니었다. 막내의 대답이 가슴에 파고들었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의 대화도 최대한 조심하기로 했다.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27p 중.


#3

우울한 감정이 마음을 옥죄던 어느 날, 아침에 학교 운동장을 돌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어떤 아빠를 기다리고 있을까?’ 아이들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게 하는 질문이었다. 지금까지의 모습과 앞으로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보여줄 게 없지만, 아빠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늘 함께하고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아빠는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생각의 흐름은 오래 전 가족 마라톤 대회에 나갔던 때로 이어졌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재밌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참가를 결정한 이벤트였다. 5Km의 길지 않은 구간이었지만, 평소에 달리기를 하지 않던 우리 가족이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던 대회였다. 아이들보다 아내 걱정을 많이 했는데 놀랍게도 모두가 완주에 성공했다. 못할 줄 알았는데 해냈다며 함께 메달을 깨물고는 마냥 즐거워했다. 아이들은 “아빠는 한 번도 안 쉬고 달렸다”며 놀라워했다. 사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아이들 앞에서 차마 그럴 수 없어서 멈추지 않고 달렸다. 이제는 지나간 과거가 되었고,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시간이 되었지만, 그때를 생각하니 우리 가족이 다시 하나가 된 것만 같았다. 아빠의 달리는 모습을 다시 본다면, 아내와 아이들이 그때의 행복했던 시간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다시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62p 중.


#4

속도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달렸지만 가끔은 욕심이 날 때가 있다. 좀 더 잘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듯 다른 사람과의 비교 역시 본능인 것 같다. 달리기 영상에서 러너가 멋지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 그런 욕구가 많이 일어난다. 그런 영상의 의도는 달리고 싶은 동기를 불어넣는 것이기에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게 당연하지만 생각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비교를 하게 된다. ‘우’와 ‘열’을 가른다. 영상 속의 러너는 ‘우’가 되고 달리기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속도감도 없이 달리는 나는 ‘열’이 된다. 이렇게 달리는 게 맞나? 과연 이렇게 해서 완주를 할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오래 하다 보면 왠지 위축이 되고 의욕도 줄어들게 된다. 엔트로피는 마음에도 있는 것 같다. 처음 생각이 오래 지속되기가 힘들다. 자주 잊게 되고 다른 마음으로 바뀌곤 한다.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럴 때는 왜 달리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왜 달리는 걸까?

훌륭한 러너가 되려는 것은 아니었다. 결승선을 멋지게 통과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함도 아니었다. 아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비록 표현을 잘 못하고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여전히 가족을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빠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달리는 유일한 이유였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77p 중.


#5

2시간 56분.
3시간은 넘기지 않아 다행이었다.

완주의 기쁨도 잠시였다. 몸은 탈진 상태가 되었고 걷기조차도 힘들었다. 이미 시상식은 끝났고 행사장은 철거하고 있었다. 안내하는 부스에 가서 완주 메달과 간식을 달라고 했다. 간식이 다 떨어졌다고 했다. 내가 안쓰러웠는지 그분들이 먹을 빵과 음료를 건네주었다. 미안하고 감사했다. 앉아서 쉴 곳이 눈에 띄지 않아서 가까이에 보이는 계단으로 갔다.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는데 다른 곳을 찾을만한 여력이 없었다, 앉기조차도 힘들었다. 완주 메달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데 손이 자꾸 떨렸다. 어렵사리 찍어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내며 응원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빵 봉지를 뜯는 일도 힘겹게 느껴졌다. 한참을 넋 놓고 앉아 있었다. 정신이 들자 차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걸어갔다. 운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차에서 잠을 좀 자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시트를 뒤로 눕히고는 금세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1시간 정도가 지났다. 잠에서 깨고도 한참 동안 정신이 몽롱했다. 하프코스를 완주하면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하프코스가 이런데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113p 중.


#6

분할과 정복.

대학교 전공 시간에 배운 용어다. 하프코스를 완주하기까지 400Km를 넘게 달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였다. 100Km를 달렸을 때 정말 뿌듯한 마음이었는데 그 4배를 달렸다니 정말 놀라웠다. 부산까지의 거리를 달려 하프코스를 완주했으니 다시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풀코스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부산까지 뛰라고 했으면 엄두도 못 냈을 텐데 조금씩 달리다 보니 어느덧 먼 거리가 되었다. 이렇듯 분할과 정복은 한 번에 해결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를 작게 나누어서 풀어가는 방법이다.

마라톤도 분할과 정복이다.

돌이켜 보면 참 어설픈 시작이었다. 옷도 운동화도 체력도 제대로 갖춰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시작했다. 계속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의지나 열정이 아니었다. 현재 상황에서 달리는 것 외에는 나를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아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어떤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스며들고 싶었다, 아이들의 생각 속으로. 마음속 구석진 곳이라도 자리하고 싶었다. 잊혀진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매일 달린 기록을 가족 대화방에 남겼는데 그때만이라도 나를 생각해 주기를 바랐다. 퇴직 이후로 아이들과 대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갔다. 말을 하면 잔소리라고 싫어했다. 어디 가자고 하면 귀찮아했다. 점점 타인이 되어가는 것만 같았다. 아빠의 달리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어떻게 각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생각이 날 거라는 기대를 가져 본다. 살다가 힘겹게 느껴지는 날에, 아빠의 달리는 모습이 용기가 되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거면 달리면서 느끼는 그 어떤 고통도 감내할 수 있을 거 같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123p 중.


#7

개회식이 끝나고 준비운동을 시작하는데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많이 긴장한 탓이었다. 서둘러 다녀왔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풀코스 주자들부터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다들 여유로워 보였다. 나만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맨 뒤쪽에 섰다. 내가 앞쪽에 있으면 잘 달리는 분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았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지자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 같았다. 심장 소리가 귓가에 요동쳤다. 지금까지 연습했던 시간들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처음 달리기 연습을 마치고 세상 끝난 것처럼 힘들어하던 모습, 달리다가 허리가 너무 아파서 중간에 포기했던 모습, 26Km에 재도전해서 결국 해냈다며 두 손을 불끈 쥐고 좋아하던 모습, 새벽 2시 30분까지 외롭게 달리던 모습, 비록 실패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던 마지막 연습. 지금 여기,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은 모두 지나온 시간들 덕분이었다.

힘든 시간도, 보람된 시간도,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그 모든 것이 지금을 위한 퍼즐 조각이었다.

퇴직 이후에 틀어지고 조각난 상황들이 언젠가는 하나로 이어질 날이 올 것이다. 상심한 아내도, 자퇴한 큰아이도,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막내도, 언젠가는 하나의 퍼즐로 완성이 될 것이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달렸고,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했다. 너무 늦게 들어와 결승점에 아무도 없을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비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을지라도 내가 알고 하늘이 알 테니까 반드시 완주하자고 다짐했다. 아빠의 이름으로 희망 한 조각을 붙들고 출발선에 섰다. 시작 소리와 함께 스마트 워치와 스마트폰 앱을 켰다.

아빠의 달리기가 시작되었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166p 중.


#8

페이스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함부로 속도를 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다른 사람들의 빠른 흐름에 판단력이 잠시 흐려지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 더 속도를 내고 싶었지만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야 했다. 두 번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혼자 뛸 때와는 달랐다. 내 생각과 주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듯 달리기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달리다 보니 몸이 내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려 할 때가 많았다. 주위를 너무 많이 의식해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의 속도에 마음을 두어서도 안 된다. 나를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스마트 워치를 보며 속도를 조절하듯, 내가 잘 살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내 페이스 찾는다는 것은 나를 발견하는 것이고,
내 호흡을 유지한다는 것은 나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176p 중.


#9

2Km만 더 가면 결승점이었다. 걸어가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느낌은 끝이 없는 길을 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과연 끝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승점이 내 앞에 순간적으로 나타나던지, 아니면 누군가가 나 대신 달려줬으면 했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고, 가다 보면 좋은 때가 나타날 것이라는 격려와 응원의 말일 것이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삶의 모습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는 정말 길고도 멀었다. 달리기를 그리 오래 하지 않은 초보 러너도, 많은 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전문 러너도 힘들기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몸은 비록 힘들지만, 머릿속은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결승점을 통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각은 계속된다. 이토록 어렵고 힘겨운 일에 사람들은 왜 도전하는 것일까? 나는 왜 달리고 있는 것일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아이들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 그 오랜 시간을 달리면서 지나온 삶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또한, 함께 달리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을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목적과 의미는 다르겠지만 자신이 달려갈 그 길에 용기 있게 올라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190p 중.


#10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많이 힘든 시간이었다. 달리면서 느끼는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 지지만, 아빠로서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계속해서 나를 어렵게 한다. 가장 큰 어려움은 미안함이다. 그 마음으로 참고 달렸지만 미안함은 여전하다. 이제 머지않아 인생의 뒤안길을 생각해야 할 나이다. 그럼에도 내 삶을 찾아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아내와 아이들의 불안함을 알면서도 그랬다. 누구는 용기라고 했고 누구는 만용이라고 했다. 그것이 용기였으면 좋겠고, 만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달리면서 힘들 때마다 아빠는 괜찮다는 말을 계속 되뇌었다. 달리는 모든 순간이 힘들었지만, 이 말이 간절하게 필요한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이 한마디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다. 주저앉아 있으면 안 된다며 나를 독려해 주었다. 내가 아빠라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고, 아빠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달릴 때는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달리기는 소모가 아닌 충전이다. 마음과 생각과 삶이 충전된다. 복잡했던 것들이 정리되고 삶이 새롭게 보인다. 사랑이 채워졌기 때문이다.

달리면서 느낀다. 내려놓을 수 없는 책임감이 있다는 것을. 그 무게가 버겁지만, 무게감만큼 사랑도 깊다. 비록 지금은, 아빠가 왜 그렇게 달려야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조금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고통을 참아가며 다시 달려야 했던 그 마음을 먼 훗날에라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미안한 마음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한 건 오히려 나니까.

그리고, 아빠는 괜찮으니까!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201p 중.

가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로 떠난
어느 50대 가장의 풀코스 마라톤 도전기

“고독 사회가 되었다. 초연결 시대라고 하는데 우리의 마음은 그리 이어지기 어려운 모양이다. 마음이 부재(不在)한 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할 수는 없다. 마음이 연결되지 않는 그 허(虛)함은 고독으로 이어진다. 생각은 깊어지지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도무지 혼돈스럽다. 밖에 머물렀던 시선은 이제 스스로에게 향한다. 바삐 사느라 무너지는지도 몰랐던 자신을 돌아보며 보듬어 본다.

〈아빠는 괜찮아〉의 저자 김완식의 글은 가볍지 않다. 아비로서의 짐과 고독의 무게 탓이다. 스스로 찾고 싶었던 존재의 의미와 아비다움이 던진 숙제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생경하고 좁은 길을 택한 그를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동동거리고 덜그럭대는 삶이 안타까울 뿐이다. 휑한 그의 눈빛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의 모습이 나의 모습은 아닐까 자조(自照) 해본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아비들의 모습일 것이다.

김완식은 희망을 말하고 있다. 주저앉아 있지도 뒤로 물러서지도 않았다. 끝내 일어서서 다시 달려나갔다. 고통의 시간을 견뎌 스스로를 증명했고 그 숙제를 풀어냈다. 책임지지 않는 말들이 무수히 횡행하는 시대에 말없이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의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 더 크게 들렸고 마음까지 흔들었다. 여기 희망이 있다.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

〈아빠는 괜찮아〉는 가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로 떠난 어느 50대 가장의 풀코스 마라톤 도전기다. 그러나 김홍식 작가의 추천사에 담긴 말처럼, 저자 김완식은 단지 풀코스 마라톤 도전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희망’을 말하고 있다. 새로운 광야에 접어든 후 밀려오는 불안과 고통을 견뎌내어 기어코 완주 지점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희망’을 증거하고 있다.

이 책은 달리기를 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달리기에 대한 책은 아니다. 저자 김완식은 초등학교 시절 등교할 때마다 운동장을 두어 바퀴 뛰고 교실로 들어가야 했다. 그의 선생님의 교육 방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 시간이 정말 끔찍했다고 회고한다. 늘 꼴찌였다. 빨리 달리는 친구들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 그가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했다. 그리고 기어코 완주하여 그것을 책으로 내어놓는다.

“결국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더 이상 달릴 수 없다는 좌절감에 미쳐버릴 거 같았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움켜잡고 소리를 질렀다. 소리를 다 지르기도 전에 눈물이 터져 버렸다. 소리라도 시원스럽게 지르고 싶었는데 그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도대체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았다. 눈물만 자꾸 나왔다. 한동안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정신이 들자 아이들 생각이 났다. 너무 미안했다. 아빠로서 이것마저도 못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어떻게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된 것 같았다. 티셔츠를 끌어올려서 얼굴을 닦아 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검정색 셔츠에 온통 흰색 가루가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뭔가 싶었다. 얼굴이 땀에 절어 소금기로 가득해졌던 것이다. 쓴웃음이 나왔다. 일어서서 몸을 움직였다. 양손으로 허리를 붙들고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디뎠다. 어느 정도 걷다 보니 다시 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걷기보다 못한 달리기였다.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달려 나갔다.”

-김완식, 〈아빠는 괜찮아〉 중.

고등학교 때 문과생이었던 저자 김완식은 컴퓨터로 30년 동안 밥벌이를 했다. 그는 이를 두고 “삶은 참 묘하다”라고 표현한다. 그가 익숙하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며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것도, “삶이 묘하다”는 증거이다.

〈아빠는 괜찮아〉는, 가장이라는 무게감으로 저마다의 마라톤을 감당하고 있는 모든 존재들에게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나만 고통스러운 게 아니었구나, 그러나 기어코 결승점이 존재하는 구나! 이렇듯 작은 소망들을 독자들의 마음 가운데 선물할 것이다. 또한 〈아빠는 괜찮아〉는 마라톤 완주라는 사지(死地)로 자신을 밀어넣으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아빠들을 향한 격려와 공감의 통로가 될 것이다. 기어코 그곳에서 살아남아 “아빠는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하자고 파이팅을 외치는 ‘힘찬 외침’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완식

저자 김완식은 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프로젝트 기획 및 사업 관리를 하며 오랜 기간 IT 분야에서 근무하다가 인생의 변곡점에 이르러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부여된 소명이 있다는 것’과 ‘그 소명을 다하는 삶이 인생을 아름답게 꽃피우는 것’이라는 신념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그는 지식과 경험의 단순한 전달을 넘어 삶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고 나누는 강의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독서경영을 공부했으며 기업의 독서경영 사례를 연구하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디지털 아이덴티티와 기업의 비즈니스를 컨설팅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움을 주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아빠가 항상 곁에 있다는 것과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잘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던 달리기를 지금은 삶의 슈필라움으로 삼고 있다. 달리면서 마음을 비우고 생각하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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