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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

홍성욱 지음
김영사 출판사SHOP 바로가기

2023년 11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1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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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79.54MB)
ISBN 97889349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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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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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가 주인공인 ‘과학사’

이미지는 과학의 부산물일까, 과학의 역사와 함께한 주역일까?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학자 홍성욱이 강의와 연구를 위해 오랫동안 수집한 진기한 그림들을 한 권에 담았다. 세상의 근본원리를 탐구했던 플라톤의 다면체, 이성의 힘으로 세계의 지식을 끌어모으려고 했던 ≪백과전서≫, 근대 화학혁명을 일으킨 라부아지에 부부의 실험실, 19세기 탐험지의 생태 정보를 종합한 훔볼트의 ‘자연 그림’ 등 과학의 역사에서 소품처럼 여겨지던 이미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는 그간 “이론과 개념의 발달을 중심으로 기술되어온 과학사”에서 비켜나 ‘이미지’를 무대 한가운데에 세워두고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들여다보자는 동기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여느 과학사 책처럼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는 수식이나 알쏭달쏭하고 딱딱한 개념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스허르의 〈별〉(1948)이나 뒤러의 〈멜랑콜리아 I〉(1514) 같은 명화, 뉴턴의 ≪프린키피아≫와 케플러의 ≪루돌핀 테이블≫ 같은 명저들의 표지와 세밀한 권두화(卷頭畵), 과학혁명을 이끈 인물들의 초상화, 다윈의 실험 노트와 기이한 모양의 근대 실험실과 실험 도구, 18~19세기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고안한 기발한 그래프들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거니와, 한 컷 한 컷 그림에 담긴 사연들은 과학의 세계가 얼마나 풍성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미리 알아두면 좋은 아주 간단한 과학사



1 근대 과학의 탄생

01 플라톤과 아르키메데스의 다면체 - 예술과 과학의 경계

02 튀코 브라헤의 ‘하늘의 성’ - 어둠의 과학, 빛의 과학

03 케플러의 세계관 - 우주의 질서와 과학의 진보

04 갈릴레오와 달 - 과학과 예술의 만남과 헤어짐



2 이성과 근대성

05 뉴턴과 블레이크 - 과학적 세계관의 완성과 그 비판자들

06 샤틀레 부인과 볼테르 - 철학자의 연인에서 여성 과학자로

07 이성, 진보와 ≪백과전서≫ - 이성과 상상력의 이중주

08 실험실에서 지워진 존재들 - 라부아지에 부인과 라부아지에의 조수들



3 이미지의 생명력과 현대 과학

09 ‘생각의 방’, 뇌의 이미지들 - 보이지 않는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10 생명의 나무, 진화의 나무, 기술의 나무 - 친숙하고도 이상한 나무 이미지들

11 데이터 시각화의 혁명 - 훔볼트, 플레이페어, 미나르, 나이팅게일

12 브뤼노 라투르와 가이아 - 임계 영역의 시각화, 과학과 예술의 결합



참고문헌

도판 출처

찾아보기

과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을 생각하겠지만, 실제 과학은 이미지로 넘쳐난다. 흰 가운을 입는 과학자는 드물지만, 으레 흰 실험실복 차림으로 조심스럽게 비커에 시약을 떨어뜨리는 과학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이미지의 힘이다. 과학에서의 이미지는 책과 논문에 실린 사진, 그림, 그래프, 표, 다이어그램, 시뮬레이션 이미지들, 학술지 표지, 포스터는 물론, 과학 대중화를 위해 만든 과학자 사진, 연구소나 실험실 사진, 과학을 소재로 한 예술, 그리고 블랙홀의 상상도 같은 가상적인 이미지를 포함한다. -8쪽

〈멜랑콜리아 I〉에는 저울, 컴퍼스, 모래시계, 마방진(어떤 열의 숫자들을 더해도 항상 같은 합이 나오도록 숫자가 배열돼 있는 사각형의 숫자판), 구체, 연금술 항아리, 이상한 모양의 톱 등 다양한 수학적·과학적 장치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물체는 사색하는 젊은 천사의 오른편에 등장하는 다면체이다. -45쪽

브라헤의 우라니보르 관측소를 지원한 예산은 지금 미국 정부가 NASA의 우주 탐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예산에 비견할 만한 규모였다고 한다. 어떤 이는 지금의 50억 달러(6~7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63쪽

리치올리의 이 그림을 통해서 당시 과학계에서 권위 있게 받아들여지는 우주론이 바뀌는 상황을 포착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를 상징하는 구는 바닥에 버려져 있고 프톨레마이오스는 바닥에 누운 늙은이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77, 80쪽

브라헤는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신전의 천장에 그려진 우주 모형을 가리키면서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Quid si sic’라고 묻고 있다. 이는 브라헤가 스티에르네보르의 지하 대기실에 그려진 천문학자들의 초상화를 통해서 던졌던 질문이다. -99쪽

그(갈릴레오)는 자신이 목성을 도는 네 개의 별을 새로 발견했고, 이를 메디치 가문의 별로 명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메디치 가문에 알렸다. 메디치 가문은 이 새로운 발견에 큰 흥미를 보였으며, 결국 갈릴레오의 헌사를 받아들이고 그를 궁정의 철학자 겸 수학자로 임명했다. - 120쪽

뉴턴은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서 그려진 단순한 도형을 주의 깊게 응시하고 있는데, 블레이크는 마치 뉴턴이 종이 위에 그려진 단순한 그림이 세상의 이치를 드러내는 심원한 진리라고 믿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151쪽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달이 지구와 같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주장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이고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권위를 무너뜨린 일격이었다.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달이 불완전한 존재라면, 역시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태양과 같은 다른 천체도 불완전할 수 있었다. 아니 천체 자체가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125쪽

신전 상단에는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세 남성 과학자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 세 사람의 과학자가 진리를 먼저 발견한 사람이고, 그 공로로 신전에 초상화가 걸렸음을 의미한다. 신전을 향하는 계단에는 한 여인이 진리를 향해서 올라가고 있는데, 이 여인은 샤틀레 부인 자신이 분명해 보인다. -165, 167쪽

볼테르는 샤틀레 부인을 매우 높이 평가했지만, 그녀가 여성으로서 그 정도의 지적 성취를 이뤘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볼테르는 “샤틀레 부인은 위대한 인간man이었는데, 그의 유일한 단점은 여성이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그녀가 뉴턴을 번역하고 이해한 것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174쪽

잠시만 생각해보십시오. 어찌하여 여성들은 수 세기 동안 비극, 순수시, 가치 있는 이야기, 아름다운 회화 또는 물리학에 대한 좋은 책을 생산하지 않았을까요? 모든 면에서 남성의 지성과 유사한 지성을 소유하는 피조물들이 왜 넘을 수 없는 힘에 의해서 억제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요? 가능하다면 누구라도 그 이유를 알려주십시오. -176쪽

로버트 머튼은 유명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을 ‘마태 효과’라고 불렀다. 마태 효과는 성서의 〈마태복음〉에 나오는 “있는 자는 받을 것이요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도 빼앗기리라”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마 외국 과학자들에 대한 그림과 사진들에서 이런 식으로 사라진 한국의 과학자들도 있을지 모른다. -230~232

훔볼트는 망원경, 기압계, 온도계 같은 장비를 잔뜩 챙겨 등산하면서, 일정 거리를 오를 때마다 온도와 기압을 측정했고,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과 이끼를 수집했다. 그는 5500미터 이후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음을 발견했으며, 이때 겪은 고산병에 대한 세계 최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95쪽

코로나19 팬데믹 때 사용된 데이터 시각화의 방법 대부분은 19세기에 발명된 오래된 것들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확진자, 사망자, 치명률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한 대시보드 대부분은 플레이페어가 처음 사용한 일반 그래프, 막대그래프, 원형 그래프, 미나르의 흐름 지도, 파의 북극 그래프, 나이팅게일의 장미 그래프 같은 시각화 방법을 채용했다. -325쪽

인류 전체를 보아도, 인류와 인류에게 의미 있는 비인간들 모두가 살아가는 공간은 반지름 6300킬로미터의 구형의 지구가 아니라, 지표면의 암석, 땅, 숲, 물, 대기로 구성된 얇은 층이다. 라투르는 기포드 강연에서 “가이아는 전혀 구체가 아니다. 오히려 두께가 몇 킬로미터를 넘지 않는 얇은 막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333~334쪽

과학기술학자 홍성욱의
‘과학사 갤러리’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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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와 연구를 위해 오랫동안 수집한 진기한 그림들
이미지가 주인공인 과학사, 과학을 이끄는 이미지의 힘


이미지가 주인공인 ‘과학사’

이미지는 과학의 부산물일까, 과학의 역사와 함께한 주역일까?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학자 홍성욱이 강의와 연구를 위해 오랫동안 수집한 진기한 그림들을 한 권에 담았다. 세상의 근본원리를 탐구했던 플라톤의 다면체, 이성의 힘으로 세계의 지식을 끌어모으려고 했던 ≪백과전서≫, 근대 화학혁명을 일으킨 라부아지에 부부의 실험실, 19세기 탐험지의 생태 정보를 종합한 훔볼트의 ‘자연 그림’ 등 과학의 역사에서 소품처럼 여겨지던 이미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는 그간 “이론과 개념의 발달을 중심으로 기술되어온 과학사”에서 비켜나 ‘이미지’를 무대 한가운데에 세워두고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들여다보자는 동기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여느 과학사 책처럼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는 수식이나 알쏭달쏭하고 딱딱한 개념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스허르의 〈별〉(1948)이나 뒤러의 〈멜랑콜리아 I〉(1514) 같은 명화, 뉴턴의 ≪프린키피아≫와 케플러의 ≪루돌핀 테이블≫ 같은 명저들의 표지와 세밀한 권두화(卷頭畵), 과학혁명을 이끈 인물들의 초상화, 다윈의 실험 노트와 기이한 모양의 근대 실험실과 실험 도구, 18~19세기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고안한 기발한 그래프들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로 독자의 눈을 사로잡거니와, 한 컷 한 컷 그림에 담긴 사연들은 과학의 세계가 얼마나 풍성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새롭게 문을 연 ‘과학사 갤러리’

≪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는 꾸준히 독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2012,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최우수 과학도서에 선정)의 개정판이다. 건축물로 치면 11년 만의 리모델링인 셈인데, 디자인 콘셉트는 일종의 ‘과학사 갤러리’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눈으로 즐길 수 있게끔 도판의 크기와 배치 등 편집에 공을 들였다. 디자인적으로는 새로운 판형과 본문 디자인으로 옷을 갈아입고, 오래된 이미지를 교체하고 새로운 컬렉션을 추가했다. 내용적으로는 시의성이 떨어지는 장(‘광우병과 변형 프레온’)을 하나 덜어내고 두 개의 장(‘18~19세기 데이터 시각화 혁명’와 ‘브뤼노 라투르와 가이아’)을 추가했다. 추가된 두 꼭지는 각각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과학기술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주제이며,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다채로운 도판을 싣고 있다. 독자들은 갤러리를 거닐듯, 눈길 가는 그림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그림으로 읽는 ‘진짜 과학’ 이야기
- 이 책을 재밌게 읽는 법

갤러리의 문을 열고 걸음을 내딛기 전에 이 책이 어떤 주제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미리 살펴봐도 유용할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과학사의 연대기적인 흐름을 따르면서도 각기 다른 열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먼저 고대 철학자의 다면체 이야기로 문을 여는 1부에서는 튀코 브라헤부터 갈릴레오까지 근대 과학의 탄생을 이끈 주요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천문학의 발전을 이끈 코페르니쿠스, 튀코 브라헤, 케플러가 비중 있게 다뤄지며, 그림 속에 장식된 천문도(우주 구조를 나타낸 그림)의 변화를 통해 당대 과학계에서 권위 있게 받아들여지는 우주론이 바뀌는 상황을 포착할 수 있다. 독자들은 다면체와 천문도 그림들에 주목하며 1부를 읽어도 좋다.

2부에서는 이성과 근대성으로 대표되는 근대 과학의 특징을 이미지로 이야기한다. 근대 출판물의 표지 그림과 권두화, 과학자들의 초상화에 등장하는 컴퍼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시인이자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의 〈뉴턴〉(1795) 그림은 주목할 만하다. 블레이크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 뉴턴을 구부정한 자세로 컴퍼스를 들고 세상을 재고 있는 인물로 묘사했는데, ‘이성의 신’(유리즌)에 복종하는 세태를 비판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이와 같은 과학 대 예술, 이성 대 상상력의 충돌은 블레이크의 작품을 본뜬 조형물(에두아르도 파올로치의 〈뉴턴〉)을 영국 국립도서관 앞에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몇 세기 뒤 재점화된다.
2부에서 주목해볼 다른 주제는 과학사에서 주변부로 여겨졌던 여성과 과학자의 조수(테크니션)에 대한 재조명이다. ≪프린키피아≫ 프랑스어판 번역자이자 볼테르의 연인이었던 샤틀레 부인과 남편과 함께 화학혁명을 이끈 라부아지에 부인이 대표적인데, 그들은 과학자로서 충분한 능력과 역할을 보여주었음에도 오늘날 각각 유명 철학자의 연인, 라부아지에의 아내로서만 여겨질 뿐이다. 한편, 라부에지에 부인의 실험실 그림에서 어둡게 그림자 처리된 과학자의 조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그림 속 인물이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과학사에서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저자가 강조하듯 “과학의 역사를 볼 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감춰진, 이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의 목소리,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실제로 과학 활동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3부에는 보다 낯설고 특별한 이미지들이 실려 있다. 생명과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나무 이미지, 구획된 뇌 구조, 초기 막대그래프, 울퉁불퉁 갈라지고 쪼개진 지구 이미지 등이 대표적이다. 새롭게 추가된 장들에 주목해보자. 18~19세기 ‘데이터 시각화 혁명’을 다룬 11장에서 오늘날 우리가 통계자료 등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흔히 쓰는 시각 기법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다. 놀랍게도 코로나 팬데믹 때 확진자, 사망자, 치명률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한 대시보드는 윌리엄 플레이페어가 처음 사용한 막대/원형 그래프, 샤를 조제프 미나르의 흐름 지도, ‘백의의 천사’로 유명한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장미 그래프 같은 시각화 방법을 채용했다.
12장에서 과학기술학 연구자 라투르가 가이아의 개념을 새롭게 시각화한 ‘임계 영역’ 이미지도 흥미롭다. 우리는 ‘가이아’라고 하면 우주에서 본 구형의 푸른 지구를 떠올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인류와 인류에게 의미 있는 비인간들 모두가 살아가는 공간(가이아의 핵심 개념)은 지표면의 암석, 땅, 숲, 물, 대기로 구성된 얇은 층이다.” 라투르는 가이아를 “두께가 몇 킬로미터를 넘지 않는 얇은 막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하며 ‘임계 영역’이라고 부르고, 조경 건축을 전공한 알렉산드라 아렌과 함께 시각화했다. 신화적이고 미학적인 느낌은 덜하지만, ‘가이아’의 개념에 충실한 이미지다.


과학을 이끄는 이미지의 힘

저자는 이 책에서 과학 지식을 구성하는 이미지의 역할에 주목한다. 3부의 핵심 주제이기도 한데, 저자는 ‘왜 과학의 역사에서 특정한 개념과 특정한 이미지가 대응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예를 들어, 왜 우리는 뇌를 작은 방으로 나눌까? 왜 생명을 분류하는 데 나무를 이용할까? 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데 그래프를 사용할까? 왜 가이아를 그리는 데 구형 지구를 사용할까? 많은 이들이 과학자들은 연구가 다 끝난 뒤에 자신의 연구를 그림이나 그래프로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나무 이미지’ 장에서 보듯, “과학에서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다. 이미지는 이미지를 낳고, 오래된 이미지는 새로운 이미지로 점차 변한다. 죽은 것 같은 이미지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엉뚱한 곳에서 부활한다.” 곧 역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들이 거꾸로 과학자의 연구나 이론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특정한 방식으로 틀 짓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만큼 ‘이미지의 힘’이 강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독자들은 이 지점에서 이 책이 특별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과학책들이 이미지를 과학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묶어두었다면, 이 책은 과학과 이미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데까지 해석을 확장한다. 그래야 과학사에서 이미지가 차지하는 정당한 위치를 발견할 수 있고, 과학의 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그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읽는 것은 과학을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서 파악하는 작업이며, 이런 작업은 과학을 더 흥미롭고, 더 살아 있으며, 더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진솔하지만 야심 찬 저자의 의지가 담긴 이 책을 통해 독자들도 “진짜 과학”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기 바란다. 이 책이 전시하는 과학기술 문명의 컬렉션들은 독자들에게 과학을 더욱 친숙하고 생생하게 느끼도록 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성욱

과학기술학자.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교수를 거쳐 2023년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북리뷰 전문 잡지 〈서울리뷰오브북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실험실의 진화≫ ≪크로스 사이언스≫ ≪포스트휴먼 오디세이≫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미래는 오지 않는다≫ ≪슈퍼휴머니티≫ ≪과학으로 생각한다≫ 등이, 함께 옮긴 책으로 ≪과학혁명의 구조≫ ≪판
도라의 희망≫ ≪도덕을 왜 자연에서 찾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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