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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톨스토이 지음 | 박미정 옮김
바다출판사

2023년 11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4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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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60MB)
ISBN 979116689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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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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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톨스토이에 가려져 있던 ‘교사 톨스토이’ ‘교육학자 톨스토이’를 만난다. 바다출판사가 펴내고 있는 ‘톨스토이 사상 선집’의 일곱 번째 책이자 《학교는 아이들의 실험장이다》에 이어 톨스토이의 교육에 관한 글을 모은 두 번째 책. 최초로 번역 소개되는 교육에 관한 11편의 글들에서 톨스토이는 야스나야 폴랴나 학교에 쏟아지는 기성 교육계의 공격에 맞서 잘못된 교육 행태를 비판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자유, 삶, 민중 중심의 독창적 교육철학을 제시한다.
1. 훈육과 교육
2. 인민교육의 장에서 사회활동에 대하여
3. 누가 누구에게서 글쓰기를 배울 것인가?
농민의 아이들이 우리에게서?
혹은 우리가 농민의 아이들에게서인가?
4. 교육의 정의와 진보
5. 교육잡지 《야스나야 폴랴나》 발행 중단에 대해
6. 교육학 과제에 관하여
7. 농촌 교사
8. 인민교육에 관하여
9. 1월 12일 교육 기념일
10. 훈육에 관하여
11. 교사의 중심 과제는 어디에 있는가?

옮긴이 해설__민중, 자유, 삶 중심의 톨스토이 교육 이념
레프 톨스토이 연보

정확한 정의가 없고 서로 혼용되어 사용되지만, 사상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말들이 많이 있다. 훈육, 교육 그리고 학습 같은 단어들이 그러하다. 7쪽

모든 학교의 기반에는 똑같은 원칙이 있다. 그 원칙은 바로 원하는 대로 다른 사람을 만들 수 있는 한 사람 혹은 소수 집단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24쪽

지금까지 위원회는 300루블 정도 모금했다. 나는 여기에서 러시아 전체가 혜택을 받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더 모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만일 내가 인민교육을 위해 20코페이카를 기부하고 싶다면, N. N. 씨와 M. M. 씨가 관리하는 곳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책을 사서 그 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것이다. 아이는 나에게 감사하며 책을 읽게 될 것이다. 만일 내가 인민교육에 내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일지 혹은 선택적으로 받아들일지에 관해 논쟁을 벌이는 위원회에 가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다. 만일 내가 1000루블을 기증하고 싶다면, 관리할 수 있는 주변 학교에 돈을 보내고, 그 학교에 가보고 기부한 성과에 기뻐할 것이다. 그러나 위원회에 돈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 본성의 단점은 이와 같다. 73쪽

본질적인 특징은 아이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에 아이들은 본질적인 특징이 아닌 반대되는 특징, 즉 딱딱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특징을 언급할 것이다. 심지어 지우개와 비교할 때도 아이들은 모양의 차이에 주로 놀란다. 그리고 지우개는 떨어뜨릴 수 있지만 유리는 떨어뜨려서는 안 되며, 지우개는 깨지지 않지만 유리는 깨진다는 사실이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아이들은 수천 개의 다른 특징을 언급할 것이지만, 오로지 본질적인 것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특징들은 그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117쪽

나는 무엇이 더 나은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있다고 여기는 것만 말하고 있다. 내가 깨달은 것은 정직은 신념이 아니라는 점, ‘정직한 신념’이라는 표현은 무의미하다는 점이다. 정직은 도덕적인 습관이다. 이 습관을 얻기 위해서는 가장 긴밀한 관계에서 시작하는 것 외에 다른 길로 가서는 안 된다. ‘정직한 신념’은 내가 생각하기에 전혀 의미가 없다. 정직한 신념은 없고, 정직한 습관만 존재한다. 202쪽

인쇄술, 읽고 쓰기, 우리가 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은 진보라는 종교의 근원적 미신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독자에게 정말 진심으로 모든 신념을 거부하고 다음과 같이 자문해보라고 요청한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소수인 우리가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교육, 그 결과 우리가 보급되기를 원했던 인쇄술과 읽고 쓰기와 교육을 왜, 도대체 왜 다수인 민중을 위한 혜택이라고 하는 것일까? 239쪽

그래서 교육가들은 민중에게 아래아래에 무엇이 있고 위위에 무엇이 있는지, 교실 칠판은 받침대 위에 있고 그 아래에 상자가 있다는 점을 과감하게 가르칩니다. 만일 학생들이 교사에게 질문한다면 교사도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교육가들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칠판에서 페인트를 지우면 거의 모든 소년이 이 칠판은 어떤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말할 것입니다. 이것은 전나무, 보리수 혹은 사시나무라고 말하겠지만, 교사는 이것을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소년이 고양이와 암탉에 관해서는 교사보다 언제나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교육가들은 모릅니다. 327쪽

이후의 교과목에 관해 언급하자면, 나는 그 과목들의 순서는 종교와 도덕에 관한 교리를 모든 지식의 기반으로 인정할 때 저절로 밝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이 이렇게 이루어진다면, 종교와 도덕 다음의 첫 번째 과목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삶에 대한 연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아주 명백합니다. 즉 우리 민족, 부유한 계층, 가난한 계층, 여성, 아이들, 그들의 직업, 생존 수단, 관습, 신념, 세계관이 될 것입니다. 400쪽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는 바다출판사가 펴내고 있는 ‘톨스토이 사상 선집’의 일곱 번째 책이자 《학교는 아이들의 실험장이다》에 이어 톨스토이의 교육에 관한 글들만을 모은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이 톨스토이가 농민 자녀들을 위해 자신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행한 교육실험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교육 방법론과 원칙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 책은 당시 야스나야 폴랴나 학교에 쏟아진 여러 공격들에 맞서 잘못된 교육 풍조를 비판하면서 ‘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더 원론적이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당시 러시아의 학문과 지식을 독점하고 있던 지식인과 귀족, 관료층(이른바 ‘교양 있는 집단’)은 톨스토이가 세운 자유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인민학교를 위험시했다. 차르의 비밀경찰에 의한 은밀한 박해와 교육계의 노골적인 비난과 무시 속에 톨스토이의 교육실험은 비록 단명하고 말았지만, 오늘날 야스나야 폴라냐 학교는 서머힐스쿨 같은 학생의 자유를 존중하는 대안학교의 선구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러시아에는 성경 교리문답 중심의 전통적인 학교(‘교회의 학교’)들과 유럽 특히 독일의 교육학 이론을 이식한 신식 학교들이 있었다. 무조건 암기식 교육에 맞서 실물교습(직관교수)과 발달에 초점을 맞춘 독일식 학교들이 새로운 주류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톨스토이는 고리타분한 옛 교육방식뿐 아니라 새로운 독일식 교육법에도 비판적이었는데, 이 학교들이 여전히 강제적이고, 삶의 영향력에 대해 무지하며,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교육의 근본 문제를 논의하며 톨스토이는 ‘자유롭게, 삶에 밀착되게, 민중의 요구에 맞게’라는 세 가지 원칙을 일관되게 제시한다.

교육에서 완전한 자유를 허하라
톨스토이는 야스나야 폴랴나 학교에서 자신이 행한 자유로운 교육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 학교를 부정하는 극단적 행위라는 비판을 받자 이를 재반박하며 ‘교육’과 ‘훈육’을 구별한다. 훈육과 교육의 차이는 바로 강제성으로, 훈육은 강압적이지만 교육은 자유롭다. “훈육은 우리에게 훌륭해 보이는 사람을 양성할 목적으로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행하는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영향이다. 그러나 교육은 인간의 자유로운 관계다.”
전제주의 체제 아래 당시 학교는 교사의 권위주의적이고 독단적인 훈육, 처벌과 시험에 의존했다. 김나지움과 대학에서도 손을 들어 자유롭게 질문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의자에 앉아서 종소리에 맞춰 움직이고 토요일마다 체벌을 해대는 학교를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대학생 시절, 교수와의 논쟁 이후 밉보여 진급시험에서 떨어졌던 씁쓸한 기억을 떠올리며 말한다. “시험은 지식의 척도가 될 수 없고 단지 교수의 잔인한 독선을 위한 것이며,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야비한 부정행위를 위한 경연장일 뿐이다.”
톨스토이에게 교육의 유일한 규범은 자유다. 여기서 자유란 학교가 피교육자의 신념이나 인격에 개입하지 않는 것, 피교육자가 요구하고 원하는 가르침을 받는 수 있는 자유를 피교육자에게 완전히 위임하는 것이다. 모든 개인은 자유롭게 발전할 권리를 가졌으며, 자유가 진정한 교육의 필수조건이고, 처벌의 위협과 보상의 약속은 이를 방해할 뿐이다. 강제로는 아무런 결과도 낳을 수 없거나 비참한 결과를 낳을 뿐이다.
때로 톨스토이가 실제로 학교 교육을 부정하는 듯 보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성 교육의 강제적인 요소에 반대하기 때문이고, 루소처럼 인간은 완전하게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가 보기에 “전혀 훈육되지 않은 사람 즉 자유로운 교육의 영향을 받은 민중이 어떤 훈육이라도 훈육을 받은 사람보다 더 순수하고, 강하고, 담대하고, 자립적이고, 공평하고, 인간적이고, 무엇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다. 반면에 “훈육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자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려는 갈망이다. 훈육자가 열심히 아이들의 훈육에 전념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이들의 순수함에 대한 질투와 아이를 자신과 닮게 만들려는 바람, 즉 훨씬 더 망가뜨리려는 희망이 이와 같은 갈망의 기반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는 인류에 필요한 인물이 아니라 타락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물만을 양성할 뿐이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결국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최선인가라는 물음이다. 톨스토이는 아이들이 지겨워하고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말고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라고 말한다. 교사가 자신이 맡은 과목을 더 많이 알고 사랑할수록 그의 가르침은 더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된다. 성공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강제가 아니라 먼저 학생의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 “학생의 흥미 유발, 최대한의 편안함 그리고 비강제성과 자연스러움이 좋은 교육과 나쁜 교육의 기본적이고 유일한 척도다.” 좋은 교사는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며, 교육의 실패가 학생의 잘못(학생의 게으름, 장난기, 우둔함, 귀 기울이지 않는 태도, 눌변)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해결책을 찾는다.

삶보다 위대한 교사는 없다
“교육은 인간을 발전시키고 인간에게 더 넓은 세계관을 제공하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모든 영향력의 총화다. 아이의 놀이, 고통, 부모의 체벌, 책, 노동, 강제적인 학습과 자유로운 학습, 예술, 과학, 삶, 이 모든 것이 교육이다.” 톨스토이는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스스로 배우고 있다고, 노동과 놀이와 인간관계, 요컨대 삶(생활)을 통해 진정한 지식을 배운다고 여겼다. “오로지 대상에 대한 삶의 직접적인 관계만이 새로운 개념을 가르치고 제공한다. 학교는 이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없으며 이것을 할 능력도 없다. … 삶은 무의식적인 방법으로 개념을 가르쳐주고 학교는 의식적인 방법으로 개념을 조화롭게 하고 체계화한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학생들을 ‘어린 농부들’이라고 즐겨 불렀는데, “그들에게서 러시아 농부들이 두드러지게 보여주었던 총명함, 실제 생활에서 얻어 축적된 풍부한 지식, 해학, 단순함, 모든 거짓에 대한 혐오의 특징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가 독일식 학교와 그곳에서 행하는 실물교습을 비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페스탈로치에 의해 강조된 실물교습법은 말로만이 아니라 실례를 통해서 아이의 모든 감각에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톨스토이는 이것이 원칙적으로는 옳지만, 그 방식을 삶이 아니라 학교에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었다. “개념 획득의 직접적인 방식은 완전한 자유를 요구한다. 그 때문에 개념을 지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식 획득의 직접적인 방식은 주의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열정과 인상에 완전히 몰입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와 같은 몰입을 인위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없다.” “지식 획득을 위한 수단은 삶의 현상과 직접적으로 관계있다. 삶의 현상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완전한 자유를 요구한다. 학교, 교사, 책은 부모의 집, 일터, 숲, 하늘과 같은 삶의 현상이다. 학교에서 가장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학교, 교사, 책과 학생의 관계가 자연과 모든 삶의 현상들이 맺는 관계처럼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즉 실물교습은 삶의 기법이어야 하며, 이 기법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조건은 자유여야 한다.
톨스토이는 2장에서 문맹퇴치위원회가 승인하고 추천한 각종 교과서와 참고서의 내용을 아주 길게 인용하는데, 그 글들이 “불러일으키는 피곤할 정도의 지루함을 스스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그 책들의 비도덕성과 범죄성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삶과 유리된 지루하고 공허하고 무익한 그 글들은 “어린이의 영혼을 흐려놓고 망쳐놓으며, 순수한 교사들도 망쳐놓는다.” 톨스토이는 “대학의 교수가 되는 것보다 더 쉬운 것은 없고, 인민 교사가 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데, 엄격하고 편협한 학문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보다 삶이라는 드넓은 발전 공간에 놓인 아이를 지도하는 것이 더 까다로운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3장 누가 누구에게서 글쓰기를 배울 것인가’는 톨스토이가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지도한 경험담인데, 주제와 상황만을 던져주고 그다음은 아이들의 상상력에 맡기는 방식인데, 참여한 아이들이 느끼는 흥분의 열기와 기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11살의 숌카와 페드카는 진정한 창조적 재능, 예술적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을 드러내 톨스토이를 놀라게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 순박하고 경건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부활시킨다. 반(半)문맹의 농민 소년들이 일궈낸 예술적 성취에 톨스토이는 삶을 깊이 공부하고 인지하는 사람만이 써낼 수 있는 살아 있는 글이라고 평하며, 일찍이 “러시아 문학에서 이와 비슷한 어떤 페이지도 접하지 못했다”라고 놀라워한다. “아이는 [진선미의 조화라는] 이상에 나보다 더, 어른 한 사람 한 사람보다 더 가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가르치고 교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이상은 내 안에서보다 아이에게서 더 강하게 인식된다. 아이는 조화롭고 폭넓게 채워지기 위한 자료를 나에게 요구한다. 내가 아이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고 가르치는 것을 멈추자마자, 아이는 러시아 문학에서 전례 없는 시적 작품을 써냈다.”

민중교육을 위하여
이 책의 글들은 톨스토이가 교육사업에 관심을 갖고 유럽을 여행하며 교육학 이론을 공부하고 수업을 참관하던 30대 초부터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교리의 강조로 돌아선 말년까지를 아우르지만, 글의 관심은 시종일관 인민교육, 민중교육의 활성화였다.
특히 톨스토이가 관심을 둔 것은 읍내에 있는 정원이 수백 명씩 되는 큰 학교가 아니라 드넓은 농촌에 드문드문 퍼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작은 학교, 여름에는 농가일을 돕고 겨울의 7개월 동안만 운영되는 계절 학교, 도시의 교사가 월 200루블을 받을 때 마을들을 돌며 월 2루블(한 농가당 15코페이카씩 모아 만든)에도 가르치는 교사들이 운영하는 농촌학교였다. 그러나 정부와 자치단체, 학교위원회는 농민의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을 강요하기 일쑤다. 꼭 호화로운 건물에 엄청난 보수를 받는 교사들이 있어야만 학교인가. 농부의 헛간이 학교가 될 수도 있고, 교회지기가 교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교육가들은 마치 내기라도 하듯이 어떻게 하면 교육을 더 힘들고, 더 복잡하고, 더 비싼 것으로 만들까 궁리하고” 있지만, 학교 성공의 열쇠는 설립 “방식의 간소화, 단순화, 학교 건설의 저렴화”이다. 톨스토이는 민중에게 원하는 학교를 설립할 자유를 주고, 관은 학교를 조직하는 일에 최대한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구체적 물음에 대해서도 톨스토이는 민중의 요구를 따르라고 말하며, 읽고 쓰기와 연산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신식 교육학자들은 역사, 지리, 과학, 외국어 등을 강조하지만 민중은 언제나 국어와 수학을 가장 필요한 기초지식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민중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동등한 교육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나, 전제정치는 여전히 인민교육사업에 족쇄를 채우고자 했다. 톨스토이는 교육받은 이들, 귀족과 관료층을 민중과 대비시키며 진보의 당파성을 지적한다. “진보는 사회의 작은 일부를 위한 혜택이다. 사회의 대부분은 진보를 악이라 여긴다. … 진보는 민중이 더 손해를 볼수록 교양 있는 집단은 더 이익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고 있고 동등한 교육의 요구는 거스를 수 없다. “진보주의자들[독일식 신교육을 도입한 교육가들]은 민중 없이 존재할 수 없지만, 민중은 진보주의자들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민중은 자신들의 지적인 발달이라는 위대한 일에 거짓된 일을 하지 않고 나쁜 것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세기말 격변기에 민중의 교육에 대한 요구를 대변하고 그 구체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8장에서 지자체의 제한된 예산 내에서 400개 학교를 세우는 구체적인 자금지출안을 소개하고 있다) 위대한 교사이자 교육학자로서의 톨스토이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톨스토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Lev Nikolayevich Tolstoy
1828년 9월 9일 러시아 툴라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친척들 손에 자란 톨스토이는 16세에 카잔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실망해 그만두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오가며 방황하던 톨스토이는 1851년 형 니콜라이를 따라 군에 입대한다. 군대에 복무하면서 〈어린 시절〉 등 자전적 삼부작을 발표해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1850년대 후반에는 농민들의 열악한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교육에 있다고 판단, 야스나야 폴랴나 농민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열고, 교육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병행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평론을 썼으며,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 등의 문학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자기완성과 악에 대한 무저항, 사적 소유 부정이라는 철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고백》 《인생에 대하여》 《예술론》 등을 저술하고 당대 러시아 사회와 종교를 강렬하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교에서 파문을 당하고 정부의 압박을 받았지만, 모든 걸 가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러시아 황제와 달리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모든 걸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러시아 황제로 불릴 만큼 민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만년에 이르러 술·담배를 끊고 채식주의자가 되었으며 농부처럼 입고 노동하며 생활했다. 생전에 수많은 톨스토이주의자가 야스나야 폴랴나에 몰려와 농민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조용한 피난처를 찾아 집을 나선 며칠 후, 1910년 11월 7일 아스타포보 역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의 가출은 현실에 대한 극복이자 다른 삶을 향한 마지막 도전으로 상징된다. 작가이자 폭력을 거부한 평화사상가, 농민교육가이자 삶의 철학자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주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강사.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러시아 작가 고골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고골의 중편소설과 서술 주체〉이다. 옮긴 책으로 톨스토이의 《비폭력에 대하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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