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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

폴 김 , 김인종 지음
마름모

2022년 08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8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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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4.74MB)
ISBN 9791197826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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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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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인 여동생을 암으로 떠나보낸 저자 폴 김이 지난 25년간 정신질환자 가족들을 돌보며 겪은 이야기를, 미국에서 활동한 저널리스트 김인종과 함께 썼다. 폴 김은 여동생이 조현병을 앓기 시작한 후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미국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LA에서 ‘정신건강가족미션’(www.mhfmus.org)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폴 김과 여동생의 이야기를 비롯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부부간에 주고받는 전염병 같은 갖가지 정신질환을 실화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들은 조현병·조울증·우울증·자기애성 인격장애·트라우마 등 감추어져 있던 다양한 정신질환을 세상에 드러내며, 우리 사회가 “이 거대한 정신질환의 병동”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나갈 수 있을지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더불어 종교적인 관점에서 고통이 없는 삶은 존재할 수 없음을 설파하며, 고통과 고난을 ‘함께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저자들의 삶을 통해 입증해낸다. 정신질환을 의학적·사회적인 관점과 영적·심리적인 관점에서 균형 있게 들여다보는 이 책은,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들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위로를 준다.
1부 보이지 않는 전쟁

01 싸움의 시작
영혼의 전쟁터-브라이언
무지의 세계-선혜
가족이라는 딜레마-박문성과 스텔라

02 나르시시즘이라는 악
수선화와 메아리
자기애성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부모와 그 자녀들

03 문화의 희생자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자살은 죄인가 병인가-스캇과 성희
죽음에 이르는 편견-정호의 아들
어둠에서 빛으로
우울증: 자살 충동|무기력
조울증: 폭력|매닉 상태
조현병: 환시|환후|환촉|환청|피해망상|신체망상|종교망상|질투형 망상|피조종 망상

2부 무너지는 가족

04 무지와의 싸움
부모의 죄입니까
‘인간관계’라는 변수
부부, 감춰진 보호막
병을 주고받으며

05 누가 나의 가족입니까
환자들의 동거-황준기와 아내
공황장애-영숙의 남편
질투형 망상-이민숙과 관호
환자를 돌보는 환자-마이크와 어머니
트라우마라는 시한폭탄-니콜라스 김과 김소현
덕의 변질, 마약

06 가족의 복구
어머니와 아들-진오와 어머니
우연의 섭리
조작된 관계
선한 싸움

3부 생명의 강

07 치료의 시작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선혜를 찾아서-미셸
무고한 자의 고통-민수
기쁨 속의 환자-성진

08 집 없는 영혼들
스트리트 처치
병과 죄와 악
코로나도의 가로등

09 가장 연약한 무기
지배자의 병-심호인과 아버지
위험한 나르시시스트
사랑이라는 무기
네가 낫고자 하느냐?

4부 역전시키는 삶

10 딜레마의 역전
백전백패-수전
목사와 자녀들
따돌림의 치명성-임수현
역전시키는 삶

11 고통의 공유
무료한 삶 속에서
공유의 의미
과학과 신앙의 만남에서
죽고 싶은데 살고 싶다

에필로그|살아남기
부록|김지수×폴 김 인터뷰

암이 죽음의 한 원인이듯이 우울증도 죽음의 한 원인이다. 암으로 인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듯, 우울증으로 인한 죽음도 병사이다. 즉 폐암으로 죽은 사람이나 뇌기능장애로 인한 자살이나 모두 병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들 죽음에 대해서 차별적 시각을 제거할 수 있는 의학적 증거의 홍보가 필요하다. _68쪽 〈자살은 죄인가 병인가-스콧과 성희〉

현대사회 인간들의 삶의 목적은 즐거움과 번영이다. 이의 실현을 위해 고통은 불행한 재앙으로 치부되며 이 삶에서 제거돼야 할 것들로 여겨진다. 경제와 정치와 과학은 이의 실현을 위해 장밋빛 목표를 제시한다. (…)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마약 같은 슬로건은 개인주의,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갈등하며 결국은 수많은 개인 앞에 실패로 모습을 드러낸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이 세상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유토피아적 꿈이다. 인간의 무한대의 욕심과 이기주의가 그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의 원인이다. _107쪽 〈문화의 희생자들〉

가해자로서 정상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고, 피해자로서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있다. 정상생활을 하는 가해자, 병원에 입원한 피해자 중 누가 더 심각한 환자일까. 우리 가족들 중에 이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공존하고 있다. _134쪽 〈병을 주고받으며〉

뇌질환자,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자신은 아프지 않다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심리치료인들은 이것을 ‘부정denial’이라고 부른다. 일반 환자들, 즉 위장병 환자, 골절환자 등 눈에 보이는 육체적 질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의사의 지시를 당연히 따르며 치료에 임하지만, 뇌질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약물복용이나 치료를 기피한다. 그들이 이 부정의 단계를 지나 자신이 병자라고 인정하는 순간에야 환자는 약이나 치료를 받아들이며, 회복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_156~157쪽 〈환자를 돌보는 환자-마이크와 어머니〉

“어떤 사람들은 깨달았다고 하지만, 그 사람의 앎이나 깨달음이 나의 정답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경험하는 답을 가져야 합니다. 미셸의 아버지는 어느 날 찾아온 ‘감사’를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붙들고 놓지 않으면서 또 다른 ‘감사’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통은 사라졌냐고요? 아니요, 여전히 옆에 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붙들지 않고 감사를 붙드는 법을 알게 됐습니다.” _222쪽 〈무고한 자의 고통-민수〉

여러 가지 분야에서 과학은 신앙의 성숙에 기여할 수 있다. 의학은 많은 정신질환과 뇌기능장애의 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영적인 접근을 추가한다면 새로운 차원의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 _306쪽 〈과학과 신앙의 만남에서〉

그의 삶의 목표는 간단했다. 살아남는 것이었다. 살아남기는 대부분 정신질환자, 뇌기능장애자와 그 주변인들의 삶의 모습이며 목표이기도 하다. ‘내가 유한하고, 연약한 존재라는 것 그리고 삶은 불안전할 뿐만 아니라 불완전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살아남기의 시작이다. _309쪽 〈죽고 싶은데 살고 싶다〉

정신질환은 착하고 똑똑한 청년들이 많이 걸립니다. 남에게 스트레스나 미움, 분노 등을 풀어내지 못하고 자신이 다 감당하고 참고 지내다가 뇌기능장애가 오는 겁니다. 악한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아요. 악한 사람들은 순수한 사람들에게 그 스트레스를 다 떠넘겨 병들게 하고 자신들은 살아남죠. _319쪽 〈김지수×폴 김 인터뷰〉

“고통을 알기에 도울 수 있는 거지요”
28년간 조현병을 앓았던 선혜와 그 오빠의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선혜는 목표하는 대학이 있었다. 그녀는 열심히 공부했지만, 부모와 학교는 그녀에게 안전한 선택을 바랐다. 그녀는 기준을 낮추어 원하지 않는 대학에 합격했다. 선혜는 그 대학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1년이 지나면서 그녀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상한 증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혼자 뜻 모를 말을 자주 했고, 비 오는 날 맨발로 노래를 부르면서 동네를 걸어 다니기도 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가족들은 담임목사를 찾아갔다. “기도합시다. 귀신이 들린 겁니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기도에 매달렸다. 선혜가 오빠의 눈을 쳐다보며 흐느끼듯 말했다. “오빠, 나 귀신 들린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가족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 선혜는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칼을 들고 가족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우리 가족이 신문에 나겠구나.’ 오빠는 경찰을 불렀고, 경찰은 선혜를 곧장 정신병원으로 이송했다.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의사의 첫 마디였다. “우울증, 조현병이 복합적으로 발병해서 아주 나빠졌습니다.” 병원에서 치료받은 얼마 후, 선혜는 조용해졌고 대화가 통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정상적인 삶을 꾸려갈 수는 없었다.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한 탓이었다. 선혜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야 했다. 선혜의 오빠는 고통의 세월 속에서 동생을 보살피며 목사가 됐다. 그가 바로 이 책의 저자 폴 김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정신질환의
거대한 스펙트럼에 포함되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지난한 삶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고도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라크 전쟁에서 트라우마를 안고 돌아온 니콜라스는 어머니를 살해해 감옥에 있다. 자기애성 인격장애 아버지의 강압적인 폭력에 시달리던 스텔라는 조현병을 얻어 홀로 그늘진 삶을 살아간다. 능력 있는 남편 황준기를 자살로 몰고 간 의부증 아내는 오늘도 자녀들에게 그 증세를 뿜어내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신질환과는 무관한 지대에 살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대부분 인간은 정신질환의 거대한 스펙트럼에 포함돼 있다. 그 증상이 가벼운가 무거운가, 어떤 계기를 통해 발병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차이일 뿐이다.

특히 가족관계에서의 병적인 의사소통은 뇌질환의 발병 확률을 높인다. 자신들이 환자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부모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고장 난 부부관계 또한 성격 차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가진 정신질환 때문인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관계’는 정신질환 발병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치료의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주변인, 가족들에게 의학적인 치료를 넘어 어떻게 ‘치료의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결국 이 책은 인간관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자기만의 정신병동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이 책은 2019년에 출간된 《죽고 싶은데 살고 싶다》의 개정판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폴 김

1996년 선교사로 미국으로 건너가 목회학 박사Doctor of Ministry 학위를 받았다. LA에서 비영리기관인 정신건강가족미션Mental Health Family Mission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월드미션대학WMU에서 상담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NAMI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 가족교육 강사이기도 하다. 미국인 교회 Calvary Life Fellowship에서 사역했으며, 미국 오렌지새생명교회 담임목사, 미국 제일중앙교회 대학부 목사를 역임했다. 28년간 조현병 환자였던 여동생을 암으로 잃은 그는, 평생을 정신질환자 가족들을 치유하는 데 바치고 있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정신건강가족미션에서는 현재 400여 가정을 돌보고 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그의 활동이 널리 알려지면서 그를 찾아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저자(글) 김인종

서울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한국일보 미주 본사 사회부 차장, 미주 한인TV 네트워크 ‘라디오 서울’ 보도국장을 역임했다. 미국 언론인협회 LA Press Club으로부터 4·29 LA 폭동 취재상을 수상했고, LA 한인기자 협회, LA 한인방송기자 협회에서 여러 차례 취재상과 특종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폴 김 소장과 함께 정신건강가족미션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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