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살림

2023년 11월 16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4월 12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2.52MB)
ISBN 9788952248701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4,000원

쿠폰적용가 12,60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음악의 탄생부터 21세기 최신 음악까지… 서양음악부터 여성 작곡가의 음악, 대중음악, 월드뮤직까지… 일러스트와 열 개의 ‘뮤직박스’를 곁들인 음악사 100장면을 음악을 들으며 따라 읽다 보면 당신도 어느새 클래식 마니아!
1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_ 아득한 옛날부터 내일모레까지
001 빅뱅_ 천상의 음악
002 어머니 지구_ 자연의 소리
003 사운드 메이커_ 인간의 소리
004 말보다 음악이 먼저_ 음악과 언어
[뮤직박스 1] 뭐가 뭔지@@_ 음악의 갈래
005 아득한 메아리_ 음악의 기원
006 소리 나는 이미지_ 최초의 악기

2 중세 음악_ 알아야 좋아한다
007 아버지의 이름으로_ 그레고리오 성가
[뮤직박스 2] 맞는 음, 틀린 음_ 음체계
008 1+1=3_ 최초의 다성음악
[뮤직박스 3] 음악이 엉켜 버렸어요_ 대위법(초급
009 그녀의 라라랜드_ 신비음악
010 대성당 음악_ 아르스 안티콰
011 중세의 싱어 송라이터들_ 트루바두르와 미네징어
012 소리의 건축가들_ 아르스 노바, 아르스 수브틸리오르

3 르네상스 음악_ 들리지 않는 경계선
013 달콤한 폭발_ 플랑드르, 네덜란드, 프랑스의 다성음악
014 언니만 한 아우들_ 모방기법과 스승 따라 하기
015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_ 미사곡
016 교회는 모름지기 엄숙해야_ 주님의 말씀
017 음으로 그린 그림_ 마드리갈
018 가끔은 웃어도 좋아_ 샹송, 프리카세
[뮤직박스 4] 음악을 기억하려면_ 악보

4 바로크 음악_ 음악과 다른 예술
019 영원한 오르페우스_ 오페라의 탄생
020 시간이 멎은 자리_ 오페라
021 노래 없는 음악_ 초기 기악
022 태양왕은 발레리노_ 춤곡
[뮤직박스 5] 비트에 몸을 싣고_ 박자, 리듬, 빠르기
023 바다 건너 음악_ 헨리 퍼셀
024 악기의 왕_ 오르간
025 소프라노 아저씨!_ 카스트라토
026 춤곡부터 고등수학까지_ 하프시코드 음악
[뮤직박스 6] 거울 궁전_ 대위법(심화)
027 성경을 눈앞에서 보듯이_ 오라토리오와 수난곡
028 나만 바라봐_ 협주곡의 탄생
029 벽난로 앞의 작은 음악회_ 실내악의 탄생

5 고전주의 음악_ ‘클래식’이라는 말
030 반항하는 자식들_ 음악의 머리와 가슴
031 귀맛의 달인들_ 교향곡의 탄생
032 말이냐 음악이냐_ 영원한 오페라 배틀
033 정겨운 대화_ 현악 사중주
034 다이장극 는계세(거꾸로 읽기)_ 코믹 오페라 기타
[뮤직박스 7] 소리로 지은 집_ 음악형식(초급)
035 죽은 이에게는 좋은 것만_ 레퀴엠
036 셈여림을 마음대로_ 피아노

6 낭만주의 음악_ 모 아니면 도
037 로큰로…맨틱!_ 가발 대 프리스타일
038 마의 9번_ 교향곡의 세계
039 시냇물이 큰 강으로_ 낭만주의 가곡
040 로시니 롤러코스터_ 오페라 세리아와 오페라 부파
041 악마와 거래한 예술가_ 비르투오소
042 말 없는 이야기_ 표제음악
[뮤직박스 8] 소리에도 색깔이_ 음색
043 당신도 피아니스트!_ 낭만주의 건반음악
044 코끼리와 모기_ 프랑스 오페라
045 전문가도 애호가도 다 함께_ 실내악의 발전
[뮤직박스 9] 같으면서 다른 것_ 음악형식(고급)
046 다음은 대상! 두구두구…_ 낭만주의 협주곡
047 어서 와, 발할라는 처음이지?_ 바그너의 총체예술
048 백조의 호수가 그려지나요?_ 춤곡과 발레 음악
049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_ 국민주의
050 비바! 베르디_ 더 나은 벨칸토
051 막대기를 든 펭귄_ 지휘자
052 베토벤의 긴 그림자_ 낭만 교향곡
[뮤직박스 10] 조이고 풀기_ 화음과 화성
053 휘핑크림과 샴페인_ 오페레타
054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_ 바다 건너 음악(2)
055 빛과 색채의 예술_ 인상주의

7 20세기와 21세기 음악_ 여러분! 곧 20세기에 도착하겠습니다!
056 새로운 우주_ 경계 허물기
057 난리! 스캔들!_ 험난한 혁신의 길
058 족보를 묻지 마세요_ 괴짜 에리크 사티
059 새로운 언어를 찾아서_ 무조음악
060 대답 없는 질문_ 과거사가 없는 나라
061 분노는 나의 힘_ 원시주의 음악
062 영웅은 이제 그만!_ 음악과 현실
063 음악인가 소음인가_ 미래의 음악
064 언제 들어 봐도 좋은 음악_ 프랑스 감성
065 묵은 술을 새 부대에_ 네오바로크와 신고전주의
066 새로운 음질서_ 12음 음악
067 민중 속으로_ 민속음악 연구
068 천 개의 폭탄_ 재즈의 유럽 폭격
069 소리를 저장해 팔다_ 축음기, 라디오, 영화
070 경계를 넘다_ 아메리칸 드림
071 날것의 진실_ 터프한 오페라
072 음악 교육_ 함께 살아가는 연습
073 미국의 파리지앵, 파리의 아메리칸_ 타악기와 사이렌
074 러시안 룰렛_ 예술 탄압의 서막
075 유럽 엑소더스_ ‘퇴폐’ 예술
076 최후의 낭만주의자_ 시간을 거슬러
077 수학의 저편_ 음렬주의
078 주사위는 던져졌다_ 고요와 우연성
079 플러그를 꽂고_ 전자음악과 구체음악
080 연주자가 결정한다_ 열린 형식
081 용암의 강_ 사운드 매스
082 뉴욕의 로미오와 줄리엣_ 뮤지컬
083 해피 뉴 이어(ears)_ 실험 음악
084 안 되는 게 어딨어!_ 포스트모더니즘
085 새로운 단순성_ ‘포모’와 직감
086 적을수록 아름답다_ 미니멀리즘
087 바리케이드 앞에서_ 정치적 음악
088 느리게, 더 더 느리게_ 느림의 미학
089 이끼 앉은 기왓장_ 과거 사랑
090 아방가르드? 아방재즈?_ 흐릿해진 경계
091 신을 잊은 그대에게_ 현대의 종교음악
092 모든 수를 다 더하면_ 음악, 수학, 기타 학문
093 소리 구름_ 스펙트럼 음악
094 허스토리를 찾아라!_ 여성 작곡가들
095 더 더 찾아라!_ 더 많은 여성 작곡가들
096 아바에서 자파까지_ 팝뮤직(맛보기)
097 서쪽에서 진로를 돌려라!_ 월드뮤직
098 팝(콘)과 클래식 사이_ 영화 음악
099 어렵긴 뭐가 어려워?_ 음악과 스파게티
100 언제나 어디에나_ 미래의 음악

대학에서 음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다룬 책을 썼다. 저자 피터르 베르헤 교수는 2020년 이 책으로 벨기에 왕립 플랑드르 과학예술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지식커뮤니케이션상을 받았다. “전 연령대가 접근할 수 있는 음악 책으로, 재미있고 독창적이며, 현대적 감각이 가미되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과연, 쉽고 명료한 언어로 서양음악사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음악의 기원에서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사조, 갈래(장르), 작곡가와 작품, 용어 소개를 아우르며 풀어내는데, 쉽게 설명한다고 해서 그 깊이가 얕지 않다. (옮긴이의 말, 279쪽)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 음악이 없던 때가 있었다고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언제나 무슨 소리든지 들렸고, 지금도 들리고 있다. 높은 소리 낮은 소리, 센 소리 여린 소리, 예쁜 소리 미운 소리, 늘 소리는 들린다. 음악은 처음에 우주에서 나왔고, 그다음에는 자연에서, 마침내 인간에게서 나온다. 이 책은 특히 ‘인간의 음악(musica humana)’을 다룬다. (I. 태초에 음악이 있었다, 13쪽)

태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고요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빅뱅, 우주 역사상 최초의 음악이다. (1. 빅뱅, 13쪽)

우주에는 그 소리를 실제로 들을 수 있는 행성이 하나 있으니, 바로 지구다. (…) 지구라는 행성은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이자 소리의 제전이다. (…) 음악사의 전 기간에 걸쳐 작곡가들은 지구의 소리를 최대한 모방하려고 애썼다. (2. 어머니 지구, 17쪽)

예술사의 어떤 시대명칭은 그 의미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기 십상이다. 이제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엽 무렵까지의 시기를 다루어 보자. 이 시대는 으레 ‘바로크 시대’라고 불린다. 오늘날 우리는 무언가가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과장스러울 때 주로 ‘바로크’로 표현하곤 한다. (…) 그렇다면 ‘바로크’ 시대에는 오직 파이 위의 생크림 같은 음악만 작곡되었다는 뜻일까? 전혀 그렇지 않으며, 심지어 거리가 먼 이야기다. 사실 음악이 바로크해서 바로크 음악이 아니라, 마침 그 시대가 미술사의 바로크 시대(정말로 바로크한 미술!)여서 음악까지 바로크라고 이름 붙였으니까. 심지어 바로크 시대는 사실은 과도한… 단순화의 시대로 시작되었다. (IV. 바로크 음악, 65쪽)

‘고전(classic)’은 약간은 혼란스러운 단어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시대인 ‘고전 고대’를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전 고대가 18세기의 ‘고전주의’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었으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들은 고대 예술의 순수한 균형을 무척 좋아했다. 또한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선명하고 명확해야 했다. (…)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이라는 말은 또 다른 이유로 혼란스럽다. 이 말은 고전주의 음악뿐 아니라 다른 모든 ‘예술음악’까지 가리킨다. 하이든, 모차르트 그리고 젊은 베토벤만이 ‘클래식’ 작곡가인 것이 아니라 이전의 힐데가르트 폰 빙엔, 팔레스트리나, 바흐, 이후의 바그너, 슈토크하우젠, 그 밖에 이 책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이름도 ‘클래식’ 작곡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클래식’은 사실상 ‘팝’, ‘재즈’, ‘월드뮤직’ 등등 ‘다른 음악 전통’에 반대되는 말인 셈이다. (V. 고전주의 음악, 97쪽)

‘로맨틱(낭만적)’이라는 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어서 좀 성가신 단어다. 낭만주의에서 우리는 달콤하고 다정한 감정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감정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특징이라면, 온갖 노력을 다해 감정을 엄청나게 확대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낭만주의 음악은 웅장하고 길게 늘어질 때가 많지만, 거꾸로 아주 작고 정제되어 있을 수도 있다. 거의 한 시간짜리 오케스트라 작품에서 거대한 산악 풍경을 묘사하는가 하면, 3분짜리 가곡에서 초라하고 메마른 꽃다발에 줌 렌즈를 갖다 댄다. 심지어 하나의 작품 안에서도 이러한 엄청난 대비가 발생할 수 있다. (…) 그러니 무릇 낭만주의는 극단을 먹고 산다고나 할까. (VI. 낭만주의 음악, 117쪽)

많은 사람들이 20세기와 21세기의 모든 음악이 ‘난해하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1900년 이후로 단순하지 않은 음악이 많이 작곡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1900년 이후의 음악은 워낙 다양해서 이를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그러니 ‘난해하다’는 등의 뭇 편견에 구애받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자. 더욱이 이른바 ‘진짜로 어려운 음악’의 경우도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어려운’ 음악이란 도대체 무슨 말일까?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어려운 음악일까? 가령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어야 한다거나 조금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왜 꼭 그래야만 할까? 음악은 ‘선율을 따라 부르거나 짐작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선다. 음악은 소리의 영역이고, 우리가 소리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은 그 영역의 일부에 해당한다. (…) 꼭 어떠해야 한다는 법은 없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중요한 것은 귀를 미리 닫아 버리지 않는 일이다. (VII. 20세기와 21세기 음악, 173쪽)

지금까지 이 책은 아직 여성을 많이 다루지 않았고, 여성 작곡가도 마찬가지다. 중세에 우리는 카시아와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라는 길을 건넜다. 그다음에 프랑스의 제르맹 테유페르, 러시아의 구바이둘리나와 우스트볼스카야, 핀란드의 사리아호, 미국의 루스 크로퍼드 시거, 그리고 방금 전 벨기에 플랑드르의 아넬리스 판 파레이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밖에는 빈약하다. 물론 여성 작곡가들이 더 있지만, 확실히 20세기 초까지는 몹시 실망스럽다. 이는 그전에는 여성들이 공개적인 음악 생활을 하게끔 거의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4. 허스토리를 찾아라! 262쪽)

네덜란드판 위키백과에서는 100명이 넘는 ‘여성 작곡가 목록’을 찾아볼 수 있고, 영어판에는 훨씬 더 많은 이름이 있다. 이런 목록은 아주 교육적이지만, 약간 이상한 면도 있다. 왜냐하면 당연히 어디에서도 ‘남성 작곡가 목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95. 더 더 찾아라! 266쪽)

음악의 세계는 무한하다. 우주가 빅뱅 이후로 팽창하고 있는 것처럼, 음악이라는 우주도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이 책에는 음악사에서 제일 굵직한 흐름들과 중요한 이름들만 포함되어 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서양음악에 국한되어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그러니까 지구상 모든 사람들—도 수천 년 동안 음악을 해 왔는데 말이다. 또한 클래식 음악은 요즘 대다수 사람들의 삶에서 사소 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은 거의 ‘클래식 음악’만 다룬다. 20세기를 지나며 팝뮤직은 점점 더 중요해졌다. (…) 결국 이러한 모든 ‘음악들(musics)’이 다 함께 음악의 세계를 형성한다. 날마다 새로운 작품이, 온갖 양식으로, 그리고 세계의 모든 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의 음악이다. (…) 그러는 사이 세상에는 우리가 한평생 들어도 다 듣지 못할 만큼 많은 음악이 생겨났다. 하지만 괜찮다. 세상에는 한평생 오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산이 있고, 한평생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맛있는 것들이 있지 않나. 그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산이다. (…)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음악에서도 탐험에는 끝이 없다. 그러니까, 이 책을 덮고 세상으로 나가서… 귀를 열고 들어 보자! (100. 언제나 어디서나, 278쪽)

이렇게 쉬운 서양음악사는 없었다

• 신(神)을 만난 경험을 곡으로 쓴 여성 작곡가는?
• 모차르트가 35년을 살면서 작곡한 곡 수는?
• 오페라, 오페레타, 뮤지컬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 20년 전에 시작해서 2640년에 끝나는 작품은?

음악을 들으면서, 콘서트 프로그램지나 음반 자켓 내지를 읽으면서, 또는 따로 음악교양서나 음악사 책을 찾아 읽으면서 이런 궁금증을 가져 본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피터르 베르헤 지음, 금경숙 옮김. 살림 刊, 2023)을 읽어 보자. 클래식음악의 역사를 따라 지은이가 마치 곁에서 이야기해 주듯 풀어내는 100가지 장면이 지적 갈증을 적셔 주고 음악 듣는 재미를 몇 배로 늘려 줄 것이다. 톡톡 튀는 율러 헤르만스의 일러스트는 덤이다.
‘그녀의 라라랜드’(9. 힐데가르트 폰 빙엔), ‘언니만 한 아우들’(14. 르네상스 모방 기법), ‘소프라노 아저씨’(25. 카스트라토), ‘막대기를 든 펭귄’(51. 지휘자), ‘허스토리를 찾아라’ ‘더 더 찾아라’(24~25. 여성 작곡가들)….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한눈에 쏙 들어오는 100개의 이야기를 엮은 『음악이 색깔이 있다면』은 드물게 네덜란드어 원서를 직접 옮긴 책이다. 원제는 『기타 소리는 얼마나 푸른가 — 그리고 99가지 더, 아름다운 음악 이야기』(2019). 벨기에 뢰번(루뱅) 가톨릭 대학교에서 철학과 음악학을 전공하고 모교 교수로 재직 중인 원저자는 “전 연령대가 접근할 수 있는 음악 책으로, 재미있고 독창적이며,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이 책으로 2020년 벨기에 왕립 플랑드르 과학예술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지식커뮤니케이션상을 받았다. 도시공학도 출신으로 네덜란드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작가가 번역하고, 현역 음악학자가 교열과 편집을 맡았다. 전문용어와 일반 애호가가 선호하는 어감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자타공인 ‘감상 고수’의 꼼꼼한 선독(pre-reading)을 거쳤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소리’의 역사

이념적으로 음악의 기원을 천상의 소리(musica mundana)에 둔 그리스-기독교 전통에 따라 이 책도 음악의 기원을 무려 태초의 빅뱅으로 잡는다(15쪽). 노자(老子)의 ‘천뢰(天籟), 지뢰(地籟), 인뢰(人籟)’를 접해 보지 않았음직한 저자인데도 음악의 기원을 우주의 음악 다음에 ‘어머니 지구(자연)의 소리’(17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소리(musica humana)로 설정한다(19쪽). 이 책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음악의 역사다.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현대로 장나눔한 것만 얼핏 기성 음악사 책들을 닮았다. 그중 20~21세기 음악에 무려 45개 장면을 할애했다. ‘죽은 작곡가의 사회’보다 ‘지금, 여기’의 음악에 무게를 두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J. S. 바흐와 베토벤을 박대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쪼가리 악보 하나 인용하지 않고 철저하게 시대와 사람과 음악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대신, 초보적인 이론적 지식은 ‘음악의 갈래’ ‘대위법’ ‘악보’ ‘음악형식’ ‘화음과 화성’ 등 열 개의 ‘뮤직박스’로 따로 소화했다.
당신은 음악사 속 여성 작곡가들의 이름을 얼마나 꿸 수 있는가? 카시아, 힐데가르트 폰 빙엔, 제르맹 테유페르,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갈리나 우스트볼스카야, 카이야 사리아호, 루스 크로퍼드 시거, 나디아와 릴리 불랑제 자매, 아넬리스 판 파레이스, 에셀 스마이스, 캐시 버베리언, 올가 노이비르트, 줄리아 울프, 하야 체르노윈…. 서양음악사를 전공한 남성 저자이고 서양음악사의 기본 흐름을 따르면서도, 기존의 서양음악사가 크게 주목하지 않은 ‘틈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돋보인다. 우선 네덜란드 출신이고 벨기에에서 공부하고 가르치는 학자답게 이탈리아·독일어권·프랑스·영국의 ‘4대 메이저’ 외에 벨기에와 플랑드르 이야기가 많다. 대중음악(53 오페레타, 68 재즈, 82 뮤지컬, 96 팝뮤직)은 물론 서구 바깥의 음악(67 민속음악, 97 월드뮤직)에도 소홀함이 없다.


아는 만큼 들린다 — 음악의 깨지식 창고

이제 맨 앞에 내놓은 네 가지 퀴즈에 답할 때가 되었다.
신을 만난 경험을 곡으로 쓴 여성 작곡가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고(38쪽), 모차르트가 35년을 살면서 작곡한 곡 수는 626곡이다(109쪽), 2000년대 초에 연주하기 시작해 20년 지난 지금도 연주하고 있고 앞으로 600년도 더 지나 2640년에나 끝날 작품은 존 케이지의 <Organ2/ASLSP>(‘가능한 한 느리게’)이다(249쪽).
오페라, 오페레타, 뮤지컬의 공통점은 쉽다. ‘음악과 노래로 끌어가는 연극’이라는 것. 차이점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한마디 말로 간추릴 수는 없어도 들어 보면 오페인지 오페레타인지 뮤지컬인지 알 수 있는 당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음악사와 음악감상의 뒤안길에서 문득 마주치곤 하는 이런 깨지식들의 보물창고다.
‘알아야 좋아한다’ — 네덜란드에도 이런 격언이 있다니(29쪽),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가 보다. 음악이란 필경 들으라고 만드는 물건일 터, 아는 만큼 들리고 듣는 만큼 좋아할 수밖에. 그래서 책에 나오는 음악 대부분(333시간 분량), 그리고 그중 따로 ‘톱 100’을 책 표지와 찾아보기 맨 앞에 있는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바코드로 접속해 유료감상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의 시대, 저자 자신도 밝히듯 세상의 거의 모든 음악을 제목만으로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고, 어떤 음악(특히 오페라와 협주곡)은 실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영상과 함께 봐야 제맛인 법이다. “탐험에는 끝이 없다. 그러니까, 이 책을 덮고 세상으로 나가서… 귀를 열고 들어 보자!”(100. 언제나 어디서나, 278쪽)

작가정보

지은이 피터르 베르헤(Pieter Bergé, 1967~ )는 음악학자이자 저술가다. 벨기에 뢰번(루뱅) 가톨릭 대학교에서 철학과 음악학을 공부하고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시대 오페라(Zeitoper)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뢰번 가톨릭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된 연구 분야는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기악 형식이다.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1714~1788)』 『오르페우스가 노래할 때』 『베토벤 소나타 템페스트』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누가 작곡했나』 『베토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쇤베르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거짓말과 파안대소: 쇼스타코비치의 은밀한 스탈린 풍자』 등의 책을 썼다.

그린이 율러 헤르만스(Yule Hermans, 1996~ )는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안트베르펀의 신트 루카스 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린 책으로 『등대, 차렷!(Geef Wacht!)』 『가장 긴 밤(De Langste Nacht)』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음악에 색깔이 있다면
    저자 모두보기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