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사이드의 릴라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1291.00MB)
- ISBN 9791139716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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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분 46.00MB
18분 24.00MB
38분 52.00MB
37분 51.00MB
43분 60.00MB
24분 32.00MB
30분 41.00MB
24분 34.00MB
18분 25.00MB
33분 45.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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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메리의 소설 『빨간 머리 앤』은 서울대와 『타임』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필독서 목록에 어김없이 들어 있으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동명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는 발표된 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워낙 친근한 이야기다 보니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봤다고 착각하지만, 앤의 팬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아동용으로 축약한 동화를 접했거나 애니메이션에서 본 인상적인 장면을 기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수로 중년 남매의 집에 입양된 고아 소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전체 내용 중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앤의 생애가 8권에 걸쳐 대하소설처럼 펼쳐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현대지성의 『빨간 머리 앤 전집』은 천진난만한 소녀 시절부터 꿈을 키워가는 대학 생활, 낭만적인 결혼과 출산의 기쁨, 세계대전의 포화 속으로 아들을 보내고 눈물 흘렸던 순간 등 원작의 모든 내용을 충실하게 담았다. 특히 제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는 미국 출판사들이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 문단까지 찾아내어 초판의 본디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독자들은 어린아이에서 매력적인 아가씨로, 어엿한 직업인으로, 현숙한 아내로, 지혜로운 어머니로 성장해가는 앤을 지켜보면서 단순한 재미와 감동을 넘어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자각하며 삶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될 것이다.
앤 시리즈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지도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내용을 한데 모아 완성도 높게 구성하고, 우리 시대에 맞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구현했다. 영미 현대문학에 정통한 역자가 원작의 감동과 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심사숙고해서 단어를 고르고 표현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다듬었으며,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끔 각주를 꼼꼼하게 달았다. 따뜻하고 서정적인 일러스트는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설렘과 감동을 전해주며, 당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희귀본을 포함한 사진 자료는 작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게 도와준다. 권말에는 작품의 문학적 가치뿐 아니라 관련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 소개, 해제, 시대적·공간적 배경 등 다양한 주제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 11편을 수록했다. 앤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디자인, 심미성이 탁월한 금박 후가공,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마음이 드는 양장 제본과 고급 북케이스는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2장 아침 이슬
3장 달빛 내리는 밤의 흥겨운 시간
4장 피리 부는 사나이가 연주를 시작하다
5장 행군하는 소리
6장 수전, 릴라, 먼데이의 결심
7장 수프 그릇 속 전쟁고아
8장 릴라의 중대한 선택
9장 박사의 운수 나쁜 날
10장 릴라의 고민
11장 빛과 어둠
12장 랑에마르크에서 전해온 소식
13장 굴욕이라는 이름의 파이 한 조각
14장 심판의 골짜기
15장 날이 밝을 때까지
16장 현실과 낭만
17장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18장 전쟁 중에 열린 결혼식
19장 “아무도 지나갈 수 없다!”
20장 노먼 더글러스의 독설
21장 연애는 끔찍해
22장 먼데이는 알고 있다
23장 “그럼, 잘 자!”
24장 구세주 메리
25장 셜리마저 떠나다
26장 수전이 청혼을 받다
27장 기다림
28장 흑암에 잠긴 일요일
29장 부상당한 실종자
30장 전세가 뒤집히다
31장 마틸다 피트먼 부인
32장 젬의 편지
33장 승리의 여신은 우리에게
34장 하이드 씨는 “본래 있던 곳으로”, 수전은 신혼여행지로
35장 “릴라, 마이 릴라!”
작품의 시대적 배경
사진 출처
“새날이 창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려는 걸까요?”
올리버는 몸을 살짝 떨었다. 그녀는 릴라처럼 열정적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없었다. 새날이 끔찍한 일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걸 알 만큼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올리버의 이런 속마음을 알 리 없는 릴라는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저는 하루가 새로 시작되는 게 참 좋아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질 수도 있잖아요. 황금빛으로 맑게 갠 아침, 이렇게 잠에서 깨어 오늘이 어떤 깜짝 선물을 전해줄지 생각하다 보면 가슴이 무척 설레요. 저는 일어나기 10분 전쯤부터 하루가 저물기 전까지 일어날지도 모를 멋진 일들을 상상해보곤 해요.”
-3장. 달빛 내리는 밤의 흥겨운 시간, 39-40쪽
인생이란 이런 것일까? 좋은 일은 기뻐하기가 무섭게 모래처럼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버린다. 릴라는 애처롭게 혼잣말을 했다.
“집을 나섰을 때보다 몇 살은 더 먹은 것 같아.”
그럴지도 모른다. 청춘의 고통을 함부로 비웃으면 안 된다. 젊은이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아직 실감하지 못했기에 더 큰 비애를 느낄 수밖에 없다.
-4장. 피리 부는 사나이가 연주를 시작하다, 72쪽
“아버지, 시내에서 지원병을 모집하고 있어요. 벌써 수십 명이 나섰다고 하네요. 저도 오늘 밤에 가서 지원할 겁니다.”
“젬, 내 아가! 절대 안 된다. 제발 그러지 마!”
블라이드 부인이 더듬거리며 외쳤다. 젬이 싫은 티를 낸 뒤로 그녀는 여러 해 동안 큰아들을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다.
젬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어머니, 전 가야 합니다. 그게 옳아요. 그렇죠, 아버지?”
블라이드 선생이 일어났다. 다른 가족처럼 얼굴이 파리했고 목소리는 잠겨 있었지만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그래, 젬.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게 옳겠지.”
-5장. 행군하는 소리, 83쪽
릴라는 울고 있는 아기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게 된 인생의 비극이 릴라의 가슴을 후비며 파고들었다. 아기 엄마가 이처럼 끔찍한 할머니 손에 자식을 맡겨두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들어가면서 얼마나 애가 탔을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니야, 그래봤자 뾰족한 수가 있었겠어? 그럼 지금은 뭘 할 수 있지?’
-7장. 수프 그릇 속 전쟁고아, 123쪽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라지만 영혼은 잠깐 사이에 훌쩍 성장하는 법이다. 단 한 시간 만에 모든 것을 갖춘 어른이 될 수도 있다. 그날 밤 릴라 블라이드의 영혼은 고통을 이겨내는 능력과 강한 인내력을 지닌 여성으로 성장했다. (…) 무지개 골짜기 너머로 아침을 맞이한 구름 해안이 보였다. 태양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떠오르고 있었다. 그 위쪽 하늘에서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별 하나가 차갑고 아름답게 빛났다. 세상은 봄날의 사랑스러운 풍경으로 그득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의 가슴은 찢어져야만 하는 것일까?
-14장. 심판의 골짜기, 230쪽
“릴라, 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야.”
릴라는 얼굴을 붉히며 수전 쪽을 돌아보았다. 케네스도 같은 쪽으로 눈을 돌렸다. 수전은 이쪽으로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케네스가 릴라를 껴안고 입을 맞췄다. 릴라로서는 처음으로 받은 입맞춤이었다. 화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 대신 릴라는 갈구하는 듯한 케네스의 눈을 수줍게 바라보았다. 그 눈빛 자체가 입맞춤 같았다.
“릴라, 마이 릴라. 내가 돌아올 때까지 그 누구와도 입맞춤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줄래?”
-16장. 현실과 낭만, 260-261쪽
“우린 지금 신세계에 와 있는 거야. 여기를 구세계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 해.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이미 모든 걸 마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아직 시작도 못 했다고 봐야 해. 무너진 구세계 위에 신세계를 세워나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 우린 전쟁이 일어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을 만큼 오랫동안 전쟁을 겪었어. 군국주의에 치명상을 입혔지만 그들의 망령이 아직 남아 있지. 이는 독일에 국한된 일도 아니야. 낡은 정신을 몰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우린 새로운 정신을 가져야 해.”
-35장. “릴라, 마이 릴라!”, 506쪽
우리 가슴에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이야기를
따뜻한 일러스트와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다
‘빨간 머리 앤’ 하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뛰어가는 소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처럼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단지 활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의 일러스트는 장식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이해하는 필수 요소이자 여운을 남기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의 서정적이고 따뜻한 일러스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엔딩 컷과 LG전자 홍보물을 작업한 인기 작가 유보라의 작품이다. 다채로운 풍경과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물, 실감 나는 상황 묘사는 마치 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전집을 순서대로 읽으면서 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40~50대들은 유산의 아픔을 겪고, 뜻밖의 시집살이를 하고, 남편의 사랑이 식었을까 봐 걱정하고, 자녀 교육으로 골머리를 앓는 등 자기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앤을 바라보면서 동년배끼리만 가능한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앤을 처음 만났던 어린 시절에는 절대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일러스트 외에도 저자인 몽고메리의 나이대별 모습과 관련 유적지, 앤이 살았던 에이번리 마을 상상도,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주요 장면과 앤 초판본 표지, 초록지붕집을 그대로 재현한 유적의 내외부 구조, 사건의 주 무대인 프린스에드워드섬 지도, 내용과 관련된 역사적·문화적 현상을 보여주는 장면 등 풍성한 시각 자료를 수록해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넓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11편의 필수 배경지식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20세기 초에 쓰인 작품이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무리 친숙한 이야기라고 해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정서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문학작품은 시대의 산물이기에, 당시의 사회적·문화적·역사적·지리적 배경과 작가의 삶을 알면 훨씬 깊게 이해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빨간 머리 앤 전집』은 권마다 다양한 주제의 배경지식을 씨실과 날실로 촘촘히 엮어서 수록했다. 몽고메리의 일대기를 다룬 저자 소개, 작품을 상세히 분석하고 번역에 얽힌 이야기와 원작에 기반한 영상물까지 소개한 해제,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문화 등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들이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저자 소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과 작품(제1권)
2. 해제: 빨간 머리 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제1권)
3. 초판본 일러스트: 당대 화가들이 묘사한 작품 속 주요 장면(제1권)
4. 작품의 공간적 배경: 빨간 머리 앤의 숨결이 깃든 곳(제1권)
5. 작품 속 생활문화: 앤이 좋아했던 음식과 옷 그리고 집(제2권)
6. 작품 속 주요 식물: 빨간 머리 앤의 식물도감(제3권)
7. 작품 속 문학 여행: 앤의 감성을 길러준 문학작품(제4권)
8. 작품 속 근대 문물: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활의 변화(제5권)
9. 작품 속 사회상: 앤이 살던 시대의 관습과 문화(제6권)
10. 작품 속 아동문화: 어린 시절의 추억(제7권)
11. 작품의 시대적 배경: 최초의 대규모 국제분쟁, 제1차 세계대전(제8권)
원작의 감성과 말맛을 그대로 전하는 번역,
독서에 오롯이 집중하게 해주는 친절한 주석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우리말로 옮기기에 꽤 까다로운 텍스트다. 원서를 읽어본 독자들은 제1권 『초록지붕집의 앤』의 제1장부터 거대한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영미 현대문학에 조예가 깊은 오수원 역자는 작품 전반에 등장하는 몽고메리의 감성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풍경 묘사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풀어냈다. 특히 정감 있는 토박이말을 적절히 사용해서 원작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을 뿐 아니라 우리말 특유의 감동과 여운을 더했다.
몽고메리의 작품에는 성경 구절을 비롯해 그녀가 사랑했던 문학작품에서 인용한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영미권에서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시구절이 장 제목인 경우도 많다. 『빨간 머리 앤』 전집에서는 원문에 함축된 창작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인용문의 출처를 일일이 찾아서 각주를 달았다. 심지어 (저자의 의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원문에서 출처를 잘못 제시한 부분까지 찾아내어 사실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 외에도 행간에 담긴 의미를 속속들이 이해하고 본문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등장인물의 언어유희, 영어와 우리말 어법이 달라서 오해할 수 있는 내용, 특정 단어가 암시하는 역사적 사건 등을 각주로 친절하게 설명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가족
제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앤 49~53세)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라지만 영혼은 잠깐 사이에 훌쩍 성장한다.”
앤과 길버트의 막내딸 릴라는 세상을 장밋빛으로 바라보는 철부지 소녀다.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낭만적인 연애를 꿈꾸고 재미있는 일을 좇으며 살아가지만, 전쟁이 일어나 오빠를 비롯한 주위 청년들이 입대하자 평온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전쟁터에 보낼 물품을 모으러 다니던 릴라는 가엾은 전쟁고아를 발견하고 고민에 빠진다.
작가정보
저자(글) 루시 모드 몽고메리
(Lucy Maud Montgomery, 1874-1942)
“내 기억으론 하루도 글을 쓰지 않고 지낸 적이 없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쉴 새 없이 뭔가를 끄적거렸다.”
장편소설 21권, 단편소설 530편, 시 500편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 몽고메리가 자전적 에세이에서 남긴 말이다. 그녀는 진지하고 성실한 습작으로 자기 안에 가득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가상의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표작인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에게 인생의 고귀한 가치, 용기와 희망, 순수한 기쁨을 전하고 있다.
몽고메리는 1874년 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외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 틈만 있으면 자연에서 뛰놀고 상상 속 친구와 대화하면서 감수성을 길러갔으며, 열여섯 살 때 신문에 시를 기고할 만큼 일찍부터 작가의 자질을 보였다. 프린스오브웨일스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일하다가 당시 여성으로는 드물게 댈하우지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우체국에서 일하며 글을 썼는데, 이때 『초록지붕집의 앤』을 집필하고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1908년 출판되었다. 이 책이 큰 인기를 얻자 연이어 후속작을 펴냈고, 『초승달 에밀리』 등 다른 작품들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문학적 성취와는 달리 가정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출판사와 저작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두려움, 집안의 우환, 점점 심해지는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몽고메리는 1942년 향년 68세를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살아생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지만, 당시 문학계 반응은 냉담했다. 1970년대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날 몽고메리의 작품은 단지 상업적으로 성공한 변방의 아동문학 차원이 아닌 문학사에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현재 파주 출판도시에서 동료 번역가들과 ‘번역인’이라는 작업실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철학, 역사, 예술, 문화 관련 양서를 우리말로 맛깔나게 옮기는 것이 꿈이다. 총 8권에 이르는 빨간 머리 앤 전집을 번역하면서 작가 몽고메리가 펼쳐놓은 인간의 우정과 신의, 자연과 영성에 대한 섬세한 감성, 상실에 대한 쓰라린 통찰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다. 옮긴 책으로는 『문장의 일』,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프랑켄슈타인』, 『저스트. 킵. 바잉.』, 『데이비드 흄』, 『보이지 않는 국가들』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앤을 상상 속 인물이라고 밝힐 때마다 마치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나에게 앤은 실제 인물이며, 언젠가는 꼭 만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연인의 오솔길에서 상상에 잠길 때, 달빛 내리는 자작나무 길을 거닐 때 내 곁에 서 있는 앤을 발견할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아이와 마주쳐도 전혀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 어딘가에 늘 있었던 사람을 만난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겠는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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