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별의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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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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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전율. 읽고 나서 한동안 꼼짝도 못 했다. -쓰지도 유메(작가)
신입 은행원 료헤이와 만화가 지망생 겐타는 ‘비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기억을 작은 병에 담아 매매하는 ‘가게’에서 일하는 것이다. 영업 목표액을 달성하려고 바쁘게 일하던 두 사람은 어느 날, 길거리 공연을 하는 유랑 가수 호시나를 만나게 된다. 이 여자의 과거와 그 노랫말에 숨겨져 있는 수수께끼, 일가족이 불에 타 죽은 사건의 생존자, 다가오는 협박자의 그림자, 그리고 스웜프 맨은 누구인가?! 복잡하게 얽힌 수많은 수수께끼들이 풀릴 때, 아름답고도 잔혹한 진실이 드러난다.
기억 2 어느 유카타 차림의 소녀
제1장 비밀의 비밀 직업
기억 3 어느 은둔형 외톨이 청년
기억 4 어느 카페의 여직원
제2장 기억의 조각을 모아서
기억 5 어느 불량소년
제3장 스타더스트 나이트
기억 6 어느 만화가 지망생인 남자
제4장 반격의 한 수
제5장 나이트의 오산
기억 7 어느 망각된 소년
에필로그
기억 8 어느 꿈꾸는 소녀
‘가게’에 처음 고용되던 날, 마스터는 마지막으로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
우선 너희 둘이서 보수를 1000만 엔 벌어봐라.
--그러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를 주마.
--
단, 3년 이내에. 그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너희들은 결국 그 정도밖에 안 되는 녀석들이라는 거다.
‘가게’의 영업 사원은 대충 거래액의 30퍼센트 정도를 자기 몫으로 가져간다. 거기서부터 역산한다면, 총 3300만 엔쯤 되는 금액의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으면 이 목표 수치는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마스터는 말하지 않았지만, ‘설마 죽기야 하겠어? 그런 데 신경 쓸 바에야 우선 미친 듯이 일이나 하자!’라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 한 건의 단가가 수만 엔인 것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경험을 쌓다가 어제 그 중년 여인의 안건을 해치움으로써 드디어 누계 거래액은 3000만 엔이라는 고지에 올랐다. 남은 시간을 생각한다면 겐타의 말대로 설령 작은 안건이라도 놓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1장 비밀의 비밀 직업〉 중에서
한동안 사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과거에 겐타가 〈주간 소년 피스〉의 신인 공모전에 응모해서 입상했던 ‘자칭’ 최고 걸작 --그것의 제목은, 신기하게도 히토미와 ‘나이트’의 온갖 마음이 담겨 있는 작품과 같은 〈스타더스트 나이트〉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안 해서 미안해.”
겐타는 자신의 기억이 들어 있는 병을 불쾌하다는 듯이 손끝으로 집어 들면서 말했다.
“그래도 이것 하나만은 알아줘. 분명히 나는 호시나를 좋아했어. 그 점은 인정해. 하지만 호시나의 수수께끼를 풀어보자고 말한 것은 그런 연애 감정 때문이 아니었어. 너무나 이상한 이 현실을 어떻게든 해명하고 싶었기 때문이야.”
더구나 제목만 똑같은 것이 아니었다.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이야기의 줄거리까지, 모든 요소들이 몹시 비슷했던 것이다. 이것을 한낱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아무래도 말이 안 되었다.
-〈제4장 반격의 한 수〉 중에서
나이트에게.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것은, 나이트도 답을 알아냈다는 거겠지.
나는 지금 같은 광장에서 별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모레가 되면 기억 이식을 해서, 나이트는 내 안에서 죽은 사람이 될 예정입니다.
나이트의 기억을 보고,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알았습니다.
이유는 알았지만, 나로선 나이트의 결단이 옳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째서 ‘죽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런 의문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이트가 결정한 일.
게다가 나이트 덕분에 나는 다시 한번 세상에 나갈 수 있었어.
꿈을 포기할 뻔했던 나에게 나이트가 한 번 더 빛을 비춰줬어.
그런데 “고맙다”고는 말할 수 없어. 말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괴로워.
그래서 나는 나이트를 ‘죽은 것으로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하라주쿠에서 ‘기사라기 가에데 씨’를 만나고, 그 후 당신들과 함께 보냈던 날들을.
전부 다 잊어버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해하지는 말아줘. 여기에는 제대로 된 이유가 있으니까.
-〈에필로그〉 중에서
‘기억을 매매하는 가게’의 정직원이 되기 위한 두 청년의 분투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유키 신이치로 데뷔작
『#진상을 말씀해드립니다』 등의 작품으로 최근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유키 신이치로의 원점이라 할 수 있는 데뷔작. 2018년에 제5회 신초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첫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흥미로운 소재와 구성을 자랑한다. 기억을 사고판다는 판타지적 요소와 인물의 비밀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와 더불어 과거의 빛나는 청춘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대학에서 만화를 매개로 우연히 친구가 된 료헤이와 겐타는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를 통해 기억을 매매하는 가게에 대해 듣게 된다. 흥미를 느낀 두 사람이 거래가 아닌 직원이 되기를 희망하자, 가게의 마스터는 두 사람에게 3년 이내에 1000만 엔을 벌면 정식으로 고용해주기로 한다. 시간이 흘러 3년이 되어 가는 시점, 정직원이 되기 위해 여전히 애쓰던 두 사람은 우연히 버스킹을 하던 호시나를 보게 된다. 각자 다른 이유로 호시나에게 관심이 생긴 둘은 그녀를 조사하면서 점차 뜻밖의 상황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숨겨졌던 비밀이 드러나게 되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기억을 매매하는 가게’의 핵심은 고객이 자신의 기억이 지워지는 것을 감수하고 가게에 팔 수도 있지만, 그렇게 팔린 다른 기억을 사서 경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고객은 괴로운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팔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한 괴로움을 재미로 느끼기 위해 그 기억을 사기도 한다. 또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남의 기억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실로 자본주의 시대에 어울리는 설정을 보여준다. 료헤이와 겐타 역시 입사 초기에는 정직원이 되기 위해 은행에서 고객의 정보를 빼돌리고,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혈안이 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게 기억이란 무엇인지, 괴로운 기억을 지우는 일이 정말 나쁜 일인지, 가게를 영업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기억을 거래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통해 독자들 역시 인생에 있어 기억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소설이란 타인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것
판타지와 미스터리 그리고 청춘 로맨스가 어우러진 특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이 작품의 중심 사건은 호시나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다. 실력과 미모로 인터넷에서 유명 인사가 된 호시나는 사생활이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겐타에게는 그런 호시나의 정체를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있으므로 가게의 기억을 이용하여 료헤이와 함께 그녀를 추적한다. 이 작품의 핵심 소재가 기억을 매매하는 가게임을 생각하면, 인물의 행동을 따라가며 읽는 독서 행위 역시 모든 인물의 기억을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누구나 인상 깊은 기억이 있는 반면, 잘못 기억하고 있거나 힘들게 고민해야 떠오르는 기억도 있을 것이고, 또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무의식에 깔린 기억도 있다. 작가는 누군가의 과거 기억과 현재의 일을 번갈아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자극하면서 각 기억을 독자가 스스로 조합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마지막 진상을 알게 되고 나면, 그동안 서술되어 온 기억들이 복선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복선들을 얼마나 알아내고 기억하고 있을지 도전하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작가정보
1991년 가나가와현 출생. 도쿄대 법학부 졸업. 2018년 『이름 없는 별의 애가』로 신초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 2021년(레이와 3년) 〈#퍼뜨려주세요〉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단편 부문)을 수상. 그 외 저서로는 『프로젝트 인섬니아』가 있다.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졸업. 동서문화사 근무. 현재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 주요 역서로는 『잔업세』 1~2권, 『안녕, 크림소다』, 『여름을 되찾다』, 『있잖아, 우리 차라리 사귈까』 시리즈, 『너와 나의 최후의 전장 혹은 세계가 시작되는 성전』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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