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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일본 나카노 학교의

그림자 전사들

섬앤섬

2023년 11월 15일 출간

종이책 : 2021년 04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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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974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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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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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C. 메르카도는 제국주의 일본의 나카노 군사학교에 대한 선구자적인 연구를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의 육군나카노학교는 1938~1945년 제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비밀리에 스파이와 정보요원 및 특공대를 훈련시켜 배출한 곳이다. 나카노학교 졸업생들은 ‘그림자 전사’로 일하면서 각지의 연합군을 공격하고, 인도와 미얀마를 지배하던 영국, 인도차이나를 점령한 프랑스, 인도네시아를 통치한 네덜란드를 몰아내려는 시도를 했으며, 패전에 임박해서는 일본 열도를 최후 방어하기 위한 특수전과 게릴라를 조직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나카노학교’에서 훈련 받았던 많은 정보요원들은 적국이던 미국에 협력해 냉전에 투입되었으며, 일본 재계와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도왔다. 군사와 군사정보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제국주의 일본이 종말을 향해 치닫던 시기의 특수전과 군사정보에 대한 이 희귀한 연구를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일러두기 ㆍ 8
옮긴이 서문 및 해제 ㆍ 9

들어가는 글 ㆍ 19
자료 출처 및 표기법 ㆍ 28
저자 서문 ㆍ 29
제1장 육군의 ‘나카노학교’ 계획 ㆍ 35
제2장 개전 초반의 승리 ㆍ 73
제3장 버마 민심의 획득과 이반離反 ㆍ 103
제4장 인도: 전복, 침공 그리고 후퇴 ㆍ 129
제5장 필리핀: 마닐라의 스파이들과 정글 유격대 ㆍ 167
제6장 종말을 향해 ㆍ 205
제7장 오키나와 전투 ㆍ 233
제8장 본토 결전 대비 ㆍ 259
제9장 패전敗戰과 새로운 동맹 찾기 ㆍ 283
제10장 은닉처에서 나와 한국으로 ㆍ 335
제11장 신일본의 올드보이들 ㆍ 383
제12장 그 유산 ㆍ 423

참고문헌 ㆍ 443

미국의 전략첩보국(Office of Strategic Service. OSS)이나 영국의 특수작전국(Special Operations Executive. SOE)에 필적하는 ‘나카노학교’를 그 동안 일본의 정보사intelligence history에서 누락한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일본이 ‘대동아전쟁’이라 일컫는 제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은 지금으로부터 76년 전에 일본의 철저한 패전으로 끝났다. 그러나 일본은 패전이라 하지 않고 종전이라 부른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 패하지는 않았다는 의도인지, 이 전쟁의 엄청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해야 할 전쟁 주체들의 반성과 사과는 없었다. 그저 전쟁이 끝났을 뿐이다. 아니 ‘그들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전쟁이 끝나면 전쟁 주체들은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것이 이치이지만, 아시아태평양전쟁의 뒷마무리는 그렇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도쿄재판’을 비롯해 전범들을 처단하기 위한 국제전범재판이 곳곳에서 열렸지만, 그 전범은 일본인에 국한되지 않았고 엉뚱하게도 조선을 비롯한 피식민지 출신 일본군이나 군무원들도 다수 전범으로 처벌받고 수감되었다. 그러나 정작 전쟁의 최종책임자, ‘대본영’의 최고책임자이자 육해군의 통수권자인 제국주의 일본의 천황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고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무엇보다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 이후 예상되던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한 연합군 지휘부 특히 맥아더의 의중이 항복한 일본의 미래를 바꿔놓았다. 누구보다도 먼저 이를 간파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패전이 아닌 종전의 길을 찾아 나선 이들이 바로 나카노학교 출신 그림자 전사들 같은 정보통들이다. 항복 선언 직후 필리핀 마닐라의 니콜스 미공군기지에서 시작된 항복협상에서 이들은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했다. 그중 하나는 마치 중동의 내전처럼 일본 열도 곳곳에 숨어서 저항하는 일본군 패잔병들의 조직적인 게릴라식 유격전과 이를 진압하기 위한 지리한 점령전이 대통령을 꿈꾸던 맥아더의 정치적 야망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승전과 함께 미국의 유권자들은 1천만 명이 넘는 해외 전선의 미군 장병들이 곧바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점령지의 내전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았다. 천황제의 존속 역시 평화로운 일본 점령을 위해 맥아더가 선택한 결과였다.
다른 하나는 다가올 소련(공산주의 세력)과의 대결이었다. 연합국 동맹의 일원이었지만, 영국과 미국 특히 미국은 소련을 독일과 일본 이상으로 경계하고 혐오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특히 ‘러시아혁명’ 이후 소련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거나 전무했다. 소련에 대한 정보 공백은 워싱턴의 정치권과 특히 군부에 거의 공포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까지도 소련과 상호불가침조약을 맺고 영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일본은, 만주의 관동군을 필두로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축적한 소련 관련 정보가 독일을 능가할 정도였다. 일본의 이 같은 대對 소련정보는 제3차 세계대전을 경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준비해야 하는 미국에게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항복협상장에 나간 일본군 대표들은 이 점을 누구보다도 먼저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했다. 마닐라 항복협상장에 나간 16명의 대표진 가운데 단 두 명(외무성 소속)을 제외한 전원이 육해군의 베테랑 정보통들이었다.

이런 판단과 정보가 없었다면, 옥쇄를 부르짖으며 4개월이 채 안 되는 오키나와 전투에서만 민간인 포함 20만 명에 가까운 인명피해도 불사한 일본군이 코앞으로 다가온 규슈와 혼슈 등 본토 결전에서 저항다운 저항 한 번 안 하고 무기를 내려놓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물론 일본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든 결정타는 ‘원자폭탄’이었지만, 일본천황이 직접 나서서 항복을 선언했다 해도 군부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일본 열도 곳곳으로 숨어 들어간 이른바 사무라이 낭인, 패잔병들과의 지리한 내전은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러나 항복선언 이후 일본 본토에서는 점령군과 일본군 패잔병 간의 전투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어찌 보면 기적 같은 일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945년 4월 동부군관구사령부 산하로 도쿄에 오게 된 아라이는 수도권을 담당할 유격대 창설 계획을 맡았다. 아라이가 만든 이 유격대는 일본의 옛 이름인 야시마부대八州部隊라고 불렀다. 아라이는 도쿄 서부 이쓰카五日에 있는 한 소학교에 부대 본부를 설치했다. 아라이는 그곳에서 직접 선발한 정예 요원들을 모았다. 제12방면군 참모장 다카시마 쓰히코高島辰彦16 소장에 따르면, 야시마부대는 제12방면군의 최정예부대였다. 그러나 야시마부대가 이 지역에서 유격전을 수행할 유일한 부대는 결코 아니었다. 동부군관구사령부는 1945년 3월 발표된 군령에 따라 유격전에 민간인들을 징집하기 위해 여러 지구사령부들을 조직했고, 이들은 일본 육군의 동부 방어를 위한 보조병력으로 활용될 계획이었다. 물론 여기에서도 나카노학교 출신의 그림자 전사들이 부대를 조직하고 민간인들을 훈련시키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되었다. 모두 합쳐 약 100여 명의 나카노학교 출신 요원들이 각 지구사령부에 나누어 배치되었다. -271쪽

대본영도 노부리토연구소에서 수행 중이던 비밀프로젝트의 증거들을 없애는 데 상당한 신경을 쏟았다. 8월 15일 군사과에서는 군의 ‘특별 연구’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파기하라고 지시했다. 파기 목록의 맨 위에는 노부리토연구소와 연구소의 풍선 폭탄 프로그램이 있었다. 또한 생화학 무기 개발을 위해 포로들을 대상으로 치명적 실험을 한 관동군 731부대도 그 명단에 올랐다.33 나가노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노부리토연구소와 여러 곳에서 문서와 자료를 불태우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실험실 중 한 곳에서는 부대장이 40명의 부하들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지하 저항 조직원들로 흩어졌고 소집되면 다가오는 점령에 맞서 유격전을 벌일 계획이었다.34 -301쪽

맥아더의 참모들은 마닐라에서 가와베에게 일본군의 무기를 넘겨주고 군사 시설의 소재지도 확인해줄 것을 통보한 바 있었다. 점령군 병사들은 일본 전역에 숨겨진 수많은 무기고와 전시물자들을 찾아냈다. 여기에는 도쿄 인근의 ‘대규모 지하 전투기 엔진 공장’과 시코쿠에 있는 주택으로 위장한 대공포 진지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많은 학교의 운동장에 금지된 물품들을 묻었는데, 그 학교들 중에는 전쟁 말기에 나카노학교가 피난해 있던 도미오카의 학교도 포함되어 있었다.4 1946년 1월 미군은 일본의 고대 수도인 나라에서 수백 점의 군수 물자를 발견했다. 은닉처는 일본 최대의 불상인 나라다이부쓰 인근에서 발견되었다. AP통신은 이 사건을 ‘무장 해제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불상’이라고 대서특필했다.5 시코쿠와 혼슈 서남부를 점령한 영연방점령군British Commonwealth Occupation Forces은 점령 첫 해에 ‘무기와 탄약으로 가득 차 있는 거대한 동굴’6을 발견했다. 많은 은닉처들이 점령기 동안은 물론 어떤 경우에는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발견되지 않았다. 1998년 구일본 육군 제6조병창이었던 사가창고Sagami General Depot에서 땅속에 묻혀 있던 일본군 전차를 파낸 적이 있었는데, 전쟁 말기 일본군이 묻은 것이었다.7 -340쪽

패전 직전 아리스에 세이조 중장은 전쟁이 끝나가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적이 일본에 다가오고 있었다. 빈틈없던 정보장교인 아리스에는 향후 미국과 영국이 소련에 맞서는 새롭게 떠오르는 구도 속에서 일본이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알아차렸다. 항복하기 전날 아리스에는 특별 임무를 위해 자신의 사무실로 참모 장교를 불렀다. 아마노 테루미天野輝美 대위는 1941년 나카노학교를 졸업하고 아리스에가 부장으로 있는 참모본부 제2부 제5과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아마노는 제2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나카노학교 졸업생 중 한 명이었다. 다른 나카노학교 졸업생 대부분은 결전이 예정된 최전선에서 싸우기 위해 여러 군사령부에 배치되었다. 제5과에서 아마노는 시베리아횡단철도로 모스크바를 오가는 문서전령[傳書使]으로 활동하며 대소련 정보를 수집했다. 또한 아마노는 나홋카Nakhodka에 대한 정보 수집을 위해 선원으로 위장하여, 그곳에서 항구를 스케치하며 일주일을 보내기도 했다. 제5과에서 아마노의 일 대부분은 군사지형과 관련되어 있었다.
아리스에는 사무실에서 아마노에게 새로운 임무를 지시했다. 제5과에 보관 중인 지형 정보를 한데 모아 숨기라는 것이었다. 아마노는 만주와 시베리아에 대한 일본군의 상세 정보를 아리스에가 미국과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숨겨두도록 지시받았다. 아리스에는 대소 정보를 미국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미리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러한 정보 은닉을 준비한 것은 아리스에 뿐만이 아니었다. 전시 독일군 대소정보기관인 동부해외군Fremde Heere Ost의 대장이었던 라인하르트 겔렌Reinhard Gehlen26 장군도 항복 몇 달 전 부하들에게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독일군이 수집한 정보들을 상자에 담아 바이에른Bavaria의 산악 지대에 숨기도록 지시했다.
아마노는 부관인 중위 한 명의 지원을 받아 기밀문건들을 14개의 대형 트렁크에 모았다. 8월 15일 오후 천황의 항복 방송에 이어 아마노와 부관은 부여된 임무에 따라 출발했다. 두 사람은 각자 맡은 트렁크들을 가지고 헤어졌다. 아마노는 트렁크를 효고현兵庫?으로 가지고 갔고, 다른 부관은 미에현三重?으로 갔다. 별다른 지시가 없다면 그들은 매년 8월 15일 미에현에 있는 이세신궁伊勢神宮에서 만나 보관하고 있는 문서들에 대한 처분을 논의하기로 했다.27 정보 은닉을 협상 카드로 마련한 아리스에는 또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점령군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 계획도 승인했다. 나카노학교 1기생인 이노마타진야 소좌가 이 계획에 관여했다. 이노마타는 1939년 나카노학교를 졸업한 이후 주로 대소 정보 수집 업무를 맡고 있었다. -298쪽

일본인들은 1945년을 잊고 싶어 하지만, 일부 정보장교들에게 1945년은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가와베 중장이 이끄는 항복사절단은 1945년 8월 마닐라에서 천황의 보위와 기존 일본 정부 조직을 유지하는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아리스에 중장은 맥아더의 정보 참모들 가운데서 ‘안식처’를 발견했다. 그는 미국이 향후 소련과 대결을 위해 일본의 정보자원을 활용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점령이 온건하게 진행되면서 이즈미 부대원들이 어둠에서 뛰쳐나와 과격한 행동을 개시할 가능성도 점차 사라졌다. 1946년 새해가 밝자 일본 정보장교들은 점령군에 협조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비밀 계획도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337쪽

1946년 1월 바모와 나카노학교 정보장교들의 체포로 아리스에가 미국과 거래에서 다른 의도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일본 전역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무기 은닉처에 대한 책임이 일본 지휘 계통의 최고위층에게 달려 있음은 분명했다. 그러나 은닉처들은 맥아더의 주장대로 지휘계통이 붕괴되어서가 아니라 만약 징벌적 점령punitive Occupation이 이루어질 경우,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일본군 수뇌부의 결의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윌로비가 아리스에와 함께 일한다는 자체가 맥아더와 워싱턴의 관료들이 일본 내 치안을 유지하고 소련과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베테랑들의 역량을 필요로 함을 시사했다. 국제정세는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1946년 3월 윈스턴 처칠은 스탈린과 맺은 미영소 동맹이 죽음을 맞았고 냉전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했다. 미주리주 풀턴Fulton에서 처칠 영국 총리는 공산 독재의 ‘철의 장막iron curtain’이 동유럽 전역을 가로지르고 있다고 선언했다. 유럽전승기념일 1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의 대중들은 ‘엉클 조Uncle Joe’ 스탈린이 새로운 적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제3차 세계대전의 망령이 서방 국가들을 괴롭히게 되었다. -353쪽

육군나카노학교陸軍中野?校는 일본 제국 육군의 군사학교 중 하나로서 첩보·방첩·선전 등 기무에 관한 교육 및 훈련을 목적으로 1938년 극비리에 설치됐다. 교명 ‘나카노’는 소재지가 도쿄도 나카노구 나카노 4정목이었던 데서 유래한다. 일반인이 알 수 없도록 위장하기 위해서 사용한 대외 명칭은 동부제33부대東部第33部隊. 1945년 패전 무렵까지 약 2,3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대부분이 세계 각지로 흩어져 전시 첩보활동에 종사했다, 패전에 임박해서는 곳곳의 유격전에 투입할 유격대원 양성으로 학교의 성격이 바뀌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나카노학교’의 설립과 개교가 10년만 빨랐어도 아시아태평양전쟁의 결과와 향방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였다.

1974년 3월 10일, 제2차 세계대전(아시아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30년이 지난 필리핀의 한 정글에서 전투를 끝내지 않은 일본의 ‘그림자 전사’ 한 명이 나타났다. 나카노학교 출신의 일본군 소위, 오노다 히로의 출현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그는 유격대원이자 정보요원으로서 끝까지 살아남으라는 사령관의 마지막 명령 이후 전투중지 명령을 직접 받은 바가 없으므로 전쟁을 끝낼 수 없었다고 했다. 오노다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30년 전의 직속상관을 수소문해 함께 찾아간 자리에서 옛 상관이 전투중지명령서를 읽은 다음에야 그는 총을 내려놓았다. 오노다가 외로운 전쟁을 이어간 그 기간 동안 필리핀 현지 주민 수십 명이 이 그림자 전사에게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사과는 없었다. 자신은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했다. 명령을 내린 최고통수권자인 천황이든 그림자 전사든 전쟁의 주체들은 사과하지 않았다,

패전 후에도 아시아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운 일본의 그림자 전사들

제2차 세계대전의 화염 속에서 일본 제국은 사라졌지만 이후의 전화戰火와 점령 속에서 신일본新日本이라는 기묘한 꽃이 피어났다. 뿌리는 그대로였지만, 식물은 놀랍게도 다른 것처럼 보였다. 신일본은 1946년에 맥아더 사령관의 민정국 관리들이 비밀리에 영어로 초안해 일본어로 번역하여 일본에 건넨 신헌법을 내세웠다. 새로운 헌장憲章에 따라 일본 국민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대표들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일본 천황은 더 이상 제국을 통치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직위는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천황은 더 이상 막강한 군대의 최고 통수권을 누릴 수 없게 되었다. 패전 후 격동의 시기를 견뎌낸 히로히토는 이제 제복과 백마를 내려놓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히로히토는 더 이상 군대를 시찰하지 않았고 아마추어 생물학자임을 대중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현미경 앞에서 사진을 찍는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신일본에서 제국 육군과 해군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헌법 제9조의 2개 항은 국권의 발동인 전쟁을 포기했고, 군대의 보유조차 금지했다. 전쟁무기를 생산했던 공장들을 보유한 거대 기업들은 생산라인을 민수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바빴다. 이들은 총탄, 소총, 폭탄 대신 냄비, 팬, 버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대기업들도 점령당국 뉴딜주의자들의 재벌해체정책the trustbusting policies을 피하거나 살아남기 위해 움직였다. 그 실례로 전쟁 동안 중국과 태평양 상공을 지배했던 그 유명한 제로전투기를 만든 미쓰비시중공업을 들 수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1936년 미쓰비시조선三菱造船과 미쓰비시항공기三菱航空機가 합병하면서 시작되었다. 1950년 점령 정책에 따라 미쓰비시중공업은 3개 회사로 분할되었지만 1964년에 ‘신’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재편되었다. 1952년 미군의 점령이 끝날 때까지 지속된 일본의 항공우주분야 연구개발 전면 금지 조치를 극복하고 미쓰비시중공업이 항공우주분야에 복귀한 지도 한참이 되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의 신형 F-2 전투기뿐만 아니라 각종 미사일과 최첨단 군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군대가 없다고 하는 일본의 군사력은 국방비 지출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세계 3~4위권이다.

최근 미얀마 시민의 민주화 시위와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연일 세계가 놀라고 있다. 그러나 이 미얀마의 슬픈 현대사에도 일본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음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미얀마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아웅산’이나 집권 이후 철권통치를 이어온 네윈 모두 전전 일본의 그림자 전사들이 키워낸 미얀마 독립투쟁의 영웅이자 ‘나카노 키즈’들이었다. 미얀마뿐만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각지에 일본의 그림자는 짙다. 36년이라는 치욕의 일제강점기 역사를 극복하고자 하는 한국에도 일본의 그림자는 짙다. 대부분 나카노학교 출신 그림자 전사들의 흔적들이다. 패전 후 그들은 경찰과 자위대 등의 공공조직이나 경제산업계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여전히 ‘일본’을 위해 뛰고 있다. 소설과 드라마로 유명한 《불모지대》주인공 이키 타다시의 실제 모델인 세지마 류조가 바로 일본 육군본부 첩보장교 출신이며, ‘일본회의’를 대표하며 북방4개 섬 반환운동을 이끌었던 스에쓰구 이치로 역시 나카노학교 출신 정보장교였다. 이들은 일본은 물론 한국의 정계와 재계에도 폭넓은 관계를 형성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저들이 사과하지 않는 현실에서, 과거 역사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수밖에 없다. 알아야 대비도 하는 것이다. 이 책 《그림자 전사들》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승자인 미국의 정보분석가가 정리한 전쟁사이자 군정보사History of Military Intelligence이다. 당연히 승자의 여유가 깔려 있는 객관적 분석이 돋보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객관적 분석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망각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알아야 대비한다.

작가정보

STEPHEN C. MERCADO
스티븐 C. 메르카도는 군사 정보와 국가안보 역사에 관한 많은 글을 썼으며, 관련한 서평 작업을 했다. 《Intelligence and National Security》, 《International Journal of Intelligence and Count’erIntelligence》, 《Studies in Intelligence》 등에 그의 글이 실려 있으며, 2001년 ‘CIA’s Studies in Intelligence Award 상을 받았다. ‘아시아 전문가이자 전 CIA 분석가’인 스티븐 메르카도는 버지니아 대학을 졸업했으며, 콜롬비아 대학에서 국제사회 관계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 동아시아 인스티튜트에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워싱턴 D.C.에 살고 있다.

건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근현대정치사 관련 다수의 논문과 저ㆍ역서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역서로는 『한국전쟁 연구의 새로운 접근』(공역, 2017), 『일본의 총력전』(공역,2016), 『제국의 기획』(2015) 등이 있다. 한국현대사 및 아시아태평양전쟁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현대사 관련 다수의 논문과 저술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저술로는 『한국전쟁』(2020), 『인천상륙작전과 맥아더』(2015), 『맥아더와 한국전쟁』(2012), 『6.25전쟁 소년병 연구』(공저, 2011), 『반대를 논하다』(공저, 2019)가 있으며, 번역서로 『주한미군사고문단사』(공역, 2018), 『한국전쟁 연구의 새로운 접근』(공역, 2017)이 있다. 한미관계사 및 한국전쟁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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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제국주의 일본 나카노 학교의 그림자 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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