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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이라윤 지음
한빛비즈

2023년 10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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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4.08MB)
ISBN 979115784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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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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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생사의 전쟁터로 출근한 간호사,
그 2,936일간의 단단하고도 아린 기록
간호사 평균 근무 연수는 약 7년으로 일반 직장인 근무 연수의 절반 수준이며, 전체 간호사 중 52%가 5년 미만의 경력자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경우 1년 이내 사직률은 지난 5년간 35.3%에서 52.8%로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 2018년∼2022년). 이와 같은 통계를 들지 않아도 누구나 알다시피 간호사의 일은 힘들다. 인력 부족, 3교대 근무, 불규칙한 업무 시간, 간호사 집단 특유의 태움 문화, 고강도 업무 압박 및 감정노동 등으로 인해 간호사의 평균 나이는 30세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신입사원 평균 연령이 27~29세인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20대를 중환자실에 송두리째 바친 사람이 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이라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한 그녀는 외과계 중환자실, 코로나 중환자실, 응급 중환자실, 내과계 중환자실 등을 거친 중환자실 임상 전문 간호사다. 중환자실은 말 그대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보는 곳이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으며 완벽에 완벽을 기해야 하는 공간이다. 병원 내에서도 가장 업무 강도가 높은 그곳에서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10년 가까운 시간을 이겨냈을까? 그 혹독한 환경을 떠나지 않고 어떻게 환자 곁을 지켰을까? 수없이 부딪혔을 좌절과 고통의 터널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는 매일같이 코드블루 방송이 울리는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다잡으며 달려온 한 간호사의 단단하고도 가슴 아린 기록이다. 저자는 보호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을 때도, 환자가 무례하게 목을 졸랐을 때도, 선배 간호사로부터 인성 모욕을 당했을 때도 병원을 떠나지 않고 환자 곁에 다시 섰다. 환자를 지키기 위해, 자신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열악한 근무 현실 속에도 자신의 직업적 신념을 꿋꿋이 지켜온 이유와 생사가 갈리는 전쟁터 같은 중환자실에서 ‘고통의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진실하게 그려낸다.
프롤로그: 그릇의 민낯

1장 중환자실의 시간과 공간
YES 24
수고하셨습니다
가끔은
빠름 빠름 빠름
머리부터 발끝까지
코드블루, 코드블루
시차
매일 전쟁을 합니다

2장 그렇게 간호사가 되어가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간호사’가 되다
그것도 참 복이다
나의 두려움과 동태의 눈
나의 눈물을 기억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
고생이 많으시네요

3장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잡고 싶은 이별과 놓아버린 이별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지금처럼 잘해낼 거야
생각보다 큰 의지의 힘
아이들은 어른보다 강하다
여행
가끔 죽음을 떠올린다
나에 대한 책임감

4장 간호사의 자리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다
간호사에게 간호사는 없다
아줌마도 아가씨가 될 수 있는 공간
타인을 위한 삶
고장 난 감정
권한 없는 보호자
간호사가 포기하는 순간, 하늘과 땅은 멈춘다
생존

5장 코로나의 상흔: 누구도 끝을 이야기할 수 없던 시간들
심신미약 1
심신미약 2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죽음
게토레이
일상이 무너진 삶
코로나의 상흔

에필로그: 시간의 세례

한때는 중환자실에서 정말 벗어나고 싶었다. 중환자실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로 폐쇄된 공간이자 늘 뛰어다녀도 시간이 모자라는 곳이다. 화장실을 하루에 한 번 갈 수 있을까 말까 했고 근무 때마다 나의 한계를 시험당했다. 일하는 내내 초조했고 궁지에 몰려 매 순간 나의 인성을 시험당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보는 죽음이 나의 목을 옥죄는 것 같았다. 이런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내 인생에서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값진 경험이었음을 인정할 수 있었다.
- 24쪽, 〈1장 중환자실의 시간과 공간〉 중에서

눈을 뜨면 깜깜한 밤이었지만 나에겐 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이었고, 밖은 눈부신 해가 내리쬐는 한낮이어도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한국 사람은 한국 표준시를 산다고 하면, 나는 미국의 시간을 살거나 프랑스의 시간을 살거나 아프리카의 시간을 살기도 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이 어떤 날에는 바뀌는 근무 탓에 무조건 잠을 청해야 하므로 6시간짜리가 되기도 했고, 어떤 날은 잠들지 못해 36시간이 되기도 했다.
- 61쪽, 〈1장 중환자실의 시간과 공간〉 중에서

신규 간호사 시절 나는 죽음이 두려웠다. 그래서 불안했다. 살면서 죽음을 경험한 적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인데 그마저도 어렸을 때라 별다른 기억이 없다. 중환자실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는 거의 매일 누군가의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단지 죽는 장면이 아니라 죽어가는 과정을 몇 시간에 걸쳐 지켜보았다.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만 했다. 숨을 헐떡헐떡 쉬다가 눈빛이 초점을 잃고 흐려진다. 그러고는 온몸의 힘을 다 쓴 듯 몸이 축축 늘어지고 이후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 소변이 나오지 않고 혈압도 잡히지 않는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정말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는 온몸의 구멍이 열리며 체액들이 흘러나오면서 냄새를 풍겨댄다. 숨을 거두고 나서도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지 않는다. 일이 계속된다. 돌아가신 분을 영안실로 옮겨야 한다. 나에게 이 경험은 실로 충격이었다. 꿈에서도 나를 괴롭힐 정도로.
- 88~89쪽, 〈2장 그렇게 간호사가 되어가다〉 중에서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 자신을 중시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간호사’는 단 한 가지도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사람에겐 ‘성취감’이 일하는 원동력이 되는데 이 세계에서는 그런 걸 하나도 느끼지 못한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전부 ‘내 탓’인 환경이다. 내가 의사의 처방을 거르지 못한 탓, 내가 먼저 발견하지 못한 탓, 내가 멍청한 탓, 내가 성인군자이지 못한 탓.
- 100쪽, 〈2장 그렇게 간호사가 되어가다〉 중에서

신규 간호사 선생님들을 볼 때면 스물네 살의 나와 마주하게 된다. 지금 선생님들과 똑같이 출근하는 것이 무서워 가슴이 쿵쿵거린 적도 있고 잠들지 못한 날도 많았다. 스트레스로 새벽 내내 헛구역질을 하는가 하면 이유 없이 열이 나서 응급실에 가야 했던 날도 있었다. 가슴이 정말 터질 것 같은 중압감을 이겨내야 했다. 새로 간호사가 된 선생님들을 보면 그런 나를 마주하는 것 같아 늘 마음이 쓰인다. 축적이 되어야만 견딜 수 있는 이 시간을 잘 지나길 바란다. 그때의 나를 떠올리며 해주고 싶은 말이다.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지금처럼 잘해낼 거야.”
- 121쪽, 〈3장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중에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돈과 치료 비용,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비용 등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건강보험이 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완전 무상이 아니어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치료라는 것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내는 건강보험료에도 돈을 내는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 돈과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니 부디 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 129쪽, 〈3장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중에서

불행하게도 현대인들은 병원에서 태어나 병원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한다. 집에서 사망해도 결국 병원을 거쳐 사망선고를 받아야만 한다. 출산할 때 집에서 아이를 낳는 프로그램도 있던데 임종은 그런 시스템이 없다. 병원이라는 곳이 생기기 전에는 집이 죽음의 장소였다. 하지만 사회가 발달하면서 시신에 방부처리해 화장하는 현대의 장례 서비스가 우리의 마지막 안락을 빼앗고 있다. 우리에게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없지만 삶의 마지막 장면을 스스로 완성할 기회라도 주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 139쪽, 〈3장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중에서

간호사가 되고 난 후 가장 크게 바뀐 태도가 있다. 나보다는 타인을 우선시한다는 것. 내가 아파도 약을 입에 털어넣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출근한다. 근무를 마친 후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도 몇 시간 후면 출근해서 환자를 본다. 병가를 내면 나 대신 누군가 출근해야 하기에 동료 간호사 생각이 먼저다. 아픈 ‘나’보다 아픈 ‘환자’가 먼저다. 아픈 ‘나’보다 ‘동료의 휴일’이 먼저다.
157쪽, 〈4장 간호사의 자리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중에서

사람들은 ‘죽음’ 하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까? 난 여전히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할 때 눈물이 차오르곤 한다. …… 우리가 뉴스나 드라마를 보며 격분하고 공감하는 것은 나 자신이 그 스토리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죽음이라는 상황 속으로 나도 모르게 들어간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나와 동고동락하며 애증의 스토리를 쌓아갔던 환자가 사망할 땐 허망하기 그지없다. 환자의 숨은 이 세상에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나의 남은 감정은 길을 잃고 방황한다.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이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른 환자를 위해서 감정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외면당한 감정들이 마음의 빚처럼 차곡차곡 쌓여 갔다.
162~163쪽, 〈4장 간호사의 자리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중에서

임상 간호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부족하다. 경력직 간호사들은 자신의 젊은 날을 다 바쳤는데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떠난다. 그 자리는 신규 간호사로 채워진다. 하지만 알아야 보인다. 경험이 있어야 보인다. 알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다. 그런 환경에 환자들이 노출되고 있다. 간호사를 많이 배출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숙련된 간호사가 없으면 환자는 전쟁터에 방패 없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178쪽, 〈4장 간호사의 자리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중에서

“야, 미친년아. 이거 풀어달라고!”
“욕하지 마세요.”
“야, 도우미! 이거 풀라고.”
“여기 병원인 거 아시잖아요. 담당 간호사입니다.”
아가씨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도우미라니. 간호사라고 불러달라고 해도 나는 ‘씨발년아’, ‘간병인’, ‘도우미’라는 말로 불렸다.
- 203쪽, 〈5장 코로나의 상흔: 누구도 끝을 이야기할 수 없던 시간들〉 중에서

임종 면회를 하러 들어온 보호자는 처음에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모니터를 응시했다. 영상으로나마 환자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잘 보이지도 않는 화면을 확대해달라고 하며 내가 사랑했던 한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했다. 그렇게나마 기억하고 싶어 했다. 보호자는 CCTV 화면을 통해서라도 환자의 마지막을 기억하지만, 환자는 낯선 공간에서 자신의 일부였던 사람들조차 만나보지 못하고 쓸쓸히 마지막을 정리한다. 이게 코로나 시대의 죽음이었다.
- 218쪽, 〈5장 코로나의 상흔: 누구도 끝을 이야기할 수 없던 시간들〉 중에서

무거운 공기가 빠르게 휘감기는 곳,
삶과 죽음의 경계가 매일 갈리는 곳,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산다는 것

저자는 중환자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중환자실의 공기는 무겁다. 마음을 짓누르는 무거운 공기. 꺼져가는 희미한 목숨을 보고 있노라면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이곳은 하루에도 여러 명, 최소한 2~3일에 한 번은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는 공간이다.”
매일같이 삶과 죽음이 갈리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또 그곳으로 출근하는 직업인들은 어떤 감정으로 살아갈까? 저자는 생사의 경계로 일컬어지는 중환자실의 일상과 그 공간을 채운 사람들(의사, 간호사, 환자, 보호자 등)을 생생하게 묘사해낸다.
이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날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환자실의 치열한 24시간을 보여주며, 2장부터 4장까지는 매일 밤마다 울었던 신규 간호사에서 환자를 올곧이 지키는 경력 간호사가 되기까지, 대한민국 간호사라면 모두가 공감할 법한 험난한 성장 일지를 투명한 시선으로 들려준다. 또한 간호사 인권과 처우 문제를 다룬 글들을 읽노라면 ‘간호사에게도 간호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통감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5장에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보낸 저자의 경험이 매우 밀도 있게 담겨 있다. 특히 사랑하는 이의 임종을 CCTV로만 지켜봐야 했던 코로나 시대의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코드블루 방송에 무조건 뛰어야 하는 사람들, 환자나 보호자에게 폭행을 당해 좌절하는 한편으로, 80대 할아버지의 대변이 정상적인 형태를 갖추면 행복해하는 사람들, 3교대 근무로 인해 한 달에도 여러 번 시차 적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커터 칼로 중환자실을 나가겠다고 위협하는 환자와 진땀 나도록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 환자의 죽음이 꿈에서도 나와 괴로워하는 사람들, 바로 중환자실 간호사다.
그럼에도 그들은 밥을 거르며 일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마저 포기하며, 제 몸이 아파도 응급실에 들렀다 출근을 한다. 저자는 “엄마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공부하고 강해지는 것처럼 환자를 지키려면 강해져야 했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 간호사의 슬프고도 단단한 현실을 진실한 고백체로 전한다.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스물네 살. 이 책의 저자 이라윤이 간호사를 시작한 나이다. 자신의 20대를 밀도 있게 살고 싶었고, ‘젊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처럼 일을 호되게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를 시작했다.
서른두 살. 20대가 훌쩍 지난 현재 그녀의 나이다. 함께 입사했던 일곱 명의 동기들은 하나둘 모두 떠나고 이제 혼자만 오롯이 임상을 지키고 있다.
힘든 근무 환경과 도무지 바뀌지 않는 현실에 많은 동료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그만두었음에도 그녀는 왜 중환자실을 떠나지 않았을까? 신규 간호사 시절 그녀 또한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어린 나이에 날마다 마주하는 죽음이 무서웠고, 일반 환자도 아닌 죽음의 위기에 닥친 환자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그리고 사냥감을 먹어치우듯 매일같이 공부해도 무지함이 채워지지 않아 불안했다. 중환자실은 실수가 실수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사랑한다. 한때는 병원을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증오했지만, 힘든 터널을 통과할 때쯤 자신도 모르게 이 직업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스스로 납득할 이유가 없는 한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떠나지 않았고, 당장 내일이 염려스러운 환자가 걱정되어 병원을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자신과 환자에 대한 책임감은 그녀를 어느덧 서른두 살, 9년 차 간호사로 만들었다.
임상이 힘들어 떠나고 싶어 하면서도 임상을 사랑한다는 저자는 이제 이렇게 단언한다. “한때의 나는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간호사가 되지 않기로 선택했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다. 나의 삶은 간호사가 되기 전과 후로 나뉘니까.”

작가정보

저자(글) 이라윤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2015~2017년 통합 중환자실, 2017~2021년 외과계 중환자실, 2021~2022년 코로나 중환자실, 응급 중환자실을 거쳐 2022년부터 내과계 중환자실 현장 교육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신규 간호사의 과도기를 담은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2020)를 썼다.
생과 사의 경계인 공간에서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하는 것은 죽음으로 인한 상실이었다. 매일 보는 죽음에서 수없이 무너졌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다 감정이 없는 빈껍데기가 된 괴물을 마주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바다에 잠긴 듯 숨이 막혀서 도망칠 때도 있었으나,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은 죽음 앞에서 삶에 대한 귀한 가르침을 받는 공간이었다.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과 시간은 유한하다는 것, 이 두 가지 가르침이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게 했다. 죽음을 앞두고서야 삶의 가치를 생각하기보다는 현재에도 언젠가 끝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며 살아간다. 그게 당장 내일일 수도, 몇 분 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손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 오늘도 그녀는 환자 곁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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