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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혁명

인간적인 기술을 위하여
에리히 프롬 지음 | 김성훈 옮김
문예출판사

2023년 10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8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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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4.58MB)
ISBN 9788931023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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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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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1968년 집필한 저서 《희망의 혁명(The Revolution of Hope)》에서 인류가 두 가지 대조적인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두 갈래의 길 중 하나는 완전히 기계화되고 자동화된 사회로 인간 개인은 그 시스템의 작은 톱니바퀴 같은 존재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기술이 전적으로 인간의 복지를 향상하는 데 복무할 뿐인, 인본주의와 희망의 르네상스를 이룩한 상황이다. 프롬이 지지하고 꿈꾸는 인류의 미래는 물론 후자다. 그러나 현실의 흐름은 전자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프롬은 인간이 기술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현상을 경고하면서 자신의 해법을 제시한다.

《희망의 혁명》은 50여 년의 시간적 간극에도 낡았다거나 시대적 유효성을 상실했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 프롬이 이 책에서 진단하고 우려했던 점차 기계화되는 사회, 인간의 두뇌보다 더 정밀하고 더 빠르게 작동하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면서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고 부차적 존재로 전락하는 상황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정도가 심해졌을 뿐 프롬이 예견한 그대로다. 몇몇 거대 기업과 기관이 전체 사회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예측 또한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은 다를지라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초거대 IT 기업이 전 세계 경제와 인류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연상시킨다.

전 세계적으로 5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프롬은 《희망의 혁명》에서 기술사회와 기계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탁월하게 분석하며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뚜렷이 인식하게 한다. 나아가 ‘사물의 소유’와 ‘죽음’에서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사랑’으로 우선순위를 바꿀 용기와 상상력이 있다면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역설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에 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지금, 세계는 이미 첨예한 신냉전 시대로 들어섰다. 20세기 대표 지성 에리히 프롬의 영민한 시각과 통찰은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지침이 되어줄 것이다.
초판 서문
개정판 서문


1 교차로


2 희망
1. 희망이 아닌 것
2. 희망의 역설과 본성
3. 신념
4. 불굴의 용기
5. 부활
6. 메시아적 희망
7. 산산이 부서진 희망


3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나?
1.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나?
2. 비인간화된 서기 2000년 사회의 비전
3. 현재의 기술사회


4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1. 인간의 본성과 그 다양한 발현
2. 인간 실존의 조건
3. 지향과 전념 틀의 필요성
4. 생존의 필요성과 생존 초월의 필요성
5. “인간적 경험”
6. 가치관과 규범


5 기술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단계
1. 일반적 전제
2. 인본주의적 계획
3. 에너지의 활성화와 해방
4. 소비의 인간화
5. 심리정신적 부활


6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해설

* 이 책은 우리가 지금 교차로에 서 있다는 확신에서 나왔다. 하나의 길은 인간이 핵전쟁으로 파괴되지는 않더라도 기계 속 힘없는 톱니바퀴에 불과한 존재가 되는 완전 기계화 사회로 이어지고, 또 다른 길은 인본주의와 희망의 르네상스, 인간의 행복에 복무하기 위해 기술이 존재하는 사회로 이어진다. (5쪽)

* 내가 앞서 쓴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새로운 이론적 개념의 발전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내가 이전에 학문적인 접근 방식으로 다루었던 개념들을 재구성해서 아직도 많은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 즉 생명애(biophilia)에 호소할 목적으로 썼다. (10~11쪽)

*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자연을 두고 승리의 정점에 서 있던 인간이 어쩌다 자기 창조물의 노예가 되어 자신을 스스로 파괴할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까? (20쪽)

* 희망의 대상이 어떤 사물이 아니라 더 충만하고 활력이 넘치는 삶일 때, 끝없는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해방일 때 진정한 희망이 된다. 신학적인 용어를 빌리자면 구원(salvation), 정치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혁명(revolution)이라고 할 수 있을까? (29~30쪽)

* 희망이 약한 사람은 안락이나 폭력에 안주한다. 하지만 희망이 강한 사람은 새로운 생명의 모든 신호를 눈으로 보아내고 소중히 여기며, 매 순간 태어나려 하는 것의 탄생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35쪽)

* 불굴의 용기는 세상이 당신에게 ‘예’라는 대답을 듣고 싶어 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다. (45쪽)

* 절망의 신호는 어디에서나 보인다. 지겨움이 가득한 사람들의 표정만 봐도, 필사적으로 사람들과 ‘접촉하려’ 하는데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접촉이 결핍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도시의 물과 공기는 날이 갈수록 독성이 강해지고, 가난한 국가에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기근이 닥치고 있는데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다. (59쪽)

* 효율성을 명분으로 하는 비인간화가 너무 흔히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화교환원이 고객과 나누는 대화를 녹음해서 고객에게 노동자의 실적과 태도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요청하는 《멋진 신세계》의 기술을 채용한 거대 전화 시스템이 그런 경우다. (80쪽)

* 조직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인간을 기계의 리듬과 요구에 종속된, 기계의 부속물로 격하시킨다. 그리고 인간을 오직 더 많은 것을 갖고, 더 많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목표인 호모 컨슈멘스(Homo consumens)로 바꾸어놓는다. (86쪽)

* 비합리적인 사랑이란 사람의 의존성을 강화하여 불안과 적대감을 키우는 사랑이고, 합리적인 사랑은 사람과 사람을 긴밀하게 이어주면서 동시에 그 사람의 독립성과 진실성을 보존해주는 사랑을 말한다. (90쪽)

* 사실 인간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과연 옳은 결정이었나 의심으로 고통스러워하느니 차라리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그 선택을 확신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우상이나 정치지도자를 믿는 심리적 이유 중 하나다. (99쪽)

* 인본주의적 양심은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인간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을 말하며 다른 누군가가 내리는 명령에서 독립적이다. (156쪽)

* 현대인은 ‘소유’할 뿐 ‘존재’하지 않는다. (160쪽)

* 인간 특유의 능력이 더 위대하게 펼쳐지는 데 기여하고, 생명을 조장하는 것은 모두 가치 있거나 선하다. 생명의 목을 조르고 인간의 능동성을 마비시키는 것은 모두 부정적이거나 나쁘다. (166쪽)

* 즉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가치관의 궁극적인 원천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181쪽)

* 생명이 사물을 지배하고, 인간이 기계를 지배해야 하며, 모든 사회적 합의는 인간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꽃피우며 성장해야 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야 하며, 죽음, 기계화, 소외로부터 모든 형태의 생명을 지지해야 한다는 요구로 분출되고 있다. (241쪽)

* 실천이 없는 아이디어는 메마른 장소에 보관된 씨앗과 같다. 그 아이디어가 영향을 미치려면 흙에 심어야 한다. 그리고 그 흙은 사람 그리고 사람의 집단이다. (259쪽)

* 우리는 현대인의 위기 한가운데 서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인간이 자신을 되찾고, 기술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들 실질적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69쪽)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나?

《희망의 혁명》 초판 서문에서 에리히 프롬은 이 책이 1968년 미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쓰였다고 밝힌다. 이 책의 바탕은 미국 정치에 대한 프롬의 깊은 관심이다. 또한 이 책의 씨앗이 된 것은 1967~1968년 미국 반전운동의 물결을 타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유진 매카시(Eugene Joseph McCarthy)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을 향한 프롬의 열렬한 지지였다. 매카시의 윤리적인 정치관과 반전을 지지하는 세계관에서 미국 사회의 개혁에 대한 희망을 발견한 프롬은 ‘정치적 대안에 관한 메모(Memo on Political Alternatives)’라는 글을 썼다. 비록 1968년, 매카시의 대통령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프롬의 그 긴 메모는 《희망의 혁명》이라는 책으로 재탄생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 교차로에 서 있다는 확신에서 나왔다. 하나의 길은 인간이 핵전쟁으로 파괴되지는 않더라도 기계 속 힘없는 톱니바퀴에 불과한 존재가 되는 완전 기계화 사회로 이어지고, 또 다른 길은 인본주의와 희망의 르네상스, 인간의 행복에 복무하기 위해 기술이 존재하는 사회로 이어진다. 이 책은 우리가 처한 딜레마를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문제의 본질을 명확하게 보여줄 의도로 썼으며,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비합리성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생명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의 도움이 있으면 필요한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썼다. (5쪽, ‘초판 서문’ 중에서)

프롬이 말한 두 가지 다른 미래 중에 그가 지지하고 꿈꾸는 인류의 미래는 물론 후자다. 그러나 프롬이 진단하고 분석한 현실의 흐름은 전자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프롬은 인간이 기술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현상을 경고하면서 자신의 해법을 제시한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권고하고 독려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아직도 많은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이다. 프롬은 생명이 처한 위험을 온전히 인식할 때 우리가 비로소 이 잠재력을 동원해서 사회 구조에 과감한 변화를 가져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믿었다.
초판이 출간되고 2년 만에 쓴 개정판 서문에서 프롬은 한층 더 강한 확신과 간절함을 담아 말한다.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지만, 아무리 성공 가능성이 미약할지라도 생명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실제로 존재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퍼센트나 확률을 가지고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말이다.
프롬의 이러한 강력한 호소는 5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발달된 기술로 인간이 생활 전반에서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크다. 우리는 20세기에 안고 있던 문제들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21세기를 맞이했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고 치열한 경쟁의 신냉전 시대로 들어섰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전 지구적인 생명의 위기는 무분별한 기술의 발달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다 기술을 제어할 고삐를 놓쳐버린 인간이 자초한 것임을 실감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위기에서 벗어날 해법의 실마리는 ‘인간’에서 찾아야 한다는 20세기 대표 지성 에리히 프롬의 주장은 더욱 유의미하고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프롬의 예언자적 면모가 탁월하게 드러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점검하고, 지금의 이 위기에서 벗어나 인간과 기술이 어디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의 교차로에 선 인류,
우리는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희망의 혁명》이 출간된 지 5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프롬이 예견한 두 가지 다른 모습의 사회 중 어느 쪽에 가까운 사회에 살고 있을까?
《희망의 혁명》은 50여 년의 시간적 간극에도 낡았다거나 시대적 유효성을 상실했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놀랍다. 프롬이 이 책에서 진단하고 우려했던 점차 기계화되는 사회, 인간의 두뇌보다 더 정밀하고 더 빠르게 작동하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면서 인간이 기계에 의존하고 부차적 존재로 전락하는 ‘사이버네이션’의 상황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정도가 심해졌을 뿐 프롬이 예견한 그대로다. 몇몇 거대 기업과 관료주의적 체계로 운영되는 기관이 전체 사회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예견 또한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은 다를지라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초거대 IT 기업이 전 세계 경제와 인류의 생활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그대로 연상시킨다.
영화 〈매트릭스〉(1999, 라나 워쇼스키ㆍ릴리 워쇼스키 감독)에서는 먼 미래, AI가 지배하는 세계를 그려낸다. 인간은 기억을 조작하는 프로그램 매트릭스의 철저한 통제에 따라 가상 현실을 살아간다. 인간이 보고 느끼는 것들은 검색 엔진에 노출되고, 기억 또한 조작 및 삭제된다.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었던 이 영화의 상상력은 2022년 말 오픈AI가 개발한 대화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소환되었다.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작사, 작곡, 코딩 등 광범위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 본격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획기적인 성능으로 화제를 모은 챗GPT는 현재 논란도 많다. 특히 교육 및 연구 분야와 예술 창작 영역에서 정보의 정확성 판별과 표절 문제, 저작권 문제 등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한편 최근 공개된 〈언노운: 킬러 로봇〉(2023, 제시 스위트 감독)은 ‘기계가 인간의 생사에 관한 결정을 내린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AI를 군사적으로 활용할 때 초래될 위험을 파헤친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AI를 활용한 자율무기가 사용되었거나 사용이 고려되었다고 주장한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AI 군사 기술 전문가들은 “AI 파일럿에게 전투기를 맡기면 압도적으로 이긴다”며 “AI 파일럿이 인간 파일럿을 대체하는 것이 기정사실”이라 말한다.

인간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과연 옳은 결정이었나 의심으로 고통스러워하느니 차라리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그 선택을 확신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 여러 세기 동안 확실성을 보장해준 것은 신이라는 개념이었다. 전지전능한 신은 세상을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그 무엇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행동의 원칙도 알려주었다. (…) 과학적 접근이 시작되고 종교적 확실성이 침식되면서 인간은 새로운 확실성을 찾아 나서야 했다. 처음에는 과학이 확실성의 새로운 근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하지만 삶이 인간적인 부분을 모두 상실하고 점점 복잡해지고, 개인은 점점 무기력과 고립감을 느끼게 되면서 과학 지향적인 인간은 이제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이기를 멈추었다. 그는 스스로 생각할 용기, 삶에 대한 온전한 지적, 감정적 책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용기도 잃어버렸다. (…) 이런 확실성을 보장하는 존재는 인간의 믿지 못할 지식이나 감정이 아니라 예측을 가능하게 하여 확실성을 보증해주는 컴퓨터다. (99~101쪽)

결정을 두려워하는 인간이 신에게, 과학에, 기술에 주도권을 넘겨온 과정을 짚어내는 프롬의 통찰력과 예지력이 놀랍기만 하다. 그의 예견대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게임인 체스와 바둑에서 이미 인공지능에 백기를 든 인간은 인간을 파괴하는 살상과 전쟁에 AI 기술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그 생사여탈의 판단까지도 AI에 맡기려 하고 있다. 인류는 프롬이 우려했던 상황, 인간이 기계에 모든 주도권을 넘겨주고 의존하는 존재로 전락하는 완전 기계화 사회로 이미 들어선 것은 아닐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프롬의 책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회적 유효성과 설득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당대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상황을 시시콜콜하게 따지기보다 인간 사회라는 큰 그림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 사회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희망, 인간, 인간화, 기술의 본질을 탐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문 서평지인 《커커스 리뷰》는 《희망의 혁명》을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약관(terms and conditions)에 견주었다.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우리 사회의 발전 방향을 결정하든 우리가 그 약관의 주요 용어들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그 양상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프롬은 희망, 인간, 인간화, 기술 등 한 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요소이자 덕목, 핵심 용어들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그 용어들을 하나하나 정의하면서 그중 어느 정의를 선택하고 실천할지에 따라 우리 사회가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상황으로 귀결될 수도, 아니면 인간의 복지와 자율성이 꽃피는 신르네상스의 사회로 향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희망(hope)’을 정의하면서 프롬은 희망이 소망 또는 욕망과 어떻게 구별되는지, 희망의 목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검토한다. 또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기다림과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희망을 구분하면서 희망이 신념, 불굴의 용기와 동반해 어떻게 생명과 성장으로 나아가는지 설명한다. ‘희망’에 관해 정의한 2장에서 압권은 가장 마지막에 다룬 ‘산산이 부서진 희망’이다. 희망, 신념, 불굴의 용기가 생명에 수반되는 것이라면 왜 수많은 인간이 희망을 잃고 노예 같이 의존하는 삶을 사랑하게 되는 것일까? 프롬은 이러한 상실의 가능성이 인간의 본질이라면서 파괴적 폭력으로 좌절을 경험하면 인간의 마음은 완고해지고, 절망에 빠지지만 그럼에도 절망을 직시하고 이해함으로써 다시 희망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6장에서 우리 모두가 인간적인 기술을 향해 나아가기를 권고하고 독려한다.

우리는 현대인의 위기 한가운데 서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는다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인간이 자신을 되찾고, 기술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들 실질적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69쪽)

만일 에리히 프롬이 부활해 지금 현대 사회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가 《희망의 혁명》을 쓴 반세기 전보다 훨씬 더 기계화된 사회와 기술에 의존하는 인간을 보면서 탄식할 것인가. 프롬은 이미 오래전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다그쳤지만, 강양구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추천의 글’에 쓴 바와 같이 프롬과 《희망의 혁명》은 여전히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희망을 품게 한다.

에리히 프롬은 말 그대로 ‘20세기 사람’이다. 1900년에 태어나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불안한 혁명을 겪었던 그가 60대 후반에 또다시 베트남전쟁을 마주했다. 그 전쟁에 반대하면서 세상을 바꾸자고 목소리 높이는 10대, 20대 청춘들이 주도하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보았다.
《희망의 혁명》은 이런 절망과 희망의 갈림길에서 노철학자가 10주 만에 쓴 선언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프롬이 바랐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고, 절망은 마침 그가 세상을 뜬 198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속화되었다. 안타깝게도 반세기가 지난 지금, 고삐 풀린 과학기술은 ‘최대 효율’과 ‘최대 출력’을 지향하며 인간과 생명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놀랍게도 프롬은 단 한 번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희망은 ‘인간의 본질적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사소해진, 그래서 혁명마저도 광고 문구처럼 소비되는 세상에서 그가 바랐던 ‘희망의 조건’을 찬찬히 따져보는 일이 각별한 의미가 있는 이유다. 《희망의 혁명》은 절망의 밑바닥에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를 상상하게 만들고 힘까지 주는 경이로운 책이다.
(강양구, 과학 커뮤니케이터)

[추천사]

사회비평서이면서 기술의 인간화를 위한 선언문이자 권고문!

《뉴 리퍼블릭The New Republic》


《희망의 혁명》은 우리 미래를 결정할 희망, 인간, 휴머니즘, 기술을 어떻게 선용할지를 검토한다.

《커커스 리뷰Kirkus Reviews》


《희망의 혁명》에는 희망과 인간화의 살아 있는 의미가 생생히 담겨 있다. 더욱더 단절되고 기술 중심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인간화를 고취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목에 걸맞게 희망적으로 탐구한다.

《미드웨스트 북 리뷰Midwest Book Review》


에리히 프롬의 예언자이자 철학자로서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책. 출간된 지 반세기 이상이 지났지만 오늘날 더욱 큰 현실성을 갖는다.

박찬국(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놀랍게도 프롬은 단 한 번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희망은 ‘인간의 본질적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희망의 혁명》은 절망의 밑바닥에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를 상상하게 만들고 힘까지 주는 경이로운 책이다.

강양구(과학 커뮤니케이터)

작가정보

(Erich Fromm, 1900~1980)
독일 태생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 사회철학자다. 1922년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뮌헨대학교와 베를린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정신분석을 연구했다.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며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1933년 나치 치하의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할 무렵 정신분석학자로서 높은 명성을 얻었다. 컬럼비아대학교, 베닝턴대학교,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 미시간주립대학교, 뉴욕대학교 등에서 정신분석학을 강의하면서 인간의 욕망에 따른 사회와 개인의 갈등에 주목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1974년에 스위스로 이주했고, 198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을 비롯해 《자유로부터의 도피》, 《건전한 사회》, 《인간의 마음》, 《소유냐 존재냐》 등 정신분석, 종교, 인간 본성, 윤리학, 사랑에 관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치과 의사의 길을 걷다가 번역의 길로 방향을 튼 엉뚱한 번역가. 중학생 시절부터 과학에 관한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적어온 과학 노트가 지금까지도 보물 1호이며, 번역으로 과학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를 꿈꾼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정리하는 뇌》,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생명의 경계》, 《운명의 과학》,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가》,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레인 브레인》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늙어감의 기술》로 제36회 한국과학기술도서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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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의 혁명
    인간적인 기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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