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2023년 10월 16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0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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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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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감수 및 해제를 맡은 김상근 교수는 혼란의 시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군주론』을 일독하길 권하고 있다. ‘대혼란의 아수라장’ 자체였던 16세기 이탈리아는 교황이 처자식과 첩을 거느리고, 군주는 적이 아닌 매독균과 싸웠으며, 수도원장이 기도를 멈추고 정치 일선에 나섰던 시대다. 정통과 사이비를 구별할 수 없고 5개의 강대국이 충돌하며 승자와 패자가 하룻밤 사이에 바뀌던 시대에 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리더의 현실적인 처세와 방법을 제시한 책이 바로 『군주론』이기 때문이다.
『군주론』은 이미 다양한 형태의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지만 이 책의 본질을 제대로 독자에게 알리고자 책의 구성과 편집에 정성을 담았다.
뛰어난 문장가였던 마키아벨리의 행간을 제대로 풀어내고자, 마키아벨리 전기를 집필한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김상근 교수의 해제(1~26장, 150페이지 분량)를 장별로 제공하고 있으며, 번역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자 로마 라사피엔자대학교의 중세-르네상스 이탈리아어 문학부 교수인 조르조 잉글레제(Giorgio Inglese)가 편집한 『군주론』(2013년 증보판)을 저본으로 삼고, 하버드대학교 하비 맨스필드 교수의 영역본과 부산대학교 곽차섭 교수의 번역본 등을 비교 대조하여 원서의 문맥과 의미를 훼손되지 않도록 하였다.
특히 『군주론』을 집필한 저자 마키아벨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인물 해설(‘마키아벨리는 어떤 사람인가’, 38페이지 분량)과 이 책의 집필 배경과 의미를 되짚은 작품 해설(‘『군주론』은 어떤 책인가’, 9페이지 분량)을 수록하여 독서의 흥미와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 『군주론』의 판본과 번역에 대하여
- 헌정사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위대한 자’ 로렌초 데 메디치님께 바치는 글
1장 군주국의 종류와 이를 획득하는 방법에 대하여
2장 세습 군주국에 대하여
3장 혼합 군주국에 대하여
4장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후에 다리우스의 후계자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은 까닭에 대하여
5장 정복당하기 전 자국의 법률에 따라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을 통치하는 방법에 대하여
6장 자신만의 무력과 역량으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의 통치에 대하여
7장 타인의 힘이나 행운을 통해 획득하게 된 새로운 군주국의 통치에 대하여
8장 악행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들에 대하여
9장 시민 군주국에 대하여
10장 각 군주국의 힘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하여
11장 교회 군주국에 대하여
12장 여러 종류의 군대와 용병 부대에 대하여
13장 지원군, 혼합군 그리고 자국군에 대하여
14장 군주는 전쟁의 기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15장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게 되는 일들에 대하여
16장 관대함과 인색함에 대하여
17장 잔인함과 인자함에 대하여: 군주는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사랑받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18장 군주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19장 경멸과 미움을 받지 않는 방법에 대하여
20장 성채를 건축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일을 하는 것은 군주에게 유용한가, 아니면 해로운가?
21장 군주는 존경받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22장 군주의 신하에 대하여
23장 아첨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24장 왜 이탈리아 군주들은 자신의 왕국을 잃게 되었나
25장 인간사에서 행운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과 이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하여
26장 이탈리아에서 야만인들을 몰아내고 자유를 회복해달라는 권고의 말씀
Appendix
1. 해제
2. 『군주론』은 어떤 책인가
3. 마키아벨리는 어떤 사람인가
이것은 책이 아니라 폭탄이다. 언제 폭발할지, 파편이 어디로 튈지, 얼마나 큰 피해를 남길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마키아벨리는 신출귀몰 자체였다. 마키아벨리가 쓴 정세 보고서를 읽은 사람들은 날카로운 통찰력에 감탄하며 그를 『구약성서』의 ‘예언자(profeta)’로 칭송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행간에 숨겨진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채 ‘괴짜(bizzaro)’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가늠할 수 없는 상상력의 소유자인 동시에 진실과 현실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던 관료였으며, 고금을 오가며 시대의 오류를 간파한 역사가이기도 했다. 그가 작심하고 쓴 『군주론』은 그래서 위험한 책이다. 곳곳에 함정이 숨어 있고, 교묘한 덫에 걸리도록 유도하는 문장이 즐비하다. 『군주론』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 큰 규모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이 책을 손에 쥔 독자에게」 중에서
폐병에 걸렸을 때 이를 초기에 진단하기는 어려워도 발견을 하면 치료하기가 쉽고, 반대로 폐병 말기가 되면 발견하기는 쉽지만 치료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나랏일도 마찬가지다. 나라에 생기는 폐단을 일찍이 알아차리면 쉽게 고칠 수 있는데, 이것은 사려 깊은(prudente)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초기에 아무도 문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모두에게 자명할 때쯤 되면, 그때는 이미 해결책이 없게 된다.
---「3장. 혼합 군주국에 대하여」 중에서
인간은 언제나 다른 사람이 걸어간 길을 걷기 마련이고, 그들이 살았던 행적을 모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길과 완전히 똑같은 길을 가거나, 모방하고자 하는 이의 탁월함을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위인들의 행적을 따르며 가장 뛰어난 자를 모방해야 한다. 그리하면 그들만큼의 탁월함에 다다르지는 못하더라도 비슷한 향기 정도는 풍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활의 힘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목표물이 그보다 더 멀리 있다는 것을 파악한 사려 깊은 궁수들이 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들은 목표물보다 훨씬 더 높이 화살을 겨냥하는데, 이는 그렇게 높은 곳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라 높이 겨냥하여 자신이 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함이다.
---「6장. 자신만의 무력과 역량으로 획득한 새로운 군주국의 통치에 대하여」 중에서
국가를 취하는 자는 국가를 장악할 때 불가피하게 행해야 할 모든 범법 행위를 검토한 후,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매일같이 이를 계속할 필요가 없도록 하여 사람들을 안정시키고, 그들에게 혜택을 주어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겁이 나서 혹은 잘못된 조언을 듣고, 이렇게 행하지 않는 자는 늘 손에서 칼을 놓지 못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신민들이 군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면, 군주 또한 신민들을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삼을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피해는 단번에 가해져야 그 맛이 덜 쓰고 분노가 덜한 법이다. 반대로 혜택은 조금씩 조금씩 내려야 그 맛이 더 음미되는 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주는 자신의 신민들과 함께 살면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무슨 일이 닥치든지 변함이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역경 중에는 꼭 필요한 악행을 저지를 시간조차 없을 텐데, 그때 선을 행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것을 알고, 누구도 당신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8장. 악행으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들에 대하여」 중에서
위급한 시기에는 군주가 절대적인 권력을 장악할 시간이 없다. 왜냐하면 고위 관리들에게 명령을 받는 데 익숙한 시민들과 신민들은 위급 상황에 군주에게 명령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확실한 시기에는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늘 부족할 것이다. 평화로운 시기, 즉 시민들이 국가에 만족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군주는 만족해서는 안 된다. 평화로울 때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달려오고, 모두가 [충성을] 약속하고. 죽음이 멀리 있을 때는 모두가 군주를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어려움이 닥쳐오면, 즉 국가가 시민을 필요로 할 때가 오면 그런 사람들은 거의 모두 사라지고 만다. 이를 시험해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인데, 오직 단 한 번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국가와 군주를 필요로 하게 할 방법을 고안 해내야만 한다. 그러면 그들은 언제나 충성할 것이다
---「9장. 시민 군주국에 대하여」 중에서
정신의 훈련에 관해서라면, 군주는 역사를 읽으며 뛰어난 인물들의 행적을 숙고해야만 한다. 그들이 전쟁을 수행하는 동안 어떻게 처신했는지 살피고,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여 후자는 피하고 전자는 모방해야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난 인물 중에서도, 자신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 중에 칭송받고 영광을 받았던 사람을 찾아 그를 모방했던 인물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아킬레우스를,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를, 스키피오는 키루스를 모방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들은 과거 인물의 업적과 행적을 늘 가까이에 두었다. 현명한 군주는 이런 방법을 따라 평화의 시기를 한가롭게 보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열성을 다해 역량을 키워 자기 것으로 만들고, 역경 시에 그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운이 변할 때, 이에 대항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4장. 군주는 전쟁의 기술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중에서
군주는 스스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사랑받지 못하겠다면 미움받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과 미움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서로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만약 시민과 신민의 소유, 그리고 그들의 여자들을 삼가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미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피를 보면서까지 조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적절한 정당성과 명백한 이유가 있을 때만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소유를 빼앗는 것을 삼가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 유산을 잃어버린 것보다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더 빨리 잊기 때문이다. 재산을 강탈할 이유는 절대로 부족하지 않다. 따라서 약탈로 살아가기 시작한 사람은 언제든지 타인의 재산을 빼앗을 이유를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피를 흘리게 할 이유는 더 적고 더 빨리 사라진다.
---「17장. 잔인함과 인자함에 대하여」 중에서
판단력(cervelli)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스스로 깨치는 부류다. 다른 하나는 타인이 깨달은 것을 알아보는 부류다. 세 번째 부류는 스스로든 다른 사람을 통해서든 [도무지]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다. 첫 번째가 가장 훌륭하고, 두 번째는 훌륭하며, 세 번째는 쓸모없는 자들이다. 그러므로 만약 판돌포가 첫 번째 부류가 아니라고 한다면, [적어도] 두 번째 부류에는 속했을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스스로 깨친 것은 없다고 할지라도 누군가가 일을 하고 말을 할 때마다 좋고 나쁨을 식별할 수 있다면, 그는 신하의 선한 행위와 악한 행위를 알아채 전자는 높이고 후자는 교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하는 그를 속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선하게 처신할 것이다.
---「22장. 군주의 신하에 대하여」 중에서
우리[시대]의 군주들이 여러 해 동안 자신의 군주국을 다스리다가 이를 잃어버리게 된 것을 두고, 운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의 나태함 때문이었다. 바람이 잔잔할 때는 폭풍우를 염려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공통적인 결점인데, 그들은 평온한 시기에는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역경이 닥치자 그들은 스스로 방어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도망칠 궁리만 했다. 그러고는 나중에 일반 시민들이 승자의 오만함에 불만을 느끼고 자기를 다시 불러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을 때는 이 방법도 좋겠지만, 실제로 이를 위해 다른 해결책을 보류하는 것은 매우 나쁜 선택이다. 다른 사람이 붙잡아 주리라고 믿고 넘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붙잡아 주든 아니든, 당신은 안전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런 대비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고, 당신 자신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방어, 확실한 방어, 지속 가능한 방어는 오로지 당신 자신과 당신의 탁월함에 의존할 때만 성취된다.
---「24장. 왜 이탈리아 군주들은 자신의 왕국을 잃게 되었나」 중에서
마키아벨리는 1장의 첫 문장에서 공화제를 잠시 언급하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전개하지 않는다. 『군주론』의 주제는 군주제이지, 공화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다음 2장의 첫 문장에서도 “공화국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이미 상세하게 다루었으므로, 이에 대한 논의는 생략하겠다”라고 밝히면서 『군주론』의 주제가 공화제가 아님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제를 ‘획득하는 방식’에 주목함으로써 서구 전통과 결별한다. 어떤 사람이 군주의 자리에 올라 ‘신흥 군주국’을 이끌게 되는가? 그는 어떤 방식으로 군주의 자리에 올랐는가? 그 사람의 힘과 역량이 그를 군주로 만든 것일까? 아니면 그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거나, 그저 운이 좋아서 군주가 된 것일까? 이 짧은 장은 단순한 내용으로 보이지만, 사실 의미심장한 도발을 숨기고 있다.
---「Appendix 1. 해제 ‘1장’」 중에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하게 된 목적과 정황은 당시 로마에 있던 친구 프란체스코 베토리와 교환한 19통의 서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두 사람 사이의 서신 연락은 1513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2월 10일 자 편지에서 『군주론』의 집필동기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 언급된다. 마키아벨리는 이 편지에서 처음으로 『군주국에 대하여』라는 작은 책을 썼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니까 마키아벨리가 의도했던 『군주론』의 내용은 지금처럼 난세를 이끌어갈 군주의 덕목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군주국의 정체에 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책 이름을 『군주Il principe』로 고쳐 불렀고, 사후에 이 책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새로운 제목을 붙이게 되었다.
---「Appendix 2. 『군주론』은 어떤 책인가」 중에서
『군주론』은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마키아벨리가 책상을 치면서 썼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의 집필 동기를 이해한다면 그가 왜 그렇게 분통을 터뜨리며, 한숨을 몰아쉬면서,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면서 그 책을 썼는지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작가는 자신이 처한 시대의 상황 속에서 글을 쓰는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그
의 삶 자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는 헌정사에서 “최근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저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통찰력을 제시하겠다고 썼다. 따라서 『군주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키아벨리의 생애, 특히 1498년부터 1512년까지의 공직 경험을 이해해야 한다.
---「Appendix 3. 마키아벨리는 어떤 사람인가」 중에서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통치의 기술”
세상의 작동 원리와 리더의 통치 방식을 다룬 최초의 정치철학서!
도덕이 정의로 이해되던 중세시대에 군주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권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바로 니콜로 마키아벨리다. 그는 '생존이 선'이었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을 애를 썼으며, 그의 조국 피렌체가 주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 다시 강해지길 바랬다. 그의 바람이 담긴 책이 바로 『군주론』이다. 『군주론』은 도덕과 종교로부터 정치를 분리해 낸 최초의 정치철학서이자, 개인이 운명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다룬 자기계발서로 볼 수 있다. 더불어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신흥 조직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다룬 리더십과 조직 경영의 교본이기도 하다.
『군주론』은 총 26개의 장에 걸쳐 군주의 덕목과 처세를 다루고 있다.
1~11장은 군주국의 여러 종류를 다스리는 형태에 따라 나누어 설명한다. 또한 같은 문화권과 다른 문화권을 다스리는 방식은 달라야 하며, 특히 다른 문화권을 다스리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12~14장은 군대의 종류와 군사 훈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군대는 용병, 원군, 자국군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국군이 없는 군주는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사냥이 유용한 군사 훈련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15~23장은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피해야 할 덕목을 다루고 있다. 군주는 사랑받기 보다 두려운 대상이 되어야 하며, 약속도 무시할 수 있어야 하고, 사자의 용맹함과 여우의 영악함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부분이 많은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리더십의 표본으로 애독하는 대목이다.
24~26장은 앞서 다루었던 포르투나(Fortuna, 운명)와 비르투(Virtu, 역량)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한다. 역량을 갖춘 군주와 갖추지 못한 군주, 역량은 갖추었으나 운이 없었던 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군주가 갖추어야 할 것이 결국 리더의 역량이며, 그 역량을 바탕으로 운명의 파도를 헤쳐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누가 읽느냐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이 된다!”
인생을 바꾸는 관점의 차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단 하나의 덕목
마키아벨리는 1513년에는 메디치 가문에 대한 반란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투옥되었다가 교황 특사로 석방되어 산탄드레아 시골 농장에 칩거했다. 으스름한 저녁노을이 토스카나 언덕을 붉게 물들이면, 집으로 돌아와 관복으로 갈아입었다. 황제와 교황을 알현할 때 입었던 옷이다. 그는 황제와 교황 대신,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옛 위인들을 만나 상상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들에게 역사의 순리를 묻고, 권력의 속성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펜을 들었다. 지난 세월 펼쳐왔던 숨 막히는 정치와 외교의 현장을 떠올리며, 그때 얻었던 통찰력을 고전의 가르침과 비교하는 글을 썼다. 이렇게 『군주론』이 탄생했다.
마키아벨리가 겪었던 인생 역정의 비슷한 장면을 오늘날 우리가 보는 뉴스에 등장하는 정치인 또는 리더의 모습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더불어 끊임없이 경쟁하고 성장하며 자본을 축적하고 확장할 것을 종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무역 전쟁과 외교 전쟁을 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 ‘생존이 곧 선’이되었던 16세기 이탈리아의 모습과 상당 부분 겹쳐 보인다. 21세기에 500년 전에 집필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마키아벨리는 개인의 역량을 강화해 운명을 극복하라고 말한다. 뛰어난 리더가 출현해 난세를 극복하고 풍전등화의 조국을 반석위에 올려 놓기를 바랬으며, 개개인이 자신의 운명의 주인공이 되어 시대에 휩쓸리거나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가길 기원했다. 나를 제대로 다스리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이끌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군주론』은 자기계발서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주도적인 삶을 사는 개인과 국가만이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상적인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이 책에 깃들어 있다.
작가정보
(Niccolo Machiavelli)
마키아벨리의 역작 『군주론』은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책상을 치면서 이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왜 울분을 터트리며 이 글을 쓰게 되었을까.
그는 쇠락한 귀족 가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인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마키아벨리는 1498년부터 1512년까지 피렌체 공화정의 외교를 담당하는 제2 서기국 서기장을 역임했고 군사 업무를 총괄하는 10인 위원회의 서기장도 겸했다. 1512년 스페인의 침공으로 피렌체 공화정이 몰락함과 동시에 메디치 가문이 재집권하게 되면서 마키아벨리는 공직을 박탈당했다. 1513년에는 메디치 가문에 대한 반란 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투옥되었으나, 교황 특사로 석방되었다. 그는 다시 공직 생활을 하기 위해 메디치 가문의 새로운 군주를 알현하여 『군주론Il Principe』을 헌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끝내 외면당하고 만다. 그 후 『로마사 논고Discourses on Livy』, 『전술론』, 『피렌체사』 등 저술 활동에 힘쓰면서 공직복귀에 애썼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1527년 6월 21일에 5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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