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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자연과학 10대 원리

고중숙 지음
현승북스

2023년 03월 24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3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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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9.21MB)
ISBN 979119818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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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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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을 위한 자연과학 10대 원리〉는 머리말에서 ‘교양인’의 의미를 살피며 시작한다. 지은이는 젊은 시절 한 철학도가 상대성이론에 대해 물어온 점, 지은이도 이전부터 철학적 의문들을 생각해왔던 점을 상기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모든 사람은 애초부터 인문학과 자연학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교양인의 본능’을 지녔다고 추론한다. 그리하여 여러 지성인들의 ‘교양적 본능’을 일깨우고, 그들의 내면에서 타오르는 ‘교양적 갈증’을 해소해주기 위하여 자연과학의 심오한 원리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엄선한 ‘자연과학 10대 원리’를 ‘세 측면’에 역점을 두고 서술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 덕분에 일반 지성인들의 지적 수준도 문・이과의 전반에 걸쳐 사뭇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문학도가 자연학을 배우기가 반대의 경우보다 버겁다고 여기는 게 통례이다. 그래서 지은이는 기본적으로 일반 교양인들을 대상으로 하되, 인문학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세 측면에 역점’을 두었다. 곧 ‘수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직관적 이해’와 ‘체계적 이해’를 적극 도모했다.
지은이는 이를 위하여 자연과학의 10대 원리를 엄선했다. 아마 ‘과학의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려면 10개는 부족하고 수십 개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내용이 방대해져서 책 한 권에 담을 수 없다. 따라서 여러분은 이 책을 머나먼 지적 탐사의 여정에서 하나의 실마리로 삼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각자 앞으로 다른 원리들도 많이 알아가는 데에 맞추어 점점 더 풍성하고 정교하면서도 ‘문・이과의 지식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교양인’의 ‘큰 그림’으로 완성해가기 바란다.
이러한 취지로 집필하였기에 이 책은 인문학과 자연학을 아우르는 교양의 본질적 의미에 잘 부합한다. 그러면서 지성적인 교양인들을 깊은 사색으로 이끌 주제들을 많이 품고 있는 근래 보기 드문 걸작이다.
머리말
0. 예비 사항: 용어 정리
1. 과학, 자연학, 자연과학
2. 원리, 법칙, 정리
1. 운동법칙
1. 운동 제1법칙: 관성법칙
2. 운동 제2법칙: 가속법칙
3. 운동 제3법칙: 작용반작용법칙
2. 에너지보존법칙 (열역학 제1법칙)
1. 직관적 이해
2. 역사적 흐름
3. 에너지보존법칙의 의의
3. 엔트로피증가법칙 (열역학 제2법칙)
1. 직관적 이해
2. 수식적 이해
3. 엔트로피증가법칙의 의의
4. 맥스웰방정식
1. 빛 창조의 사행시
2. 앙페르법칙
3. 가우스법칙
4. 패러데이법칙
5. 앙페르맥스웰법칙
6. 빛의 탄생
5. 상대성이론
1. 상대성이론의 주변
2. 특수상대성이론
3. 상대성이론의 단상
4. ‘상대론적 질량’ 문제
5. 일반상대성이론
6. 이중성원리
1. 입자와 파동의 대조
2. 빛의 이중성
3. 전자의 이중성과 슈뢰딩거방정식
4. 종합적 고찰
7. 확률성원리
1. 보른 해석
2. 왜 확률인가?
3. 전자 이중슬릿실험
4. 확률성원리의 단상
8. 불확정성원리
1. 위치운동량불확정성원리
2. 불확정성원리의 근원은 파동성
3. 불확정성원리는 우주창생원리
4. 불확정성원리와 우주의 시원
5. 불확정성원리의 단상
9. 불완전성정리
1. 예비 마무리
2. 역설의 침입
3. 불완전성정리 - 역설의 환생
4. 불완전성정리의 단상
10. 진화론
1. 진화론의 역사
2. 분류와 종
3. 다윈진화론과 그 진화
4. 진화론의 단상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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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원어 ‘사이언스’의 어원은 ‘배움・지식・앎’이란 뜻의 ‘스키엔티아(scientia)’라고 했다. 그런데 ‘지식(knowledge)’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대조적인 ‘지혜・슬기(wisdom)’를 뜻하는 단어로 ‘사피엔스(sapience)’가 있으며, 어원은 역시 ‘지혜・슬기’의 뜻을 가진 라틴어 ‘사피엔티아(sapientia)’이다. 한편 ‘sapience’의 라틴어 ‘sapiens’는 이대로 영어로도 쓰이고, ‘사람’의 학명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도 쓰인다. 여기의 ‘호모(homo)’는 라틴어로 ‘사람’이란 뜻이다. …… 앞서 ‘사이언스・스키엔티아’를 ‘앎의 총체’라고 묘사했는데, 사실 이 ‘앎의 총체’는 사이언스와 사피엔스를 포괄한다고 봐야 한다. …… 이처럼 불가분의 혼연일체이기에 “지혜 없는 지식은 무의미하고 지식 없는 지혜는 공허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그런 가운데 조화로운 총체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호모 사피엔스’로서의 우리 인간은 ‘지식을 토대로 지혜로 나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하겠다. --- p.23~25

운동법칙을 이 책의 첫째 원리로 내세운 데에는 오늘날 ‘과학’이라 부르는 분야가 사실상 이로부터 출발했다고 봐도 좋을 만큼의 크나큰 의의를 지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운동’은 ‘변화’이다. 뭔가 움직여야 세상이 변하니까! 그런데 대략 말하자면 이전까지의 탐구는 주로 정지된 대상을 다루었음에 비해 운동법칙이 나온 뒤에야 비로소 ‘변화’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그 핵심적 의의이다.
서두에 “만유는 떠돈다”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을 인용했는데, 그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수 없다”고도 말했고, “변화는 유일한 불변의 현상이다”라는 출처 불명의 말도 그의 말로 잘못 인용되곤 한다. 아무튼 이 말들은 “우주 만유의 본연은 변화이며 정지는 환상에 불과하다”라는 점을 잘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변화’를 운동법칙이 나오고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으니 운동법칙의 중요성은 너무나 자명하다. 운동법칙을 계기로 과학은 그 전후가 뚜렷이 구별되는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고 이 과정은 나중에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라 일컬어지는 웅대한 흐름을 이끌었다. --- p.43

이제 이 장을 또 다른 극적 반전으로 마무리하자. 통상의 수준에서 에너지보존법칙은 공리로 본다. 하지만 놀랍게도 20세기에 들어 ‘대칭(symmetry)’의 관념을 통해 유도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는 어느 시대에서 가장 근본적인 공리로 여겨지는 명제라도 나중에 더욱 근본적인 관념이 발견되면 이로부터 유도되는 정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예의 하나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깊은 감명을 주었다(‘에너지’ 자체는 ‘정어’가 아니라 여전히 ‘공어’이다). 그래서 에너지보존법칙은 열역학의 범위에서는 공리이되 과학 전체의 관점에서는 유도되는 정리들의 하나가 되었는데, 정식으로 다루기는 곤란하지만 직관적으로는 대략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 p.102

엔트로피증가법칙에는 질서와 무질서, 긍정과 부정, 선과 악 등이 얽혀 있다. 이는 인간적 관점들이므로 우주는 이에 개의치 않고 우주 본연의 법칙에 따라 운행한다. 만약 그러한 우주의 법칙이 인류의 삶을 보장까지는 아니라도 허용하기는 한다면, …… 이를 더 파헤쳐야 할 것이다. 그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든 이를 추구하는 노력의 원천은 엔트로피증가법칙이다. 비유하면 우리의 노력은 우리의 에너지를 쏟는 일이고 구체적으로는 혈관 속 혈액의 흐름에서 유래한다. 그런데 혈액의 흐름은 심장 덕분이고 에너지의 흐름은 엔트로피 덕분이므로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심장이다. …… 이처럼 우리 삶의 사실상 유일한 원동력인 엔트로피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 …… 그러므로 우리는 현재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기반이 에너지보존법칙과 엔트로피증가법칙에 의해 제공되었다는 점에 응분의 고마움을 표하면서 이를 토대로 미지의 진정한 미래를 탐구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 p.162

깜깜한 방에 들어서면 무엇부터 할까? 등부터 켠다! 그래야 주변이 보여 뭔가 할 테니까! 그래선지 성경에도 창세의 첫날 빛을 맨 먼저 만들었다고 한다. 전능의 창조주에게 어둠은 아무 장애도 아니겠지만 앞으로 창조할 생명들을 위해서 그랬을 것이다. …… 최고의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오십 년이 넘도록 빛에 대해 숙고했지만 여전히 모르겠고, 남은 삶도 이에 바쳐야겠다”라고 토로했다는 점에서 그 심오함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할 수 있다.
이토록 유구한 빛의 탐구 과정에서 가장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은 맥스웰(James Maxwell, 1831~79)이다. 그는 1860년대 초에 여러 방정식을 세워 이 위업을 이룩했는데, 후대의 과학자들이 넷으로 간추려 오늘날 맥스웰방정식(Maxwell's equations)이라 부른다. 이 네 식은 각각 전자기학의 근본 법칙이지만 불가분의 긴밀한 관계로 얽혀 마침내 찬란한 빛을 발산하므로 한데 엮어 살펴본다. --- p.165

나는 광속이 무한대가 아니라는 점 자체는 매우 단순한 사고실험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 주목할 대상은 ‘그림자’이며 “그림자의 존재는 광속이 유한함을 뜻한다”라는 게 나의 추론이다.
광속이 유한하다면 빛이 전구에서 나와 바닥에 갈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그 사이에 사람이 있다면 그냥 통과할 수 없으므로 바닥에 그림자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광속이 무한이라면 빛은 ‘모든 곳’에 ‘동시에’ 닿는다. 그렇다면 출발이나 도착이나 그 사이의 거리도 무의미하다. …… 따라서 전구가 켜지는 순간 방안 전체가 빛을 발산하게 된다. 그렇다면 빛은 전구와 바닥에 처음부터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므로 그 사이에 사람이 있어도 그림자가 생길 수 없다. 이를 우주 전체에 적용하면 광속이 무한할 경우 세상에 빛이 창조된 즉시 …… 모든 물체가 똑같이 빛을 발산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그럴 경우 우리는 사물을 색깔로만 구별할 뿐 명암으로는 구별할 수 없으므로, 이른바 ‘온통 오색찬란한 광명 천지’가 되었을 것이다. --- p.222

‘이중성 문양’의 설명: 세상 모든 게 그렇듯 과학 원리들의 평가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런데 나의 개인적 견해에 따르면 ‘중요성’에서는 에너지보존법칙, ‘영향력’에서는 진화론, ‘근본성’에서는 이중성원리가 가장 앞서는 것 같다. 참으로 난해하지만 우주 만유의 근본은 파동과 입자라는 상호 모순적 관념이 유현하고도 현묘하게 어우러진 이중성을 띠고 있다는 뜻이다. 이 문양은 이러한 파동의 광역성(globality)과 입자의 국지성(locality)을 적절히 결합했는데, ‘근본’은 대개 다른 대상들의 ‘아래’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 문양을 각 장의 첫머리에 쓴 제목의 ‘아래’에 배치했다. --- p.266

만약 양자역학 법칙들마저도 우연성을 전혀 띠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러면 모든 법칙이 결정론이므로 온 우주는 아득한 옛날에 이미 ‘결정(決定)된 결정(結晶)’으로 응고되어 ‘무화(無化)’되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온갖 존재들이 천변만화하며 참으로 다채로운 현상들을 펼쳐내고 있다. …… 따라서 양자역학이 자연의 진정한 법칙 체계라면 우주의 존재와 운행을 위해 필연적으로 우연성이 내포되어야 한다. …… 놀랍게도 “우연은 필연이고 필연은 우연이다”라는 역설적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겉보기만 역설일 뿐 내용은 진실이다. …… 이중성원리는 파동과 입자의 대립을 융화한다. …… 확률성원리는 우연과 필연이라는 또 다른 대립 관념을 융화한다. …… 이러한 대자연의 유현한 본질에 비추어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분야에서 극단적인 분리와 융합을 지양하고, 오묘한 중용적 융화를 슬기롭게 도모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 p.356

이런 내용을 염두에 두고 불확정성원리를 다시 돌아볼 때 어찌 평가해야 할까? 위의 여러 난제들을 생각하면 불확정성원리를 우주 창생의 근본 원리로 한사코 옹립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불확정성원리를 배제한 다른 이론들도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확고한 증거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에서 진공의 자발적 요동과 이로 인한 쌍생성의 기정을 확실히 품고 있는 불확정성원리의 이론적 잠재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실제로 과학의 여러 근본 법칙들 가운데 이 정도까지라도 설명할 수 있는 원리는 사실상 불확정성원리가 유일하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만유 창생에 대한 최선의 원리로 여겨지고 있다. --- p.408

참된 완전성은 불완전성을 어떻게 아우를까? 487쪽에서 불완전성정리는 공리계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는 개방성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만약 공리계가 단순한 의미로 완전하다면 비존재로서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수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들의 공리계는 굳건히 존재할 뿐 아니라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서 볼 때 “참된 완전성은 개방성을 포용하며, 참된 완전계는 열린계(open system)이다” 또는 (닫힌 완전계가 아니라)“열린 불완전계가 참된 완전계이다”라고 간추릴 수 있다. 따라서 불완전성정리는 이와 같은 철학적 완전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오히려 ‘참된 완전성정리’라고 새길 수 있으며, 433쪽에 쓴 극적 반전은 바로 이를 가리킨다. 마치 “어떤 사람의 결점까지도 사랑하면서, 서로 이를 보완하고, 그래도 다시 떠오르는 새 결점도 사랑하고, 또 서로 보완하며, 영원히 ‘열린 마음’으로 사랑하라!”라는 말과 같다. --- p.495

도브잔스키는 “진화에 비춰보지 않는 한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의를 갖지 못한다”라고 했지만 진화론은 생물학을 넘어 여러 곳에서 활용되었다. 이에 어떤 사람들은 더 확장하여 다윈진화론도 물리학의 주요 법칙들처럼 전 우주에 적용될 원리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스몰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우주 밖의 우주들에까지 적용했다.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물들이 한낱 미물들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생명이 생겨나고 살아가는 데에는 우주를 넘어선 우주들까지, 실로 무한한 우주들의 사슬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처럼 가장 넓은 뜻에서 “진화에 비춰보지 않는 한 우주론의 그 무엇도 의의를 갖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 p.602

과학은 당대의 가장 담대한 철학이다 - 윌슨(Edward Wilson, 1929~2021)
과학은 인류의 양심 Science is the conscience of humanity - 고중숙

과학과 교양
이 책은 첫 장에서 ‘자연과학’이란 용어의 문제점부터 지적하며 시작한다. 이는 분명 새겨둘 만하므로 잠시 살피고 가자. 본래 ‘인문과학’은 ‘인문+과학’이 아니라 ‘인문꽈+학’이다. 게다가 ‘인문과학’은 ‘과학’이 아니다. 사실은 이미 “자연과학=자연학=과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냥 ‘인문학’이라 함이 옳다. ‘자연과학’도 본래 ‘자연+과학’이 아니라 ‘자연꽈+학’이다. 그래서 ‘자연과학’은 괜히 복잡한 용어이므로 ‘자연학’ 또는 그냥 ‘과학’이라 함이 옳다. 하지만 아직은(또는 이제는) 고치기 어려우므로 『교양인을 위한 자연과학 10대 원리』라고 썼다.
한편 머리말에서는 ‘교양인’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지은이는 젊은 시절 한 철학도가 상대성이론에 대해 물어온 점, 그리고 지은이도 이전부터 철학적 의문들을 생각해왔던 점을 상기한다. 그리하여 결국 모든 사람은 애초부터 인문학과 자연학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교양인’의 본능을 지녔다고 본다.
지은이는 ‘조화로운 교양’ 중 자연과학의 주요 원리를 이야기한다. 자연학도가 인문학을 배우기보다 인문학도가 자연학을 배우기가 더 버겁다는 점을 돕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세 측면에 역점을 두었다. 첫째로 수식을 최대한 배제했다. 다만 이마저도 버겁다면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각자의 수학 수준에서 최선의 이해를 추구하도록 권한다. 둘째로 직관적 이해를 적극 도모했다. 정식 공부에서는 논리적 이해도 중요하지만 교양 수준에서는 직관적 이해의 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셋째로 체계적 이해를 적극 도모했다. 지은이는 책의 여러 곳에서 ‘건물의 비유’를 썼는데, 참된 교양을 이루자면 체계적 이해가 필수이다. 건축 자재들이 아무리 좋아도 체계적 건물을 짓지 않으면 무가치하다는 점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10대 원리 맛보기
이후 지은이는 주관적으로 고른 자연과학 10대 원리를 차례로 서술하는데 요체의 일부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뉴턴의 ‘①운동법칙’은 알고 보면 여러 천재의 합작이다. 이전의 천재인 갈릴레오와 데카르트에 이어 이후의 천재인 오일러의 기여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F=ma라는 유명한 식은 사실 오일러의 법칙으로 불러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공평히 말하자면 운동법칙과 F=ma의 발견 영예는 뉴턴과 오일러에게 적절히 안배함이 좋을 것이다.
‘②에너지보존법칙’은 오래도록 자연의 근본 가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더 근본 개념으로부터 유도되는 정리임이 밝혀졌다. 과학의 내용은 대개 원리로부터 수많은 귀결들이 유도됨으로써 풍성해지지만 반대로 더욱 근본적인 원리가 밝혀지기도 한다는 점은 과학의 심오한 묘미라고 하겠다.
‘③엔트로피증가법칙’은 우주의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흔히 엔트로피는 무질서와 혼란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 이제는 이러한 엔트로피의 억울함을 풀어주자. 엔트로피는 우주와 우리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몸에 피가 있고 우주에 에너지가 있어도 흐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심장이 피를 흐르게 하듯 엔트로피는 에너지를 흐르게 한다. 엔트로피는 기피의 대상이 아니라 잘 알고 소중히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④맥스웰방정식’은 미국 독립전쟁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었다. 당시에는 세계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미국 독립전쟁에 비하면 아주 적은 주목을 받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맥스웰의 손을 들어주었다: “인류 역사를 이후 만 년쯤의 긴 안목에서 볼 때 맥스웰방정식이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힐 것이란 점에는 거의 의문의 여지가 없다. 같은 시기의 남북전쟁은 이 위대한 과학적 성과에 비하면 세월이 흐를수록 지엽적 사건으로 퇴색될 것이다.”
‘⑤상대성이론’은 사실 절대성이론이다. 이름 때문에 흔히 ‘상대성’을 밝힌 이론으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진정한 절대성’을 밝힌 이론이란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상대성이론은 뉴턴이 세운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이라는 헛된 절대성’을 허물고 ‘물리법칙과 광속의 불변이라는 참된 절대성’을 확립하여 펼친 이론이다.
‘⑥이중성원리’는 참으로 난해하다. 세상 만물의 근본 모습은 우리가 보기에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띤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입자를 말 그대로 매우 작게 밀집된 알갱이로 여긴다. 반면 파동은 드넓은 호수나 바다에 널리 퍼진 물결의 모습으로 상상한다. 이처럼 본질적으로 대립하는 ‘국지성’과 ‘광역성’이 어떻게 만물의 근본에 ‘함께’ 있을 수 있단 말일까? 하지만 수많은 관찰과 실험으로 확증된 사실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우리의 인식 체계를 혁신하여 온전한 이해에 이르도록 해야 할 뿐이다.
‘⑦확률성원리’도 비슷하다. 겉보기의 극단적 이분법을 어떻게든 융화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뉴턴이 수립한 ‘고전역학’은 ‘필연성을 품고 있지만’ 고전역학 자체는 ‘우연적으로 성립’하는 근사 이론일 뿐이다. 반면 오늘날 인류가 지닌 최선의 과학인 ‘양자역학’은 확률성원리라는 본질적 ‘우연성을 품고 있지만’ ‘필연적으로 성립’하는 정확한 이론이다. 따라서 이 두 이론을 간추리면 “필연은 우연이고, 우연은 필연이다”라는 역설적 명제가 얻어진다. 하지만 우연과 필연의 말뜻이 같아진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연과 필연의 겉보기 대립을 지양하고 내면에 담긴 오묘한 융화를 잘 헤아려야 한다.
‘⑧불확정성원리’는 이중성원리 확률성원리와 더불어 ‘파동성 트리오’를 이루며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이 세 원리는 파동성을 배경으로 긴밀히 엮여있다. 하지만 함께 다루면 혼란스럴 수 있으므로 최대한 ‘체계적으로 나누어’ 다루었다. 불확정성원리는 기본적으로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히 결정할 수 없다”라고 한다. 그런데 그 의미를 깊이 파헤치면 “만유의 근본이 하염없이 요동한다”라는 귀결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결국 경이롭게도 우주 창생의 근본 원리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품게 된다.
‘⑨불완전성정리’는 불확정성원리와 함께 20세기의 양대 불가지론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오한 반전이 숨겨져 있다. 불완전성정리는 사실은 완전성정리라는 게 그것이다. 불완전성정리는 모순 없는 공리계라도 불완전하다고 한다. 이는 증명된 정리이므로 수학적 진실이다. 그러나 철학적으로는 완전하다고 볼 수 있다. 곧 불완전성정리는 불완전을 품기에 완전성정리이며, 불완전을 배제한 완전이 오히려 불완전이다.
끝으로 ‘⑩진화론’은 영향력 측면에서는 가장 앞서는 이론일 것이다. 애초의 시작은 아득한 고대이지만 다윈이 혁명적인 근대 진화론을 수립하여 종교・철학・우생학・인종차별・제국주의・자본주의・나치즘 등등 인류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후 이러한 외면적 이슈들은 적잖이 해소되거나 가라앉기는 했다. 하지만 최근에 진화론의 내면적 함의는 반대로 가장 드넓은 우주론까지 확장되는 것 같다. 우리 우주 안의 생물은 물론 우리 우주를 비롯한 무한의 우주들도 진화론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과학은 인류의 양심
책의 ‘마치면서’에서는 ‘의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학’의 원어 ‘science’는 ‘의식’의 원어 ‘conscious’와 어원이 같다. 곧 과학은 우리를 포함한 세상 모두를 의식하고, 이로부터 얻은 앎을 추구한다. 그런데 여기의 ‘앎’은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 ‘지식’과 ‘지혜’를 포괄한다. 라틴어로 지식은 스키엔티아(scientia)이고 지혜는 사피엔티아(sapientia)인데, 후자는 인간의 학명인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 반영되어 있다. 나아가 ‘science’는 ‘양심’의 원어 ‘conscience’와도 어원이 같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과학은 인류의 양심”이란 말로 마무리한다.
교양은 인문과 자연을 포용한다. 이 책은 교양의 이러한 본질적 의미에 잘 부합한다. 그러면서 지성적인 교양인들을 깊은 사색으로 이끌 주제들을 많이 품고 있는 근래 보기 드문 걸작이다. 따라서 참된 교양을 추구하는 분들의 필독서 중 하나로 흔쾌히 추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고중숙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학교에서 레이저분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에서 박사후과정을 지냈으며, 국립순천대학교 화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과학 문화의 저변 확대에 많은 관심을 갖고 폭넓은 번역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중학수학 바로 보기』, 『고중숙 교수의 과학 뜀틀』, 『문과생도 이해하는 E=mc2』, 『아인슈타인, 시간여행을 떠나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무, 영, 진공』, 『상대성이란 무엇인가』, 『물리학 특강』, 『우주, 또 하나의 컴퓨터』, 『수학자는 어떻게 사고를 하는가』, 『무의 수학 무한의 수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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