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이아 별자리

문혜관 외 지음

불교문예출판부 2023년 10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는 가을 시화전 및 낭송회를 한 작품을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발간한 불교문예작가회 다섯 번째 사화집이다.

목차

차례

인사말

1부
경 허 | 송별
권혁수 | 꽃 잔치
권현수 | 어느 날
김동임 | 시 2
김란희 | 아름다운 명화
김명옥 | 나무성자
김미형 | 가을 연지에서
김밝은 | 폭설, 사람의 온도를 갖고 싶다니
김보민 | 아랫집 영수
김서희 | 겨울 바다
김선아 | 운판
김선희 | 앞마당 풍경
김소월 | 길
김수원 | 뼈대의 힘
김순애 | 열꽃
김세연 | 영혼의 도약을 위한 불안의 노래
김시림 | 물결
김영랑 | 달
김영성 | 하늘숲
김용락 | 소牛

2부
김원희 | 소금인형
김추인 | 케나가 노래할 신기루
김현지 | 여명黎明
나고음 | 미술관 옆 저수지
대 우 | 인생사
동 봉 | 시어골 단상
두마리아 | 글로벌 레시피
마선숙 | 전생다방
문창길 | 남남북녀
문혜관 | 반가유상
박병대 | 보헤미안
박분필 | 달팽이 경전
박수빈 | 저 절로 가는 길
박옥수 | 봉숭아꽃 뒤편
박 향 | 썰물
백 석 | 박각시 오는 저녁
손정애 | 다보탑
승 한 | 달밤
신서영 | 금요일 밤의 웃음
안원찬 | 선禪

3부
양태평 | 꽃 같은 날
우정연 | 열화정 기와지붕 위 동백은 푸르고
유병란 | 매미
유준화 | 만월
유회숙 | 입속에서 새가 운다
윤동주 | 자화상
윤소암 | 수선화
이 경 | 그곳에 벽이 정말 있기는 했을까
이경미 | 나도보게꽃
이경수 | 고추장 단지
이경숙 | 부추꽃
이민자 | 붉은, 동백
이민희 | 싹 하나
이서연 | 제비꽃의 말
이석정 | 마가렛 선물
이소영 | 신체포기각서
이아영 | 노란 꿈의 봄
이원희 | 그냥 두고 왔어요
이육사 | 교목喬木
이형근 | 꾼들의 세상

4부
이혜선 | 미륵사 절터
이희국 | 비우다
일 선 | 해탈
임솔내 | 우화羽化
임술랑 | 저 단풍
임완숙 | 가을비
장유정 | 컵
전성재 | 가을을 머물게 해주오
전인식 | 녹명鹿鳴
정금윤 | 들고양이
정복선 | 십만 평의 들꽃
정영선 | 삼각 김밥
정은기 | 평심의 시간
조연향 | 가을은 등짝이 없다
조오현 | 만인고칙 1 - 착어
주경림 | 빗소리 새장
진선호 | 시작하는 젊음에게
진준섭 | 더덕향이 깨우는 동화
채 들 | 철새
천도화 | 사강에 부는 바람

5부
천지경 | 우리 동네 목욕탕
청 화 | 매화나무
최다경 | 명상
최대승 | 산사의 새벽
최성진 | 내 강물의 깊이
최혜숙 | 황태
최화영 | 삐삐주전자
하순명 | 갈꽃의 춤
한명희 | 그림자놀이
한성근 | 먼데 하늘에 손을 얹어
한용운 | 해당화
한이나 | 모과의 그늘
해 강 | 소설 3권 인생
허정열 | 울음우표
현 중 | 무명을 밝히는 꽃길
홍성란 | 무상無常
홍숙영 | 소나기
홍의선 | 막걸리 여행
황우상 | 안경
황정산 | 빻다

책 속으로

소금인형

김원희

소금인형이 바다를 흠모하기 시작했네
멀리서 출렁이는 파도는 심장을 뛰게 했고
부서지는 흰거품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네

적막한 달빛이 찬란히 출렁이는 밤
그는 평생 갈망하던 푸른 바다에
한 발을 내딛었네

찰라, 발은 사라지고
온몸이 물살에 휩쓸린, 그 절체절명의 순간
소금인형은 깨달았네
내가 곧 바다였어, 네가 나였구나


전생다방

마선숙

삶이 진저리쳐져 서울을 떠난다
완도 포구를 뱃사람처럼 뒷짐지고 기웃거린다
종점여인숙, 아무나다방, 궁전모텔, 전생다방

다방 문 밀고 들어가 전생을 불러들인다
이 삶에서 곤죽처럼 두들겨 맞은 건
양잿물처럼 독한 전생 때문이리

밤마다 가려움증으로 잠을 설치는 건
세상의 허벅지를 찔러서일까

전생이 날라 준 차 한 잔 빈방처럼 서늘하다.
녹슨 새처럼 날지 못하는 삼생이
세월 넘어 나를 구경한다



반가유상

문혜관

금촌 오일장
골동품 파는 할아버지 리어카에서
반가유상이 명상하고 있었다

반가유상 얼만가요?
백 이십만 원은 줘야 합니다

더 싸게는 안 되나요?
금동불인데 비싼 부처님입니다

비싼 부처님이면 깨달은 부처님입니까?
하하 아이고! 스님 요즘 깨달은 부처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요

난 종일 사유하는 반가유상을 싣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깨달음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는
진짜 부처의 화신임을 느꼈다



빻다

황정산

밤길 차창에
날벌레들이 부딪는다
소리도 미동의 충격도 없다
다만 몸을 빻아 죽음을 기록한다
날았던 한 순간을 사선을 그어 증명한다
차창을 움켜쥔 글자들이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알약을 빻으며 일몰 후 해상박명을 떠올리다
유봉유발을 두고 시인이 된 사람이 있다
그가 빻은 것들이 엉겨 글자가 된다
아니 빻아져 글자가 되지 못한다
빻아져 다시 빻는다
모두 빻다

작가정보

저자(글) 문혜관 외

불교문예작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