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 한 병을 받았습니다
2023년 11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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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9836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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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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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이 쌓아놓은 산더미 같은 금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면?
로봇이 인류를 대체한 세상, 인류는 '핸드메이드 인간'으로 불리는 소수자이자 미지의 존재?
던전이 사실은 빈곤한 오크나 코볼트의 공공복지시설이고, 모험가는 그들의 재산을 노리는 약탈자에 불과하다?
홍락훈 SF·판타지 초단편집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와 〈잼 한 병을 받았습니다〉에 등장하는 드래곤이나 뱀파이어는 익히 알려진 것과 달리 신비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다분히 현실적이고도 인간적인 애환이 있다. 판타지와 SF 세계의 결점과 의문점, 애로 사항을 유머와 풍자를 버무려 재해석한 이야기는 그간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법칙을 하나둘 뒤엎으며 예상치 못한 쾌감을 안겨준다. 저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야기로 꾸며 트위터에 게시하고, 팔로워의 피드백을 반영해 '답글 타래'와 '인용'으로 계속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갔다. 덕분에 SF·판타지 장르에서 익히 보아온 장면을 전복하고 재해석해 때때로 위트와 풍자까지 얹어내는 특유의 방식은 흥미로운 놀이이면서 동시에 정통 SF·판타지 장르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으로 읽힌다. 초단편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여운을 남기며 각각의 세계 모두가 정교하게 얽힌 '홍락훈 월드'는 시리즈를 통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개척 행성 평화 회복 센터
상상하기 싫은 여행
상상하기 싫은 만남
먼 친척
좌초선 구조
중력 식당
잼 한 병을 받았습니다
알리바이
신병 교육
행정보급관님 말씀
화성의 순록들
의사소통 실패
망상 인터뷰
종의 보존
마법 공용어 (1)
마법 공용어 (2)
올해의 게임 (1)
올해의 게임 (2)
저가 항공 (1)
저가 항공 (2)
저가 항공 (3)
일어날 복수는 결국 일어난다
미래 관광 후기 (1)
미래 관광 후기 (2)
거인
크리스마스 (1)
크리스마스 (2)
크리스마스 (3)
접촉 사고
접촉 사고 접수
U R SHOCK!
통역기
주문은 셰프입니까?
테세우스의 배
양념
완벽한 던전
스포일러 (1)
스포일러 (2)
스포일러 (3)
스포일러 (4)
마녀들의 비행
슈퍼히어로
엘프들의 모던 라이프
체육관 관장님의 충고
체중 감량
도시
귀촌
명예 텍사스인
보수주의자
농담
진담
부탁
엘뿌 삼쫀!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것
명령
아이스크림 (1)
아이스크림 (2)
좀비, 아포칼립스 그리고 프로이트 (1)
좀비, 아포칼립스 그리고 프로이트 (2)
자율주행
밈
진실의 이면
최초 사고 기록
누가 좀비를 투사로 만드는가?
초차원 이세계 노동자
택배 기사
택시 기사
기사 식당
초차원 용사
의뢰 내용
특수 고용직
아아, 그것은 '맛있다!'라는 거다
공시 서류를 전달하러 온 내가 이세계에서는 용사?!
회귀자 (1)
회귀자 (2)
회귀자 (3)
회귀자 (4)
이세계 비교발전사
이세계 노동투쟁사 2권
톨푸스 지방법원 재판 기록, 사건 번호 1852-P-1301
Vive la Republique
공익광고
우문현답
사이즈와 형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용한 점집
너와 함께 걸어가고 싶어
사이버 드워프?
사이버 드래곤?
새로운 세대의 꿈
이전 세대의 꿈
폴리모프
인공지능 심리 상담(새로운 도전)
인공지능 심리 상담(실제 상담 예시)
인공지능 심리 상담(상담 시 유의 사항)
당신도 기립하시오! 이것은!
쟁기와 보습의 시대가 '먼저' 오리라
오감(시각)
오감(청각)
육감(???)
옵션을 추가하시겠습니까?
진료는 의사에게, 사랑은 연인에게
당신의 눈으로 보는 세상
당신의 눈으로 보던 세상
당신의 눈에 보이던 세상
로봇이 아닙니다
끝없는 평화 (1)
끝없는 평화 (2)
끝없는 평화 (3)
친구
자기 도식 (1)
자기 도식 (2)
레거시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전차
부비 트랩 (1)
부비 트랩 (2)
부비 트랩 (3)
부비 트랩 (4)
취향 타는 베스트셀러
불펌 방지
새우 맛 까까
무제한 까까
크래커 까까
바이오 헬스케어 회사 아르바이트 (1)
바이오 헬스케어 회사 아르바이트 (2)
고속도로 (1)
고속도로 (2)
고속도로 (3)
어제 저녁 회식 썰 푼다.SSUL
전기차 시스템 업데이트했다가 망한 썰 푼다.SSUL
Delivery Status Notification
주식회사 (1)
주식회사 (2)
주식회사 (3)
주식회사 (4)
흑마술과 닭고기 그리고 회식
챗봇과 반차 그리고 회식
챗봇과 야근 그리고 친구
미래인이 보고 있다
건국 설화
성도 제3대학 고고학과 학과장, 이바노비치의 편지
왕립 고고학회 회장 볼로치냐의 편지
기록관리수도회 수도회장 레지나의 편지
키오스크 (1)
키오스크 (2)
제1421차 식량 조달 작전
제1421차 식량 조달 작전 종료
돌이의 일기
제1422차 식량 조달 작전
영구적인 기록 방법 (1)
달의 한 켠에서 (1)
영구적인 기록 방법 (2)
달의 한 켠에서 (2)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엄마의 옛날이야기
그래서 내가 어떤 옵션이냐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낮추더니, 자기네들 완전 자율주행 옵션은 앞에 사람이 있으면 주행을 멈춘대. 사람을 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이 옵션이 꺼지는 특수 옵션이 있다는 거야. 내가 인상을 팍 쓰고 그게 무슨 미친 소리예요? 그런 옵션을 왜 넣어요? 하니까. 딜러가 “좀비 아포칼립스가 터져도 그런 말이 나오시겠어요? 대인 충돌 방지 옵션 때문에 좀비들에게 둘러싸여서 죽고 싶으세요?”라는 거야.
---p.167, '자율주행' 중
그렇게 인공지능들은 사람들과 살아가는 시간을 맞춰갔어.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해. 같은 뿌리에서 나온 인공지능끼리 데이터 교환이 잦아서 세대가 길어질수록 그 성능이 퇴화한 거라고. 마치 근친상간이 길어지면 유전병의 확률이 높아지는 인간처럼.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해. 우리가 함께하고 싶어서 스스로 생각의 속도를 늦췄다고. 세대와 세대를 넘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생각의 속도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낮춰 마침내 서로의 발걸음을 맞춰 걷게 되었다고.
---p.240, '너와 함께 걸어가고 싶어' 중
정말이지 그런 시대가 왔어. 사람이 기계보다 오래 살고, 기계가 사람처럼 늙어가는 시대가 왔다고. 처음엔 그 덕에 이렇게 150살 넘은 나도 일자리가 생겼다 싶었는데. 세상에 야속해라. 어떻게 어떻게 이렇게 야속해서. 내 전우를, 내 전우를 내가 요양하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는 난 상상도 못했어, 진짜…….
---p.301, '친구' 중
@홍락훈 초단편가의 비밀
홍락훈 작가의 SF·판타지 초단편집은 마치 SNS 트위터(twitter)의 성격을 반영한 듯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실제로도 작가는 최대 220자로 '트윗'을 작성하는 트위터의 포맷과 마니아 성향이 도드라진 오늘날 트위터의 위상을 그대로 활용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야기를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후 이야기는 트위터의 '답글 타래'를 통해 계속해서 이어졌고, 팔로워들이 의견을 제시할 때마다 이를 '인용'해 재차 확장해나갔다. 대부분 구어체 혹은 인물 간 대화로만 구성해 무엇보다 말맛을 살린 점 역시 지극히 트위터답다고나 할까. 더욱이 SF·판타지 장르에서 익히 보아온 장면에 대한 전복, 이를 현대 독자의 시각에서 재해석해 위트와 풍자를 얹어낸 점 역시도 정통 SF·판타지 장르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이자 흥미로운 놀이처럼 보일 법하다.
각 작품은 우선 SF와 판타지 장르에 한 발 걸친 채 각각의 세계 구석구석을 헤집는다. 판타지 왕국의 세금징수원들은 세금을 포탈하려 안간힘을 쓰는 온갖 이종족들의 불법과 편법에 대응하고자 정교하게 분업화해 분투 중이다. 여기 그간 지엄한 존재로 군림했던 드래곤이라고 납세의 의무에서 예외일 수 없다. 또 던전 탐사대의 모험보다는 생활형 고충에 방점을 찍는가 하면, 흔히 회귀자라 불리는 이들의 '무한 루프' 서사가 아닌 운명을 넘어선 혁명에 더 관심이 있다. 미래인이 바라본 우리 현대 문명의 잔재를 교묘히 묘사하더니, 이는 어느덧 신화 세계가 도래한 먼 미래로 이양되면서 기계들이 창조주인 인류를 지향하고 이를 요정과 신선이 보조하는 기이한 신세계와 병치된다.
나아가 차원 간 문이 열리면서 서로 왕래하고 때로는 차원끼리 아예 전쟁을 벌이면서 이 모든 이야기를 기어이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 안으로 끌어들이는 듯 보이기도 한다. 세금 징수를 피해 금을 숨기려던 드래곤은 우주로 나가 머나먼 행성을 비밀 금고로 삼고, 인간에게 핍박받던 뱀파이어들 또한 먼 우주에서 새로운 일터를 얻는다. 마치 씨실과 날실이 엮이듯 각 작품들은 서로에게 은근한 발판이 되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덕분에 던전이 인류에게 완전히 정복된 판타지 세계가 하나의 차원을 이루는 가운데, 인류가 육체를 버리고 전자 세계로 터전을 옮긴 미래와, 아예 신인류가 새로운 주인으로 떠오른 지구, 우리의 현실 세계가 단지 게임 속 편린에 지나지 않는다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묘사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의 안팎을 이루는 듯한 모양새다.
그렇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재치와 위트로만 제련한 것은 절대 아니다. 죽음도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는 탄식을 여러 방식으로 구체화함으로써 허울뿐인 공정과 상식의 기치를 겨냥하기도 하고, '개천의 용'이나 '전쟁의 신' 같은 상투구를 역전해 공고해진 착취 구조를 은유하고 풍자한다. 당연히 마르크스의 저작에 영향을 받아 봉기한 판타지 세계에서의 공산주의 혁명 역시도 단순히 신묘한 발상에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 단편도 아닌 초단편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짧은 분량임에도 끝난 듯 끝나지 않고 새로이 발아하는 온갖 세계들은 그렇게 느슨한 틀 안에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작품의 형식 역시 다양한 서사 못지않게 자유롭다. 서간문, 인터뷰, 문자 메시지, 이메일, 보고서, 자동 기록 로그 등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결코 적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건 바로 이런 유연함 때문일 것이다. 이는 SF·판타지 장르 주변부에 흡사 소품처럼 자리하면서도 결국 장르의 핵심을 파고드는 작품의 태도와도 그대로 상통한다. 그야말로 촌철살인(寸鐵殺人)이 아닌 촌철활인(寸鐵活人) 소설이다.
-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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