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공정감각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하며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문예출판사

2023년 09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9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7.91MB)
ISBN 9788931023336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2,950원

쿠폰적용가 11,66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2022년 5월, 연세대학교의 한 재학생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이 수업권을 침해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청소노동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어 6월에는 두 명의 다른 학생과 더불어(이후 한 명은 고소 취하)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수업료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630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소식은 다수 언론에서도 보도되었고 온라인 대학교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에는 고소 및 소송을 진행해준 이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글이 올라왔다. 그중 대다수 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비난과 비아냥 등을 포함한 혐오 표현이 주를 이뤘다.

그해 여름, 일부 청년들의 그릇된 ‘공정감각’을 일갈한 연세대 나임윤경 교수의 〈사회문제와 공정〉 강의계획서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주요 언론들에 잇따라 보도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공정감각》은 나임윤경 교수와 〈사회문제와 공정〉 수강생 13인의 글을 엮었다. 노동, 성차별, 능력주의, 장애인 인권, 성소수자, 기후 위기(비거니즘) 등 우리 사회 주요 의제들이 청년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벼려지고 실천되는지 보여준다. 또한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그들의 고투와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공정감각》은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대했던 학생들의 삭제된 (혹은 삭제될) 글들의 모음집이다. 학생들의 글은 전광석화의 속도로 신고되고, 삭제되었으며, 해당 글 작성자는 일정 기간 플랫폼 접속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 책은 좀 다르고, 다양한 청년들의 글을 통해 지금의 ‘공정감각’이 실은 ‘공존감각’을 지워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대와 성별을 넘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삭제된 글들의 복원을 통해 삭제되지 않고 남아 활개 치는 혐오 발언들이 지금 20대의 생각을 대표할 수 없음을, 20대가 ‘다른’ ‘다양한’ 사유의 주체라는 진실을 보여준다.
들어가며-자꾸 삭제되니 책으로 만들어버리자 (나임윤경)

1 ‘언더도그마’라는 보수 담론의 질주

2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들에게

3 3루 출생을 3루 안타로 착각하는 이들에게

4 21세기, 아직도 이동권 없는 이들에게 ‘문명’을 논하다니

5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
부모가 동성이라 클래식 음악이 비정상은 아니듯

6 어느새 다가온 기후 위기를 실감한 당신의 선택은?

맺으며-반지성주의로부터 반페미니즘, 그리고 그 ‘공정’ (나임윤경)
추천의 글-역사는 이상주의자들이 좌절한 만큼 진보한다 (김누리)

* 〈에브리타임〉 내 공론장 형성은 그러므로 불가능하다.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고 이견들이 경합하는 곳이라야 담론이 만들어지고, 이른바 ‘시대정신’이라는 것도 구성될 수 있을 텐데, 애초에 ‘다른’ 목소리와 이견은 “썰리고” 삭제되고 퇴출당한다. (22쪽)

* 이 책 《공정감각》은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대했던 학생들의 삭제된(혹은 삭제될) 글들의 모음집이다. (24쪽)

* 우리 앞에 이처럼 ‘다른’ 20대가 있기에, 대한민국은 민주사회로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이 묵직한 믿음이 조용히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 (29쪽)

* 완벽하게 독립적이고 모든 관계로부터 동떨어져 오롯이 자기 능력만으로 살아가는 존재는 없습니다. 이 사실을 진리로 받아들이기에 그분들과 연대하는 것입니다. (42쪽)

* 그 직업과 직장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 현장의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린다면, 훗날 우리의 노동권을 주장할 근거 또한 사라집니다. (43~44쪽)

* 마땅하고도 당연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는 침해당했음에도 여전히 다른 선수들이 이행해야 하는 다양한 의무를 지고 있는 그의 ‘소수자화’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고 보호하고자 한 것이다. 손흥민 그가 착한 약자이기 때문이라는 언더도그마가 아니라 말이다. (47쪽)

* 노동권에 관심을 가지고 주위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들과 연대하는 일인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돕는 일이기도 합니다. (60쪽)

* 누군가의 고통에 연대한다는 것은 나와 맞물린 채 살아가는 존재들이 어떤 모양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감각하는 일입니다. (70~71쪽)

* 정보라 작가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적인 미래입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학벌을 지녔든 그렇지 않든 수많은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라는 극도의 불안정성에 던져지게 됩니다. (88쪽)

* “나는 언제까지 ‘여자여서’라는 말을 들어야 할까? 대학 다닐 때는 넌 여자여서 엔지니어 못 한다, 넌 여자여서 공학 전공은 못 할 거라고 했어. 그거 다 참고 여기까지 왔더니 이제 내 모슨 성취가 여자여서, 특혜를 받아 이룬 것이라고 하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120쪽)

* ‘여성도 군대에 가야 진정한 성평등의 시작이다’라는 역차별 담론에 앞서 ‘군대는 여성 군인을 징집할 준비가 되었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151~152쪽)

* 예쁘다는 칭찬 뒤에 이어지는 끊임없는 평가에 지쳤다면 그들이 나를 평가할 수 없도록 그 평가대를 떠나야 한다. 그 순간 내가 쥐여준 그들의 ‘평가 권력’을 내게로 되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순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권력이 아니라 영원히 나를 떠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쌓이는 자족감과 자신감, 누구도 쉽게 폄하하거나 평가할 수 없는 실력, 사회성, 지성, 인격, 성찰성, 포용력, 공감 능력 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168~169쪽)


* 새내기 때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던, 온갖 문양의 과잠을 입고 신촌 거리를 누비는 대학생들의 모습에 어쩌면 은근한 자랑과 열등감,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한 학벌주의의 불편한 모습이 뒤엉켜 함께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3쪽)

* 합격증을 받아 든 순간, 책상에 앉아 죽도록 노력했던 지난한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보상받는다는 기쁨은 때로는 그 노력 뒤에 얼마나 많은 것이 자리하고 있는지를 가립니다. (217쪽)

* 〈에브리타임〉이 전국 대학생들의 공통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공간은 아니다. 소수의 목소리 크고 선명성이 남다른 사람들의 압도적으로 많은 의견에 언론이 마이크를 갖다 대니, 그들이 마치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양하게 된 것이다. (223쪽)

* 직접 접하지 않아도, 직접 당해보지 않고도 자신의 경험 어딘가에 있을 그 어떤 것이 전장연의 치열한 시위 과정에서의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면, 즉 자기 경험에 대한 성찰성만 충분히 있다면 그 사람은 지성인이라고 말한다. (229쪽)

* 장애인은 본래 불편하도록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한국 같은 ‘특정한’ 사회에서 불편을 겪도록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그러므로 ‘사회적’ 혹은 ‘구성적’ 약자다. 따라서 사람들의 시선이 향해야 할 곳은 장애인이 아니라, 이들의 이동을 불편하게 ‘만듦’으로써 생계, 노동, 교육 등을 불가능하게 하는 특정한 ‘사회’이다. (234쪽)

* 나는 이렇게 자신의 성정체성이 어떤 면에서 ‘다른지’를 말해주는 학생들이 무척 고마운데, 그 이유는 이들이 교수자인 나도 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엄청나게 넓혀주기 때문이다. (253쪽)

* 성소수자라는 존재 자체를 교과서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그 교과서를 읽고 공부할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 역시 배제하겠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성소수자 학생도 이성애자 학생과 같은 권리를 지닌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이므로, 학교는 정체성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느낄 학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261쪽)

* 성소수자에 대한 일상적, 법적, 제도적 존재 부정과 차별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며, 권리의 침해로까지 이어진다. 그러므로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받으려 한다. 그 방법이 하나로 퀴어문화축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223쪽)

* 나는 가짜가 아니다. 나는 진짜 존재하는 사람이고 내가 정체화한 정체성 그대로 온전히 존재한다. 나는 지금의 이 관계가 자랑스러우며 내가 퀴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282쪽)

* 나에게 비거니즘에 대한 수용은 페미니즘의 ‘다양한 존재(와)의 공존’이라는 철학을 먹는 행위를 통해서 실천하는 것이다. 채식만을 하는 이들과의 공존, 채식을 통해 더 많이 보호되는 동물들과의 공존, 기후 위기 해결로 더 많은 지구촌 사람과의 공존 등 단순히 나의 식단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더 많은 존재와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00쪽)

* 개인의 행동을 무조건적인 냉소로 응대하며, 거대 정부와 초국가적 기업의 해결‘만’을 기다리는 것은 문제 해결의 주체자로서 ‘나’의 중요성을 지우고, 동시에 누군가의 우울을 가속화하는 일일 것입니다. (304쪽)

* 모든 혐오가 그렇듯 비건에 대한 혐오 역시 자신이 모르고 있던 세계에 대해 알아가려는 지적 노력 없이 기존에 갖고 있던 지식이나, 신념, 시각에 대해 성찰하지 않으므로 생겨나고 강화된다. (329쪽)

왜 일부 청년세대의 공정 잣대는
약자를 향하는가?

‘이대남’에 가려진 ‘다른’ 20대의 목소리가
여기에 담겨 있다!

2022년 5월, 연세대학교의 한 재학생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교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이 수업에 방해된다며 업무방해 혐의와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를 들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청소노동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어 6월에는 다른 두 명의 다른 학생과 함께(이후 한 명은 고소 취하)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수업료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630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같은 해 12월, 서대문경찰서는 노동자들의 집회가 수업에 대한 업무방해로 볼 수 없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검찰은 올해 2월 서대문경찰서에 집시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보완 수사를 요구했는데 재수사 3개월 만이자 고소 1년 만에 ‘혐의없음’으로 최종 결론 났다.
《공정감각》은 ‘왜 한국 청년들의 공정 잣대는 (기득권자가 아닌) 약자를 향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교내 청소노동자 고소와 소송에 관한 보도를 접한 많은 이가 당혹감을 느끼며 같은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당시 언론과 대중은 노동자와 학생의 ‘을과 을의 갈등’, MZ세대의 개인주의 성향, 노동조합과 집회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 등 다양한 접근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이해해보려 했다. 나날이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와 논평이 재생산되는 가운데, 한편으론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학생도 있지 않을까, 당연히 있을 텐데 왜 그들의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가졌다면 이 책이 작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저자 나임윤경 교수는 “소수의 목소리 크고 선명성이 남다른 사람들의 압도적으로 많은 의견에 언론이 마이크를 갖다 대니, 그들이 마치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양하게 된 것”이라 말한다.
교내 청소노동자 고소 사건에서 보듯 정연한 논리와 맥락이 완전히 부재한 일부 청년세대의 ‘공정’,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부상한 ‘젠더 갈등’과 더불어 이른바 ‘이대남’ 현상에 관해 그간 학계와 정치권, 언론의 다양한 분석과 해석이 있었다. 그러나 청년 담론은 자칫 세대 담론으로 흐르거나 정작 청년층을 타자화하기 쉽다.
《공정감각》은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나임윤경 교수와 〈사회문제와 공정〉 수강생들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기존 청년 담론의 한계를 넘어 일상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문제의식과 고투, 변화 방안의 모색까지 그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는 데 주안을 두었다. 이 책은 ‘이대남’과 ‘이기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MZ세대’라는 프레임에 가려진 ‘다른’ 20대를 가시화한다. 독자들은 한국 사회 전반에서 여전히 뜨거운 공정 담론이 능력주의와 결탁한 기성세대의 공정 개념과 논리를 모방, 답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가 민주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하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정은 어떠한 모습인지 함께 ‘공정감각’을 벼릴 수 있을 것이다.

반지성주의에 맞서
지적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필자들의 분투!

“‘에브리타임’ 지적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필자들의 분투가
한국 사회에서 소통을 포기한 많은 이에게 벅찬 위로가 된다.”
-정희진(서평가,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교내 청소노동자 고소와 소송 소식에 온라인 대학교 커뮤니티 플랫폼 〈에브리타임〉에는 자신들의 ‘수업권 방어’를 위해 고소와 소송을 진행해준 이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글이 올라왔다(물론 비판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그중 다수의 글에서는 수업권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거짓 정보, 청소노동자들을 향한 비난과 비아냥 등을 포함한 혐오 표현이 주를 이뤘다.

“500 600은 받아야 해? (…) 우리 최저시급 계속 올라서 알바만 하면 200 넘게 받을 수도 있잖아. 물론 세금 떼면 180 정도겠지……. 이렇게 받는 우린 그럼 뭐야?? 개그지새끼야?”

“돈 받고 일하는 청소노동자들 업무 내팽겨치고 시위하는 데는 쩔쩔매고 돈 내고 공부하러 온 학생들 권리는 개뼈따구지 그냥ㅋㅋㅋ”

그해 여름, 한국 사회 일부 청년들의 기이하고 그릇된 ‘공정감각’을 일갈하며 〈에브리타임〉의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나임윤경 교수의 〈사회문제와 공정〉 강의계획서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또 청소노동자 고소 사건과 함께 주요 언론들에 보도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나임윤경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점 중 하나로 〈에브리타임〉에서도 똑같이 발견되는 “‘진실’이 맥없이 지워지고 ‘사실’이 근거 없이 조롱과 폄훼를 당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를 ‘반지성주의’라 정의한다. 반지성주의는 “‘아는 것이 힘(권력 혹은 권위)’이 아니라 전혀 모르거나 알려 하지도 않고 알면서도 비틀어버린 ‘거짓과 가짜가 진실과 사실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는 힘’이 팽배해진 상태”다.
〈사회문제와 공정〉을 수강한 학생들이 과제로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들에는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반지성주의의 온상이 되어버린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그들의 고투와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또한 노동, 성차별, 능력주의(학벌주의), 장애인 인권, 성소수자, 기후 위기(비거니즘) 등 우리 사회 주요 의제들이 청년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벼려지고 실천되는지 보여준다.
학생들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은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신고되고, 삭제되었으며, 글 작성자는 플랫폼 운영 규칙에 따라 일정 기간 접속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대했던 학생들의 삭제된 (혹은 삭제될) 글들의 모음집이다.
이 책은 좀 다르고, 다양한 청년들의 글을 통해 지금의 ‘공정감각’이 실은 ‘공존감각’을 지워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대와 성별을 넘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삭제된 글들의 복원을 통해 삭제되지 않고 남아 활개 치는 혐오 발언들이 지금 20대의 생각을 대표할 수 없음을, 20대가 ‘다른’ ‘다양한’ 사유의 주체라는 진실을 보여준다.

‘공정감각’이 ‘공존감각’을 지워낸
정치의 무풍지대, 황량한 캠퍼스에서 들려오는
연대와 위로의 목소리

“우리 대학의 현실, 나아가 우리 젊은 세대의 실상에 관한
가장 정직하고 진실한 보고서!”
-김누리(중앙대학교 독문학과 교수)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에 신고와 삭제 기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자기 글이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관찰당하고 있다가 전광석화의 속도로 삭제될 줄은 몰랐던 만큼, 같은 학교 동료 학생들에게 실망하고 상처받았다. 나임윤경 교수는 자기 글이 삭제되는 과정을 보며 의기소침해하던 학생들에게 수업이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삭제된 글들을 책으로 엮자고 제안했다. 쉽지 않은 설득과 독려의 과정을 거쳐 학생들의 생각과 글이 교내 또래 학생들이 아닌, 이 시대를 더불어 살아가는 좀 더 많은 이에게 《공정감각》이라는 책으로 읽히게 되었다.

다양한 존재(와)의 공존 없는 공정의 결과는 무엇일까. ‘어떤’ 존재들을 온전히 존재치 못하게 하는 ‘그’ 공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공존을 염두에 두지 않는 공정이란 얼마나 무의미하며, 무엇보다 이율배반적인가와 같은 질문에 개인과 공동체가 나름의 답을 찾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들어가며’ 중에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과 날카로운 정치사회 비평으로 책, 칼럼, 방송, 강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김누리 교수(중앙대학교 독문학과)는 ‘추천의 글’에서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시위하는 청소노동자를 고소하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대학의 죽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오늘날 한국의 대학은 “일체의 정치적인 것이 말끔히 표백된 탈정치의 공간으로 변했다. 어떤 사회적 참상이 벌어져도 대자보 하나 붙지 않는다. 그곳은 지성의 폐허, 정신의 황무지, 정치의 무풍지대가 되었다”라면서 대학의 사인(死因)을 진단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교실 이데아〉(1994)로 20세기 말 무너진 교실을 노래했다면, ‘나임윤경과 아이들’은 이 책에서 ‘공정감각이 공존감각을 지워낸’ 21세기 초 황량한 캠퍼스를 그려낸다. 대학의 죽음이 남긴 반지성의 황무지를 펼쳐 보인다. (‘추천의 글’ 중에서)

김누리 교수가 “다행히, 그 속에서 유토피아의 기억을 간직하고 고투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승리는 불확실하지만 ‘역사는 이상주의자들이 좌절한 만큼 진보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라고 이 책의 저자들에게 보내는 지지와 응원처럼, “한국 사회에서 소통을 포기한 많은 이에게 벅찬 위로가 된다”는 서평가 정희진의 말처럼, 《공정감각》은 어쩌면 ‘다른’ 20대의 목소리를 무척이나 듣고 싶었던, 그래서 그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나아가고 싶었던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나임윤경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페미니즘이 더 많은 이에게 닿길 원해, 간절히.

저자(글) 허가영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안전한 세상을 꿈꿉니다.

저자(글) 최유정

가장 낮은 곳에 임한 동양인 성소수자 여성.

저자(글) 은현

이해로부터 시작될 변화의 힘을 믿습니다.

저자(글) 우무

매끄러움보다는 균열을 추구합니다.

저자(글) 온정

선한 마음을 저의 강함으로 삼습니다.

저자(글) 오디

누구나 자유로울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저자(글) 안즈

사람들이 던진 벽돌로 성을 지은 여자.

저자(글) 신현

소란을 겁내지 않으려 합니다.

저자(글) 사바나히나

생각은 비관적으로, 행동은 낙관적으로.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공정감각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공정감각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공정감각
    〈에브리타임〉에서 썰리고 퇴출당하며 벼려낸 청년들의 시대 감각
    저자 모두보기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