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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율리우스 카이사르/리처드 3세
동서세계문학전집 009
셰익스피어 지음 | 신상웅 옮김
동서문화사

2023년 10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6월 0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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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84.91MB)
ISBN 9788949718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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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세계문학 연극사상 최대 문호 셰익스피어!
인생과 운명에 울고 웃는 인간 군상 명편
신상웅 교수 열정의 셰익스피어 걸작 엄선!
한여름 밤의 꿈 … 11
베니스의 상인 … 83
말괄량이 길들이기 … 173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 273
율리우스 카이사르 … 393
리처드 3세 … 479

수록 작품 해설 … 603
셰익스피어 연보 … 628
셰익스피어 작품 연대 일람표 … 630

데메트리우스 모든 일이 흐릿해서 분명치가 않은 것만 같군. 먼 산들이 구름 속에 희미해 보이는 것처럼.
헤르미아 글쎄 말이에요. 나도 어리둥절해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것이 이중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헬레나 나도 그래. 데메트리우스가 손에 들어오긴 했지만, 주운 보석처럼 내 것인지, 내 것이 아닌지 모르겠어.
데메트리우스 우리가 확실히 눈을 뜨고 있는 것일까? 내 생각엔 어쩐지 아직도 잠을 자면서 꿈꾸는 것 같아. 아까 공작님이 여기 와서 같이 따라오라고 하셨지? (p65)

살라리노 그런데 그가 계약을 어기더라도, 그 사람의 살을 벌금으로 받거나 하진 않을 테지요? 그 살로 무엇을 하겠소?
샤일록 미끼로 쓰죠! 아무 쓸데가 없더라도, 내 복수심은 충족되겠죠. 그 자식은 나를 모욕하고, 50만 더컷이나 못 벌게끔 방해했소. 그리고 내가 손해를 보면 웃었고, 이익을 보면 비웃었소. 우리 민족을 멸시하고, 내 거래를 훼방하고, 친구는 떼놓고, 원수는 충동질했소…… 도대체 무슨 까닭에?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죠…… 아니, 뭐 유대인은 눈이 없소? 유대인은 손이, 오장육부가, 팔다리가, 감각이, 감정이, 정열이 없단 말이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무기에 다치고, 같은 병에 걸리고, 같은 약에 낫고, 겨울에는 추위를 느끼고, 여름에는 더위를 느끼오. 어디가 그리스도교인들과 다르단 말이오? 찔려도 피가 안 난단 말이오? 간지럽혀도 웃지 않는단 말이오? 나머지 것들도 모두 당신들과 마찬가지라면, 이 일의 경우에도 뭐가 다르겠소? 유대인이 그리스도교도를 모욕했다고 합시다. 그리스도교도의 관용은 뭐겠소? 복수요. 그렇다면 그리스도교도가 유대인을 모욕한 경우, 그리스도교를 본뜬다면 유대인은 어떤 인내를 해야 옳겠소? 물론 복수요. 당신네들이 가르쳐 준 나쁜 짓거리를 나도 실행하겠소. 모든 고난을 무릅쓰고라도 교훈보다 더 철저히 실행하겠소이다. (p126)

페트루키오 이렇게 교묘하게 지배권을 잡아놓으면 어쨌든 성공할 거야. 내
매는 지금 지독하게 굶주려 있지. 밥에 달려들 때까지는 배부르게 먹이지 말아야지. 배가 부르면 마음대로 길들일 수 없으니 말이야. 또 한 가지, 아무리 사나운 매라도 길들여서 주인의 부름대로 오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잠을 못 자게 하는 거지. 솔개 중에서 사납게 날개만 푸드덕거리고 말을 듣지 않는 놈도 그 수를 쓴다지 않는가. 아내는 오늘 아무것도 안 먹었지. 물론 앞으로도 못 먹게 할 테야. 그리고 어젯밤은 한잠도 자지 못했지. 물론 오늘 밤도 못 자게 해야지. 아까 그 고기와 마찬가지로, 잠자리에 대해서 생트집을 잡아 베개는 저리, 이불은 이리, 요는 저리, 모두 내던져 버려야지. 하지만 이런 소동을 하는 것도 끔찍하게 아내를 생각해서 그러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돼. 요컨대 긴 밤을 눈도 못 붙이게 하고, 조는 기세만 보이면 마구 떠들고 악을 써서 도무지 잠을 자지 못하게 해야지. 이건 눈물을 가지고 사람을 잡는 법이랄까. 이렇게라도 해서 저 미치광이 같은 고집을 바로잡아야 하니 말이야. 말괄량이를 휘어잡는 더 좋은 방법이 있거든 누구 좀 나서서 가르쳐주구려.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될 테니까요. (p241)

클레오파트라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르십니까?
안토니우스 냉정한 마음 말이오?
클레오파트라 아, 만약 그렇다면 하늘이여, 그 냉정한 마음에 우박이 생기게 하여 해롭게 만들고, 첫 덩어리를 제 목덜미에 내려주시옵소서. 그리고 그것이 녹자마자 제 목숨도 녹게 해주시옵소서! 제 자식들을 늠름한 이집트 국민 전체와 함께 우박들이 녹음과 동시에 무덤도 없이 쓰러뜨려, 마침내는 나일강의 파리나 각다귀의 밥이 되어 그 배 속에 파묻히게 하시옵소서!
안토니우스 그만하면 됐소.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리아에 진을 치고 있소. 나는 그곳에서 결판을 내겠소. 우리 육군은 건재하고, 패해서 흩어진 해군 또한 다시 집결하여 위세가 당당하게 바다에 떠 있소. 어디에 가 있는가, 내 용기는? 여보, 내 말 듣고 있소? 전장에서 살아 돌아와서 그 입술에 입 맞출 때는 나는 적의 피로 젖어 있을 것이오. 이 칼을 가지고 역사에 이름을 날리리다. 아직 희망은 있소. (p351)

카시우스 옳은 말씀이오. 그리고 사람들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여기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오. 브루투스도 그런 거울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눈 속에 숨겨진 가치, 즉 당신의 참모습을 비춰 볼 수 없는 거요. 내가 듣건대 로마의 내로라하는 지도층 인사들이-신과 같은 카이사르는 제외하고 말이오-당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의 독재를 한탄하며 고결한 브루투스가 자기를 보는 눈이 있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하고 있소!
브루투스 카시우스, 당신은 내게 있지도 않은 것을 날더러 찾아보라는 것 같소. 당신은 나를 위험에 끌어들이려는 것이오?
카시우스 브루투스, 어쨌든 내 말을 들어보시오. 당신은 거울에 비춰 보지
않으면 자신을 볼 수 없다고 했잖소. 내가 거울이 되어주겠소. 그래서 당신이 아직 모르고 있는 참모습을 보름달 보듯 환하게 비춰 주리다. 그렇다고 이 카시우스를 의심하지는 마오. 나를 우스갯소리나 지껄이고 또 자기에게 곰살궂게 구는 이들만 보면 누구에게나 헤프게 우정을 맹세하는 사람으로 본다면, 그리고 아첨을 떨면서 껴안고 하다가 뒷전에서 험담이나 하는 졸장부로 여긴다면, 또는 연회 자리에서 누구에게나 우정을 마구 쏟는 그런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나를 위험인물로 단정해도 좋소. (p400)

글로스터 이제야 견디기 어렵던 겨울은 가고, 이렇듯 태양도 요크 집안 편이 되어 가득히 여름 기운으로 넘쳐나는구나. 우리 집안 위에 내리덮였던 구름도 이제 바다 밑 깊숙이 묻혀버렸다. 머리에는 승리의 화환이 빛나고 만신창이 갑옷은 자랑스러운 기념품인 양 걸려 있으며, 요란한 나팔 소리는 즐거운 연회의 음악으로, 괴로운 진군의 발걸음은 유쾌한 춤으로 변했다. 성난 병사들도 얼굴의 주름을 폈구나. 얼마 전까지도 무장한 군마에 걸터앉아 비겁한 적병들의 간담을 위협하던 사람이, 이제는 여인의 방에서 음란한 류트 가락에 맞추어 춤추고 뛰놀며 희롱하고 있구나. 그런데 나는 본디 이런 장난과는 인연이 없을 뿐더러 거울을 들여다보고 황홀해질 만큼 생겨 먹지도 않았거든. 아, 조물주의 장난이라고나 할까. 이 몸은 요염하니 새침하게 거니는 님프 앞을 활보할 만한 위엄도 지니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아름다운 몸의 균형을 갖고 있기는커녕 사기꾼 같은 자연에 속아서, 불구에 땅딸보 같은 작은 키에 꼴불견인 모습으로 이 세상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졌단 말이다. 이렇게 절름발이에 멋없이 생겨서 내가 곁을 지나갈 때면 개까지도 짖어대니까. 그렇지, 이러한 내가 피리 소리 요란한 이 맥 빠진 태평세월에 대체 무엇을 즐거움으로 삼아 지내야 좋단 말인가. 햇빛 아래에서 내 그림자나 들여다보고, 내 몰골을 즉흥시로 읊어보기나 할 수밖에. 그러니 나는 말로만 근사한 이 허식의 세대를 멋지게 지낼 애인이 될 만한 자격도 없으니, 기필코 악당이 되어 세상의 부질없는 쾌락에 저주나 퍼부어 주자꾸나. (p483)

불멸의 이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세계 연극사상 최대 극작가이며 영국 문학사를 장식하는 대시인이다. 18세기 이래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이 발전하였고 모든 비평원리의 선례로 이용되며, 극단에서는 셰익스피어의 극이 배우의 등용문으로 되어 있다. 그의 작품 중 어느 하나 비판 받은 것이 없으며, 모든 작품이 세계문학사의 찬란한 보석으로 빛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어떤 인물을 그릴 때에도 그에게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부여했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살아 있는 언어를 선물 받았다. 그것이 그들을 아름답게 만든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은 죄를 지은 인물에게조차 진심으로 공감한다. 선악의 경계에 서서 인간 존재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작가의 자세가 깊은 동정으로 작품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도덕적ㆍ윤리적 가치판단을 뛰어넘은 작품의 의의가 여기에 존재한다.

한바탕 연애 소동 〈한여름 밤의 꿈〉
〈한여름 밤의 꿈〉은 현실과 공상이 빈틈없이 긴밀하게 구성을 이루고 있는 셰익스피어 초기의 걸작 희극으로 널리 사랑 받고 있는 명작이다. 6월 하순의 아름다운 여름날 젊은 남녀들의 사랑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이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전혀 다른 낭만적 연애희극이다. 작품 곳곳에는 인간 존재에 대한 긍정적이고도 따뜻한 작자의 시선이 두루 나타나 있다.
테세우스 공작과 아마존 여왕 히폴리타의 결혼식을 앞둔 아테네에서, 마을 처녀 헤르미아는 애인 리산드로스와 함께 아버지가 정해준 약혼자 데메트리우스를 피해 숲으로 도피한다. 그녀를 찾아 데메트리우스가 숲으로 들어가고 그 뒤를 그의 옛 애인 헬레나가 뒤따른다. 한편 숲속에서는 요정의 왕 오베론과 왕비 티타니아가 싸우고 있었는데, 요정 퍽이 숲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랑의 묘약’을 잘못 써서 연애의 방향이 역전되는 등 웃지 못 할 사건들이 일어난다. 결국 모든 오해는 풀리고, 오베론과 티타니아는 화해하고 허르미아와 리산드로스, 데메트리우스와 헬레나가 공작의 결혼식에서 함께 결혼식을 올리며 만사가 형통된다. 환상적·낭만적인 분위기를 이루고 있으며 청년기 셰익스피어를 대표하는 희극이다.
원제 ‘여름 밤’의 여름이란 세례자 요한의 축일을 가리킨다. 고대 드루이드교의 태양숭배 풍습에 따르면, 이날은 한밤중 모닥불 주변에서 춤을 추며 일출을 맞이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것은 태양의 축제이기도 했지만, 작품 안에서도 밝고 흥겨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요소적인 표현으로 넘쳐흐른다. 작자는 작품 안 적재적소에 세세한 자연묘사도 담아내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소년 시대부터 체험하여 잘 알고 있는 풍요로운 자연의 모습은 유난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끊임없이 사랑받는 〈베니스의 상인〉
셰익스피어 대표작을 꼽을 때 항상 거론되는 명작 희극. 현실적인 베니스 거리와 공상적인 아름다운 도시 벨몬트를 무대로 ‘인육 재판’과 ‘상자 고르기’등 두 개의 줄거리와 ‘반지’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가 얽혀 전개된다. 로맨틱한 줄거리에 감미로운 장면도 많지만, 당시 런던 시민의 금융업자에 대한 증오와 반유대감정이 배경을 이룬다.
베니스 상인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로부터, 벨몬트에 사는 포르티아에게 구혼하기 위한 여비조달 부탁을 받는다. 그는 자기 배를 담보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면서, 갚지 못했을 때는 자기의 살 1파운드를 떼어준다는 증서를 준다. 포르티아는 구혼자들에게 금ㆍ은ㆍ납이 들어 있는 3개의 상자를 보이면서 자신의 초상이 들어 있는 것을 고르게 한다. 바사니오는 구리상자를 골라 구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자신의 배가 돌아오지 않아 재판을 받게 된다. 남장한 포르티아가 베니스법정의 재판관이 되어 살은 떼어가되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고 판결한다. 샤일록은 패소하고 재산은 몰수되며,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명령받는다. 이윽고 안토니오의 배가 돌아오고, 샤일록의 순진한 딸 제시카도 연인 로렌소조 결혼한다.
이 희극은 〈한여름 밤의 꿈〉과 더불어 실로 원숙한 희극시대의 개막을 소리 높이 선언하는 듯한 작품이다. 그 기조는 ‘상자 고르기’, ‘반지의 혼란’, ‘인육 재판’ 등 세 개의 에피소드에서 보게 되는 동화적 공상에 찬 우화적 세계와, 포르티아와 바사니오의 사랑의 맹세(3막 2장)로 대표되는, 네리사와 그라티아노, 제시카와 로렌조를 더한 세 쌍의 사랑이 성취되는 현실적 세계와의 조화 및 융합이다.
이 희극의 주인공은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도 아니요, 악덕 상인 샤일록도 아니며, 매력 넘치는 포르티아를 중심으로 한 젊은 여인들의 군상이다. 특히 마지막 5막에서 볼 수 있는 로렌조와 제시카의 이중창은 현실과 환상의 골짜기에 위치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음악적 하모니를 연주한다. 이것은 사실적 희극이 아니라, 최후의 로맨스 극으로 통하는 낭만적 희극의 계보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승리 〈말괄량이 길들이기〉
호탕하고 쾌활한 신사 페트루키오가 소문난 말괄량이 카타리나에게 청혼하여, 일부러 방약무인한 행동을 하여 말괄량이 카타리나를 온순한 아내로 만든다는 이야기다. 전체가 극중극(劇中劇) 구성을 취하고 있다.
파도바의 부호 밥티스타의 큰딸 카타리나는 성격이 거친 데 비해, 동생 비앙카는 온순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그 때문에 언니인 카타리나의 성격은 더욱더 거칠어지고 난폭한 행동을 거듭하여 접근해오는 남성도 없다. 베로나의 신사 페트루키오가 그녀에게 구혼하고 그녀보다 더 난폭한 언동으로 그녀를 길들인다. 한편, 루센티오는 동생인 비앙카를 사랑하여 가정교사로 변장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또한 페트루키오의 친구인 호르텐시오는 미망인과 결혼한다. 대단원의 피로연 장면, 세 사람은 내기를 한다. 남편이 부르는 소리에 가장 먼저 달려 나오는 신부의 남편이 승리자라는 것이었다. 세 사람의 부름에 가장 먼저 달려 온 신부는 과연 누구일까?
이 작품은 과장된 움직임이 많은 이탈리아 풍 소극(笑劇)의 영향이 강하다. 특히 ‘카타리나 길들이기’의 페트루키오는 무대에서 심한 동작이 요구되는, 다른 희극의 주인공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배역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이 희극을 단순히 ‘엄벙덤벙’ 하는 것으로 끝나게 하지는 않는다. 그가 주인공의 행동에도 일단 배려를 잊지 않고 있는 것은, 이 엄벙덤벙하는 내적 동기를 인물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서도 명백하다. 예컨대 카타리나는 ‘말괄량이’로서 소극의 여주인공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녀가 여성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되는 데는 그 나름대로의 동기가 부여되어 있다. 여동생 비앙카는 남성에게는 매력 있는 여성으로서, 부친의 사랑도 여동생에게 기울어져 있다. 카타리나가 일종의 질투를 느껴 발작적인 행동으로 나오는 것도 수긍이 된다. 그녀에 비하면 오히려 비앙카 쪽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원숙한 사랑의 모습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로마 공화정 말기, 로마의 두 실력자 옥타비우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는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 중심에 이집트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있었다. 이 세 사람은 자신들의 이익에 맞춰 때로는 손을 잡고, 때로는 등을 돌리며 역사의 소용돌이를 만들어간다. 결국 신은 옥타비우스 카이사르의 손을 들어주고,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슬픈 죽음을 맞이한다.
이 극의 최대 특징은 지중해를 가운데 두고 로마와 그리스 및 알렉산드리아 등지로 바쁘게 전환하는 전 42장이라는 장면의 변화에 있으며, 이것은 온 세계를 상대로 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애욕의 스케일을 강조하는 데 한몫 하고 있다. 무대 위에 전개되는 것은 이집트와 로마라는 동서의 전혀 다른 세계로서, 안토니우스는 이 두 세계 사이에서 찢기면서 멸망함으로써 자기의 세계를 완성한다. 안토니우스는 시종 로마의 무인으로서의 자기를 되찾기 위해 싸우면서도 마지막에 클레오파트라와의 사랑을 선택하여 죽는다.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국사와 군사의 전부를 애욕 게임의 기준에 두고 놀아나다가, 최후엔 이집트 적이면서 안토니우스의 아내로서 죽는다고 하는 지극히 로마적인 죽음을 택하여, 자기가 속하는 세계 이외에 두 사람만의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년의 애욕을 다룬 이 연극에서는 사랑에 항상 반성과 타산이 따라다닌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빠져 있으면서도 그녀를 요부로 의식하여, 정략상의 필요에 따라 주저함 없이 카이사르의 누이 옥타비아와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와의 사랑을 중단시키지 않기 위해 온갖 계책을 다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카이사르의 사자에게 듣기 좋은 대답을 하고, 안토니우스가 죽은 뒤에까지도 카이사르의 동향을 살피며 자기 재산의 반을 숨기는 일을 잊지 않는다. 안토니우스에게 실망하여 카이사르 편에 가담한 심복 아헤노바르부스는 그가 남긴 소지품을 보내준 안토니우스의 자상한 마음씨를 대하고 뉘우치며 자살하지만, 그것도 배반자가 적군의 진영에서 과연 얼마나 출세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의 결과였다. 이와 같이 이 극은 정열에다 현실에의 배려가 병행하고 있으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복잡함과 원숙미를 느낄 수 있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이를테면 자기를 포함하는 복잡하고 타산에 찬 삶에 권태를 느끼고, 죽음으로써 그것과 단절한 것이다.

보편적인 정권교대극 〈율리우스 카이사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암살과 그 뒤의 정권투쟁이 주축을 이룬다.
폼페이우스 잔당을 토벌하고 로마에 개선한 카이사르는 그야말로 영웅으로 엄청난 환영을 받는다. 카이사르가 왕관에 대한 야망을 품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혹에, 많은 원로원 의원과 공화주의자들이 그를 제거할 음모를 꾸민다. 음모가 카시우스의 꼬임에, 카이사르의 총애를 받던 브루투스까지 음모에 끼게 된다.
결국 카이사르는 칼에 맞아 쓰러진다. 브루투스는 “도살자로서가 아니라 제단에 제물을 바치는 심정으로 시저를 쓰러뜨린 것이다”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다. 안토니우스는 시저의 시신을 앞에 두고 행한 유명한 연설에서, “브루투스는 고결한 인사(人士) 다”고 말하면서도, 그의 행위가 바로 도살자의 행위였다는 것을 밝힌다.
브루투스는 전체정치의 위험성에 대해서 취한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최후까지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전제정치의 가능성을 단절하기 위해 취한 그들의 행위는 현실적으로는 내란을 불러오고, 결국 전제정치의 막을 열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고대 로마의 이야기를 채택하여, 국가나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정권교대극을 그려보였다. 셰익스피어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참고해서 이 작품을 썼다. 플루타르크는 공화제에 공감했지만, 셰익스피어는 왕위에 야심을 품은 카이사르와 공화제를 옹호하는 브루투스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고 때로는 아이러니컬한 태도를 취한다. 그것이 겉으로는 단순한 구성의 이 작품에 여러 가지 대립되는 해석을 낳았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로 하여금 극작가로서 하나의 전기를 이루게 했고, 사극에서 후기의 비극으로 가는 교량 역할을 하였다.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 〈리처드 3세〉
〈리처드 3세〉는 그것 자체로 완결한 작품이지만, 장미전쟁을 중심 테마로 하여 역사적 사건을 극화했다는 의미에서는 〈헨리 6세〉 3부작과 합쳐, 셰익스피어의 제1사극 4부작을 이루고 있다.
듀크스베리 전투(1471)에서 장미전쟁은 일단 요크 측의 승리로 돌아간다. 리처드 플랜태저넷(요크 공 3대째)의 장남 에드워드는 4세라 호칭하며 왕위에 오르고, 궁중은 전승 분위기에 취한다. 그러나 왕의 추한 동생이며 꼽추요 다리불구인 리처드는 자기의 불구를 탄식하면서도, 왕관 획득을 목표로 하여 “악당이 되어 보이겠다.” 맹세한다. 리처드는 온갖 권모술수를 써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는 방해가 되면 가족과 친지마저도 제거한다. 그렇게 해서 결국 왕위를 손에 넣으나, 마지막에는 랭커스터가의 리치먼드에게 패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전승자 리치먼드는 왕위에 올라 헨리 7세가 된다. 그는 고인이 된 에드워드 4세의 딸 엘리자베스와 결혼을 선언하여, 숙적 관계이던 붉은 장미 랭커스터 가문과 흰 장미 요크 가문은 결합하게 된다.
리처드의 성격과 행동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어서, 한갓 중세 연극의 ‘악역’이 아니다. 신체불구인 데다 추악하게 생긴 그는 약한 여자의 마음의 심층까지 알고 있는 구애자이기도 하고,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권모술수 전략가이며, 냉소적인 유머감각을 잊지 않는 악한이라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다. 이 점이 관객이나 독자를 끌어 모으는 가장 큰 특징이다.
〈리처드 3세〉는 요크가와 랭커스터가의 등장으로 알 수 있듯이, 시대적으로는 장미전쟁이 끝나고 튜더왕조 성립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살고 있던 엘리자베스 시대는 튜더왕조의 맨 끝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왕조를 창립한 헨리 7세는 여왕의 할아버지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을 통해, 전작 〈헨리 6세〉에 이어서 또다시 좌절하는 왕국을 그렸다. 양쪽 모두 왕관을 빼앗기고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헨리 6세가 역사에 끌려 다닌 왕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작품의 리처드 왕은 스스로 역사에 도전해나가는 적극적인 주인공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셰익스피어

저자 셰익스피어는 세계 연극사상 최대 극작가이며 영국 문학사를 장식하는 대시인이다. 18세기 이래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이 발전하였고 모든 비평원리의 선례로 이용되며, 극단에서는 셰익스피어의 극이 배우의 등용문으로 되어 있다. 그의 작품 중 어느 하나 비판 받은 것 없으며, 모든 작품이 세계문학사의 찬란한 보석으로 빛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어떤 인물을 그릴 때에도 그에게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부여했다.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살아 있는 언어를 선물 받았다. 그것이 그들을 아름답게 만든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은 죄를 지은 인물에게조차 진심으로 공감한다. 선악의 경계에 서서 인간존재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작가의 자세가, 깊은 동정으로서 작품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도덕적?윤리적 가치판단을 뛰어넘은 작품의 의의가 여기에 존재한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경북 의성에서 성장했으며,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8년 〈세대〉 지 신인문학상에 중편 《히포크라테스 흉상》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진중한 역사의식과 날카로운 현실인식이 돋보이는 중량감 있는 작품들을 발표하여 한국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시대의 모순과 개인적 갈등을 밀도 있게 조명한 그의 소설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강한 흡인력을 행사하고 있다. 장편 《심야의 정담(鼎談)》으로 제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한국펜클럽 사무국장과 중앙대 예술대학원장을 역임, 현재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작품집으로 《히포크라테스 흉상》, 《분노의 일기》, 《쓰지 않은 이야기》, 《돌아온 우리의 친구》, 장편으로 《배회》, 《일어서는 빛》, 《바람난 도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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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 밤의 꿈/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율리우스 카이사르/리처드 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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