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환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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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b>1부 - 시각적 환상</b>
악령에 씐 파체코 이야기 - 얀 포토츠키
가을의 마법 -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
모래 남자 - E.T.A.호프만
떠돌이 윌리 이야기 - 월터 스콧
영생의 묘약 - 오노레 드 발자크
눈꺼풀 없는 눈 - 필라레트 샬
마법에 걸린 손 - 제라드 드 네르발
젊은 브라운 씨 - 너새니얼 호손
코 -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죽은 여자의 사랑 - 피에르 쥘 테오필 고티에
일의 베누스 - 프로스페르 메리메
유령과 접골사 - 조지프 토머스 셰리든 레 퍼뉴
<b>2부 - 일상적 환상</b>
일러바치는 심장 - 에드거 앨런 포
그림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신호수 - 찰스 디킨스
꿈 -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악마 쫓기 - 니콜라이 세묘노비치 레스코프
진실보다 더 진실한 - 오귀스트 드 비예르 드 릴라당
밤 - 기 드 모파상
끝없는 사랑 - 버넌 리
치카모가 - 앰브로즈 비어스
가면의 구멍 - 장 로랭
악마의 호리병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친구 중의 친구 - 헨리 제임스
다리 건설자 - 조지프 러디어스 키플링
눈먼 자들의 나라 - 허버트 조지 웰스
옮긴이의 말 - 이현경
<b>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가 직접 고르고 엮은
세계의 환상 소설 26편
유령, 흡혈귀, 살아 움직이는 시체, 어린아이의 침실을 찾아오는 모래 남자 등
기이한 고대 마법의 세계부터 숨 막히는 일상의 불안과 공포의 세계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전역을 휩쓴 환상 소설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가 엮은 세계의 환상 소설</b>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환상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가 직접 고르고 엮은 환상 소설 선집 『세계의 환상 소설』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현대 세계 문학에서 환상성은 매우 중요한 문학적 주제 중 하나이다. 환상 소설은 일찍이 19세기 초부터 발달해 왔지만 마르케스를 비롯한 남미 소설의 붐 이후 현대에 와서 세계적인 새로운 문학적 유행으로 여겨질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환상성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쉽지 않다. 환상이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현상으로 이해되기 십상이며, 황당함과 동의어로 취급되는 등 여전히 정의하기 매우 어려운 개념 중 하나이다. 따라서 환상성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현대 문학에서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칼비노는 미궁과 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 미궁을 벗어날 방법을 찾기 위한 도구로서 환상적 글쓰기를 바라보게 되었다고도 밝힌다. 그는 전 세계의 환상 소설들을 모아 읽고, 골라 엮어 내며 환상 소설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자 하였다. 칼비노는 환상 소설이 발달하기 시작했던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러시아, 영국, 미국 등 세계 전역을 휩쓸었던 대표적인 환상 문학 작품들을 엄선했다. 그는 이 선집이 환상 소설을 엮는 한 예에 불과하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지만, 이는 그의 겸손함일 뿐이다. 칼비노만의 독특한 시각과 원칙으로 엮은 이 선집은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환상 문학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세계의 환상 소설』은 환상 소설이 19세기 초 독일 낭만주의에서 탄생하여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며 전성기를 맞았는지 그 발달사를 꿰는 동시에, 환상 소설을 두 범주로 나누어 그 발달 경향을 보여 준다. 칼비노는 환상 소설에 드러나는 환상을 ‘시각적 환상’과 ‘일상적 환상’으로 나누어 선집을 2부로 구성하였는데, 이것은 곧 연대순에 입각한 구분이기도 하다. 1부 ‘시각적 환상’에서는 시각적 암시를 부각시키고 구체화하는 것이 특징인 19세기 초 소설들이 담겨 있다. 시각적 괴기스러움, 마법, 흡혈귀, 에로티시즘, 도착증 등 환상적 낭만주의 요소들이 등장하며, 호프만을 비롯하여 발자크, 호손, 고골, 고티에 등의 작품 12편이 선정되었다. 한편 ‘일상적 환상’이란 정신적, 추상적, 심리적 측면에서 드러내는 것으로, 개인의 내면이나 악몽처럼 형체가 없고 포착 불가능한 환상을 말하는데, 2부 ‘일상적 환상’에는 에드거 앨런 포, 안데르센, 디킨스, 투르게네프, 모파상 등의 작품들을 포함하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작품 14편이 실려 있다.
칼비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만을 선정하지 않았다. 다소 생소한 필라레트 샬, 프로스페르 메리메, 레 퍼뉴, 버넌 리 같은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해서 다양한 환상 소설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독자들에게 제공하였다. 환상 소설에 대한 전체적인 소개와 선집의 취지를 설명하고 26편의 작품들을 선정한 이유와 작품의 의미를 서문에서 언급할 뿐만 아니라 각 작품 앞에 소개 글을 개별적으로 달아 더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환상 소설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디킨스, 모파상과 같은 대문호들이 남긴 독특한 환상 소설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선집의 특징이다. 『세계의 환상 소설』은 작가들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환상 문학 장르를 발전시켜 나갔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시한다. 이 독특한 환상 소설 선집은 거장 이탈로 칼비노가 소개하는 환상 소설만의 매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 작품 소개 및 저자 약력
<b>1부 가시적 환상</b>
악령에 씐 파체코 이야기 | 얀 포토츠키
폴란드의 백작 얀 포토츠키가 프랑스어로 발간한 『사라고사에서 발견한 원고』 중 일부이다. 『사라고사에서 발견한 원고』는 『천일야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한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 안에 포개져 이야기들이 서로 얽혀 있는 일종의 거대 장편 소설이다. 칼비노는 한 편의 완결된 소설만을 고른다는 선집의 원칙에 예외를 두어서라도 꼭 실어야 한다고 밝힌다.
「악령에 씐 파체코 이야기」에서 나폴레옹 군대의 장교 알폰세 반 위르덴은 교수형당한 두 형제를 에스파냐에서 본다. 그는 곧 눈부시게 아름다운 두 아랍인 자매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그러다 한밤중에 이상한 환영을 보고 새벽녘에 깨어나 자신이 교수형당한 두 형제의 시신을 껴안고 있음을 깨닫는다.
● 얀 포토츠키(Jan Potocki, 1761~1815)
폴란드 작가. 여행기, 역사서, 희곡이나 콩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 대표작 『사라고사에서 발견한 원고』는 환상 문학의 전범으로 꼽힌다.
가을의 마법 |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
이 작품에서 아이헨도르프는 중세의 유명한 전설을 낭만주의적으로 변형하여 우리에게 보여 준다. 유혹과 죄의 세계로 소개되는 이교도 천국 베누스의 천국에 머문 탄호이저의 전설이 바로 그 전설이다. 이 소설에서 그려지는 죄의 땅은 우리의 세계와 함께 나란히 존재하는 관능적이지만 고통스러운 세계이다. 마법을 경험하고 거기서 달아난 뒤 은둔자가 돼 자신의 죄를 속죄하려 한 주인공은 결국 마지막에 마법의 세계를 선택하고 그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Joseph von Eichendorff, 1788~1857)
독일 작가. 향토색 짙은 서정시를 많이 남겨 ‘독일의 숲의 시인’이라 불리며, 소설가로서 대표작 「어느 건달 이야기」 등을 남겼다.
모래 남자 | E. T. A. 호프만
이탈로 칼비노에게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환상 소설 작가 중 하나인 호프만의 작품 중 단 한 편만을 고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칼비노는 이 작품이 호프만의 대표작으로서 암시적 언어가 가장 풍부하며 서사적 내용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주인공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의 악몽을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꾼다. 그는 유모가 말하던, 어린아이의 눈을 파 가는 괴물 ‘모래 남자’가 아버지의 음흉한 변호사 친구 코펠리우스라고 믿는다. 도시에서 공부하던 나타나엘은 피에몬테 출신의 안경 파는 상인 코폴라에게서 코펠리우스의 모습을 발견한다. 한편 나타나엘은 올림피아를 사랑하지만 다시 등장한 코롤라 또는 코펠리우스 때문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그녀가 인형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결국 나타나엘은 미치고 만다.
● E. T. A. 호프만(E. T. A. Hoffmann, 1776~1822)
독일 작가. 기지와 풍자가 가득한 작품으로 발자크, 보들레르, 포, 도스토예프스키, 바그너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대표작 『칼로풍의 환상곡』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떠돌이 윌리 이야기 | 월터 스콧
지역의 전설과 전통은 환상 문학의 마르지 않는 수원 중 하나이다. 17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에서 그려지는 저승은 저주받은 영혼이 살던 실제 삶과 흡사하다. 그곳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춤추는 봉건제 지옥이다. 그러나 말을 탄 기사로 변장한 악마의 중재로 그곳에 발을 디디게 된 산 사람은 그곳의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 그에게 연주하라고 내미는 스코틀랜드 백파이프는 지옥 불로 뜨겁게 달궈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식이나 술을 입에 댄다면 결코 되돌아갈 수 없다. 이 이야기에서 전설의 초자연성은 월터 스콧이 그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역사소설 기법과 뒤섞이며 탐정소설의 전례를 보여 준다.
● 월터 스콧(Walter Scott, 1771~1832)
스코틀랜드 작가. ‘웨이벌리의 작가’라는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역사소설 『웨이벌리』, 『가이 매너링』, 『부적』 등이 대표작이다.
영생의 묘약 | 오노레 드 발자크
발자크는 당시 프랑스 사회를 그린 대작 ‘인간 희극’으로 그 이름을 높였지만, 그가 스베덴보리의 신비주의에 영향을 받던 초기에 쓴 환상 소설들 역시 중요한 작품들이다. ‘사실주의’로 유명한 그의 작품들에도 그의 작품의 기본 요소인 환상적 변형이 뚜렷하게 들어 있다. 1830년에 이미 잡지에 발표했던 단편 소설 「영생의 묘약」은 부모의 죽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자식에 대한 도덕적 연구라는 소개와 함께 『철학 연구』에 다시 실리기도 했는데, 이 선집에 실린 작품은 가감이 되기 전 초판본의 원고이다.
16세기 페라라, 한 대부호 노인이 죽은 자들을 살려 낼 수 있다는 동방의 약을 손에 넣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몸에서 떨어져 나온 신체의 각 부분이 혼자 살아 움직이는 부분이 매우 인상적인데, 이러한 장면은 후에 다른 환상 작품(영화, 소설 등)들의 모티브가 된다.
● 오노레 드 발자크(Honore de Balzac, 1799~1850)
프랑스 작가. 90편 가량의 작품을 총칭하는 『인간 희극』은 사실주의 문학의 백미로 꼽힌다. 대표작으로 『외제니 그랑제』, 『골짜기의 백합』 『고리오 영감』, 『환멸』 등이 있다.
눈꺼풀 없는 눈 | 필라레트 샬
발자크도 공동으로 작업한 『어두운 이야기』라는, 익명으로 발표한 선집에 수록된 「눈꺼풀 없는 눈」은 스코틀랜드가 배경이다. 정령과 요정, 민간신앙이 가득한 이 소설의 지배적 이미지는 불안한 심리적 악몽이다. 주인공 남자의 등 뒤에서 항상 그를 지켜보며 그를 절대 놓치지 않는 눈의 이미지가 이 소설을 지배한다. 남자가 질투심 때문에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그를 따라다니는 눈꺼풀 없는 눈은 인과응보의 의미를 지닌다.
● 필라레트 샬(Philarete Chasles, 1798~1873)
프랑스 작가. 사서 생활을 하며 번역을 하거나 비교 문학 연구서를 집필했고, 발자크와 같은 다른 작가들과 함께 『어두운 이야기』 등 여러 소설집을 펴냈다.
마법에 걸린 손 | 제라르 드 네르발
이 소설에는 몸과 분리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손이 등장한다. 군인과 결투를 해야만 하는 재단사는 집시 연금술사에게서 마법으로 도움을 받고자 한다. 재단사는 결투에서 군인을 살해하고, 경찰이 자신을 뒤쫓자 판사에게 보호를 청하러 간다. 하지만 마법에 걸린 손이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판사를 공격한다. 재단사가 교수형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히는데, 집시가 그를 찾아온다. 집시는 도둑들의 부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의 손을 요구한다. 사형집행인이 교수대에서 남자의 손을 잘랐을 때 그의 손은 저절로 움직여 교수대에서 달아나 마법사를 찾아 사람들 사이를 뚫고 지나간다.
● 제라르 드 네르발(Gerard de Nerval, 1808~1855)
프랑스 작가. 대표작으로 『불의 딸』, 『오렐리아』, 『환상 시집』 등이 있다. ‘마음의 간헐 수법’이 프루스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젊은 브라운 씨 | 너새니얼 호손
칼비노는 호손을 포 이전 시대에서 가장 훌륭한, 때로는 포보다 훨씬 훌륭한 위대한 미국 환상 소설 작가라고 평가한다. 이 소설은 너새니얼 호손의 청교도적 신앙심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데, 소도시 세일럼을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에서 마을의 주민들은 모두, 심지어 매우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까지도 마녀들인 것으로 밝혀진다. 주인공 브라운은 이후 아무것도 믿지 못하고, 그의 삶은 어둠으로 뒤덮인다.
●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
미국 작가. 대표작으로 『주홍 글자』, 『옛 목사관의 이끼』, 『일곱 박공의 집』, 『블라이스데일 로맨스』 등이 있다.
코 |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놀라운 유머 감각을 선보이는 고골의 이 작품은 환상 문학의 단골 주제, 즉 몸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주제를 발전시킨 소설이다. 이반은 빵 속에서 코를 하나 발견한다. 한편 8등관 코발료프는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 얼굴에 코가 없음을 발견하고 기절초풍한다. 결국 코발료프가 되찾은 코를 얼굴에 붙이려 하는데, 그것은 너무나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하는 이 이야기는 러시아 관료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기도 하다.
●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Николай Васильевич Гоголь, 1809~1852)
러시아 작가. 고향 우크라이나 지방의 민담을 소재로 『디칸카 근처 마을의 야화』을 썼고, 이후 『검찰관』, 『죽은 농노』 등 사실주의 계열의 작품을 남겼다.
죽은 여자의 사랑 | 피에르 쥘 테오필 고티에
신학교를 다니던 로뮈알드는 아름다운 클라리몽드를 만나 유혹당한다. 그는 그녀가 천사이거나 악마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가 없다. 결국 로뮈알드는 클라리몽드가 흡혈귀며 그녀가 애인의 피를 빨아 먹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래도 로뮈알드는 그녀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 피에르 쥘 테오필 고티에(Pierre Jules Theophile Gautier, 1811~1872)
프랑스 작가. 대표작으로 『칠보와 나전』, 『모팽 양』, 『미라 이야기』, 『대장 프라카스』 등이 있다
일의 베누스 | 프로스페르 메리메
최근 발견된 로마 시대나 그리스 시대의 청동상인 「일의 베누스」를 루시용 마을 주민들은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주민들은 그것을 ‘우상’이라고 생각한다. 지방 고고학자의 딸과 약혼한 남자는 약혼녀에게 장난 치려고 그녀의 손에서 반지를 빼어 동상의 손가락에 끼워 준다. 하지만 그는 그 반지를 다시 빼낼 수가 없다. 올림포스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베누스는 그에게 결혼 첫날밤 공포스러운 악몽으로 변한다.
●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erimee, 1803~1870)
프랑스 작가. 대표작으로 『카르멘』, 『클라라 가줄 희곡집』, 『콜롱바』 등이 있다.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유령과 접골사 | 조지프 토머스 셰리든 레 퍼뉴
레 퍼뉴가 처음 발표한 소설 「유령과 접골사」는 고딕풍 환상 소설이면서도 마치 지역에서 전해지는 전설을 옮겨 적은 것과 같은 작품이다. 유령들로 들끓는 성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겁 없는 남자는 오랫동안 다뤄진 주제로, 각 지역의 전설에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남자는 생전에 자신의 주인이었던 유령이 나타나 뼈를 맞춰 달라고 요구하자 두려움에 떨지만, 결국 어리석은 유령의 실수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다.
● 조지프 토머스 셰리든 레 퍼뉴(Joseph Thomas Sheridan Le Fanu, 1814~1873)
아일랜드 작가. 호러 장르를 다루었으며 대표작으로 『퍼셀 페이퍼스』, 『사일러스 아저씨』, 『교회 묘지 옆집』 등이 있다.
<b>2부 일상적 환상 </b>
일러바치는 심장 | 에드거 앨런 포
칼비노는 살인자의 내적 독백인 「일러바치는 심장」이 포의 완벽한 걸작이라고 말한다. 살인자는 자신의 희생자, 그러니까 놀라 한쪽 눈을 크게 뜬 채 죽은 노인의 깜깜한 방 안에 숨어 있다. 노인의 존재는 오로지 그 눈과 심장 박동 소리, 아니 살인자가 노인의 심장 소리라고 믿는 그 소리를 통해서만 드러나는데, 범죄를 저지른 뒤에도 심장 소리는 그를 계속 따라다닌다.
●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849)
미국 작가. 고딕 소설, 추리 소설, 범죄 소설 장르를 개척했다. 대표작으로 「어셔 가의 몰락」, 「검은 고양이」,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황금벌레」 등이 있다.
그림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이 이야기에서 그림자는 자신의 주인이었던 인간에게서 독립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림자는 매우 성공한 인생을 살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자신이 떨어져 나온 남자를 다시 만났을 때 오히려 그에게 자신의 시중을 들고 자신의 그림자로 행세하라고 강요한다.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
덴마크 작가. 동화 작가로 유명하며 160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눈의 여왕」, 「인어 공주」, 「벌거벗은 임금님」, 「성냥팔이 소녀」 등이 있다.
신호수 | 찰스 디킨스
1866년 《1년 내내》에 발표되었던 이 소설은 매우 긴박하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선로 사이에서 기차 소음과 함께 모든 사건이 이뤄지며, 쓸쓸한 기차역 풍경 위로 해가 지고 사람들의 모습은 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어렴풋이 보인다. 산업 사회의 풍경이 문학에 등장한 것이다. 이제 소설은 19세기 초와는 다른 환상을 그린다.
●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
잉글랜드 작가. 대표작으로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두 도시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럴』 등이 있다.
꿈 |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투르게네프의 작품들 중 환상 소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꿈」은 완전히 모호한 소설이다. 미스터리한 등장인물이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확실히 알 수 없고, 해초에 뒤덮인 해변 위에 사람이 누워 있는 한없이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에서도 불확실함은 계속 이어진다. 이 소설은 이것이 쓰인 시대에는 보기 드문 정신분석학적 초현실성을 보여 준다. 이 소설은 우리가 실제로 꾸는 꿈과 유사한 꿈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Иван Сергеевич Тургенев, 1818~1883)
러시아 작가. 대표작으로 『시골에서의 한 달』, 『첫사랑』, 『아버지와 아들』, 『루딘』, 『처녀지』 등이 있다.
악마 쫓기 | 니콜라이 세묘노비치 레스코프
러시아 모스크바로 한 젊은이가 삼촌을 찾아간다. 삼촌은 젊은이를 이끌고 이곳저곳을 헤매며 음식을 100인분을 시키거나 악단을 불러들이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악마 같은 나쁜 생각을 몰아내기 위한 이러한 ‘악마 쫓기’ 의식은 계속된다. 결국 삼촌은 구원받는다.
● 니콜라이 세묘노비치 레스코프(Николай Семёнович Лесков, 1831~1895)
러시아 작가. 대표작으로 「봉인된 천사」, 「마법에 걸린 순례자」, 「왼손잡이」, 『성직자들』 등이 있다.
진실보다 더 진실한 | 오귀스트 드 비예르 드 릴라당
릴라당의 『잔인한 이야기』의 일부인 이 짧은 소설은 파리 지역에 대한 이중적인 묘사이다. 여기서 사업의 세계(증권거래소 옆의 카페)와 죽은 자들의 세계(영안실)가 아주 단순하게 비교된다. 주인공은 영안실에 잘못 들어섰다가 다시 자신의 사업소로 돌아가지만, 영안실의 시체들보다 더욱 죽은 것 같은 사람들의 얼굴을 발견한다.
● 오귀스트 드 비예르 드 릴라당 (Auguste de Villiers de l’Isle-Adam, 1838~1889)
프랑스 작가. 대표작으로 『이지스』, 『잔인한 이야기』 등이 있다.
밤 | 기 드 모파상
이 소설은 매일 밤 파리를 산책하던 모파상이 어느 날 밤 경험한 감정의 충실한 보고서이다. 하지만 악몽이 짓누르는 느낌이 처음부터 이야기를 가득 채우고 점점 더 강렬해진다. 도시는 늘 똑같고 거리도 건물들도 마찬가지다. 먼저 사람들이 사라지고 뒤를 이어 빛이 사라진다. 친숙한 광경이 공포의 느낌을 발산해 낸다.
●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
프랑스 작가. 「목걸이」, 「비곗덩어리」를 비롯하여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고, 장편소설 『여자의 일생』이 대표작이다.
끝없는 사랑 | 버넌 리
폴란드 학자가 르네상스 시대의 무시무시한 귀부인을 사랑하게 되는 이 소설은, ‘침묵의 도시’인 19세기 이탈리아 지방 도시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폴란드 학자의 처절한 사랑이 기록되어 있는 이 소설은 일기 형식을 띠고 있는데 소소한 일상의 장면에서 사랑의 가혹함을 느낄 수 있다. 결국 그는 사랑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 버넌 리(Vernon Lee, 1856~1935)
잉글랜드 작가. 르네상스 예술 및 미학 연구로 명성을 얻었다. 대표작으로 「사악한 목소리」 등이 있다.
치카모가 | 앰브로즈 비어스
이 소설은 유혈이 낭자한 전투 후의 전장에 대한 다큐멘터리적 묘사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담긴 거리감 때문에 이미지들은 시각적으로 변형한다. 소설은 침묵을 유지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 1842~1914)
미국 작가. 대표작으로 『삶의 한가운데』, 『악마의 사전』 등이 있다.
가면의 구멍 | 장 로랭
세기 말 파리에서 산 불행한 작가 장 로랭(동성애자이자 약물중독자였다.)의 가면과 무(無)에 대한 이 소설은 일반적이지 않은 악몽의 힘이 있다. 서술자가 자기 자신의 죽음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장 로랭(Jean Lorrain, 1855~1906)
프랑스 작가. 대표작으로 『포카스의 신사』, 『가면 이야기』, 『소뇌즈』 등이 있다.
악마의 호리병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모든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악마가 호리병 안에 들었다는 유명한 이야기는 스티븐슨이 사모아 원주민들에게 들려준 것이며, 그와 같은 형태로 『아일랜드 나이트』에 수록되었다. 스티븐슨은 스코틀랜드의 옛 전설을 남태평양이라는 배경 속에 옮겨 놓는다. 악마의 호리병을 얻은 자는 무슨 소원이든 이룰 수 있지만, 죽을 때 지옥에 떨어진다. 주인공은 이 딜레마를 피하고 행복을 얻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1850~1894)
스코틀랜드 작가. 대표작으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보물섬』,『물방앗간의 윌』 등이 있다.
친구 중의 친구 |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의 유령 이야기에서 초자연성은 눈에 보이지 않거나(유명한 『나사 이야기』에서처럼 모든 상상력을 뛰어넘는 악의 존재) 거의 볼 수 없다.(『즐거운 모퉁이』에서 포착할 수 없는 이중성) 어쨌든 중요한 것은 환상의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들의 매듭이다. 유령이 이 관계들 때문에 일깨워지거나 관계를 연결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1916)
미국 작가. 대표작으로 『데이지 밀러』, 『여인의 초상』 등이 있다.
다리 건설자 |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러디어드 키플링의 인도 이야기에서 환상은 두 세계 사이의 대비에서 탄생한다. 종교적, 철학적으로, 삶의 방식에서 풍부한 전통이 있는 인도 문화와 인도에 새로운 문화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는 영국인의 도덕 사이의 대비이다. 영국인은 이런 임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인도인들에게도, 같은 나라 사람에게도 이해를 받지 못해 괴로워한다. 기술적 사업, 즉 갠지스 강의 다리 건설의 연대기에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특히 상징적이다. 다리 건설은 자연의 힘과 종교와 충돌한다.
●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 1865~1936)
인도 출생의 영국 작가. 대표작으로 『정글북』 등이 있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눈먼 자들의 나라 | 허버트 조지 웰스
H.G. 웰스는 세계문학에서 두 세기에 걸친 독특한 시대에 가장 독특한 이야기들을 창작한 작가이다.(그는 공상 과학 소설의 대부이다.) 칼비노는 「눈먼 자들의 나라」가 스위프트의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위대한 도덕적, 정치적 우화이며 문화적 다양성과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주장의 상대성에 관한 성찰이라고 평가한다.
한 남자가 골짜기에서 추락하여 ‘눈먼 자들의 나라’에 떨어진다. 과연 누가 정상인지 그는 혼란에 빠진다.
●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1866~1946)
잉글랜드 작가. 대표작으로 『타임머신』, 『투명 인간』 등이 있으며 공상 과학 소설 100여 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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