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깊은 강

조석구 지음

우리동네사람들 2018년 03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에필로그
자랑스런 나의 아버지

조 남 태 (동원고 1학년)
흔히 주위의 사람들은 나의 아버지를 대쪽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원래 깡마르셔서 그럴는지는 모르나 아버지께서 곧고 빼어난 성품을 지니셨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집 뒤뜰에 계셨다. 언제나 생활 속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으려고 하시기에 아버지께서는 매일 일을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셨다. 가난 때문에 서울에서 공부를 하셨지만 서울이 싫어서 흙 속에 묻혀 오랫동안 고등학교 교사로 계셨다. 그는 선생님이어서 그 누구보다도 학생의 입장을 잘 알고 계신다. 물론, 자식인 우리도 잘 이해해 주신다. 우리 형제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도 모두 아버지 덕택이라 할 수 있다. 선생님이기도 하셨지만 시종일관 배우는 자세도 잃지 않으셨다. 무언의 행동으로, 확실한 실천으로써 우리에게 무언가를 일깨우려 노력 하셨다. 이런 의미에서 아버지는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시다.
아버지께선 바쁜 와중에서도 틈틈이 시를 쓰신다. 그래서, 그는 시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시 속에는 흙이 있다. 풀내음이 난다. 밤벌레 소리가 들린다. 그 시가 자연 속에서 탄생했기 때문에 우리가 대할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일까?
아버지는 시를 쓰셔서 항상 젊음과 낭만에 가득차 계신다. 아버지의 음성에는 희망이 있고 이런 연유로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정신적 지주가 되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정에 약한 인간다운 모습도 가지고 계셨다. 어느 추운 겨울날, 뜰에 있는 나무의 눈을 털다가 그 속에 있던 새가 날아가 버리자 매우 안타까워 하셨고, 아끼던 제자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남몰래 눈물을 흘리시던 아버지셨다.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결코 내색하지 않으셨고 웃으려고 애쓰셨던 아버지..... .
하지만 아버지께서 ‘옛 시인의 노래’를 휘파람으로 길게 뽑으실 때면 아버지만의 독특한 삶의 철학을 깨닫는다. 요즈음에도 아버지께선 면학의 길을 걷고 계신다.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 것이다. 그러니까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몸소 입증하고 계신 셈이다. 나는 항상 아버지를 대할 때마다 모르는 것이 없으신 것처럼 느껴왔는데 평생 교육을 왜 실현하려 하실까?
그곳엔 아버지의 집념이 어려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정열이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를 존경한다.
위대한 스승으로서, 감정어린 시인으로서, 우리의 정신적 지주로서, 정에 약한 평범한 아버지로서..... .
오늘도 자식의 장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시는 아버지를 본다. 집 뒤뜰에서 조용히 나무를 손질하시는 아버지. 아버지의 휘파람 소리가 더욱 그리워지는 날이다.
1991년 수기공모 수상작품 (편집자)

목차

프롤로그 : 삶은 한 권의 책 • 7

Ⅰ. 오산내 징검다리
오산내 징검다리 • 19
봄비 • 20
길 • 21
낙화 • 22
화사한 슬픔 • 23
못다한 약속 • 24
찰나 • 25
봄앓이 • 26
천둥벌거숭이 • 27
외로운 침묵 • 28
인생 • 29
유월이 오면 • 30
꽃할배 • 31
맷돌 디딤돌 • 32
경청 • 33
고목에게 • 34
여백 • 35
작은 영토 • 36
달인 • 37
미루나무 그늘에 앉아 • 39
개망초 이야기 • 40
슬픈 행복 • 41
말 • 42
머나 먼 길 • 43
꿈꾸는 수수밭 • 44
조석구 시집 『뿌리가 깊은 강』 차례

Ⅱ. 거룩한 서정
찔레꽃 • 47
청출어람 • 48
노오란 거짓말 • 50
추억의 별 • 51
브라보 폭탄주 • 52
시간의 풍경 • 53
거룩한 서정 • 54
한낮의 정사 • 55
시간의 무게 • 56
틈 • 57
까아만 추억 • 58
금강초롱꽃 • 60
이상한 출판기념회 • 61
화엄의 꽃 • 63
바람의 뼈 • 64
옛날의 금잔디 • 65
초록 굴착기 • 67
감자꽃 필 무렵 • 69
코스모스 이야기 • 71
지름길 • 72
소금꽃 • 73
우문 현답 • 74
가을 화엄 • 75
모과나무 아래서 • 76
연두에서 황금빛까지 • 77
Ⅲ. 푸른 추억의 빵
어느 묘비명 • 81
광야의 얼굴 • 82
마음의 고삐 • 83
추억의 습작 • 84
도덕의 풍경 • 85
잘 포장된 불행 • 86
오래된 빛 • 87
아버지의 흑백사진 • 89
아직도 시를 쓰십니까 • 90
나이 듦에 대하여 • 91
강요된 행진 • 92
기도하는 선각자 • 93
친구 • 94
석등에 불을 켜며 • 95
언덕 위의 구름 • 96
춘곤증 • 97
풍요의 덫 • 98
붉은머리오목눈이 • 99
공범자 • 100
푸른 추억의 빵 • 101
끝나지 않은 길 • 103
사막에서 • 104
하늘의 기상도 • 105
사월의 끝 • 106
숯의 노래 • 107
Ⅳ. 뿌리가 깊은 강
맥고모자 • 111
오산내 맑은 물 • 112
오월의 얼굴 • 113
단풍잎이 그대에게 • 114
덩굴장미 박선생 • 115
행복 • 117
따뜻한 슬픔 • 118
가장 길었던 붉은 오후 • 119
곱슬머리 최교장 • 120
마틸다에게 • 122
고독은 황혼의 등불 • 123
보랏빛 소묘 • 125
늙은 풍경 • 126
단풍잎 • 127
내 슬픈 전설의 21페이지 • 128
그대 이름 앞에서는 • 130
노병은 죽지 않는다 • 131
반박자 • 132
늦가을 칠장사에서 • 133
11월 • 134
무청의 노래 • 135
먹을 갈며 • 136
왕릉 일기 • 137
왜곡 현상 • 138
뿌리가 깊은 강 • 139
Ⅴ. 느림의 철학
서쪽으로 가는 서정시 • 143
사부곡 • 144
우울한 각인 • 145
아, 옛날이여 • 146
달맞이꽃 • 147
아이러니 • 148
무봉산 친구 • 149
시간의 슬픔 • 150
사랑의 팡세 • 151
민들레 • 152
시간의 꽃수레 • 153
평창에서 온 편지 • 154
먼 산의 힘 • 155
늙은 꽃 • 156
초록의 얼굴 • 157
아버지의 정원 • 158
그대 가슴에 사막이 • 159
초록 이야기 • 160
느림의 철학 • 161
그대 이름은 칸나 • 162
절대 고독 • 163
천국의 꽃 • 164
목소리 • 165
흙수저 • 166
한 해를 보내며 • 167
Ⅵ.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오산내 실버들 • 171
무거운 빛 • 172
명상록 • 173
소리의 추억 • 174
물 쓰듯 고마움 • 175
소똥구리 네비게이션 • 176
노년의 계절 • 177
유월의 길 • 178
권력의 노년 • 179
칠월의 산 • 180
별과 마음과 꽃 • 181
가설의 시 • 182
무게의 중심 • 183
인공지능 시대 • 184
사전에게 • 185
청빈한 적막 속에 • 186
과거를 묻지 마세요 • 187
능소화 • 188
일기 예보 • 189
석고 • 190
절제의 노래 • 191
우편엽서 • 192
어느 날 새벽 • 193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 194
수상한 주례 • 195
Ⅶ. 올드보이
나목 • 199
어느 가수의 고백 • 200
바람의 길 • 201
아우라 • 202
해바라기의 오후 • 203
칼 • 204
석고대죄 • 205
길 없는 길 • 206
춘천의 봄 • 207
주책바가지 • 208
꽃밭의 독백 • 209
국어대사전 • 210
돌아오라 내 청춘 • 211
기울어진 운동장 • 212
시인은 종다리 • 213
어느 늦가을 오후 • 214
타조의 꿈 • 215
언어의 온도 • 216
가을비 추억 속에 • 217
가을 이야기 • 218
황혼열차 • 219
추억의 오후 • 220
절망의 노래 • 221
눈꽃 세상 • 222
올드보이 • 223
시 감상 한 수 : 작은 숲속 길 • 227
시인의 에스프리 : 아날로그의 우울 • 231
에필로그 : 자랑스런 나의 아버지ㅣ조남태 • 235

작가정보

저자(글) 조석구

조석구 趙石九
경기 오산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과 졸업
『詩文學』지 천료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세종대 강사(학부와 대학원)
대전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 역임
시 집 『허리 부러진 흙의 이야기』 『닻을 올리는 그대여』
『우울한 상징』 『시여 마차를 타자』 『바이올린 마을』
『붉은 수레바퀴』 『오래된 뿔』 『내 마음의 지평선』
『오산인터체인지』 등 10여 권
시선집 『시간의 그물』
저 서 『조석구 인생수첩』
수 상 경기도문화상 시문학상 문예사조대상
한성기문학상 한국농민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