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인터체인지

조석구 지음

우리동네사람들 2016년 03월 0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고독과 고행, 순금의 이미지 시인, 박 병 철 (시인)
조석구 시인은 오산시 가장동 장수봉 아래 논두렁에 패랭이, 엉겅퀴, 들찔레 등 들꽃이 아름답게 피는 산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고향 쾨니스히스베르크를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는 칸트처럼 평생을 오산에서만 산 시인입니다.

그는 어느 아류나 유파를 따라가며 유행성출혈병과같은 시와는 거리를 멀리 합니다. 지성의 절제와 압축을 통한 균형과 조화가 있는 지적인 서정시를 씁니다. 그의 시는 쉽고 아름답고 평이한 시어로 인간의 숙명적인 허무와 고독이라는 철학적 명제의 성찰을 통해 꿈과 사랑의 삶을 형상화한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있습니다.

많은 시인과 문학평론가들이 그의 작품세계를 적나라하게 해설하였습니다.

·인종의 삽, 그 객토작업(정진규)
·선비 시인, 그가 빚는 진솔한 삶(윤수천)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리철훈)
·편안함과 단단함(윤석산)
·소리와 겸허함의 상징체계(이 탄)
·자유주의 자의 꿈과 삶의 깊이(최동호)
·진솔한 생활인의 육성과 달관의 세계(조창환)
·지성을 표상하는 화폭의 색채(박명용)
·득음의 시학(홍문표)
·고독과 고행, 순금의 이미지 시인(문덕수)

나는 그의 제자로 30여 년간 그를 모셔 오면서 그에게서 들은 시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여기 간추려 보고자 합니다.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정서는 그리움이다.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마음에 그리면 시가 된다. 글과 그리움의 어원은 같다.
시는 침묵이다.
간결, 정제 과감히 쓰잘 데 없는 것을 버려라.
시는 깔끔해야 한다. 지저분하면 안된다.

가난은 신과 통하는 길이다. 마음이 가난해야 경건해진다.
모두가 기도할 때 가난한 마음으로 기도하잖나. 시는일종의 기도이다.

시는 완성을 지향하지만 결코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다.
시인이 진심으로 추구하는 두 마디는 사랑과 자유다.
모든 문학의 주제는 결국 사랑이며 문학은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러 준다.
문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성 회복이니까.

시인은 이상주의자다.
그리하여 시는 결국 이상향의 꿈을 가꾸는 꽃밭이다.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 시인의 머리는 언제나 현실 밖의 하늘을 향해 있다. 그래서 시인은 언제나 하늘을 보고 걷고 철학자는 땅을 보고 걷는다.

시인은 언제나 철들지 않은 소년이다.
시는 고달픈 인생 행로의 길섶에 피는 꽃이다.

행복하고 기쁘기만 한 인생은 애초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살기 위해서이다. 시를 쓸 때만 존재의 이유를 느낀다. 시는 내인생의 철학이며 숲이고 우주이다.

고독은 상대방의 부재를 느끼지 않고 홀로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상태로 내적인 탐구와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고독은 창조적이다.

인간이란 세월이 흐를수록 슬픔이 늘어난다. 용기와희망보다 회한이 늘어난다. 회한은 가장 과거적이며 가장 미래적이다. 육체는 늙고 추해지지만 내 영혼이 아름다워지기 위하여 무릎 꿇고 기도한다. 아, 곤고한 삶이여.

내 시는 생산적 슬픔으로 삶에 자리 잡는 근원적 허무를 노래하면서 낙관적 시풍으로 지적인 서정시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언젠가 그날이올 것이다. 아니 지금 오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늘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글은 아름답게 써야하고, 쉽게 써야하고, 재미있게써야하고, 깊은 감동을 줄 수 있게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제자들은 그가 이십 대에 썼다는 시 「바람 부는날」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암송하고 있으며 바람 부는 날에는 그를 떠올리며 회상의 먼 바다에 추억의 항해를 한다고 합니다.

바람 부는 날은 서러워라
먼 그대 생각에 서러워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
나도 흔들리고 내 사랑도 흔들린다
나무는 나에게 흔들리며 흔들리며 살라한다

그대여, 바람 부는 날엔
그대 가슴의 사랑도 헐리는가

아아, 바람 속에 누워 있는
우리 모두의 아픔

바람 부는 날은 서러워라
먼 그대 생각에 서러워라

- 「바람 부는 날」전문

조석구 시인의 시집 『오산인터체인지』상재를 축하드리고 희수喜壽를 맞이한 선생님의 수산壽山 복해福海 를 삼가 엎드려 빕니다.

목차

시인의 말 : 날아라, 우울한 상징이여
발문 : 고독과 고행, 순금의 이미지 시인 - 박병철

Ⅰ 푸른 참회록
눈물 15
안개비 16
가지 못하는 길 17
도시로 간 뻐꾸기 18
이른 봄 전철 안에서 19
아마릴리스 20
마을버스 22
시간의 껍질 23
임플란트 24
가장동에 남긴 질문 25
이게 뭡니까 27
바보들의 행진 28
내일의 별 29
푸른 참회록 30
불황 31
청령 일기 32
J 선생님 33
오래된 얼굴 34
인생 수첩 35
추석 무렵 36

Ⅱ 철학적인 오후
붉은 해바라기 41
파종 42
오래된 성처럼 43
이상 한파 44
병 속으로 숨는 남자 45
철학적인 오후 46
김현승 47
오래된 길 48
붉다 49
10월 27일 50
억새꽃 연가 51
작은 죽음 52
타오르는 것은 53
어시스트 54
풍경이 있는 새벽 길 55
하늘의 냄새 56
바람의 사생활 57
일그러진 영웅 58
연탄의 노래 59
목포 기행 60

Ⅲ 구름 위에 쓴 시
가방을 든 사나이 65
불편한 진실 66
북악에 오르다 67
별들의 노래 68
무소유 69
외암기 70
연둣빛 봄 바람 71
빈교행 72
초록 징검다리 73
불가사의 74
수작 75
석년에게 76
헝그리와 앵그리 사이 77
양반꽃 78
접선 79
슬로우 타운 80
노각 81
복달임 82
산책길 소묘 83
구름 위에 쓴 시 84

Ⅳ 오산인터체인지
섬 89
길과 마을 90
오산인터체인지 91
초설 93
사월의 길 94
들풀에서 줍는 행복 95
공자가 노자를 만나다 96
녹슨 시간 97
지렁이의 열반 98
성자가 된 걸레 99
길의 초상 101
관계 102
시간의 징검다리 103
나도 잘 몰라요 104
사월로 가는 길 105
어느 정년 퇴직자의 하루 106
시간의 똬리 107
자유 108
비밀의 꽃 109
늦가을의 현주소 110

Ⅴ 시간의 박물관
전성 시대 115
가을 편지 116
가장동 117
시간의 박물관 118
어느 날 술집에서 121
중양절 122
병상일기 123
인왕산에 오르다 124
늦가을 갑사에서 125
시간의 보복 127
가을 우화 128
시간의 눈물 129
내 친구 금복 씨 130
지혜의 집 131
가을 동화 132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33
좁은 문 134
시간의 가방 135
다시 화순 땅 운주사에서 136
귀거래사 137

작가정보

저자(글) 조석구

조석구 (지은이)

1940년 경기 오산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과 졸업
『시문학』 천료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시집 『허리부러진 흙의 이야기』
『닻을 올리는 그대여』 『우울한 상징』
『시여 마차를 타자』 『바이올린 마을』
『붉은 수레바퀴』 『오래된 뿔』 『내 마음의 지평선』 『오산인터체인지』 『뿌리가 깊은 강』
『끝없는 아리아』 『석죽화 농담』 『거리의 성당』
등 15권
시선집 『시간의 그물』 『먼 목소리로 혼자 있는
그대에게』 영역시집 『시인과 농부』
저서 『조석구 인생수첩』 『조석구 인생문답』
경기도문화상·시문학상·문예... 더보기
수상 : 2017년 한국농민문학상, 2002년 시문학상
최근작 : <조석구시전집>,<석죽화 농담>,<먼 목소리로 혼자 있는 그대에게> … 총 10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