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리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없다
2023년 10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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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15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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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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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외로움을 더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예술 속에서 나를 잊는 충만한 순간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선율이 주는 이야기와 아름다움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세상과 내가 합일된 듯한 느낌을 경험하고 난 후 다시 돌아온 일상의 풍경은 어딘가 낯설기만 하다. 그 찰나의 느낌을 잊을 수 없어 음악 속으로 깊이 가라앉으려 하지만 그러한 충만한 순간이라는 것이 쉽게 만나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잊을 수 없기에, 그 순간이 그립기에, 외롭다.
대체로, 문득, 외로운 시인은 그 시간들을 시를 읽으며 시를 쓰며 보낸다. 외로움의 이유도 생각해 본다. 타국에서 오래 살기 때문인가 싶어 모국어로 된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윤동주가 좋고 비슷한 시들이 좋아서 읽다 보니 어느덧 그 시대의 언어가 자신의 언어가 되었다. 음악을 듣고 연주를 하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새벽 어스름을 타고 시로 변주되어 나온다.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음악이라서 음악 외의 다른 삶을 생각해 본 적 없었지만, 대학이라는 선택을 앞두고 다른 길을 가 보고 싶어졌다. 음악을 하며 늘 고민했다. 음악을 전공하는 것만이 자신의 길일까. 연주만이 음악일까. 인정받는 삶만이 삶일까. 쉼표 하나도 음악이라면, 침묵도 언어라면, 스포트라이트 아래 무대뿐 아니라 어둑한 무대 뒤편도 연주의 한 부분이라면, “어느 소리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없고 어느 마음 하나 가득차지 않은 것 없다”면, 어떤 길을 가도 괜찮지 않을까?
“어느 소리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없다/ 이기적인 영원을 노래하는 음들도/ 공허를 품고 숨죽인 그 사이도/ 어느 마음 하나 가득 차지 않은 것 없다/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꼭두각시의 무대도/ 환희 뒤 찾아오는 헛헛한 인사도” (‘어느 소리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없다’ 전문)
쏟아지는 시어들을 엮어 한 편의 시집으로 만들었다. 시를 정리하다 보니 깨달아지는 것이 있다. 외로움의 이유는 예술의 충만한 순간에서 쫓겨나서가 아니라, 이방인이어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에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이유는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자신의 것”을 아직 꽃 피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 시집은 자신의 삶에 뿌리내리지 못한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정사이기도 하다.
“세상의 거울에 비친 그대여/ 빛이 그림자로 물든 시간 속에서/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자신의 것을/ 꽃 피우리라” (‘헌정사’ 전문)
젠지 세대니 엠지 세대니,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언제나 기성세대를 당혹스럽게 하고 또 당혹스러워 한다. 하지만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의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음악과 시일터,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지는 시집이다.
작가의 말
내가 꿈꾸는 오후 _ 10
그날 _ 12
일기 _ 14
새로운 계절 _ 16
사의 찬미 _ 18
고독은 _ 20
목표 _ 22
내 마음 _ 24
너의 동화 _ 26
떠날 사람은 _ 28
어느 소리 하나 귀하지 아니한 것 없다 _ 30
거울 _ 32
여름 작별 _ 34
말의 온도 _ 36
편지 _ 38
마지막 손길 _ 40
하얀 국화 _ 42
미완성 _ 44
해님의 소설 _ 46
폴라로이드 _ 48
뿌리 깊은 나무 _ 50
평범한 고독 _ 52
길잡이 _ 54
두려움 _ 56
상사몽 _ 58
초콜릿 통 _ 60
시작 _ 62
비밀 _ 64
나의 판타지 _ 66
거북이 _ 68
여름, 비 오기 전 _ 70
이방인 _ 72
그늘진 달 _ 74
이유 없이 _ 76
거기, 그대 _ 78
사라진 계절 _ 80
보내지 못한 인연들에게 _ 82
남은 것은 흔적 뿐 _ 84
여름 _ 86
마지막 말 _ 88
장미 _ 90
별빛 _ 92
너는 _ 94
사차원 우주 _ 96
목적지 _ 98
나를 닮지 않은 나 _ 100
선물 _ 102
부르지 못할 노래 _ 104
에필로그 _ 106
헌정사 _ 108
같이 듣기 좋은 음악 차례
작가정보
저자(글) 앨리스 박
슈만과 윤동주를 좋아하는 10대.
네 살 때 첼로를 시작하여 음악을 친구처럼 동료처럼 여겨왔다. 예원학교에 진학했으나 교수님의 권유로, 입학한 지 한 달만에 독일로 유학을 떠나 중고등학교 시절을 독일에서 보냈다.
처음에는 음악에 도움이 될까하여 시를 읽게 되었다. 윤동주의 시를 좋아하여 읽고 또 읽었다. 발랄한 최근 언어보다 옛스런 한국어가 더 친근했고, 그 시절의 시들이 좋았다. 그렇게 시를 읽다 보니 쓰고 싶어졌다.
혼자 깨어있는 새벽 시간이 길어지며 생각도 외로움도 깊어졌다. 그런 마음을 시로 덜어내기 시작했다.
첼로를 전공하겠다는 계획으로 유학을 왔지만 한 길에 매이고 싶지 않았다. 대학 입학은 아예 새로운 분야로 시도해 보기로 했다. 익숙한 길을 떠난다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음악이 함께 하는 길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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