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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는 언니들

김보미 지음
디플롯

2023년 10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9월 13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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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7.01MB)
ISBN 9791198278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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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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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사상 최초 성소수자 총학생회장’으로 알려진 김보미가 동시대 퀴어들을 찾아가 ‘어떻게 해야 내 모습 그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묻는다. 레즈비언으로서 결혼하고 임신과 출산으로 화제가 된 김규진, 대선 토론에서 공개적으로 ‘동성애 반대한다’고 발언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무지개 깃발을 내보인 장서연 변호사, 쇼트커트 전후 사진으로 화제를 낳은 조송 유튜버, 우리나라 최초 커밍아웃 정치인 출신의 최현숙 작가 등 산전수전 다 겪은 12인의 퀴어가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해 말한다.
머리말_꽤 잘 살아갈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

곁을 나눌 존재는 어디에든 있다: 고민 상담할 존재를 발견하는 법(feat. 조송)
나에 대해 말하기 | 퀴어도 ‘보통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어요 | 첫 커밍아웃의 기억 | 사랑하는 이들의 의지 위에 단단하게 서 있다는 믿음 | 악플은 뒤로하고 응원의 마음에만 집중할 것 | 우리가 서로의 용기 | 친구의 커밍아웃에 올바르게 반응하는 법
[조송의 tip_가장 많은 퀴어들의 고민 3]

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키스를 나누지: 건강하고 안전한 관계와 섹스를 지향하는 법(feat. 한채윤)
정확한 성교육 없이 거쳐간 시간 | 여자들을 위한 섹스북의 탄생 |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를 발견하다 | 커밍아웃은 평생에 걸친 과업 | 틈새를 채우면 결국 전체가 풍요로워지니까 | 포기란 없다, 끈질기게 행복해지자! | ‘나중에’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 이성애자라면 더 나았을까? 아니요, 절대! | 1순위는 무조건 사랑 |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성 말하기
[채윤의 tip_내 몸이 원하는 관계를 맺는 법]

불완전한 서로가 만나 완전한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행복해지는 법(feat. 장서연)
대통령 후보 앞에 당당히 펼쳐 든 무지개 | 우리가 이루고자 하면 결국 언젠가는 이뤄진다 | 퀴어는 어디에나 있다 | 단절된 줄 알았던 우리가 연결되는 순간 | 그 어떤 제도 없이도 20여 년 함께한 사이 | 퀴어가 아니라면 느끼지 못했을 기쁨 | 불완전한 우리가 만들어낸 완전한 사랑
[서연의 tip_혼인평등 운동에 동참하는 방법]

결혼도 가정도 내가 행복해지는 곳으로 향할 것: 야망 있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법(feat. 김규진)
내가 결혼하겠다는데 웬 사회적 합의! | “제가 소중해서 결혼을 선택했어요” | 인생의 첫째를 ‘나’로 설정한다는 것 | 행복이란 노력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 |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면 | 결혼할 권리, 인간의 기본권
[규진의 tip_퀴어로서 결혼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나아지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자: 정체성이 가능성을 가로막지 않도록 하는 법(feat. 춘식)
혼란을 겪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기 |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 걸린 시간 |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나선다는 것 | 고통은 누구나 겪는 성장통일 뿐 |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이 온다 | 정상이 아닌 바닥을 보며 한 걸음씩 내딛기
[춘식의 tip_좋은 커리어를 쌓는 법]

떠나도 좋고, 떠나지 않아도 괜찮고: 나만의 행복 매뉴얼을 세우는 법(feat. 연희)
그 어떤 부당함도 불편함도 받고 싶지 않아서 |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어디든 도피처일 뿐 | 제발 나를 롤모델로 삼지 마! | 떠나도 괜찮고,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
[연희의 tip_불안함을 다잡는 방법]

보수적인 사회에 맞선 의연한 저항: 벽장의 크기를 가능한 넓히는 법(feat. 황소)
경직된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 퀴어로서의 행복을 찾는 네 가지 비법 | 행복은 일상에서 채워나가는 것
[황소의 tip_퀴어로서 행복하게 사는 법]

오늘은 가면을 벗고 함께 춤을 추자: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는 법(feat. 김은영)
내가 나일 수 있는 소중한 공간 | 이곳이 곧 성소수자의 문화이자 역사 | 아직 자유로운 공간을 만나지 못한 이들에게 | 내가 느낀 해방감을 당신도 느낄 수 있다면
[은영의 tip_자기만의 공간에서 얻은 행복들]

일도 놓치지 않으면서 성과도 낼 것삶의 만족도를 최대로 높이는 법(feat. 수(낫수))
우리에게는 더 많은 예시가 필요하다 | 좋아하는 일만으로도 숨이 벅차 | 힘들 때 내려놓는 것도 용기 | 선호도를 알아차리기, 연구하기, 관찰하기 | 완벽하지 않아서 온전한 삶
[수의 tip 퀴어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콘텐츠]

아직 우리 이야기는 충분히 발견되지 못했으니까: 현실을 탓하지 않고 직접 나서는 법(feat. 최성경)
가난한 삶에 빛을 선물해준 책 한 권 | 우리에게도 뿌리가 있다, 근본이 있다! | 시작은 타인을 향한 호기심 | 팔리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이야기니까 | 굶어 죽지 않을 선에서 하고 싶은 것 하기 | 우리만의 퀴어 문학이 필요하다 | 조금씩 천천히 사회를 변화시키는 나만의 방식 | 행복은 일상에서 나온다
[성경의 tip_꼭 함께 읽고 싶은 퀴어 도서]

고독을 벗 삼아 죽음을 마주하라: 늙음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feat. 최현숙)
왜 겪지도 않은 일이 불안하고 두려울까 | 주어진 세계를 의심하기 | 무조건 ‘즐겁게 하자’는 마음 | 가부장적 가족에게서 빠져나온 계기 | 보수적인 선거판에 성소수자 후보를 낸다는 것 | 죽음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 더 가난한, 더 더러운, 더 냄새나는 쪽으로 | 이 난잡한 돌봄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가족 바깥에서 모색한 새로운 가능성 | 함께여서 괜찮다는 착각, 혼자여서 불행하다는 편견 |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후 대비 | 마지막 그날까지 소신 있게
[현숙의 tip_노후와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늙어 죽을 때까지 퀴어인 나로 살 거예요: 성소수자로서 품위 있게 살기(feat. 명우형)
나보다 먼저 미래를 걷는, 내 희망들 | 가슴 동여매고 남장하면서도 버릴 수 없던 정체성 | 그저 온몸으로 저항하던 시절 | 사람 때문에 지치고, 사람 덕분에 살다 | 퀴어로서의 자부심 | 혼자 있지 말 것, 울더라도 함께할 것 | 행복하게, 끝까지 잘 먹고 잘 살아내기
[명우형의 tip_후배 퀴어들에게 전하고픈 당부]

저자 인터뷰_볼 수 있다면 될 수 있다는 믿음(with 유지영)

종종 앨라이Ally(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성소수자) 분들이 “친구의 커밍아웃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글쎄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누군가 당신에게 커밍아웃을 했다면 이는 당신을 믿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사람이라면 나를 부정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거죠. 그렇기에 신뢰하고 이야기해준 데 대한 고마움과 그 삶을 지지한다는 표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저 평소처럼 대해준다면 앞으로도 편하게 함께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된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행사나 축제에 함께 참여한다면 그야말로 가장 든든한 지지 의사일 것입니다. _〈곁을 나눌 존재는 어디에든 있다_feat. 조송〉, 35쪽

예전에는 동성애자, 성소수자를 가시화하면 사람들이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우리의 지지자들도 우리를 인식했고,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 것, 이것만으로도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혐오세력들로 인해 때로는 상처받고 괴롭긴 하지만 지나고 보면 세상은 이런 식으로 변화해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지닐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저 혐오 세력들이 제일 싫어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바로 우리가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죠. 물론 삶이 매 순간 행복할 수는 없고, 때로 힘들고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고, 슬프고 괴로운 날도, 고통받는 날도 있겠지만 행복해지기를 포기하지 맙시다. 우리, 끈질기게 행복하게 삽시다. _〈어둠 속에서도 우리는 키스를 나누지_feat. 한채윤〉, 57쪽

퀴어가 아니었으면 더 나았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퀴어여서 다양한 삶을 즐기고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저는 이 편이 훨씬 더 좋아요. 상대방이 퀴어라고 고백하면 만난 지 얼마 안 되어도 유대감이 깊어지곤 해요. 마치 외국 이민자가 같은 한인을 만났을 때 느끼는 반가움처럼, 그 사람과 큰 비밀을 공유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 덕에 퀴어가 아니었으면 하지 못했을 다채로운 삶을 누렸어요. 퀴어들에겐 ‘당신은 축복받았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본인의 정체성을 깨달았잖아요. 꼭 성소수자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명백하진 않으니까요. _〈불완전한 서로가 만나 완전한 사랑을_feat. 장서연〉, 91쪽

회사에서 배운 점은, 어떻게든 일은 끝난다는 거예요. 광고가 잘못 나가고 가격이 틀려도 어떻게든 수습은 된다는 사실을 경험했고,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힘을 길렀어요. 삶에서도 결혼을 기획할 때도 ‘하고자 하는 일은 감당 가능한 범위 안에서 벌어진다. 안 될 게 없다’ 싶었어요.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은 점점 나아질 거란 이야기잖아요. 지금 20대들은 동성혼을 찬성하는 쪽이 더 많더라고요. 시간은 제 편이에요. 할머니가 됐을 때는 당연히 저희에게 호의적인 사회일 텐데, 당장의 힘듦 때문에 꺾이면 손해일 거라고 믿어요. _〈결혼도 가정도 내가 행복해지는 곳으로 향할 것_feat. 김규진〉, 116쪽

최근에 등산 동호회에 가입했어요. 산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잖아요. 언제 도착할지 모르지만 목표를 생각하면서 바닥만 보고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르더라고요. 중간중간 내리막길도 등장하고 평지도 나오고요. 거기서 약간의 위안을 얻어요. 내 인생도 이러겠지. 힘든 일도 이렇게 꾸역꾸역 하루하루 하다 보면 언젠가 끝나겠지. 실제로도 그렇더라고요. 한 발 한 발 살다 보면 언젠가는 (정체화와 연애, 커리어) 세 개를 다 거머쥔 스스로를 찾지 않을까. 너무 조급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제야 조금 찾은 것 같거든요. _〈나아지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자_feat. 춘식〉, 146~147쪽

“어떤 성별의 애인을 만나든 당신의 삶은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여자라고 문제가 되고 남자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니 겁내지 말고 살면 돼요. 많이 고민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요. 이성을 만난다고 해서 지금의 삶이 펴지고, 동성을 만난다고 자신의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생각되진 않아요. _〈오늘은 가면을 벗고 함께 춤을 추자_feat. 김은영〉, 207쪽

자극적일수록 관심을 끈다는 사실을, 퀴어 커플의 뽀뽀 장면을 내세우는 썸네일이나 센 제목들이 조회 수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 전까지 사람들 반응에 좌우되고, 자존심도 상하고, 어떤 게 맞는지 오락가락하기도 했거든요. ‘내가 즐거우려고 하는 일이잖아. 하나를 만들더라도 내 기준에 부합시켜서 수낫수 채널은 믿고 봐도 된다는 말을 듣자.’ 그 마음 하나로 계속해왔어요. _〈일도 놓치지 않으면서 성과도 낼 것_feat.수(낫수)〉, 227쪽

노후 대비요? ‘지금을 잘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냥 지금 열심히 살다보면 늙어지는 거예요. 그때그때 상황들이 올 테고요. 물론 돈의 대비가 전혀 쓸모없다는 것은 아니에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노년이든 젊은이든 자존감을 유지할 만큼의 돈은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그 돈은 개인적으로 최대한 마련하고 개인이 안 되면 사회적으로 마련을 해야죠. 그래서 우리가 복지를 주장하는 거죠. 그렇지만 돈이 목적이어서는 절대 안 돼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_〈고독을 벗 삼아 죽음을 마주하라_feat. 최현숙〉, 290쪽

지금도 반대파가 많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할 수 있잖아요. 그거는 못 막아요. 우리는 자유를 추구하고 우리가 살 공간에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 거지, 그 외에 바랄 게 없어요. 우리가 변태짓을 한 것도,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모범생으로 나라에 세금 다 내고 성실한 시민으로 살고 있는데 왜 지탄을 받아야 돼요? (…) 우린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살면 돼요. 제가 바라는 것은 그거예요. 우리도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면서 내 인생을 바쳐 내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지금껏 살아온 60 평생, 레즈비언으로 살면서 한 번도 누구한테 무릎 꿇고 빈 적도 없고 당당하게, 자유롭게 살았어요.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거지, 나는 그 사람들 그렇게 안 봐요. _〈늙어 죽을 때까지 퀴어인 나로 살 거예요_feat. 명우형〉, 318~319쪽

“볼 수 있으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어요. 내가 참고할 만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인데요. 마흔 살 이후에도 나에게 미래가 있나? 고민하는 퀴어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쉰 살, 예순 살을 먹어도 잘 살아가는 선배들이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_〈볼 수 있다면 될 수 있다는 믿음_저자 인터뷰〉, 332쪽

김규진, 장서연, 조송, 최현숙, 한채윤 등
존엄하게 사랑하며 욕망하는 퀴어식 인생을 기록하다

2015년, 스물세 살이던 김보미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 세상은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퀴어’라는 낯선 조합에 화들짝 놀랐다. 신문과 방송 지면은 앞다투어 그의 목소리를 옮겨 적었고, 인터뷰와 취재 요청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그가 이성애자였다면 결코 하지 않을 질문을 자꾸만 건네었다. ‘왜 커밍아웃했는가?’ ‘어째서 주어진 세계에서 가만히 살지 않느냐’는 차별의 말 앞에서 그는 담담하게 대답한다. “정상성이 깨졌으면 좋겠어요. (…) 당연하게 이성애자로 간주되는 사회 안에서 아등바등 살았는데 커밍아웃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는 선언이죠. 그것이 가져오는 불이익이 있을지언정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살겠다는 다짐이에요.”(《키스하는 언니들》 저자 인터뷰, 337쪽) 그의 대답은 마치 “왜?”라는 질문이 더는 들리지 않을 때까지,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가치들이 다양해질 때까지 커밍아웃하고 또 커밍아웃하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대사회 커밍아웃을 통해 주어진 세계를 그대로 받아 안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김보미가 7년이 지난 지금, 김규진, 김은영, 명우형, 수, 연희, 장서연, 조송, 최성경, 최현숙, 춘식, 한채윤, 황소 등 성소수자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고 돌아왔다.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 유튜버부터 변호사, 인권활동가, 작가, 레즈비언 클럽 사장까지 나이와 세대를 불문한 퀴어들을 마주하고 ‘어떤 삶을 추구하고, 어떤 해피엔딩을 꿈꾸는가’ 묻는다. 사회와 국가가 정해준 정상성이라는 잣대에 자신을 욱여넣지 않아도 이렇게 멋지고 꽤 번듯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열두 가지 예시는 존재 자체로 하나의 역사다.

성별과 정체성으로 가능성을 규정짓는
한심한 잣대들을 부수어버린 언니들의 이야기

이 책에서 김보미 작가는 인터뷰이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사랑하고 당당하게 살 방법을 묻는다. 결혼이나 시민결합 등의 제도적 선택지 없이, 가정을 꾸리거나 아이를 낳지 않고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할 수 있을까? 퀴어로 살면서도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삶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꾸려낼 수 있을까? 성정체성을 밝혀도(또는 밝히지 않아도) 괜찮을까? 안전한 관계와 마음 둘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늙음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사실 해당 질문들은 성정체성 관련 부분만 제외하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두의 고민이다. 많은 이들이 비혼을 선택하거나 결혼을 유보하고, 가임기 여성 출생률이 0.7명대를 육박하며, 불안정한 취업 일자리는 청년 실업자를 25만 명 6.7퍼센트에 이르게 만들었다. 청년들은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과 ‘다포(모든 것을 다 포기)’를 읊으며 생을 자조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모두가 불행을 배틀하는 것 같다. 이쯤 되면 우리는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정상성’에 대해 의심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이를 낳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으며, 남들과 조금 달라도 사회 안에 제도적으로 포용하는 사회라면 자조의 마음이 사그라지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퀴어라고 더 불행하거나 더 행복할까?
그저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이야기일 뿐!

이 책은 정상성을 거부하고 주어진 세계를 의심한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지 보여준다. 김보미 저자를 포함한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자신이 되었다. 성정체성의 혼란, 원치 않는 아웃팅(성소수자의 성정체성을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거나 사랑하지 못하고 거부했던 시간까지 모두 견뎌낸 뒤에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며, 어떻게 살아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 알아차렸다.

열두 명의 인터뷰이가 생각하는 삶의 지향점은 각자 조금씩 다르지만 바라는 바는 같다. 바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자신들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힘든 법이라고,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라고 말을 건넨다. 유부 퀴어 김규진은 ‘행복은 노력해서 이루어 얻어내야 하는 야망’(김규진, 109쪽)’이니 자신만 생각하며 나아가라고 격려한다.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에게 무지개 깃발을 내보인 장서연 변호사는 ‘성소수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깊이 고민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오히려 축복받았다(장서연, 90쪽)’고 힘주어 말한다. 2001년부터 우리나라 퀴어문화축제의 조직위원으로 활동한 한 채윤 활동가는 ‘행복해지기를 포기하지 말자, 끈질기게 행복하자(한채윤, 57쪽)’고 응원하며, 국내 최초 커밍아웃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최현숙 작가는 ‘무너지면 다시 하면 되고, 죽을 때까지 하면 된다(최현숙, 283쪽)’고 선언하며, 나이 일흔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퀴어의 산증인 명우형은 ‘혼자 있지 말고 울더라도 함께하자(명우형, 322쪽)’고 손을 내민다.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는 지금의 삶에 길을 찾지 못해 막막한 이들에게 하나의 롤모델이 되어준다. 독자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망하지 않는다’는 단순하지만 확연한 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퀴어 인생 만렙 인터뷰이 12인
김규진(유부 레즈비언)
김은영(퀴어 클럽 사장)
명우형(이태원 퀴어 바 ‘레스보스’ 사장)
수(영상 연출가)
연희(스타트업 CEO)
장서연(변호사)
조송(유튜버)
최성경(출판사 대표)
최현숙(작가, 인권활동가)
춘식(직장인)
한채윤(성교육 전문가, 인권활동가)
황소(공무원)

작가정보

저자(글) 김보미

제58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로 나설 때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하며 학교 안팎의 주목을 받았고, 퀴어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딛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 이후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를 발족, 인권가이드라인 제정에 기여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씨네페미니즘 학교, 주한영국문화원 및 TEDxSogang, TEDxPostech 프로젝트의 연사를 맡았으며 ILGA(국제성소수자협회) 아시아 컨퍼런스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후보가 레즈비언이라 하니 뉴스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지만 평소처럼 학교에 갔고 친구들을 만났고 수업을 들었다. 스스로를 인정하고 공표한다고 해서 걱정했던 것처럼 세상이 뒤집히거나 땅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전히 커밍아웃해야 하는 일들이 생기지만 나를 인정하며 나로 살기로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맛있는 요리에 술 한잔하는 것을 즐기며 취미는 맛집 탐방이다. 음식을 먹기 전에는 꼭 사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 습관이 있다. 아침 스트레칭 요가에 진심인 편이며 레이커스 여자야구단 58번을 달고 오늘도 승리를 향해 구슬땀을 흘리며 주루 중이다. 지금은 청년 성소수자 인권활동 단체인 ‘다움(다양성을 향한 지속 가능한 움직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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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하는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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