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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물의 죽음

E. B. 바텔스 지음 | 김아림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3년 09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9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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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1.66MB)
ISBN 979116812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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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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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사무실 근처를 배회하는 흰 양말을 신은 고양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어색하게 마주치곤 하는 주둥이가 긴 윗집 강아지, 아침마다 창밖에서 부산을 떨며 지저귀지만 좀처럼 이름을 알 수 없는 새. 어릴 적 하굣길에 사 왔던 병아리와 아버지의 어항에 살았던 형형색색의 열대어들.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판다와 구독자가 수백만은 족히 넘는 동물 유튜버에 이르기까지. 딱히 동물과 함께 생활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아는 동물이 있다.
물고기를 변기에 떠내려 보낸 유년의 첫 이별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개의 유해를 매일 같이 산책하던 강가에 뿌리던 날까지. 평생 수많은 동물을 키웠던 저자에게도 헤어짐은 매번 처음 같았다. 이렇게 힘들 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이별을 반복하게 될까? 저자는 동물 애호가인 자신의 경험과, 광범위한 취재를 바탕으로 인류와 함께해온 반려동물들의 죽음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별은 비할 길 없이 고통스럽다. 게다가 생각해보면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존재의 목숨을 책임지겠다는 말도 안 되는 선택이다. 하지만 사랑에 말이 되는 선택은 별로 없다. 우리가 왜 기꺼이 이별을 계속하는지를 생각하자면 앨프리드 테니슨 경의 고전적인 경구를 인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고 잃는 것이 아예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Prologue
1 물고기가 우주를 유영하는 법
2 어떤 바보들은 슬픔이 예정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3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존재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일
4 어디서 무엇으로든 존재해준다면
5 너는 어디로 갈까?
6 어떤 말은 영웅이 되고 어떤 말은 다른 동물의 사료가 된다
7 마지막 순간을 데우는 유일무이한 존재
8 나를 자라게 한 내 털북숭이 친구
Epilogue
참고한 자료들
감사의 말

“애완동물은 오래 못 살아. 어차피 죽을 텐데, 설마 안 그럴 줄 알았던 거야?” 피오나 애플이 자신의 반려동물을 마치 사람처럼 여겨 일을 쉬면서까지 슬퍼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듯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하는 일은 그동안 제 권리를 박탈당해 왔고, 그래서 이 추모를 어떻게 처리하고 존중해야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유로운 측면도 있다. 사람들의 기준과 기대는 사회적인 수용에서 비롯한다. 내 머릿속에는 인간의 장례식 장면이 함께 떠오른다. _12쪽, 〈Prologue〉 중에서

반려동물들은 종종 보호자와 함께 같은 석관에 묻혔다. 이크람에 따르면 밤에 반려동물과 같은 침대에서 껴안고 자는 건 영원히 안식을 취하는 연습을 해보는 셈이다. 예컨대 하비민이라는 남자가 발밑에 웅크린 반려견과 함께 관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그들이 살아 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는 자세를 흉내 낸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먼저 죽으면 동물을 미라로 만들어 무덤에 넣고, 보호자가 나중에 합류하기를 기다린다.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오래 산다면, 그 동물이 자연사한 이후 미라로 만들어 주인의 무덤에 넣었다. _33쪽, 〈물고기가 우주를 유영하는 법〉 중에서

나는 사후 세계에서 내가 키우던 반려동물들과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하며 위안한다. 어린 시절 나는 항상 천국에서 죽은 반려동물과 만나는 순간을 상상했다. 사후 세계에 대한 나의 관념 바탕에는 영혼에 대한 아빠의 히피적 사상이 깔려 있었다. 우리의 에너지가 죽은 뒤 우주로 다시 방출되며, 이 에너지는 다른 모든 에너지와 결합해서 따뜻하게 맥동하는 힘을 이룬다는 것이다. 나는 밝은 빛들로 이뤄진 점들을 상상했다. 할아버지와 나, 내가 키우던 물고기, 학교에서 키우던 햄스터 시나몬의 영혼이 혜성처럼 영원히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다. 비록 내 물고기가 천국 같은 우주에서 더 이상 물고기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나는 그들의 영혼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모두 다시 만날 것이다. 나는 물고기를 미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의 영혼이 사후 세계로 갈 수 있기를 바랐다. _37쪽, 〈물고기가 우주를 유영하는 법〉 중에서

우리는 왜 스스로 이런 행동을 반복할까? 죽음을 겪지 않은 어린아이들이 실수로 반려동물과 사랑에 빠지는 건 그나마 말이 된다. 아이들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대화를 나눈 이들 가운데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과정이 너무 힘든 나머지 다시는 키우지 않겠다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반려견 보호자들은 결국 다시 일어섰다. 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는 몇 번이고 이런 마음의 고통을 자진해서 겪을까? (중략) 작가 줄리언 반스는 동료 작가 제이디 스미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견딜 가치가 있는 아픔이다.” _55쪽, 〈어떤 바보들은 슬픔이 예정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중에서

하지만 지금이 적당한 때라는 것을 어떻게 정할까? 동물들은 결코 우리에게 말해주지 못한다. 물을 마시지 않거나 먹이를 거부하고, 좋아하는 활동에 흥미를 잃는 모습으로 힌트를 줄 수는 있지만 확실한 의사를 알 방법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언제 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말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앨리 코티스 박사는 터프츠 대학 수의학과에서 공부할 때 자신을 찾는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하도록 배웠다고 한다. “당신의 반려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활동을 떠올려 보세요. 산책하고, 호수에서 수영하고, 공을 쫓아가는 일. 이런 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가 아마도 안락사를 선택할 때일 거예요.” _88쪽,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존재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일〉 중에서

모든 상황이 다르고 모든 동물이 다 다르다. 이때 우리만큼 그 동물을 잘 아는 인간은 없다. 타이밍이 언제인지는 우리 스스로 알아내야 하고, 그런다 해도 그 과정이 더 쉬워지지는 않는다. 보스턴의 한 지역 교구에서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을 뜻하는 ‘펫로스’ 치유 모임을 운영하는 유니테리언 교회의 성직자 일라이자 블랜처드는 이렇게 말한다. “항상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죠.” 상당수의 보호자가 안락사에 대한 결정을 최대한 미룬다. 아마도 다가오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부정하려는 행동일 것이다. 안락사는 종종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다른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는지 확인한 다음에야 그 주삿바늘을 고려한다. _89쪽,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존재의 목숨을 책임진다는 말도 안 되는 일〉 중에서

메인주 성공회 교구의 토머스 브라운 주교 역시 지금껏 네 번의 반려동물 장례식을 치렀다. 개 세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다. 나는 이런 행동이 그가 동물에게 영혼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인지를 물었다. (중략) “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는 영혼이 충만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그 영혼들에 구원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동물들은 절대 정직하지 않은 짓을 저지르지 않아요. 이미 순진하고 연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사람보다 더 많은 보호가 필요하죠.” 주교가 말했다. _162쪽, 〈너는 어디로 갈까?〉 중에서

아주 유명하지는 않았던 말들은 사체를 온전히 매장하지 않는다. 전통에 따르면 이런 순종 말들은 사체의 다른 부분은 제거한 채 머리, 심장, 발굽만 묻는다. 사체의 나머지 부분은 화장하거나 축산 처리 가공장으로 보낸다. 이 공장은 동물의 사체를 잘게 썰 어 기름이나 지방, 수지, 비누, 젤라틴, 접착제(《동물농장》의 ‘복서’처럼) 같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도록 준비한다. (중략) 특히 말이 늙고 아프면 무덤을 파서 아직 살아 있는 말을 그곳으로 끌고 가 아직도 따뜻한 몸이 무덤 아래로 떨어지도록 안락사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어떤 말이 특정한 종류의 장례를 치를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누가 결정한단 말인가? 어떤 동물이 매장될 가치가 있는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_188쪽, 〈어떤 말은 영웅이 되고 어떤 말은 다른 동물의 사료가 된다〉 중에서

이것이 거스와 그웬의 마지막 장면이다. 둘 다 늙고 아팠고, 우리 가족은 두 번 모두 안락사를 요청했다. 둘 다 동물병원의 스테인리스 테이블에서 세상을 떠났다. 두 번 다 수의사가 마지막 주사를 놓을 때 나와 부모님만 그 자리에 있었다. 개들의 죽음에 대한 내 기억은 끔찍한 결정의 무게로 무겁게 짓눌렸고, 그때마다 스테인리스 테이블은 차가웠다.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지독하게 느껴지는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외로웠다. _242쪽, 〈나를 자라게 한 내 털북숭이 친구〉 중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사랑은 결코 죽지 않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생태학자, 사이 몽고메리

저자 E. B. 바텔스의 삶은 동물을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녀의 인생은 금빛이 감도는 케언테리어인 거스와 그웬, 노란빛의 글로스터 카나리아 키키, 보랏빛의 베타 완다, 갈색빛의 아프리카거북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수많은 반려동물의 몸빛으로 다채롭게 수놓였다. 다양한 종의 동물들은 그녀에게 온 생을 함께한 존재만이 나눌 수 있는 진실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그들과 함께하는 삶이 ‘사랑하는 나의 동물’이 생기는 가슴 벅찬 일인 동시에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하게 될 이별의 시작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 이별에는 예외가 거의 없다.
혹자는 이렇게 물을 것이다. 이토록 슬퍼할 거면서 왜 그런 선택을 하느냐고. 하지만 반려동물과 나누는 유대감은 이별의 두려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그들은 우리를 판단하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주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그런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경험되지 않는 슬픔 앞에서 반려동물을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과 경험을 나누는 건 커다란 도움이 된다. 이 책이 이별의 역사를 되짚으며 수많은 반려동물과 그 보호자를 만나 최대한 다양한 애도의 방식을 소개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너무 소중한 것을 잃었지만
이 슬픔은 결코 경험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주제를 취재하면서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과 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려는 인식이 지난 수백 년간 이어져 왔음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이런 행위를 마뜩잖게 보는 인식 또한 늘 공존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저자가 만난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엄청난 슬픔과 고통 속에서 “그저 고양이 한 마리”, “그냥 개 한 마리”라고 일축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속상했던 기억이 있었다. 별것 아니니 ‘어서 극복하라’는 말, ‘걔가 평생 안 죽을 줄 알았냐’는 말. 상처가 되는 말들은 심지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서조차 들려온다. 사람들은 동물을 잃고 ‘너무’ 크게 슬퍼하면 그것이 도를 넘었다고 섣불리 판단하곤 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박탈당한 슬픔”으로 본다. 삶을 반려해온 동물을 잃은 보호자들은 분명한 상실을 겪고 크나큰 실의에 빠져 있지만,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를 잃었을 때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충분한 애도의 시간도 갖지 못한다. 전설적인 팝 가수 머라이어 케리가 기르던 고양이 클래런스의 무덤 앞에서 저자는 ‘가족(클래런스)의 죽음’ 때문에 해외 공연을 취소하는 톱스타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의 진심어린 공감과 위로의 반응은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땅한 안내서가 없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동물의 유골을 항아리에 넣어 장식장 안에 올려놓고, 어떤 사람들은 (때때로 불법이지만) 동물을 뒤뜰에 묻는다. 기르던 고양이의 털로 스카프를 짜는 사람도 있고, 개의 사체를 박제하는 사람도 있다. 곧장 새로운 동물을 데려오는 사람도 있지만, 다시는 동물에게 정을 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도 있다. 저자 E. B. 바텔스는 자신을 포함해 이 낯선 이별을 맞닥뜨린 사람 모두가 스스로의 슬픔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른다고 고백한다. 대신 그녀는 죽음의 모든 과정을 정확히 보여주는 ‘이성’과, 동물을 향한 지극한 이해를 바탕으로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성’을 세심히 직조하며 애도의 최선을 찾고자 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솔직하고 선한 마음들의 결과다.


기원전 300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죽은 동물들의 발자국 위에 쓰인 애도의 여정

“사랑하고 잃는 것이 아예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시인, 앨프리드 테니슨

고대 이집트인들은 반려 고양이가 죽으면 추모의 의미로 온 가족이 눈썹을 밀었다. 또한 그들은 영혼에는 몸이라는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죽은 반려동물을 미라로 만들기도 했다. 육체가 무너지면 영혼은 목적 없이 방황하다 길을 잃을 테지만, 육체가 잘 보존된다면 영혼은 지하 세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집트 미라에서 중세 시대의 박제, 현재의 유전자 복제 기술까지 3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떠난 동물을 기억하고 추모해왔다. 역사가 증명하듯 인간은 누가 뭐래도 동물을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없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인류의 발자취를 훑어보니 반려동물을 다루고 떠나보내는 방식은 문화권마다 각기 달랐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매사추세츠에서 일본으로, 고대 이집트에서 현대로 종횡무진 독자들을 이끌며 바람직한 반려동물의 죽음을 탐색한다. 독자들은 여러 수의사와 고고학자,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며 소소하고 전통적인 방식(화장한 유골을 흩뿌리기, 초상화를 의뢰하기), 절차와 규모가 필요한 장례(장례식 치르기, 묘지 조성하기), 예상치 못했던 방법(박제, 유전자 복제) 등 시간을 관통하며 인류의 역사 속에 기록된 동물과의 다양한 이별 의식을 알게 된다. 여기에 사랑하는 존재를 기억하고 추모해 온 애도의 형태 중 일부를 소개한다.

 동물 박제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1862년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키우던 고양이 밥이 죽자 밥의 발 가운데 하나를 보존 처리해 편지 봉투 자르는 칼로 만들었다. 그 발에는 “1862년 C. D. (찰스 디킨스)가 밥을 추억하며”라고 새긴 상아 날이 달려 있었다. 이 칼을 사용할 때마다 디킨스는 죽어 있는 발과 악수하며 저세상에 간 밥에게 인사를 건넸을 것이다. _본문 131쪽 〈어디서 무엇으로든 존재해준다면〉
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14년을 함께한 개 사만다의 유전자를 복제한 강아지 두 마리를 기른다. 스트라이샌드는 《뉴욕 타임스》 기고문에 이렇게 썼다. “사만다를 잃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계속 함께하고 싶었어요. 사만다의 일부를 살려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보내기가 조금 더 쉬워졌죠.” _본문 146쪽 〈어디서 무엇으로든 존재해준다면〉
 반려동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추모의 그림과 무덤 중에 껴안을 수 있는 건 없다. 죽은 동물을 현실감 있는 봉제 인형으로 만들어 보내주는 기업 커들 클론스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다. 대학 진학, 입대, 출장 등 각기 다른 이유로 반려동물과 이별하게 된 사람들이나 반려동물을 허락하지 않는 생활 시설로 이사한 노인 등이 기르던 동물과 가장 흡사한 봉제 인형을 찾는다. 하지만 매출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하는 건 최근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고객들이다. _본문 128쪽 〈어디서 무엇으로든 존재해준다면〉
 인간과 비인간을 망라한 모든 존재를 함께 묻을 수 있는 공동묘지가 늘고 있다. 2016년 9월부터 뉴욕주 거주자들은 반려동물의 화장한 유골과 함께 비영리 묘지에 합법적으로 매장될 수 있다. 텍사스주 엘로이즈 숲 자연 추모 공원에는 반려동물 전용 구역이 있으며, 가족 묘지에 76마리의 동물이 묻혀 있고 보호자와 같은 묘지에 매장된 동물도 세 마리에 이른다. _본문 35쪽, 〈물고기가 우주를 유영하는 법〉

여러 종교와 전통의 지혜가 담긴 장례 의식과 더불어 다른 동물 애호가들이 저자에게 털어놓은 사례들은 슬픔의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을 일으키고자 이 책이 내미는 따스한 손길이다. 여기에는 저자와 우리 이전에 동물을 잃고 슬픔에 빠졌던 모차르트, 찰스 디킨스, 밀란 쿤데라도 포함된다. 이 모든 여정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될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반려동물을 애도하는 데는 정해진 최선의 과정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랑하는 혹은 그저 아는 동물과의 이별 앞에서 우리는 단지 그들이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이 죽어갈 때의 그들을 돌보며, 최후의 순간까지 가능한 한 함께할 방법을 찾으려 애쓸 뿐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E. B. 바텔스

(E. B. Bartels)
논픽션 작가인 E. B. 바텔스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예술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뉴턴빌 북스 서점에서 판매 사원으로 일했다. 여러 언론 매체의 기고 외에도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원고 컨설턴트, 글쓰기 코치, 웰즐리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 부서에서 선임 편집 작가로 일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에서 남편 리치, 치와와-핏불 믹스견(시모어), 붉은발거북 한 쌍(테런스와 트와일라), 비둘기들(버트, 댄, 조지, 루실), 물고기 10여 마리(모두 밀턴이라는 이름을 가졌다)와 함께 살고 있다.
www.ebbartels.com

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를 졸업했고 같은 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에서는 생물학의 역사와 철학, 진화생물학을 공부했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동쪽 빙하의 부엉이》 《동물과 함께하는 삶》 《사피엔스가 장악한 행성》 《지상 최고의 사운드》 《세포》 《고래》 《자연의 농담》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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