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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0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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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09MB)
ISBN 978893299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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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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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작가이자 소설 『왕국』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의 신작 소설. 출간 즉시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3개국에 출간 예정인 이 소설은, 인생이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에마뉘엘 카레르 스스로의 이야기이다. 『요가』는 작가 자신의 불륜, 정신과 입원 전력 같은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파고드는 가차 없는 철저함과, 언뜻 보면 주제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텍스트들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에피소드들을 마술적인 글 솜씨로 유려하게 엮어 그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이 소설은, 궁극적으로는 인생을 유지하고 보수해 나가기 위해 애쓰고,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변한다.
제1부 울타리
제2부 1,825일
제3부 내 광기의 이야기
제4부 소년들
제5부 나는 계속 죽지 않는다
옮긴이의 말: 친근한 개

나는 지난 4년 동안의 이야기를, 그러니까 내가 요가에 대한 기분 좋으면서도 세련된 책을 한 권 쓰려고 애썼고, 지하드 테러리즘과 난민 위기 같은 별로 기분 좋지도 세련되지도 못한 것들을 대면해야 했고, 너무나 심각하여 넉 달 동안 생탄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우울증에 빠져들었고, 35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쓴 책을 읽지 못하게 될, 내 편집자를 잃어버렸던 이 4년 동안의 이야기를 어디선가는 시작해야 하므로, 나는 내가 가는 곳에서는 어차피 빼앗기게 될 휴대폰을 가져가는 게 좋을지, 아니면 그냥 집에 두고 가는 게 좋을지 배낭을 꾸리면서 자문하고 있던 2015년의 그날 아침을 택하겠다. - 첫 문장

명상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 동안에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지루함도 명상이다. 무릎이 아픈 것도, 등과 목덜미가 아픈 것도 명상이다. 떠오르는 여러 가지 잡생각도 명상이다. 배 속에서 나는 꼬르륵거리는 소리도 명상이다. 지금 내가 이른바 〈구도(求道)〉를 위해 이런 헛짓거리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느낌도 명상이다. 머릿속으로 전화 통화를 준비하는 것, 전화를 걸기 위해 방석에서 일어나고 싶은 생각도 명상이다. 이런 마음에 저항하는 것 또한 명상이다(하지만 여기에 굴복하는 것까지 명상인 것은 아니다). 이게 다다. 더 이상은 없다. 여기서 더 이상의 것은 지나친 것이다. 만일 이것을 규칙적으로, 하루에 10분, 20분, 30분씩 한다면,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이 시간 동안 일어나는 것들은 차츰 변한다. 자세가 변한다. 호흡이 변한다. 생각들이 변한다.
- 본문 35면

반면 신경증적 불행에 관해서는 난 천하무적이라 할 수 있다.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난 행복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삶을 진짜배기 지옥으로 만드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지녔으며, 누구도 이 지옥에 대해 가볍게 얘기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니, 이 지옥은 실제적인, 끔찍이도 실제적인 지옥인 것이다.
- 본문 41~42면

앙드레 말로는 어느 늙은 신부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50년 동안 고해소에서 사람들의 비밀을 들으면서 살아오신 신부님께서는 인간 영혼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되셨나요?」 늙은 신부는 이렇게 대답했단다.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첫째,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행하다. 둘째, 어른은 없다.」 어른은 없고, 우리의 옷 속에 숨어 있는 알몸들이 있을 뿐이다.
- 본문 135면

일반적으로 말해서 나는 밤이 옳다고 생각한다. 〈기쁨은 슬픔보다 더 깊다〉라고 니체는 말한다. 이것은 내가 기꺼이 동의하고 싶은 철학적 입장이
기는 하지만 보다 깊은 차원에 있어서는, 그러니까 우리의 본질을 이루고 우리가 어떻게 손써 볼 수 없는 존재의 깊은 부분에 있어서는 나는 반 고흐처럼 〈슬픔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며, 슬픔은 기쁨보다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고 생각한다. 명상은 이 둘 다가 진실이라는 것을, 슬픔은 기쁨만큼 진실이고 기쁨도 슬픔만큼 진실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존재한다.
- 본문 158면

나는 문학에 대해, 그러니까 내가 실행하는 문학에 대해 하나의 확신이, 오직 하나의 확신이 있으니, 이곳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장소라는 것이다. 이는 절대적 명령이며 나머지 모든 것은 부수적인바, 난 이 절대적 명령을 항상 지켜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것은 어쩌면 자아도취적이고 헛된 것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 머리에 떠오르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 나의 어떠함, 분명 뻐길 만한 이유가 없는 이 모든 것들을 루트비히 뵈르네가 요구하듯이 〈위선 없이〉 쓰노라고 나는 담담하게 단언할 수 있으며, 또 천사들의 법정에 서서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215면

나는 내 삶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거기서 빠져나올 수가 없고 자살 외에는 다른 출구가 없다고 그에게 길게 설명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일들을 얘기할 때 상대가 반박하리라 예상하는데, 루스탕은 내 말에 반박하는 대신 이렇게 차분히 말하는 거였다. 「당신 말이 맞아요. 자살은 그다지 평판에 좋지 않지만, 이따금 좋은 해결책이 되어 주죠.」 난 경악하여 그를 쳐다보았다. 어떤 치료사가, 그가 어디에 속해 있든 간에 말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것, 자살이 좋은 해결책이라는 말인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아니면 살 수도 있고요.」
- 본문 243~244면

그녀가 재킷을 개어 가방에 넣을 때 아티크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흐느끼기 시작한다. 이모는 그를 안아 주는 대신 마치 어른에게 하듯 아주 엄숙하게 말하는데, 그는 이 말을 너무나 정확하게 기억
하고 있다. 〈야, 그만 울어! 우리는 삶에서 모든 것을 떠나보내야 해. 항상 떠나야 한다고. 그리고 결국에는 삶 자체도 떠나야 하지. 그러니까 울어 봤자 아무 소용 없어. 그러니까 그만 울라고!〉
- 본문 296면

그와 나는 단지 술 먹고서 떠들어 대기 좋아하는 성향만이 아니라, 우리는
더 나아지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하며, 레닌이 〈있는 재료〉에 대해 뭐라고 말했든 간에 진지하고도 열심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더 나아지는 게 가능하다는 확신도 공유했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특성은 사람들 사이에 그렇게 널리 퍼져 있는 성향은 아니며 인류를 구분하는 또 하나의 경계선인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이상, 다시 말해서 보다 나은 버전의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 이상에 다가가고 그것을 보다 확고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몽테뉴와 그 이전의 고대인들이 〈훈련〉,
혹은 〈메디타티오〉라고 칭했던 것을 추구하는 이들은 특별한 범주에 속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 본문 415~416면

프랑스 최고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
그 치열하고도 투명한 내면 탐구의 기록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작가이자 소설 『왕국』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가 에마뉘엘 카레르의 소설 『요가』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출간 즉시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3개국에 출간 예정인 이 소설에서, 에마뉘엘 카레르는 본격적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을 탐구해 나간다. 『왕국』으로 문학적 성공과 일상의 행복을 동시에 누리고 있던 카레르는 〈요가에 대한 기분 좋으면서도 세련된 책〉을 쓰기 위해 프랑스 시골로 비파사나 명상 수련을 떠난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잇단 악재들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리고, 그와 함께 책 또한 처음에는 상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며 카레르는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가장 내밀한 이야기에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로
주어진 삶을 이끌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에 대하여

『요가』는 인생이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카레르는 『샤를리 에브도』 총격 테러 사건으로 지인을 잃고, 불륜 관계에 있던 연인이 떠나며, 자신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두 달 가까이 몸을 씻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않았다. 욕조 배수구가 막혔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리고 잘 때만 옷을 벗었다. 후줄근한 코르덴 줄무늬 바지, 여기저기 구멍이 뚫린 낡은 스웨터, 마치 내가 곧 정신 병원에 갇힐 것을 예기라도 한 듯 끈을 빼버린 운동화 등 그야말로 우울증 환자의 유니폼 같은 것들이었다. (……) 어느 날에는 마치 제단에 올리듯 선반 위에 올려놓았던 조그만 쌍둥이상을 몇 센티미터 움직이려 하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쌍둥이상은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나는 바닥에, 내 두 발 사이에 흩어진 그 조각들을, 내 사랑의 은밀한 상징이었던 그 테라 코타상 두 조각을 내려다보며 적어도 한 시간은 서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 이보다 더 웅변적인 표현은 없어, 모든 게 부서져 버렸어, 모든 게 끝났어…….〉
- 본문 231~232면

한 개인의 이야기에 불과한 『요가』가 독자들에게 감동적으로 읽히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궁극적으로는 인생을 유지하고 보수해 나가기 위해 애쓰고, 그것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독자는 『요가』를 읽으며 카레르라는 한 개인의 내면을 낱낱이 훑어보다가, 이것이 실은 나 자신의 이야기, 혹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가 난무하는 시대 속
전례 없는 구성 방식과 자기 성찰로 우뚝 선 책

『요가』를 특별한 소설로 만드는 또 다른 점은 작가 자신의 정신과 입원 전력 같은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파고드는 가차 없는 철저함과, 언뜻 보면 주제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텍스트들로 이야기를 꾸려 나가는 구성 방식이다. 비파나사 수련원에서의 명상에서부터 시작해 중구난방처럼 보이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거쳐 난민들이 모여 있는 레로스섬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까지, 『요가』는 작가 자신에게 발생한, 일견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수많은 일화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한다. 그러나 카레르는 이 무관해 보이는 에피소드들을 마술적인 글 솜씨로 유려하게 엮어 그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방은 너무나, 너무나 많이 작아져서 조그만 상자가 되는데, 이 상자는 또 줄어들어 나는 천장에 달라붙어 울기 시작한다. 나는 울고 또 울면서 죽고 싶다고 말한다. 나를 죽이는 것은 직업상 그들이 할 일은 아님을 잘 알지만 그래도 제발 나를 죽여 달라고 애원한다. 내가 이렇게 신음하며 내 의식을 꺼버릴 수 없다면 차라리 죽여 달라고 애원하자 의사들은 신속히 소원을 들어준다. 그들이 주사 한방을 놓자 퓨즈가 퍽 나가 버리면서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 본문 258면

카레르라는 한 개인을 독자들에게 낱낱이 까발리며, 마치 독자가 그를 자기 자신처럼, 혹은 친밀한 친구처럼 속속들이 아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낸다. 또한 이 독창적인 구성 방식은 수많은 픽션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요가』를 진정한 자기 성찰이 돋보이는 책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한다.


진정한 〈요가〉란 무엇인가
삶을 달관하고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카레르는 무너져 가는 와중에도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요가에 대한 정의를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나간다.
카레르에게 있어서 요가는 자신의 삶을 다스리는 하나의 방식이다. 이런 카레르에게 요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실제의 모습을 검토하는 것〉이기도 하다. 〈삶 가운데서 거슬리는 것들과 마주칠 때 그것들을 피하는 대신에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하고, 〈마음의 요동을 멈추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요가에 대한 정의를 하나씩 만들어 나가다 결국 소설의 말미에서 카레르가 다다르는 마지막 열세 번째 정의는 아주 속되고 단순하다. 요가는 바로 〈오줌 눌 때 오줌 누고, 똥 쌀 때 똥 싸는 것〉이라는 것이다.

〈내가 머물러야 할 이유도 떠나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고 레로스에서 뭉그적대고 있는 첫가을의 오늘, 나의 마음은 명상은 오줌 눌 때 오줌 누고, 똥 쌀 때 똥 사는 것이다, 이 정의로 쏠린다. 이것은 지금 내가 별다른 논평 없이 하고 있는 것과 거의 비슷하므로, 이따금 나는 마침내 정말로 명상하고 있다는 재미난 느낌에 사로잡힌다. 난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고, 그저 친근한 개들에게 녀석들의 막대기를, 허영심의 막대기, 자신에 대한 증오의 막대기, 너무 늦었다는 생각과 생각에 동반되는 쓰디쓴 맛의 막대기를 던지고 있을 뿐인데, 너무나 놀라운 일이지만 지금 나는 거의 행복감마저 느낀다.〉
- 본문 402~403면

삶에 대한 이러한 체념 혹은 달관 끝에 카레르는 다시 삶을 살아갈 원동력을 찾는다. 자판을 외우고 타이핑을 연습한다는 핑계로 이 소설을 집필하고, 〈누구도 내 사랑 안에서 안식하지 못했고, 나 역시 누구의 사랑 안에서도 안식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카레르는 이렇듯 〈삶을 진짜배기 지옥으로 만드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자기 자신과 화해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 비루한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고, 또 그것과 더불어 사는 것이다.


** 역자의 말

비루한 개……. 이게 바로 인생의 결산이다. 그렇다, 삶의 황혼 녘에 이른 우리는 빛나는 거인도, 지혜로운 현인도, 품위 있고 고상한 노신사도 아니요, 그저 한 마리 비루한 개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비루한 개〉가 이 책의 결론인가? 아니, 이 책의 결론은 개는 개로되, 〈비루한 개〉는 아니고, 〈친근한 개〉다. 이 책이 참으로 드라마틱한 것은 생의 빛나는 정점에 이르렀다고 믿었을 때 느닷없이 파멸이 찾아오고, 더 이상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바로 거기서 생각지 못했던 새순이 움튼다는 점이다.

작가정보

Emmanuel Carrère

유례없이 문학적인 저널리즘식 글쓰기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프랑스 작가. 〈문학적 다큐멘터리〉,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 낸 문학적 성취〉로 명성을 떨쳤으며, 자기 자신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글쓰기로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정치 대학에서 공부했고, 3주 만에 완성한 데뷔작 『콧수염』(1986)으로 존 업다이크로부터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한 작품〉이라는 평을, 『르 몽드』로부터 〈문학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겨울 아이』(1995)로 그해 페미나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일가족을 살해한 실존 인물 장클로드 로망의 심리를 파헤친 문제작 『적』(2000), 뒤메닐상을 받은 『러시아 소설』(2007),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 대상을 받은 『나 아닌 다른 삶』(2009), 르노도상을 받은 『리모노프』(2011), 르 몽드 문학상을 받은 『왕국』(2014)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프랑스 국립 도서관상을, 2021년 아스투리아스 공주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왕국』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소설 『요가』는 불륜 관계, 정신과 이력 등 가장 내밀한 이야기까지 파고드는 가차 없는 철저함과, 이질적인 텍스트들로 꾸려 나가는 구성 등으로 카레르의 독창성과 원숙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며 평단과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책은 문학적 성공과 일상의 행복을 누리던 카레르가 〈요가에 대한 기분 좋으면서도 세련된 책〉을 쓰기 위해 프랑스 시골로 열흘간의 명상 수련을 떠나며 시작된다. 그러나 집필 시작과 동시에 잇따른 악재들로 인해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린 카레르는 그 모든 것을 낱낱이 직시하며 자기 탐구의 여정을 기록하게 된다.

1961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화재의 색』, 『우리 슬픔의 거울』, 에마뉘엘 카레르의 『왕국』, 『러시아 소설』, 요나스 요나손의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공역), 『카산드라의 거울』, 조르주 심농의 『리버티 바』, 『센 강의 춤집에서』, 『누런 개』, 『갈레 씨, 홀로 죽다』,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로런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기욤 뮈소의 『7년 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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