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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용감해질 나이

김희자 지음
대경북스

2023년 10월 06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6월 28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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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pdf (28.82MB)
ISBN 9788956769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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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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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로 복무중인 남편과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며 평생을 희생해 온 중년 아내, 늦게나마 자신의 인생을 찾기로 결심했다. 동화구연 자격증 취득, 시니어 모델 데뷔, 운동을 통한 몸 만들기와 부부 바디 프로필 촬영, 부부 저서 집필 등 도전은 끝없이 계속된다. 노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부부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
프롤로그

제1부 만남과 결혼
우연한 만남
제복 속 비밀
화랑축제와 휘앙세 반지
전방에서 온 편지
반대한 결혼
선전포고
시집살이

제2부 군인의 아내로 사는 법 1
기다림과 출산
병영일기 1
병영일기 2
위문 공연단
부대에서 김장 담그기
생명수당
지네 소탕 작전
관사와 연막탄
스물세 번째 이사

제3부 군인의 아내로 사는 법 2
이사 검열
간절함은 원동력
흰 장갑 작전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
주말 부부가 사는 법
군인의 아내에게 필요한 것

제4부 아내의 홀로서기
홀로서는 아내
경단녀의 첫 직장
로봇과 자녀 교육
레고와 자녀 교육
저녁 산책
번아웃
코골이와 다이어트

제5부 나를 찾는 여행
긴 외박
오누이
LA 친구
칼로 물 베기
결혼기념일
멍석 깔아주기
동극 무대에 서서
시니어 모델
친정엄마

제6부 Diamonds & Rust
아들과의 화해 1
아들 군대 보내기
아들과의 화해 2
진정한 사과
새로운 나를 찾아 환골탈태
때낀 다이아몬드

에필로그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아내는 남편과의 문화적 괴리를 홀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남편은 답답할 정도로 보수적인 사람입니다. 남편은 어린 자녀의 기저귀를 한 번도 갈아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여자의 일이었으니까요.
아내는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더이상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남편에게 맞추어 하나하나 포기하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일, 남편 뒷바라지, 자잘한 시댁일까지 집 안팎의 일이 모두 아내의 몫이 되어 버렸습니다.

(p.4)

위기 덕에 남편도 아내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자녀가 떠난 빈자리와 함께 부부는 두 번째 신혼을 맞이했습니다. 원했지만 방법을 몰랐던 젊은 시절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용기만 있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아내가 사랑받을 차례였습니다. 아내는 가족의 지지와 보살핌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사랑받을 차례!”라고 용감하게 소리쳤습니다.

아픔이 겪은 후 아내는 이기적으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것이 남편과 가족을 지키는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부부는 유치할 만큼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며 서로를 충만하게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외롭게 두지 않으려 합니다. 세월은 육신을 나약하게 하지만 마음을 건강하게 가꾼다면 우리는 더욱 자유롭고 여유로우며, 찬란하고 아름답게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p.6)

이순신 장군, 김유신 장군같이 위기에도 굽히지 않고 신념으로 나라를 구하는 장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가 외친 신조와 훈련 속에서 살아남은 투지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외친 사명이 변색되지 않도록 남편에게 각인시켜 주고 싶었다. 이것 또한 군인 아내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남편이 어떤 보직에 있든지 그 자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이 전부인 남편은 비록 가정에는 소홀했지만 맡겨진 임무에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 상황이라면 가정을 지켜줄 것을 확신했다. 한 명의 지도자는 세상을 바꾼다. 그들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이끌어 갈 청년들을 책임진다. 위기 상황에서는 몹시 어려운 결정도 내려야 한다. 남편이 올곧은 지도자가 되기를 바라며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고, 여전히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p.22)

하지만 이런 어리석은 감정 낭비를 오래 하지 않았다. 속은 타들어갔지만 남편의 형편을 살피며 위로하고 조용히 믿어주기로 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친정에서는 이렇게 힘든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남편을 책임감 없는 사윗감으로 낙인찍고 있었다. 이럴 때는 어떤 변명도 필요 없었다. 감정이 앞서면 무슨 말을 해도 오해와 실망만을 안겨 줄 뿐이다. 위기가 닥칠수록 더 지혜로워져야 했다. 우리는 어른들의 얽힌 감정과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신뢰의 줄을 더 단단히 조여매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사리 꿈의 직장을 얻었다. 평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결혼하려면 직장을 포기하라고 종용하셨다. 평생 당신은 일하느라 못 돌본 아들을 또 직장 다니는 며느리에게 맡길 수 없다고 하셨다. 남편은 바쁘신 시어머니 덕에 보살핌과 세심한 사랑은 받지 못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고민스러웠지만 미련 없이 직장을 포기했다.
(p.39)

신혼 여행을 다녀와서부터 나의 고된 시집살이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시어머니는 나를 길들이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있는 제사 때 내려가면 보름 동안 시댁에서 지내게 하셨다. 시집살이는 두 살 아래인 시누이가 결혼하고 나서야 조금 누그러들었다. 그리고 나보다 여섯 살 아래지만 손윗동서인 형님이 시집온 후, 시어머니가 순진하고 진솔한 나의 진가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시집살이는 조금 더 누그러들었다.
시댁에서 겪는 마음의 부담감을 남편은 알 리가 없다. 시댁에서 있었던 일들을 남편에게 시시콜콜 이야기해 본 적도 없었다. 결혼한 첫 달부터 시댁에 한 번 내려가면 열흘은 꼼짝없이 시집살이를 한다. 푸세식 화장실이 무서워 화장실도 못 가고, 음식 또한 내 입맛에 모두 짜게만 느껴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에 눈치를 봐야 하니 매사가 힘들었다. 밤에도 편히 잠들지 못했다.
(p.47)

시내에 갔다 오는 길에 마주친 동네 할아버지가 경운기에 수박을 한가득 싣고 가신다. 운이 좋게도 할아버지께서 수박을 떨이로 주신다고 한다. 그날은 내무반 점호 전 사병들과 수박 파티를 했다. 사병들 덕분에 손이 크다고 동내에 소문이 났다. 사병들이 많으니 뭐든 듬뿍듬뿍 장을 봐야 한다.
관사에서는 토요일 저녁부터 커다란 대야에 빵 만들 재료를 반죽한다. 일요일 아침은 전 장병이 1인 1 종교 방침으로 종교 행사를 하는 날이다. 일요일 새벽까지 오븐에 구운 빵과 과자를 종교 행사장마다 나누어 준다. 성당과 절 그리고 교회로 부지런히 배달한다. 힘들지만 재료비만 들이면 부대 모든 사병에게 사랑이 담긴 간식을 줄 수 있다. 사병들도 으레 일요일이면 간식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그러니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매주 열심히 빵을 구웠다.
(p.65)

우리 부대에는 네 개의 중대가 있어 대대 김장이 끝나면 중대별 김장이 시작된다. 중대장 가족들은 갓 결혼해 일이 서툴지만, 상사 가족들은 경험도 나이도 많다. 부대일의 반은 가족의 몫이다.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모두 깜짝 놀라며, 젊은 가족들은 주눅도 들지만 사병을 위한 일이니 팔을 걷어붙이고 일손을 보탠다.
이렇게 대대와 네 개 중대 모두 다섯 번의 김장이 끝났다. 그러면 부대 김장 일을 도와준 고마운 가족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돌아가며 집 김장을 도우러 간다. 내가 대대장 가족이 된 첫해에는 뼛골 빠지게 열 한 번의 김장을 했다. 정말 너무 힘들어 정작 우리집 김장은 한다는 소리도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했다.
(p.82)

시부모님이 오신다고 하면 사랑을 담아 공경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반찬 하나 하나 시어머니 눈에 거스르지 않도록 매사 조심스럽게 정성을 다했다. 시부모님의 자식 사랑은 항상 크셨기에, 당신의 아들과 손자들이 이사한 곳에서 얼마나 잘 지내는지 며느리가 어떻게 돌보는지 궁금하셨겠지만, 나도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내게는 매번 집들이가 긴장되고 부담되었다.
자주하는 이사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우리 가족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아늑한 집으로 꾸몄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사할 때마다 살림이 늘었는지 점검하시고는 정착할 때까지는 살림을 늘리지 말라고 이사할 때마다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말씀이 정말 서운했다.
(p.111)

남편의 마음을 지켜주며 잠잠히 바라보면 내가 들어가 위로와 응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믿으며 말없이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너무 넘치는 것을 덜어 주고, 모난 것을 깎아주면 된다. 그러다 보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조금씩 뿌리내린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어느 때는 기다려야 무르익었고, 어느 때는 기회라 생각하면 무조건 잡아야 했다. 그래야 기회의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그만큼씩 펼쳐지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어느 때는 어설프고 부족해도 혼신을 다해 집중하면 인생에서 가장 적기에 가장 큰 기회를 잡게 된다.
(p.129)

방학이 되면 로봇 캠프가 진행되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아들들과 방학 내내 거의 살다시피 했다. 이박삼일 동안 전자 교육과 기계 연구소 박사님의 로봇에 대한 세미나가 이어졌다. 스스로 걷는 전자 로봇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작은아들은 프로그램 진행을 도와주고, 큰아들은 캠프에서 참여자가 만든 로봇의 버그를 찾아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 캠프가 끝나면 캠프 참여 학생들이 완성된 로봇을 가지고 집으로 가야 하니, 나와 아들은 캠프의 마지막 날 오십여 개의 로봇을 점검해야만 했다.
이렇게 아들들이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로봇 캠프에서 동거동락했다. 바쁜 아빠를 대신해서 일을 하면서도 항상 아이들과 함께하려고 했고, 이런 체험은 아들들의 미래를 위한 유익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확신했다. 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까지는 자녀와 함께 지내며 엄마로서 그리고 전문 직업인으로 열심히 살았고,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남편에게 충실한 아내로 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p.162)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한다.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부부. 그런데도 오해와 서운함이 생긴다. 지나고 보니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은 사실 무의미했다. 우리 두 명 중의 한 명이 승자가 된다고 해도 나머지 한 명은 패자가 되어 상처 투성이가 된다. 부부가 함께하는 이상 그 상처는 곧바로 승자인 한 명에게 되돌아갈 것이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싸움이 결코 아니다. 혹여 부부가 다투더라도 하룻밤을 넘기지 않고 사과하고 서운함이 더 깊어지기 전에 한 이불 속에서 함께하는 것은 부부 싸움을 칼로 물 베기로 만드는 우리 부부의 지혜로움이다.
(p.205)

눈부신 조명으로 관중석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떨고 있었다. 내 눈앞에 펼쳐진 런웨이만 길게 보였다. 이제 빨간 카펫을 밟으며 걸어가면 된다. 마치 인생의 길을 걸어가듯 어느 누구도 내가 가는 길을 방해할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이다. 음악에 맞추어 걸어 나갔다. 조명은 현란하고 음악도 빠르게 바뀌며 나의 워킹이 나의 몸을 끌고 나간다. 한 발 한 발 그리고 멈추어 서서 몸을 비틀며 나를 표현한다.
그 순간 내 자신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다. 뜨거운 조명 아래 서 있는 나는 화려한 날개를 활짝 편 공작새처럼 아름다웠다. 나의 워킹은 음악에 맞춰 날갯짓하는 새처럼 자유로웠다. 조명의 열기 때문일까?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 나를 사랑스럽다고 느껴보는 이 기분! 도전해 보지 않았다면 이런 세상이 있는 것조차 영영 모를 뻔했다. 나는 자유를 실감하고 있었다.
(p.224)

젊은 날의 우리는 힘도 결정권도 없었다. 불어닥치는 태풍을 대비도 없이 그대로 맞았던 힘없는 시절이었다. 남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만 안겨 주었으니 자신이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했다. 이제껏 나는 나 혼자만 힘들었고 남편한테 외면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내가 글을 끄집어내고 속앓이를 하며 앓았던 지난 몇 주를 생각하니 오랜 시간 동안 남편의 쓰린 가슴이 느껴졌다. 경직된 남편을 말없이 안아주었다. 남편의 얼굴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충격적인 시간임에는 분명했다. 우리는 그날 말없이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p.249)

원래는 다이아몬드였지만 흙속에 파묻히다 보니 때가 끼고 끼어 볼품없는 작은 돌멩이처럼 보이는 것이 남편의 진짜 모습이었다. 나는 믿었다. 닦고 또 닦는다면 빛나는 다이아몬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 콩깍지는 아직까지도 벗겨지지 않은 채 진행 중이지만….
어쩌면 남편이 변해 있을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소망을 가지게 하는 마음은 내가 친정엄마를 닮아서 인지도 모른다. 나의 친정엄마는 그런 삶을 사셨다. 엄마는 영혼을 귀하게 여기는 사랑이 많은 분이셨다. 사람은 누구에게인가 사랑받고 믿어주고 바라면 바라는 대로 변한다는 것을 엄마는 자녀에게 실천하셨다.
(p.258)

다시 가족에게 돌아온 아내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엄마가 건강하지 않으면 가족의 행복은 없으니까요. 아내는 살기 위해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건강식을 먹어 가며 살을 뺐습니다. 아내가 변하니 남편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우연하게 SNS에 올린 운동 영상을 보고 여러 방송으로부터 출연을 제안받아 12차례 넘게 방송 출연도 했습니다.
무뚝뚝했던 남편은 TV 방송에서 이제껏 자기 중심적으로 살았으니, 이제는 아내를 위해 살겠노라 ‘좋은남편’ 선언을 했습니다. 사실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점만 바뀌었을 뿐 남편은 오래 전부터도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사랑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눌하고 미숙했을 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p.262)

군인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온 중년 아내의 인생 찾기
인생 제2막, 꿈꿔았던 버킷 리스트를 채우자!

육사 생도 시절 우연하게 만난 두 사람. 그리움에 물든 보랏빛 사랑 끝에, 어렵사리 남편과 아내가 되었다. 두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원했고, 첫날밤 아내는 남편을 평생 존경하며 섬기며 사랑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부부는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서울 여자와 경상도 남자. 그렇게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달랐다. 사고의 뿌리가 다르니 열매로 나타나는 행동도 달랐다.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아내는 보수적인 시댁, 그리고 남편과의 문화적 괴리를 홀로 감당해야 했다.
아내는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더이상 요구하지 않았다. 이렇게 남편에게 맞추어 하나하나 포기하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일, 남편 뒷바라지, 자잘한 시댁일까지 집 안팎의 일이 모두 아내의 몫이 되어 버렸다.
신혼 때부터 남편은 너무 바빴다. 하루를 통틀어도 부부가 이야기하는 시간은 출근 전 30분, 퇴근해 돌아와서는 채 10분이 넘지 않았다. 아내는 하루 23시간 20분을 혼자 외롭게 지낸 셈이다. 아내는 생명수당을 받는 남편에게 투정도 잔소리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십 년을 남편을 바라보며 지냈다.
아내가 깊어가는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었던 것은 품 안에서 자라나는 자녀들 때문이었다. 남편은 아내를 너무 믿어서인지 모든 가정사를 아내에게 맡겼다. 아이들의 교육도, 스물세 번의 이사도 바쁜 남편 없이 혼자 해내야 했다.
아이들은 죽순이 솟아나듯 어느새 다 자랐다. 자녀들은 이제 세상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별하고, 자신의 눈으로 부모를 바라본다.
세월이 지나 아내에게 갱년기가 찾아왔다. 남편에게 위로와 존중을 받지 못한 아내는 외로움에 지쳐 느닷없이 분노를 느꼈다. 빈둥지 증후군으로 아내는 우울증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고, 아내는 모든 원인을 남편에게 돌렸다.
젊은 날 찬란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만난 부부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살기 위해 서로를 시야에서 지웠고, 그렇게 부부는 서로 투명 인간이 되었다.
그러던 중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던 아내는 긴 외박을 선언하며 처음으로 혼자가 되었다. 여행을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결국 서로를 넘치도록 사랑할 시간이 어쩌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시 가족에게 돌아온 아내는 건강을 위해 인생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아내가 변하니 남편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인지는 우연하게 SNS에 올린 운동 영상을 보고 여러 방송으로부터 출연을 제안받아 12차례 넘게 방송 출연도 했다.
무뚝뚝했던 남편은 TV 방송에서 이제껏 자기중심적으로 살았으니, 이제는 아내를 위해 살겠노라 ‘좋은 남편’ 선언을 했다. 사실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점만 바뀌었을 뿐 남편은 오래 전부터도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다만 사랑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어눌하고 미숙했을 뿐이었음을….
건강하게 운동하며 하나하나 버킷리스트를 채워가던 부부는 이제는 부부 작가가 되었다. 남편은 이 땅의 젊은이를 위해 삶의 지혜를 주는 《그대라는 젊음》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아내는 갱년기로 가정의 위기를 겪는 중년 부부들을 응원하며 이 책을 냈다.
이제 자녀들을 모두 분가시키고 부부만 남았다. 육십오 세의 나이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설렘과 사랑 이야기를 되뇌어 본다. 그리고 아직 다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를 완성하길 꿈꾼다. 노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넘치도록 풍족한 사랑 이야기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부부의 성장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희자

서울에서 태어나 20대에 육사 생도였던 남편을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다. 장교로 복무 중인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30여 년 동안 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레고통합인지센터를 운영하며 레고를 활용한 놀이 치료, 청소년의 인지 학습을 지도했다. 미래 사회에는 로봇과 AI 관련 직업이 각광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들에게 제대로 된 로봇 교육을 시키기 위해 40살에 〈마이크로로봇학과〉에 입학하여 로봇을 전공하였다.
50대 들어 갱년기와 함께 죽을 것 같이 건강이 무너지자 건강을 되찾기 위해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운동을 시작했다. 뼛속까지 스며든 운동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격증에 도전해 요가, 필라테스, 애니멀플로우, 바른자세 걷기 강사자격 등을 땄다. 이렇게 시작한 운동 덕분에 〈기적의 인생〉, 〈알콩달콩〉 등 12차례에 걸쳐 TV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생도 때 만난 남편은 장성으로 예편했다. 잘 커준 두 아들을 독립시키고 우리 부부는 44년째 함께하고 있다. 결혼기념일에 바디 프로필 촬영, 제주 한달살이, 부부 작가 되기 등 바빴던 젊은 날 못다한 사랑과 버킷리스트를 완성하며 인생의 맛을 마음껏 느껴보려 한다.
나의 진정한 사랑과 인생은 60대가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인스타그램 : @kimhj_ria
유튜브 채널 : 운동해방일지(김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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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용감해질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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