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정

행몽이 지음

해프릭스 2023년 10월 04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서로 다른 남녀가 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더 이해하거나 받아 들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사랑을 원하지만, 사랑에는 그만큼의 책임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나를 성숙하게도 만들지만 나를 파괴하기도 합니다. 평범하게 사랑한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하게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목차

1. 칭찬해주는 사회 ·········································7
2. 내일 등산 갈래요? ····································21
3. 이상 없는 남자 ········································43
4.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50가지 ··················61
5. 속초. 대관람차 안에서 ·······························75
6. 버킷리스트를 다 이룬다면 ························105
7.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 ······························121
8. 그리스 여행, 웨딩사진 ·····························137
9. 뜻하지 않은 문제 ····································159
10. 소리 없는 갈등 ·····································171
11. 남자의 침묵 ·········································183
12. 여자가 떠난 후 ·····································193
13. 남자를 떠난 후 ·····································207
14. 모르테우스 ··········································219
15. 공항까지 1시간 30분 ······························235
16. 새로운 버킷리스트 ·································245

책 속으로

··· (생 략) ···

점심을 먹고 나서 남자는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아직 쉬는 시간이 남아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로 하였다.
21. 둘이서 국토대장정하기.
22. 휴가 맞춰서 해외여행 가기.
23. 해가 지는 해변가에 누워 정열적인 키스하기.
23번까지 작성하던 남자는 잠시 망설였다. 나중에 여자가 23번 버킷리스트를 보게 된다면 무척 부끄러울 것 같았다. 남자는 23번을 '해변가에서 누워서 일몰 같이 바라보기'로 수정했다.

··· (생 략) ···

남자는 밤늦은 시간에 혼자서 집에 들어가는 여자를 걱정하며 말했다.
“이렇게 어두운 밤 시간에 들어가니까 걱정된다고요.”
“그럼 같이 살래요? 내가 집에 늦게 들어갈 때 재정 씨가 마중 나와주는 거예요."
“같이 살자고요? 해외 나가기 전에요? 그럼 결혼하자는 건가요? “.

··· (생 략) ···

남자는 자신의 현실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여자는 자신의 이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둘은 나란히 말없이 계속 걷기 시작했다. 남자는 여자가 우는 것이 느껴졌다. 쳐다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여자의 눈에서 무언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당황스러웠다. 어찌할지 몰랐다. 자신의 옆에서 여자가 우는 모습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 (생 략) ···

여자는 슬프지 않다고 말하였지만 남자는 슬펐다. 여자가 아이가 없다는 사실이 슬픈 게 아니었다. 여자와 헤어지고 그동안 후회했던 수많은 시간들에 대한 슬픔이었다.

··· (생 략) ···

다이어리에는 여자의 결혼 후에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50여 가지가 적혀있었다.

1.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기.
2. 아이들 통장에 성인 될 때까지 1억 모아주기.
3. 캠핑카 타고 아이들과 여행 가기.
4. 집 안에 작은 도서관 만들기.
5. 양가 어머니 모시고 여행 가기.
6. 제주도에 땅 사놓기.
7. 가족 온천여행 가기.
8. 집 인테리어 공사 직접 하기.
9. 가족과 함께 악기 연주회하기.
10. 남편과 같이 할 수 있는 운동 만들기.
11. 아이들 사춘기 이전에 청소년상담사 취득하기.
12. 비닐하우스 사서 우리 가족 텃밭 만들기.
......
46. 나만의 작업실 만들기.
47. 아이들이 중학생 되기 전에 박사학위 받기.
48. 수경재배로 베란다 정원 가꾸기.
49. 남편이 갖고 싶어 하는 차 사주기.
50.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로 여행 가기.

··· (생 략) ···

다이어리의 버킷리스트 살펴본 여자는 다시 덮어서 서랍에 넣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나이가 드니까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이가 들면 생각도 바뀐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죠. 우리는 20여 년이 넘어서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네요.”

··· (생 략) ···

오히려 혼자 남게 되면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견딜 수 없을 거예요. 그 빈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을 살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나게 큰 행운이에요. 나한테는 진아 씨가 그런 사람이에요. 내 그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작가정보

저자(글) 행몽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에게 도서관은 도피처이자 휴식처였다.

만약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온전한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어른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마음속에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런 내 작은 노력들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