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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명화 속 티타임
북드림

2023년 10월 0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8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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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150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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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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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색이나 구도, 빛의 활용 등 그림의 조형적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감상법이다. 성경이나 신화 속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그림이라면 화가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재해석해서 표현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상징을 숨긴 그림을 볼 때는 상징들을 찾고 그 의미를 조합해 그림의 메시지를 알아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명화를 감상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그림 속 차와 다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행동과 패션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그 시절의 문화와 사회상을 만나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홍차 전문가 ‘Cha Tea 홍차 교실’ 대표가 60점의 명화와 함께 풀어낸 홍차 이야기이다. 책의 서문을 여는 그림은 미국 인상주의 화가 메리 커샛의 작품 〈차〉인데, 제목은 몰랐어도 눈에는 익숙한 그림일 것이다. 화사한 파스텔톤 색채와 차 마시는 여인의 우아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지나치기 쉬운 것이 있다. 왜 그림 속 여인은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낀 채 차를 마시고 있을까? 실내에서 모자를 쓰는 건 실례가 아날까?
그 이유가 이 책에 숨겨져 있다. 토끼를 따라갔다 신비한 세계를 만난 앨리스처럼, 그림 속 차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시절의 역사, 문화와 함께 풍성하고 다채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애프터눈 티를 즐길 때만큼 기분 좋은 시간은 인생에 그리 많지 않다.”
- 헨리 제임스(미국의 소설가, 문학 평론가)


누구에게 필요한 책일까요?
나른한 오후에 기분 좋은 휴식, 티타임이 필요한 사람들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더욱 디테일하고 생생하게 쓰고 싶은 창작자들
역사, 특히 문화사와 생활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프롤로그 … 07
앳 홈 … 10
애프터 디너 티 … 14
애프터눈 티 … 18
컨서버터리(온실) … 22
여주인 … 26
대화 … 30
가정생활 백과 … 34
컨트리 하우스 … 38
카페 … 42
은 식기 … 46
클로짓 … 50
찻잎 점 … 54
커피하우스 … 58
어린이용 티 세트 … 62
설탕 … 66
사모바르 … 70
살롱 … 74
샌드위치 … 78
자기 … 82
지참금 … 86
시누아즈리 … 90
자포니즘 … 94
각설탕 집게 … 98
하인 … 102
슬롭 볼 … 106
찰스 그레이 … 110
차 도구 … 114
티 언 … 118
티 에티켓 … 122
티 가든 … 126
티 클리퍼 … 130
티케틀 … 134
티 서비스 … 138
티 스트레이너 … 142
티스푼 … 146
티 세트 … 150
차나무 … 154
티 트레이 … 158
티 드레스 … 162
티 브레이크 … 166
티볼 … 170
테이블 플라워 … 174
드로잉 룸 … 178
너서리 티 … 182
정원 … 186
버터 바른 빵 … 190
만국 박람회 … 194
동인도 회사 … 198
피크닉 티 … 202
가족 초상화 … 206
푸른색과 하얀색 … 210
브렉퍼스트 … 214
베드 티 … 218
방문객 … 222
초상화 … 226
밀수 차 … 230
밀크 티 … 234
티컵을 잡는 방식 … 238
녹차 … 242
로톤다 … 246
에필로그 … 251
참고 문헌·도판 출처 … 252

평범한 티타임 장면들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다양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여성들은 왜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 채 차를 마시고 있을까. 가족들이 홍차를 마시는 장면을 초상화로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같은 동작이나 배경을 해석해 가면 그림 속의 이야기를 훨씬 더 깊이 음미할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7쪽

여주인은 손님에게 앉으라 권하고 티컵에 홍차를 따른다. 티 푸드로는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쿠키나 파운드케이크 등 간단한 것을 내놓는다. 다른 방문객이 오면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규칙이었다. 방문을 마치고 나올 때 만약 여주인이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면 다시 방문해도 좋다는 신호이다. 손님이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15~20분이었다.
- 「앳 홈」 중에서, 10쪽

19세기 후반 인도나 스리랑카에서 차를 재배할 수 있게 되어 차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찻잎의 가치는 떨어졌다. 누구든 가볍게 홍차를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홍차는 영국의 국민 음료로 정착했다. 원래 점을 좋아하던 영국인은 일상생활에 뿌리내린 홍차 잎으로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마지막에 찻잔에 남은 차 찌꺼기로 운세를 점치는 ‘찻잎 점tasseomancy’이 탄생한 것이다. 1870년 무렵부터는 잡지나 신문에 찻잎 점에 관한 기사가 실렸고, 1890년대가 되면 찻잎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점술로 정착된다.
- 「찻잎 점」 중에서, 54쪽

사탕수수로 만들어지는 설탕 덩어리는 오랫동안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 무렵 유럽에서는 사탕무로 제조한 설탕의 출현으로 설탕 가격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되자 지금까지 자랑스러운 일이었던 덩어리 설탕을 부수는 작업이 도리어 괴로운 가사 노동의 상징이 되었다. 이 괴로움을 해결하고 설탕 소비를 증가시키는 데 공헌한 것이 설탕왕 헨리 테이트Henry Tate가 제안한 각설탕이다.
- 「각설탕 집게」 중에서, 98쪽

홍차 대국인 영국에서 홍차는 배급 식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1917년 독일 함대가 영국 함대의 해상 보급을 끊기 위해 일반 상선까지 공격하기 시작했다. 홍차가 영국에 도착할 수 없게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홍차 패닉이 일어났다. 당황한 정부는 홍차를 관리하여 국민에게 공평하게 배급하기로 결정한다. 이후부터 전쟁 시에는 홍차를 반드시 배급 식품에 포함시켰고, 배급량에는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5세 이상의 국민에게 평균 주당 56그램을 배급했다.
- 「티 브레이크」 중에서, 166쪽

차 상인 중에는 차의 부피를 늘리기 위해 다른 나뭇잎으로 만든 가짜 차를 섞는 자도 있었다. 우려냈던 차를 다시 건조하여 섞어 넣거나, 색이 바랜 오래된 차에 녹반(綠礬, 황산염 광물의 일종)이나 양의 배설물로 색을 입히는 일도 횡행했다. 이러한 조악한 제품은 단속을 통해 압수되고 판매업자에게는 벌금이나 금고형이 부과되었지만 그래도 근절되지 않았다.
- 「밀수 차」 중에서, 230쪽

가벼운 티타임에는 모자와 장갑을 벗지 않는 게 예의라고?
왜 찻잔 받침에 차를 따라 마셨던 걸까?
알수록 흥미진진한 유럽의 차 문화와 에티켓

이 책에서는 한 가지 주제에 그림 한 점과 글 한 편을 묶어, 차와 관련된 60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주제들은 ▲앳 홈, 애프터눈 티, 애프터 디너 티 등 여러 형태의 차 모임부터 ▲티컵, 티볼, 티스푼, 티포트 등 차 마시는 데 필요한 다기 ▲동인도 회사, 만국 박람회 등 차와 관련된 역사적 단체와 사건 ▲당시의 티 에티켓까지 매우 다양하다. 글 한 편은 2~3쪽 분량에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쉬는 시간이나 티타임에 가볍게 조금씩 읽을 수 있다.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흥미로워 보이는 주제부터 한 꼭지씩 읽어도 좋다.

그림 한 점을 보고 글 한 꼭지를 읽을 때마다 독자들은 유럽의 차 문화와 에티켓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위에서 이야기한 〈차〉라는 그림 속 여인처럼 가벼운 티타임에서는 모자와 장갑을 벗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고 한다. 러시아 화가가 그린 그림에도, 프랑스 왕족의 티 파티를 그린 그림에도 찻잔 받침에 차를 따라 마시는 사람이 나온다. 찻잔이 아니라 찻잔 받침에 차를 따라 마시는 것이 유럽에서 처음 차 문화를 만든 네덜란드 사람들의 티 에티켓이었고, 그런 네덜란드의 티 에티켓이 유럽 곳곳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낯선 풍습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공감할 만한 풍습도 있다. 오후의 차 모임인 애프터눈 티에서는 논쟁이 될 만한 주제, 듣는 사람까지 지치게 하는 푸념은 금기시되었다. 다기를 뒤집어 상표를 확인하는 행위도 주인이 준비한 다기에 값을 매기는 행위이므로 금기시되었다.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서양 문학 속에서만 접하던 먼 유럽의 차 문화가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차에 얽힌 역사를 알아가는 색다른 재미
아름다운 그림들을 감상하는 즐거움

차에 얽힌 세계사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엄청난 수의 공장이 들어섰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은 술이었다고 한다. 술을 물처럼 마시다 보니 여러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알코올 중독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금주 운동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홍차가 술을 대신할 음료로 대중화되었다. 이렇듯 차 문화는 단순한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책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든 것이다. 당시의 차 문화가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면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할 수 있다. 역사, 특히 생활사와 미시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콘텐츠이다.

너무 지쳐서 한 글자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때는 책에 실린 그림 중 마음에 드는 그림이 실린 페이지를 펼쳐 봐도 좋다. 아름다운 다기와 디저트가 가득한 티 테이블,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화사한 옷차림, 그들을 둘러싼 아늑한 실내나 꽃이 가득 핀 정원, 햇살 가득한 야외까지, 그림에 묘사된 풍경은 일상에 지친 여러분에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정보

2002년 개교한 홍차 교실로, 도쿄 니시닛포리(西日暮里)에 있는 대표 강사의 영국식 주택을 개방하여 강좌를 열고 있다. 미술 전시 감수, 드라마나 영화의 대본 감수를 비롯하여 티룸 오너, 홍차 강사 등도 양성하고 있다. 2021년 니시닛포리에 홍차·영국 과자 전문점을 개점했다. 저서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라이프 스타일』(AK커뮤니케이션즈, 한국어판 출간), 『영국 찻잔의 역사』, 『영국 홍차의 역사』, 『홍차로 시작된 영국 왕실 도자기 이야기』(모두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한국어판 출간), 감수한 책으로 『사전 홍차의 모든 것(紅茶のすべてがわかる事典)』(나쓰메사)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 문학과 비교 문학을 전공했다. 일본의 전통문화가 근대의 신문물 속에서 재해석되고 발전해 온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키와 소세키 왕복 서간집』, 『헝클어진 머리칼』(모두 지만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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