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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나무옆의자

2023년 09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8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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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5.91MB)
ISBN 979116157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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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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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이면 사이클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투르 드 프랑스가 열린다. 3주 동안 프랑스와 인접국의 들판과 산맥을 돌며 21개 구간 약 3,500킬로미터를 달리는 이 경기는 자전거와 한 몸이 되어 숱한 고통과 대결하며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격렬한 스포츠다. 그런데 이번 투르는 세계 각국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참가한다는 소식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었다. 제각기 야망과 포부를 안고 모여든 철학자들이 자전거 위에서 펼칠 지성의 향연,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SOCRATE À VÉLO)의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파스칼과 그의 동료들이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들이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 초대받아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따라가보자. 그들이 가진 질문, 의심, 습관들을 함께 나눠보고 이 철학자들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이 유쾌하고 활력 넘치는 ‘철학자-사이클 선수’들과 함께 페달을 밟아보자. 이들은 각자 마법의 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성’. 과연 누가 그 지성을 활용해 모두가 염원하는 옐로저지(종합 순위 1위에게 수여하는 노란색 경기복)를 쟁취할 수 있을까? _저자의 말

현실과 픽션이 혼합된 이 독특한 에세이의 저자 기욤 마르탱은 현역 프로 사이클 선수이면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작가라는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 ‘사이클 선수 철학자’라는 의미로 ‘벨로조프(vélosoph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자신과 철학자들을 명명한다. 그는 독자가 사이클의 세계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솟아나는 철학적 논담들을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상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우리는 등반가 니체가 산악 구간에서 춤추듯이 페달링 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이며, 속도가 증가할수록 공간이 수축된다면서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가속할 것을 요구하는 독일 팀 매니저 아인슈타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서 그리스-라틴 팀을 이끌던 소크라테스는 홀연 자취를 감췄다 돌아오며, 플라톤은 최고의 젊은 선수에게 주는 화이트저지를 욕망한다. 스토아의 영웅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저조한 성적에도 개의치 않으며 저녁마다 일기를 쓰는가 하면, 파스칼은 공허감과 무의미에 대항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프랑스 팀의 코치 사르트르는 선수들에게 ‘앙가주망’을 하라며 다그치고, 마르크스는 만국의 자전거 노동자들에게 단결을 촉구한다.

니체의 페달링은 민첩했고 공중을 부양하는 듯하면서도 명료했다. 다른 선수들은 힘들어 입을 비죽거리며 억지로 웃는 사람처럼 얼굴을 구겼지만, 이 등반가 철학자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그가 느낀 고통의 독특한 신호였는데, 너무나 존재감이 있다 보니 고통을 겪은 게 아니라 고통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니체는 자전거와 놀고 있는 듯했다. 고통과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223쪽)

이 흥미진진하고 위트 넘치는 철학적인 판타지의 목적은 스포츠의 세계에 밀착되어 있는 모든 상투적인 관념들을 지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스포츠 선수는 사색하고 성찰하는 능력이 없을 거라는 편견, 물질과 정신을 위계화하고 몸을 정신에 종속된 것으로 보는 시각, 철학은 늘 진지하고 준엄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지성은 오로지 정신의 영역이라는 생각들 말이다. 사이클 선수가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욤 마르탱은 가장 높은 단계의 육체적 수행이 정신적 활동의 적이 아님을 보여주고, ‘머리와 두 다리’는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일찍이 철학자 베르그송이 말했듯이 인간은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지성들이 만들어내는 고통과 환희의 드라마, 철학에 정통하지 않으면 결코 이런 이야기를 착상할 수 없을 거라 생각될 만큼 모든 스테이지 구간마다 적재적소에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따낸 옐로저지, 화이트저지, 그린저지, 폴카도트저지에는 그들의 사상과 이론이 녹아 있다. 사이클 용어 타임트라이얼, 펠로톤, 브레이크어웨이, 낙차는 어쩐지 인생과 닮아 있으며, 철학 용어로도 읽힌다. ‘생각하다’와 ‘행동하다’의 완벽한 합일을 이루어낸 철학자들의 이 미친 오디세이는 철학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스포츠에 대해, 스포츠 애호가에게는 철학에 대해 알려주는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그 가공할 오르막길에서 이 젊은 헬레네인은 거의 초월한 기분을 느꼈다. 가장 높은 정상에라도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너무나 드문 유동성으로, 강렬한 기어비로 바퀴를 굴리면서 플라톤은 자전거의 본질, 자전거의 정수, 아니 그의 사상의 정수인 이데아에 닿는 기분이 들었다. 벨로조프의 지혜를 얻기 위해 이토록 고행의 노력을 하다니, 이런 탐색이 마침내 목표에 이른 것을 보는 이 행복감이란! (282쪽)
1부 투르를 향하여
뜻밖의 소식
선수와 등번호
올림피아 기자회견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
어떤 승자도 우연을 믿지 않는다
신체의 지성에 대하여
자전거를 타고 길을 떠날 때
체화
자기 고유의 상을 조각하라
약간의 역사
독일 팀의 위기 상황
머릿속 다리
혁명적 아이디어
니체, 스포츠 철학자?
드한에서의 ‘검출’과 파격적 캐스팅
스포츠를 재해석하다
경험의 한계
리더와 팀원의 변증법
어떻게 해야 힘들어 보이지 않을까?
보고도 못 본 척, 허무를 감춰라
사이클 선수, 그게 다 무슨 소용?
놀이의 장, 투르의 장

2부 경기
스테이지 1 타임트라이얼: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초월하라
스테이지 2 스프린트는 사이클 선수의 면도날이다
스테이지 3 사이클 선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스테이지 4 만성적 지루함
스테이지 5 욕망과 결핍
스테이지 6 펠로톤, 이 지옥 덩어리
스테이지 7 암흑을 벗어나다
스테이지 8 지혜와 광기, 광기의 지혜
스테이지 9 전망과 투시의 문제
휴식일: 결핍의 날
스테이지 10 지도와 지형
스테이지 11 호소와 선언
스테이지 12 조로아스터의 등산가
스테이지 13 파스칼의 굴욕
스테이지 14 나 자신을 위한 생각들
스테이지 15 자본
휴식일: 마사지 또는 신체 심리학의 기술
스테이지 16 어린 왕자
스테이지 17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스테이지 18 행복한 사이클 선수를 상상해야 한다
스테이지 19 신화들
스테이지 20 우울 치료제
스테이지 21 오, 샹젤리제

후기: 소크라테스는 신성한 투르를 하였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아, 친애하는 플라톤, 당신에게 신체는 정신을 가두는 감옥, 아니면 ‘무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몸이 달아올랐다. “감각을 그저 지성의 창백한 반사체 정도로 여기는 것도 잘 알고 있죠. 당신의 실존에 있어 스포츠는 그저 적당한 자리를 차지할 뿐이군요. 사이클을 애호하는 정도로 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 저는 체육과 공부를 병행하는 반에 있었어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우리들은 라이딩을 하면서도 철학을 했어요. 더욱이 우리는 우리를 ‘소요학파’라 부르며 좋아했습니다. 산책하는 철학자 아닙니까. 우리의 사색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더욱 풍요로워졌죠. 철학 개념 하나에 집중을 하면서 페달을 밟고 나면, 훨씬 그 개념이 명징해지죠. 공부는 우리를 스포츠 활동에서 한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상대화해 스포츠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27쪽)

사이클 선수에게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어떤 엑스터시 같은 것이 찾아온다. 내가 나 밖으로, 아니면 내 정신 밖으로 빠져나가 어딘가로 들려 나가는 기분. 스포츠 지구력의 엑스터시는 몸과 현재로의 회귀이다. 니체가 말하기를, 이것은 디오니소스적인 체험, 즉 영원한 회귀이다. 실존하는 동안 아픔과 고통을 느끼며 숱한 일을 겪지만 결국 무한히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몸으로, 현재로 돌아와야 한다. 위대한 이 삶에의 동의이자 복종인 것이다. 그렇다면 전진하기 위해 몸이 꼭 정신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고, 그 증거가 이것이라고 적어도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8~49쪽)

그 시절, 이상적 인간은 칼로스 카가토스(kalos kagathos)였다. 직역하면 ‘아름답고 선한’ 인간. 즉 신체적 자질을 통해 정신적 자질을 점쳤다. 오늘날에는 이런 말에 사람들이 상당히 놀란다. 우리는 외적 아름다움과 내적 아름다움을 근본적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외적 아름다움이 곧 지적 섬세함으로 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하나로, 심리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이 서로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현명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워야 했다.
그런데 이런 도식을 깬 인간이 바로 소크라테스다. (…)
소크라테스 이후 기원전 4세기 초에 많은 것들이 바뀐다. 스포츠 경기는 이미 쇠퇴했고, 그 오만함도 조금씩 사라졌다. 정신은 몸으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했다. 칼로스 카가토스는 이제 이상적 모델이 아니었다. (76~77쪽)

내 연구 목표는 분명했다. 스포츠를 철학의 한 대상으로 간주하면서, 스포츠를 통해 철학을 흔들고 교란하되 두 세계 사이에 벽을 세우는 게 아니라 다리를 놓겠다는 것이었다. (91쪽)

아인슈타인은 지금 자기가 선수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의 이 벨로조프 이야기를 전해주는 여러 신문 기사와 보도를 읽고 듣고 있다고 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다른 선수들은 두뇌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체력적으
로도 아주 강하다는 것이었다. 기자들의 문장은 단호했다. 기사에 따르면 철학은 일종의 묘약으로, 이것을 마신 자는 사이클 경기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이점을 갖게 된다는 것이었다. 힘과 지구력이 상승하는 것만이 아니라 팀원들 간에 어떤 시련도 감당할 만큼 결속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기자들이 7월 투르 경기에서 이 그리스 선수들이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94쪽)

이와 마찬가지로 초인 개념 역시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독일어 위버멘슈(übermensch)는 직역하면 ‘인간 그 이상’이라는 뜻이다. 이런 조어 때문에 완벽한 인간 또는 초인적 인간이 누군가를 지배하는 최고의 인간이라는 식으로 오해된 것이다. 니체는 접두사 über를 정확한 틀 안에서 사용했는데, 그것은 생물학이나 다윈의 진화론이 아니라 윤리적 틀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접두사 über, 즉 ‘-위의’는 불가피하게 더 높은 곳을 가리키므로 인간을 더욱 고취하는 자기 초월성을 함의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상승성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면서 작동된다. 만일 초월적 인간이 예외적 인간, 가령 ‘슈퍼맨’이라면 그것은 정상을 초월한 능력, 거의 비인간적인 능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철저히 인간적인 능력, 재자연화된 능력을 의미한다. (110~111쪽)

자네들은 또 나와 반대되어도 좋네. 좋아, 아주 좋아. 진실을 말하노니, 철학을 한다는 것은 해석을 하는 것일세.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게. 그런 게 철학이 아닐세. 세계를 변화시키려고도 하지 말게. 철학은 그런 게 아닐세. 철학은 그저 문제 속으로 각자 들어가는 거네. 자기 견해를 내기 위해서 말이지. 물론 일반적인 철학 이론들은 중요하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이론들을 스스로 실험하는 것일세. 철학은 직접 체험되는 것이네. 논리를 개진하는 게 아니라 직접 느끼는 것이네. ‘죽어가는 것을 배우다’. 자, 이걸 이해했다면 이 도식에서 주요한 단어인 ‘배우다’가 무엇인지 알면 되네. 그것은 바로 삶의 전장 속에서 결연히 위치하는 활동일세. 지난 몇 달 동안 이를 얼마나 많이 배웠나. 그렇게나 많이 배웠으니 이제 나는 죽을 때가 되었네. 그래야 이 전장에 좀 여지가 생길 것 아닌가. 이제, 나랑 교대 좀 하지. 자, 그대들의 투르를 위하여!” 이 말을 하면서 소크라테스는 일어났다. (132쪽)

파스칼은 왜 자신이 페달을 밟는지 알고 있다. 그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고통을 느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몫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원래 아픈 존재라는 말을 파스칼은 자주 했다. 이런 본성을 은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그의 장딴지 힘만으로 프랑스와 나바르의 전 도로를 주행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만일 파스칼이 페달링을 한다면, 그것은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는 동안 근육에서 생기는 긴장을, 아침에 일어날 때 온몸에서 느껴지는 방전을, 이제는 습관 상태가 된 너무나 상수적인 피로를 느끼기 위해서이다. 만일 파스칼이 페달링을 한다면 그것은 발길을 잃기 위해서, 몽상에 빠지기 위해서, 명상하기 위해서다. 그를 둘러싼 장엄한 풍광을 있게 한 분과 교감하기 위해서다. (141~142쪽)

스테이지가 끝난 그날 저녁, 선수 수행원들은 모두 그에게 매료되어 속으로 이런 질문을 했다. 이 괄목할 만한 공격은 성찰에서 나온 것인가? 물론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소크라테스는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감, 즉흥성, 비예측성의 여지도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그 앞에 제시된 가파른 오르막길을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경기 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의 본능은 그에게 주사위를 던지게 만들었다. 주사위는 좋은 쪽으로 떨어졌다.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의 완벽한 합일, 조절과 과잉의 위대한 조합, 그것은 바로 카이로스였다. (214쪽)

니체의 페달링은 민첩했고 공중을 부양하는 듯하면서도 명료했다. 다른 선수들은 힘들어 입을 비죽거리며 억지로 웃는 사람처럼 얼굴을 구겼지만, 이 등반가 철학자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그가 느낀 고통의 독특한 신호였는데, 너무나 존재감이 있다 보니 고통을 겪은 게 아니라 고통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니체는 자전거와 놀고 있는 듯했다. 고통과 춤을 추고 있는 듯했다. 독일 팀 지지자들은 말 그대로 이 챔피언의 매력에 빨려들었다. 같은 민족이라 응원하는 게 아니었다. 같은 민족이라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 이건 한 사람을 경배하고 우상화하는 것이라기보다 그저 그가 해낸 업적을, 그 순수하고 절대적인 육체적 수행을 찬미하는 것이었다. (223~224쪽)

우리는 투쟁을 좋아하는 자들입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를 정신 차리게 만드는 게 스프린터 팀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일 겁니다. 단결이 곧 힘입니다. 뭉쳐야 삽니다. 우리가 충분한 숫자가 안 된다면 진정한 투지는 공격수와 팀원들 사이에서 생겨납니다. 투지만이 우릴 우승하게 해줄 겁니다. 우리는 스프린터들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 사이클 경기의 비전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그림자 선수들에게도 권력을, 우리 자전거 프롤레타리아들에게도 권력을! 여기에 단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가 다 스프린터인 것도 아니고 등반가인 것도 아닙니다. 우린 무산자 계급이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우리가 어떤 팀인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우리가 사이클 선수냐, 철학자냐, 벨로조프냐, 다 상관없습니다. 우리 모두 결집해야 합니다. 우리를 착취하는 지도자들을 위해 노동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훨씬 아름다운 사이클을 위해, 훨씬 스포츠다운 사이클을 위해 우리는 우리 장딴지의 힘을 한 곳에 모아야 합니다. 전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 (235~236쪽)

작가정보

(Guillaume Martin)
1993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2016년부터 프로 사이클 팀 코피디스(Cofidis)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2017년 투르 드 프랑스에 처음 출전했고, 2018년 종합 21위, 2021년 종합 8위, 2023년에는 종합 10위를 기록했다.
합기도 사범인 아버지와 배우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스포츠와 예술을 가까이하며 자랐다. 열세 살에 사이클 클럽에 들어가 경쟁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을 즐겼고, 중학교 때는 알랭과 니체를 접하며 철학에 심취했다. 학업과 사이클을 병행하다 낭테르 대학에서 「현대 스포츠: 니체 철학의 적용?」으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희곡 『플라톤 VS 플라토슈』와 에세이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펠로톤의 사회』 등 철학과 스포츠를 주제로 한 책 세 권을 썼다. 사이클 선수이자 철학자인 자신을 벨로조프(Vélosophe)라는 재밌는 신조어로 명명하며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스포츠에 대해, 스포츠 애호가들에게는 철학에 대해 말해주기 위해”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를 썼다.

저자(글) 류재화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누벨 대학에서 파스칼 키냐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철학아카데미 등에서 프랑스 문학 및 역사와 문화, 번역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스칼 키냐르의 『심연들』 『세상의 모든 아침』,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달의 이면』 『오늘날의 토테미즘』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강의』『보다 듣다 읽다』,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 『기자 생리학』, 모리스 블랑쇼의『우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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