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울음

박병대 지음

불교문예출판부 2023년 09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 시인의 말

삶을 등지는 소식이 많아졌다
그때마다 슬프고 아프고 미웠다
측은함의 절정이 삶을 등지는 것인가

맥 울음으로 절망 헤쳐 가는 이들에게
보도블록 틈새 뿌리내린
민들레 마음을 전한다

하루를 살아가는 발걸음으로
생명과 자연의 맥을 잇고
인드라망을 사유한다

일상의 생활상으로 글을 쓰며
나와 함께 이어진 자연을 벗하는
텅 빈 공명의 소리가 맥을 탄다

2023년 8월 4일
영락헌靈樂軒에서 박병대

목차

차례

시인의 말

1부
노을 1
노을 2
구름갈비
발광發光
나의 세계
1시간
별잔치
소풍
항변
에구
피 흐름
풍경
예나 지금이나
서용선 전시 오프닝
방생


2부
퍼포먼스
태화산 마곡사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봄 생명
그림 관람
꽃불
살아야지
진달래
선물 1
시집광고
비움
터널을 나와서
업보
허무虛無
3.1절에


3부
우정선물
염주구슬
선물 2
갤러리JJ 1
봄 햇살
나무의 핀잔
하늘문
빙벽
입춘
암 투병 친구와 산책
눈 맞춤
갤러리JJ 2
알송달송한 마음
까치설날
설날
보헤미안


4부
안개
는개 속에서
눈 맞이
애련
봄동
갤러리 그리고 카페
안위
사랑은
운명의 무게
그림선물
방황
고독이 옹기종기
여러 날의 초상
하늘을 오르고 싶다
생生과 사死
가을걸음

책 속으로

노을 1


불타의 세계가 저럴 것이다
내 안의 우주가 화엄으로 물들어
보리심이 만발한다
무궁히 여여하라
어둠에 등촉 하나 밝히는 세계
범종의 맥 울음처럼 퍼져가는 소원 하나
화엄으로 피어났다



1시간


까만 하늘에 번개가 이어진다
세상은 찰나에 밝았다 어둠이다
부싯돌 번쩍이듯 빛줄기가
북한산을 수놓았다
번쩍이는 번개에 답답한 속이 후련해진다
천둥도 귓속 파고든다
1시간 통쾌함에 머물러
하늘의 뜻 헤아렸다
불길한 예시인가
세상이 삐꺽거리니
하늘이 걱정하는
빗소리 아우성이 흐른다



풍경


정릉천 재두루미 유유자적 노니신다
모가지 길게 늘여 누구를 찾는지
뾰족 돌 올라 먼 하늘 바라보는
고고한 자세는 흔들림이 없다

청수장 폭포는 곤두박질하고
아픔으로 일어나는 하얀 물거품
오리 부부 자맥질은 폭포의 속도로 원을 그린다
계곡물은 너덜겅에서도 자유롭게 흐른다

살아가는 일도
걸림에 아랑곳 않고
시원시원 흐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 생은 물로 태어나고 싶다

푸른 녹음 아래 쉬엄쉬엄 오르는 오솔길
예전에는 뛰어서 올랐는데 오금이 삐그덕거린다
오르고 오르니 멀리 롯데월드타워 흐리므리하게 보인다
123층이라 했는데 새끼손가락보다 작다

내려오는 길에 또 만난 재두루미
허공에 초점 맞춘 우아한 침묵
정릉천 야경은 어둠을 신세계로 만들고
나는 그 아래도 걷고 위에도 걸었다



예나 지금이나


깊숙이 간직했던 이조회화李朝繪畵
오랜만에 펼쳐놓고 차 마시며 감상한다
조선시대 산수山水와 사람들의 생활 상상하며
선계仙界와 만첩산중 떠올리며
한 점 한 점 펼쳐간다
코믹한 정경에 미소도 짓고
기생과 놀아나는 양반의 일탈된 모습도 본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생각하며 차 한 모금 꼴깍 넘긴다
유유자적으로 보내는 한 때
휴식의 평상심은 오늘도 평행선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박병대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11년 《대한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절벽』 『푸른 물고기의 슬픔』
『단풍잎 편지』 『정릉천 물소리』
『푸른 별의 역사는 푸른 글씨로 쓴다』
『그림자 속의 그림자』,
서간문 『獄으로 보낸 편지 獄에서 온 편지』,
서사시집 『정릉마을』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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