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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법칙

바람그림책 139
박종진 지음
낭독자 박성영
천개의바람

2023년 09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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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법칙 총 1회
1회. 초원의 법칙 - 1회차

4분 11.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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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그림책 139. 사슴이 뜁니다. 표범에게서 도망쳐 살기 위해서요. 표범이 쫓아 달립니다. 사슴을 사냥해 배를 채워 살기 위해서요. 표범의 날카로운 이빨이 꼬리에 닿은 듯한 그 순간, 탕! 표범이 뜁니다. 총을 든 사람들에게서 도망쳐 살기 위해서요. 끊임없이 뒤집히는 쫓고 쫓기는 관계, 그 속에 숨어있는 공존의 법칙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목차가 없습니다.

● 계속해서 걸어가는 삶의 소중함
초원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명은 ‘뜀’으로 이어집니다. 사슴은 표범에게서 달아나기 위해 달립니다. 표범은 사슴을 잡아먹기 위해 달리지요. 반면 현대의 많은 사람은 직접 뛰지 않고 여러 탈것을 이용해 달려가며 살아갑니다. 이는 인간 사회가 쌓아 온 문명의 힘입니다.
〈초원의 법칙〉에 나오는 사슴과 표범은 자신의 발을 이용해 달립니다. 반면 사람들은 자동차를 탄 채 초원을 거침없이 누비지요. 무서울 게 없다는 양 거칠게 달리던 자동차는 돌멩이 하나에 뒤집혀 망가지고, 사람들은 걷기 시작합니다. 결국 그들은 보호구역 관리인에게 적발되어 체포당하지만, 또 다른 탈것에 실려 갑니다. 그들이 앞으로도 살아갈 것처럼 말이지요. 걷고 또 걷고, 지칠 때까지 걸어 얻은 결과입니다. 그렇기에 체포당하는 중에도 살았다는 안도감에 가장 앞에 선 사람은 웃고 있지요.
사슴은 표범을 피해 이를 악물고 뛰었습니다. 표범은 총을 든 사람을 피해 방향을 바꾸어 가며 치열하게 달렸지요. 사람도 그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이는 모든 삶은 뛰고 걷는 것임을, 그렇게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더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삶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 사람이 걸어갈 두 가지 방향: 탐욕 혹은 공존
그러나 같은 초원을 뛰고 걷던 세 동물, 사슴과 표범과 사람이 달리는 목적이 같았을까요? 서로 다른 이유지만, 사슴과 표범은 살아간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뛰었습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를 지닌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서 뛰지 않았습니다. 밀렵으로 인한 재미와 이득, 즉 다른 생명을 취함으로써 본인이 얻는 이득을 얻기 위해 달렸지요. 무언가를 먹으며 살아가기 위해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은 당연한 순리이지만, 사람은 탐욕을 위해 달렸습니다. 자기 목숨이 귀한 줄은 알면서 다른 동물의 목숨은 귀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지요.
자동차와 총이라는 도구를 가진 사람은 초원을 거침없이 누볐습니다. 탐욕을 위해 달리던 사람들은 초원과 동물을 지키려는 이들에 의해 체포되어 창살에 갇히지요. 다른 생명을 그저 재미와 탐욕을 위해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주제 의식을 선명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표범을 사냥하려던 밀렵꾼도, 보호구역 관리인도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같습니다. 그러나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은 달랐습니다. 탐욕에 취해 다른 생명을 쉽게 빼앗으려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달린 밀렵꾼과 주변을 돌아보고 다른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도구를 사용해 달린 관리인. 〈초원의 법칙〉은 사람이 도구를 어떻게 써야 할지,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걸어가야 할 방향을 넌지시 제시하고 있습니다.


● 간결한 글과 강렬한 그림의 조화
〈초원의 법칙〉은 첫 장면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사슴이 뜁니다.’라는 간결한 문장에 사슴을 포착한 표범의 빛나는 눈이 더해져 무척이나 강렬한 인상을 주며 시작하지요.
그림을 그린 오승민 작가는 수작업 원고를 디지털 작업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초원의 자연과 동물을 먼저 거칠고 자유로운 느낌으로 작업해 생동감을 살렸습니다. 그림이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 않도록 디지털 작업으로 선명함을 더했고, 동물들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과 초원의 푸른색은 과감히 생략했지요. 밀렵꾼들이 체포되는 장면은 푸른색과 노란색이 바탕이 되었는데, 천개의바람에서 이전에 출간된 〈시인 아저씨, 국수 드세요〉와 비슷한 색감이지만 두 책이 주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고, 이 장면에서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가 느껴지지요.
글은 간결합니다. 동물과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의 드러나지 않을 만큼 감정을 최대한 절제했지요. 의견을 섞지 않고 사실을 보여주는 듯한 글이기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목이 의미하는 ‘초원의 법칙’이 무엇인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초원의 법칙’은 모든 것은 먹고 먹히고, 쫓고 쫓기는 약육강식의 세계임을 드러내는 걸까요? 혹은 인간끼리도 쫓고 쫓기는 관계가 있음을, 인간도 초원으로 대표되는 자연에 속하는 동물임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일까요? 혹은 다른 생명을 재미와 이득을 위해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일까요? 간결하기에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글과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는 그림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초원의 법칙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며 책을 더욱 깊게 읽어 보세요.

작가정보

저자(글) 박종진

나는 달리기가 느립니다. 몇 발자국만 뛰어도 숨을 헐떡입니다. 그래도 운 좋게 사람으로 태어나, 빨리 뛰지 못해도 안전합니다. 나처럼 못 뛰는 동물들이 함께 안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눈사람 사탕〉, 〈질문하는 아이〉, 〈춤바람〉, 〈아이스크림 걸음!〉 등이 있습니다.

낭독 박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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