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2023년 09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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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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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는 학벌 인플레이션, 돌봄 과도기, 투명 사회, 과잠 계급, 효도의 종말, 이연된 보상 등 지금 시대를 살펴본다. 동시에 한국인보다 서울러, 5분 존경 사회, 글로벌 계급장, AI 동료, 마이크로 커뮤니티, 미정산 세대 등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핵개인 시대를 예보한다.
기후 변화가 지난 천년의 기상 메커니즘을 벗어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 매일 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일기예보가 무색할 정도로 급변하며 하루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그것이 맞지 않더라도 준비와 대비를 위해 귀를 기울인다.
비유하자면 이는 단순히 비를 피하기 위한 정도의 준비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생업과 생명이 달려 있을 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제 옷차림을 위해 한 철의 기상을 알려주는 일기예보가 아닌, 내 삶을 대비하기 위한 더 큰 호흡의 ‘시대예보’가 시작된다.
제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K 프리미엄, 국적은 사라지고 스타일은 남아
‘서울러’라는 소속감 혹은 구별 짓기
‘오리너구리’를 포용할 수 있는 세계
‘국민교육헌장’의 공허한 메아리
언어 습관이 조직의 운명을 바꾼다
제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출퇴근 없는 AI 동료
기계가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이 불편해서
이심전심, 심심상인, AI 비서
작가는 사라지고 장르만 남는다
주말 오후, 2시간 만에 쇼핑몰을 개업하다
인류에겐 축복이지만, 당신에겐 재앙일 수도
재앙을 축복으로 만드는 연금술
제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대학은 입학만, 졸업 혹은 창업은 당신의 선택
유명 대학 나온 동네 사장님들
개인의 유동성, 조직의 역동성
캘빈 클라인 모델이 상위 1% 프로그래머
투명 사회의 생존법
당신은 영입 대상입니까
제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아버지를 고용한 딸, 가녀장의 시대
엄마처럼 ○○하며 살고 싶지 않아
죄책감은 나의 몫? 주고받음의 아름다움
나이듦은 천차만별
‘영웅시대’에는 효도가 필요 없어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이다
제5장 핵개인의 출현
세계관을 주고받는 우아한 핵개인들
그게 다 빚이었다
천륜은 사라져도 연대는 남는다
미정산 세대의 필연
5분 존경 사회
에필로그- 인정 강박, 경쟁하지 않는 사회를 위하여
위로부터 아래로 억압적인 기제로 유지되던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 개인이 상호 네트워크의 힘으로 자립하는 새로운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 자연스럽게 기존에 힘을 발휘하던 권위가 쪼개지고 융합되는 과정, 새로운 인정 시스템을 통해 권위가 창조되고 보존되는 과정을 다양한 층위에서 관찰해 보았습니다. 효도의 종말과 협력 가족의 진화, AI 최적화 시스템 속에서 기존에 없던 존재인 새로운 개인으로 살아가게 될 것임을 예견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개인을 ‘핵개인’이라 정의합니다. 그들이 어떤 사회구조적 변화의 맥락 속에서 탄생하는지 관찰합니다. 그리고 핵개인들의 연대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어떻게 모색하고 합의해 나가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핵개인의 시대에서 각자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언어력과 다양성의 포용, 그리고 현명하게 나이 드는 방법에 관해, 생활의 현장에서 관측한 우리 삶의 생생한 발견을 여러분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서양의 개인주의가 인간다움, 인본주의의 연장선에서 발현되었다면, 한국의 개인주의는 권위주의의 반대 역학으로 돌출되었습니다. 1995년의 한 신문 기사를 보면 ‘개인주의 팽배로 사회 붕괴 우려’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시 개인주의자는 악당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우리는 이제 건강한 개인주의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의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결국 역학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선진화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힘을 더 갖게 된 것뿐입니다. 집단으로 작동하던 생산 모둠의 집합 시스템이 개인 중심의 플랫폼 사회로 바뀌면서 기성세대가 생각을 수정하기도 전에 갑자기 힘의 흐름이 바뀐 것입니다. 굴뚝 산업이 IT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커지게 된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젊은 층은 자신들의 번영과 생명력을 제한하는 그 모든 것을 ‘권위적’이라고 느낍니다. 앞으로의 핵개인들 은 ‘권위적이다’라는 말 자체를 더욱 혐오의 감정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 「제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중에서
조직에서는 중간관리자가 사라집니다. 이미 선도 IT 서비스 기업에서는 전업 관리자를 없애는 분위기입니다. 개발팀에서는 팀장도 코딩을 합니다. 업무의 진척도와 일정 같은 것들은 협업 툴이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전업으로 관리를 맡는다고 하면 팀원들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냐고 질책을 받을 것입니다.
“차장님은 업무가 뭐예요?”
“내 업무는 일정 관리와 부서 간 업무 조율이지.”
이제 개인은 직접 배워서 AI의 도움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은 프로세스를 정규화시킨 뒤에는 자동화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을 관리자라고 정의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일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 「제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중에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모 대기업 그룹사 입사 시험이 포스트 수능시험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생 부모들조차 대놓고 ‘잘 키워서 대기업 보내고 싶다’라고 말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기업은 대학 졸업자들의 경쟁의 종점이자 새로운 학벌이었습니다. 자녀가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것보다 더 큰 효도가 없었고 동년배들 사이에서 ‘그 친구 대기업 다니잖아’는 성공 레이스를 입증하는 증표로 인식되었습니다.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안정적인 일방향의 미래만 보고 싶어 했습니다.
IMF 사태와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순식간에 추락하는 삶을 목격한 보통 사람들은 외부 충격에도 쉽사리 부도나지 않을 것 같은 대기업 취직에 매달렸습니다. 치열한 토너먼트를 뚫고 대기업 명함을 받는 순간 고액 연봉으로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훈장 같은 사원증을 목에 건 채 평생 보호구역에서 살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순식간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수능이 마지막 시험도, 대기업 입사가 마지막 관문도 아닌 세상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 「제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중에서
소설 《가녀장의 시대》에서도 한국의 근대와 미래는 갈등과 타협을 반복합니다. 출판사의 직원이 반드시 어머니와 아버지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더 경험 있고 전문적인 동료가 나을 수 있습니다. 만약 출판사가 더 큰 규모로 확장된다면 가족 경영처럼 보이는 구도에 새로운 직원이 합류하려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채용의 공정성이 과연 확보되었는지, 근무의 보상 금액이 적정한지도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그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안심하고 행복해합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사장이 아닌 딸의 입장에서 금전을 지원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의 백미는 그 관계성의 재정립입니다. 자립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일방적 지원은 부양자의 삶을 힘들게 합니다. 계속된 지원을 받아도 그것을 당연시하는 부모는 자녀의 무력감을 양산합니다. 이 무력감에 대한 공포는 드라마 〈더 글로리〉 속 문동은의 어머니로 형상화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반향은 부양의무를 저버린 부모는 상속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민법 제1004조 개정안(상속권 상실 제도)’으로 구체화됩니다.
상호부조의 미풍양속은 어려울 때 서로를 돌보는 소중한 생존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고 각자 자립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해야 할 단계에서도 여전히 사적 보조에 의해 각자의 미래를 돌보는 시스템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듭니다.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도록 묶는 ‘연좌의 빚’을 남깁니다.
--- 「제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중에서
한 분야 전문가가 갖는 권위는 어느 분야든 예전만큼 강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권위의 정점인 메이저리그로 가고자 달렸다면, 이제는 자기 마당에 차린 아틀리에에서 장인으로 살기를 꿈꾸는 것 같습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에서 모든 인간은 ‘자기 세일즈를 해야 한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팔아야 할까요?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각자의 서사는 권위의 증거이자 원료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 「제5장 ‘핵개인의 출현’」 중에서
이제 ‘핵개인’의 세상이 온다!
시대 관찰자 송길영이 관측한 우리가 맞이할 미래
우리는 모두 쪼개지고, 흩어지고, 홀로 서게 된다
트렌드건 유행이건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따라가기 어려운 시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변화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쏘아 올린 시그널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낸다. 이는 관찰하고 탐구하는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다.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이 관찰한 범상치 않은 변화의 시그널은 우리가 쪼개지고, 흩어져, 홀로 서게 되는 ‘핵개인의 시대’다. 디지털 도구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존에 힘을 발휘하던 권위가 쪼개지며, 100세 이상의 생애주기에서 조직의 테두리와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져 흩어지고, 종국에는 각자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하며 홀로 서는 개인의 시대가 올 것이다. 조직의 직급이나 지위가 가진 힘은 약해졌고, 개인이 드러낼 수 있는 힘은 강해지면서 세상의 모든 각자가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 시스템과 시대정신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기존에 없던 존재인 ‘핵개인’의 탄생이다.
핵가족이라는 더 이상 새롭지 않은 단어가 우리 사회에 도래한 지 반세기가 넘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핵가족을 넘어 더 작은 단위인 핵개인으로 분화하고 있다. 이들은 집단주의적 사고와 기성 문법에서 벗어나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진 존재다. 과거에는 이런 핵개인을 변종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변종이 아니다.
이 책은 핵개인의 출현과 그로 인해 다가올 미래를 예견한다. 먼저 학벌 인플레이션, 돌봄 과도기, 투명 사회, 과잠 계급, 돌봄 과도기, 효도의 종말, 이연된 보상 등 지금 시대를 살펴본다. 동시에 한국인보다 서울러, 5분 존경 사회, 글로벌 계급장, AI 동료, 마이크로 커뮤니티, 미정산 세대 등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핵개인 시대를 예보한다. 핵개인의 시대에 각자의 생존을 위해 우리가 앞으로 취해야 할 무장, 앞으로 지녀야 할 태세, 앞으로 획득해야 할 자립에 관해 생생한 발견을 경험할 수 있다.
5분 존경 사회, 글로벌 계급장, AI 동료, 한국인보다 서울러… 등
엄청난 속도로 새 규칙을 만드는 핵개인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존에 없던 존재인 ‘핵개인’은 자기 삶을 답습하기보다 수정하는 태도와 용기로 무장한 상태다. 준비하면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가만히 있으면 고립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의 눈높이에 맞추지 않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나가는 핵개인이 엄청난 속도로 만들어낸 새 규칙들은 무엇일까?
하나, 핵개인의 세계관. 국가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관’이라는 정서가 희미해진 핵개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국가와 국적보다 내가 살아갈 도시가 더욱 중요하다. ‘한국인의 삶’ 대신 ‘서울러의 삶’을, 조직과 시스템에 적응하는 귀속감보다 자기 소속감으로 살아간다. 또한 자신의 번영과 생명력을 제한하는 모든 것을 권위적이라고 느낀다.
둘, 핵개인의 경쟁력. 일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해결해줄 AI의 출현은 축복일까, 재앙일까? 인류에게는 축복이어도 나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하지만 핵개인은 AI와 합을 맞추는 ‘AI 디렉터’로서 지난한 노동을 끝내고 능력의 진화로 무장한다. 시대의 큰 흐름을 읽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현행화하는 것이다.
셋, 핵개인의 서사.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대기업 입사는 경쟁의 종착지와 같았다. 하지만 세상은 순식간에 방향을 틀었다. 코로나 이후 ‘대퇴사’가 새로운 물결이 되었고, 퇴사자들은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기 정체성을 다시 세우고 있다. 각자의 모든 일상이 포트폴리오이자 전 지구인이 경쟁자가 되는 시대를 맞이할 핵개인들은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유일무이한 서사를 기록하며 나만의 경쟁력을 만들어나간다.
넷, 핵개인의 자립. 어른은 아이를 돌보고,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어 다시 어른을 돌보는 효도 시스템이 변화하고 있다. ‘가족도 남처럼’ 거리를 둘 줄 아는 관계로 재정의되면서 부모와 자식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방식 대신 서로가 자립하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핵개인이 스스로를 돌보는 사회로 진화하는 것이다.
다섯, 핵개인의 다양성. 가족이 아니더라도 마음 맞는 동반자들과 일상의 고락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한민족과 단일국가’라는 마음속 경계를 깨고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받아들인다. 핵개인은 스스로도 타자가 될 수 있음을 겁내지 않고, 새로운 타자를 만났을 때도 주저함이 없다. 다양성이 보장될 때 진정한 핵개인의 삶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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