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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 신승미 옮김
나무옆의자

2023년 02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2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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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6.12MB)
ISBN 979116157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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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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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거상, 에드거상 수상 작가
★★★ 2021 골드 대거상 최종 후보작
★★★ 아마존 베스트셀러

“살인에 대해 감사합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범죄 소설을 즐겨 읽던 노부인의 죽음과 책을 둘러싼 미스터리

대거상과 에드거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엘리 그리피스의 신작. 영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세계 13개 언어권에서 번역 출간된 범죄 소설 시리즈 ‘루스 갤로웨이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그리피스는 2020년 『낯선 자의 일기』로 고딕 문학의 전통을 현대 서스펜스의 감각으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살인 플롯 짜는 노파』에서 그녀는 미스 마플을 연상시키는 노부인과 영국 황금기 추리 소설들을 등장시켜 전작과는 사뭇 다른 유쾌하고 아기자기한 미스터리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2021년 골드 대거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영국 서식스의 조용한 도시 쇼어햄.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노인 보호 주택에 사는 노부인 페기 스미스는 범죄 소설의 열렬한 팬이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망원경으로 관찰해서 기록하는 취미가 있다. 어느 날 간병인 나탈카는 창가 의자에 앉은 채 죽어 있는 페기를 발견한다. 협심증이 있던 아흔 살 노인의 죽음은 의심의 여지 없이 심장 마비에 의한 자연사로 처리되지만 나탈카는 페기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그녀는 페기의 아파트를 정리하다가 ‘M. 스미스 부인. 살인 컨설턴트’라고 적힌 명함을 발견한 데 이어 페기가 소장한 많은 범죄 소설들의 맨 앞 ‘헌사’나 맨 뒤 ‘감사의 말’에 페기의 이름이 언급돼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다수의 책에 페기 스미스(PS)에게 보내는 수수께끼 같은 후기(PS)와 살인에 대해 감사한다는 이상한 말이 들어 있다. 게다가 페기는 두 남자가 집 앞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 뒤로도 의심스러운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다. 페기의 장례식 후, 복면을 하고 총을 든 괴한이 페기의 집에 침입해서 책 한 권을 훔쳐 도망치더니, 페기가 죽는 순간 읽고 있던 책에서 ‘우리가 당신을 찾아간다’는 협박이 적힌 엽서가 나온다. 급기야 페기와 친한 범죄 소설 작가이자 바로 그 협박 엽서가 나온 책의 저자인 덱스 챌로너가 총에 맞은 시신으로 발견된다. 이로써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하빈더 경사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간병인으로 일하는 우크라이나 출신인 매력적인 젊은 여성 나탈카, 페기의 이웃으로 과거 BBC 라디오에서 일했던 여든 살 노인 에드윈, 페기가 자주 다닌 카페 주인이자 전 가톨릭 수도사인 청년 베네딕트는 페기가 살해당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또한 감사의 말에서 페기의 이름을 언급한 다른 작가들도 살인자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여기며, 아무래도 모든 상황이 책과 연결되어 있다고 짐작한다. 그들은 똑같은 협박 엽서를 받은 작가 줄리 먼로가 애버딘에서 열리는 문학 페스티벌에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직접 그녀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의 추리 여행이 시작된다.
프롤로그
1장 나탈카: 연결어
2장 하빈더: 판다팝
3장 베네딕트: 전념해서 만든 카푸치노
4장 에드윈: 프리뷰 코트
5장 하빈더: 숲속 동물
6장 나탈카: PS: PS에게
7장 베네딕트: 반짝이는 구두
8장 하빈더: 제목 속 살인
9장 나탈카: 사고팔기
10장 하빈더: 백만장자로
11장 에드윈: 진토닉
12장 베네딕트: 동기와 수단
13장 하빈더: 완전히 딴 세상
14장 나탈카: 차와 비스킷
15장 베네딕트: 양초 두 자루
16장 하빈더: 읽어야 할 책
17장 에드윈: 광부의 팔
18장 베네딕트: 교육, 구원, 지옥행
19장 하빈더: 파라타
20장 나탈카: 목소리
21장 에드윈: 어둠 속의 발소리
22장 하빈더: 착한 아들이 아니었다
23장 베네딕트: 기막히게 좋은 추리물
24장 나탈카: 좋은 방이 아니다
25장 베네딕트: 범죄 같다
26장 하빈더: 재미있는 옛날 탐정 소설
27장 하빈더: 안전 가옥
28장 에드윈: 문간에 바람
29장 하빈더: 대필자
30장 나탈카: 지독하고 지겨운 따개비들
31장 베네딕트: 살인의 철자를 거꾸로
32장 하빈더: 집에서 수마일 떨어져
33장 베네딕트: 커플 잠옷
34장 하빈더: 교회 종
35장 하빈더: 인디언 서머
36장 베네딕트: 바닷가 숙녀의 일기
37장 하빈더: 인플루언서
38장 에드윈: 시간과 세월
39장 나탈카: 일상으로 복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그리고 책들을 모두 스미스 부인에게 헌정했다고요?”
“일부는요. 일부는 그냥 뒤쪽 페이지에서 그녀를 언급해요. 그거 있잖아요.”
“감사의 말이요?”
“네. 엄마와 아빠에게 감사합니다. 출판사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스미스 부인에게 감사합니다.”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나는 이유를 알아요.” 나탈카가 이기는 패를 내놓는 분위기를 풍기며 말한다. “스미스 부인은 살인 컨설턴트예요. 내가 이걸 발견했어요. 의자 옆 탁자 위에 있었어요. 부인이 죽은 의자 옆이요.” 그녀가 부적절하게 즐거운 기색으로 덧붙인다.
나탈카는 작은 흰색 명함을 하빈더 앞에 놓는다. 과연 작은 고딕체로 M. 스미스 부인. 살인 컨설턴트라고 적혀 있다.
“살인 컨설턴트?” 하빈더가 말한다. “무슨 뜻입니까?”
“모르겠어요.” 나탈카가 말한다. “그렇지만 의심스럽잖아요, 안 그래요? 한 여성이 죽고 이어서 그 사람이 살인 컨설턴트임이 드러나요.” (25~26쪽)

“나는 챌로너의 팬이 아니랍니다.” 에드윈이 말한다. “하지만 페기는 그의 책을 좋아했지요. 이 책은 최신판입니다. 신간 견본이에요.”
“페기가 죽을 때 읽고 있던 책이에요.” 나탈카가 말한다. “그녀 옆의 탁자에 펼쳐져 있었어요.”
“맞아.” 에드윈이 말한다. “자네가 나한테 말했지. 부분적으로는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페기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 것 같았거든요. 어쨌든 책을 펼치니 이게 떨어졌어요.”
평범한 엽서이고, 거기에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가 당신을 찾아간다. (59~60쪽)

“고전 범죄 소설이에요.” 베네딕트가 말한다. “페기는 이 작가들을 아주 좋아했어요. 나도 그렇고요. 마저리 앨링엄, 나이오 마시, 도로시 L. 세이어스, 애거사 크리스티. 실라 앳킨스.”
“실라 앳킨스가 누구예요?”
“황금기 작가예요. 두 차례 세계 대전 사이 기간에 유명했어요. 요즘에는 아무도 그녀의 책을 읽지 않아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 이 책을 봐요.”
베네딕트가 노출이 심한 드레스를 입고 초와 피 묻은 칼을 들고 있는 여자가 표지에 있는 책을 내민다. 『단검을 달라』라는 책이다. (70쪽)

친애하는 페기, 제발 도와주세요! 잔혹한 바라노프가 토드를 죽이지 않고 넘어가야 할 이유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요. 토드가 가진 교묘한 술책이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것이 도통 떠오르지 않네요. 느리게 작용하는 독? 우리가 이걸 전에 사용한 적이 있던가요? 어쩌면 아예 바라노프가 아니라면? 토드가 아니라면? 쌍둥이라면 너무 상투적일까요? 꼭 도와주세요. 다음 주에 마일스한테 초고를 넘겨야 해요. (94쪽)

“덱스 챌로너가 죽었네.”
“뭐라고요?”
“내가 방금 뉴스에서 들었다네. ‘해변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뉴스에서 그렇게 말했어.”
“예수님, 마리아님, 요셉님.” 이건 욕설이 아니라 기도야. 그가 속으로 말한다.
“그러게 말일세.” 에드윈이 말한다. 이제 충격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그가 조금 더 차분해 보인다.
“어떻게 죽었는지는 나오지 않았나요?”
“안 나왔다네. 하지만 그는 어젯밤 11시에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였지.”
“나탈카에게 전화하셨어요? 아니면 카우어 경사한테는요?”
“안 했어.” 에드윈이 말한다. “바로 자네에게 왔다네.”
베네딕트는 이 말을 듣고 우쭐한 기분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 (130~131쪽)

“누가 덱스를 죽였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묻는다. “단서를 좀 찾았나요?”
“알다시피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없습니다.”
“페기 문제로 당신을 찾아간 사람이 나였어요. 이 사건을 당신에게 알린 사람이 바로 나였다고요.”
하빈더가 소리 내어 웃는다. “내가 당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그녀가 잠시 말을 멈추고 반쯤 감긴 눈으로 와인을 바라본다. “한 가지는 당신에게 말해도 되겠군요.
줄리 먼로, J. D. 먼로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감사의 말에서 페기를 언급한 작가들 중 하나입니다.”
“기억나요.” 나탈카가 말한다. “‘PS: PS에게.’”
“맞아요. 음, 어제 줄리가 서명이 없는 엽서를 받았습니다. 그 엽서에는 ‘우리가 당신을 찾아간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세상에.” 나탈카가 말한다. “그녀가 다음 희생자예요.” (167쪽)

“살인 컨설턴트요? 덱스가 그녀를 그렇게 소개했습니까?”
“네. 그들 사이의 농담이었어요. 덱스는 페기에게 명함까지 만들어줬어요. 그녀가 등장인물을 죽이는 섬뜩한 방법을 생각해내는 솜씨가 아주 좋았거든요.”
“왜 그녀가 그런 솜씨가 아주 좋았을까요?”
“덱스는 그녀가 전에 살인 청부업자였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냥 농담이라고 여겼어요. 베로니카도 상당히 파란만장한 과거가 있었어요. 그녀는 십 대에 폴란드의 레지스탕스에 참여했어요. 내 생각에 그녀는 끔찍한 일들을 목격했던 것 같아요.” (192~193쪽)

“네. 이쪽은 랜스 포스터예요.” 나탈카가 말한다. “아까 그 질문을 한 분이에요. 작가예요. 이분도 페기를 안대요. 우리를 돕기로 했어요.” 나탈카는 미리 이렇게 말해서 쐐기를 박아버리면 랜스가 거부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JD가 말한다. “나는 줄리 먼로예요. 우리 둘 다 같은 출판사랑 일하는 것 같네요.”
“정말입니까?” 랜스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한다.
“네.” 줄리가 말한다. “세븐스 실이요. 내 편집자의 사무실에서 당신의 책을 봤어요. 왜 페기에 대해 그렇게 말했죠? 당신은 정말로 그녀가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나요?” (251~252쪽)

“너는 덱스 챌로너의 소설을 읽지 않았을 거야.” 하빈더가 말한다. “그는 수염 난 빅토리아시대 사람이 아니거든.”
“나 그 사람 책 아주 좋아해.” 클레어가 말한다. “나는 범죄 소설의 열렬한 팬이야. 윌키 콜린스는 탐정 소설을 썼어. 디킨스도 그렇고.”
“그렇구나.”
“누가 덱스를 죽였는지 알겠어?”
“별로. 몇 가지 단서가 있기는 한데 죄다 황당해서. 말 그대로 황당해. 러시아니 애버딘이니.”
“나는 스코틀랜드를 사랑해.” 하빈더의 예상대로 클레어가 말한다. 클레어의 할머니는 스코틀랜드 울라풀에 산다.
“내가 거기 가야 할지도 몰라.” 하빈더가 말한다. “정신 나간 우크라이나 아가씨가 있는데 계속 나한테 문자를 보내.” (319쪽)

불빛이 사진을 비춘다. 성 패트릭. 우리를 위해 기도하소서. 그때 베네딕트는 페기의 목소리를 듣는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왜 정식 종교를 경멸하던 페기가 상본을 책에 넣어뒀을까?
나탈카의 목소리: 마리아가 단서는 책 속에 있다고 말했어요. 베네딕트는 『감사 단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지만 별다른 점이 없었다. 그런데 단서가 실제로 책 속에 있었다면? 패트릭 자체가 단서였다면?
탐조등이 움직이면서 방이 어둠에 잠긴다. (414쪽)

상냥한 노부인의 몸에 살인자의 영혼이 감춰져 있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 떠나는 비밀스럽고 유쾌한 추리 여행

살인 사건 추리물을 좋아하던 노부인의 죽음, 살인 컨설턴트라는 의문의 명함, 노부인에게 책을 헌정한 유명 작가의 죽음, 그리고 그가 받은 협박 엽서와 동일한 엽서를 받은 또 다른 작가의 등장. 잇따르는 의문에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와 하빈더 경사가 각각 추리와 수사를 진행하면서 페기와 작가들의 관계가 가장 먼저 드러난다. 공무원과 사서로 일했고 암호 풀이와 십자말풀이를 좋아한 페기, 다정하고 인자하게만 보이던 페기는 알고 보니 작가들에게 살인 방법을 조언하는 살인 컨설턴트였다. 범죄 소설 작가들이 글을 쓰다가 살인 장면에서 막히면 페기에게 조언을 구했고, 페기는 누구도 생각한 적 없는 독창적인 살인 방법을 고안해서 작가들에게 제안했다. 페기는 타고난 암살자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친애하는 페기, 제발 도와주세요! (…) 토드가 가진 교묘한 술책이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것이 도통 떠오르지 않네요. 느리게 작용하는 독? 우리가 이걸 전에 사용한 적이 있던가요? (…) 꼭 도와주세요. 다음 주에 마일스한테 초고를 넘겨야 해요. (본문에서)

“살인 컨설턴트요? 덱스가 그녀를 그렇게 소개했습니까?”
“네. 그들 사이의 농담이었어요. 덱스는 페기에게 명함까지 만들어줬어요. 그녀가 등장인물을 죽이는 섬뜩한 방법을 생각해내는 솜씨가 아주 좋았거든요.”
“왜 그녀가 그런 솜씨가 아주 좋았을까요?” (본문에서)

페기는 어떻게 그 많은 살인 방법들을 고안해낼 수 있었을까? 그녀는 과거에 정말로 스파이나 청부업자 같은 활동을 한 것일까? 페기 역시 덱스를 죽인 살인범에게 살해된 것일까? 다음 타깃이 될지 모르는 작가 줄리 먼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 애버딘으로 떠난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는 문학 페스티벌 현장에서 또 한 번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한다. 그로 인해 하빈더까지 애버딘으로 합류한다.

하빈더 카우어 경사와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의 케미 폭발
범죄 소설에 바치는 경쾌하고 낙관적인 찬가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건의 단서가 모두 책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도로시 L. 세이어스, 마저리 앨링엄과 함께 황금기 작가로 설정된 가상의 인물 실라 앳킨스의 책이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되면서 황금기 소설과 범죄 소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작가들의 창작에 얽힌 이야기와 출판계의 뒷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특별하다.
각 챕터마다 인물의 시점이 돌아가면서 바뀌는 서술 방식도 독특하다. 인도 태생 부모를 둔 이민 2세인 동성애자인 하빈더 경사, BBC에서 오랜 세월 근무했고 두어 명의 연인과 잠깐 만난 때를 제외하면 평생 홀로 살아온 동성애자 에드윈, 외국인이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알고 보면 능력 있고 돈 많은 나탈카, 수도사로 살다가 수도원에서 나와 부자 부모덕에 카페 사장이 된 베네딕트. 나이와 인종과 성 정체성과 직업이 각양각색인 네 명의 관점과 경험과 장점이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 그들 각자의 구체적인 삶의 단면까지 엿볼 수 있어 인물들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히 아마추어 탐정 세 사람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점차 변화하고 성장한다. 소심하고 열등감에 젖어 있던 베네딕트는 내재된 탐정의 기질을 한껏 발휘하면서 적극적이고 용감하게 변하고, 에드윈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고 모험하면서 세월과 함께 잃어버린 열정과 활력을 되찾으며, 나탈카는 처음의 당당하고 강한 모습 뒤에 가려진 상처와 두려움을 드러내면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간다.
또한 하빈더 카우어 경사는 전작 『낯선 자의 일기』에 이어 이번 작품에 다시 등장하여 사건 해결을 주도한다. 독특한 유머감각, 날카로운 관찰력, 결단력 있는 태도로 현대 수사물의 탐정으로서 누구보다도 적격인 개성을 보여주는 인물이었기에 그녀의 재등장은 그리피스의 작품 세계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하빈더 카우어 시리즈’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작품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살인 플롯 짜는 노파』는 “유혈이 낭자한” 추리 소설은 아니다. 비밀스러우면서 유쾌하고 아기자기하면서 지적인 이른바 코지 미스터리다. 특히 노인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보면서도 독특하게 그린다는 점이 다른 추리 소설과의 차이점이다. 미스 마플을 연상시키면서 킬러 본성을 가진 페기 스미스와 그녀의 친구들 이야기는 그들이 헤쳐 온 시대와 함께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작가정보

Elly Griffiths
본명은 도메니카 데 로사(Domenica de Rosa). 1963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도서관, 잡지사, 출판사 홍보부에서 일했다. 이탈리아 혈통이 섞인 자신의 삶을 반영한 첫 소설 『이탈리안 쿼터(The Italian Quarter)』로 데뷔하여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시리즈 4권을 펴냈다. 엘리 그리피스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첫 번째 범죄 소설 『크로싱 플레이스(The Crossing Places)』를 시작으로 아마추어 탐정인 법의학 고고학자 루스 갤로웨이(Ruth Galloway)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 소설 시리즈 13권, 『지그재그 걸(The Zig Zag Girl)』 등 매직 맨(Magic Men)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 소설 시리즈 5권을 발표했다. 독립적인 작품으로는 『낯선 자의 일기(The Stranger Diaries)』 『살인 플롯 짜는 노파』 『블리딩 하트 야드(Bleeding Heart Yard)』가 있다. 루스 갤로웨이 시리즈는 영국에서만 1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13개 언어권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Mary Higgins Clark Award)과 영국추리작가협회 대거상을 받은 데 이어 2020년 『낯선 자의 일기』
로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소설상을 수상했다. 『살인 플롯 짜는 노파』는 2021년 골드 대거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재 영국 남부의 해안 도시 브라이턴에서 남편과 두 자녀와 살고 있으며, 웨스트딘 칼리지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잡지 기자로 일했다. 국문학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소설, 인문,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파친코』(전2권)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여보세요, 제가 지금 죽고 싶은데요』 『진홍빛 하늘 아래』 『인형의 집』 『몽키 마인드』 『나는 나부터 사랑하기로 했다』 『살며 사랑하며 글을 쓴다는 것』 『언브로큰』(전2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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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살인 플롯 짜는 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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